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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장이나 발전적인 토론은 없어 |
세미나 주최한 국기원 태권도연구소, 연구소로서의 기능 의문 |
전공과 주장에 대한 고려 없이 발제자 및 토론자 배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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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부문 발제, 현 태권도 정신 연구의 수준 드러내 |
새로운 견해 가진 학자 등장이 그나마 거둔 성과
다만, 이날 정신 부문 토론자로 구효송 교수(영산대)와 이창후 강사(서울대)가 참가했다는 점에서 그나마 이번 세미나의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구효송 교수는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도장에서의 국기에 대한 맹세 비판’ 등으로 한국 무술계에 만연한 국가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학자로, 태권도계에서 보기 드문 급진적인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구 교수는 “현 태권도계의 학문연구가 자기합리화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적하고, “(편향된)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공부”라고 말했다. 구 교수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창후 강사는 <태권도의 철학적 원리>, <태권도 현대사와 새로운 논쟁들> 등의 저서를 통해 태권도에 미친 가라데의 영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른바 ‘가라데 유입설’을 비판하며, ‘태권도는 택견의 전통을 계승•발전한 전통무술’이라는 이른바 ‘신 전통주의’적 관점을 대표하고 있는 소장파 학자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뜨거운 논쟁이 기대되었으나, 시간적인 문제, 주제의 분산 등으로 인해 양자간의 구체적인 논쟁이 진행되지는 못했다. 다만, 세미나에 대한 마지막 평가에서, 구효송 교수는 ‘충(忠)’이라는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한 가치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가치라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충’에 대한 가치가 소멸했다는 견해를 밝혔고, 이에 대해 이창후 강사는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충’의 가치는 유효하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두 사람의 주장은 현대 태권도 역사•정신 연구에서 양 극단을 극명하게 대표한다는 점에서 향후 태권도 역사•정신 연구의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이번 태권도 역사•정신 연구 세미나는 이 두 사람으로 대표되는 논쟁의 시작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태권도 역사정신 논의 진전 국기원 등에 기대하기 어려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