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목사가 되고 싶어서 신학대학을 갔습니다. 그때 신학을 처음 공부했을 때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끼니를 굶는 어려운 친구들이 참 많았습니다. 전국적으로 가난하고 끼니도 어려운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이 신학교인가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그 반열에서 빠지지 못했습니다.
저희 집도 제가 목사가 되는 것에 대해서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가정형편도 어려워서 기숙사생활을 했지만 일주일치 생활비를 줄 수도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의 남들과 같이 굶으면서 신학공부를 했습니다.
20대 초반이니까 기숙사생활을 하면 새벽기도를 하고 식당으로 가서 한참 먹을 때 아닙니까? 저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밥냄새를 피해서 산으로 올라가서 2부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밥 냄새가 지독합니다. 김치냄새보다 더 지독해요. 배고픈 사람만이 압니다.
그때 그 기도는 굶식기도입니다.
금식기도는 먹을 능력과 의지는 충분하지만 특별한 목적을 위해 끊고 기도합니다. 굶식기도는 먹을 의지는 충만한데 먹지 못하고 기도하는 것이 굶식기도입니다. 아침기도회를 통해서 아침식사를 지나칩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제가 있던 대학교 바로 아래 보면 분식집을 오픈한 집사님이 있었어요. 거기 가면 핫도그가 50원이었습니다. 그거 하나를 주시면 물을 한바가지 먹으면 배가 조금 올라갑니다. 그러면 점심이 지나갑니다.
저녁이 되면 한 끼는 먹어야 하는데 그 한 끼 먹을 돈 350원 가령의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세끼 밥을 먹는 친구들은 우리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세끼를 먹는 용감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러면 식판을 빌려서 밥을 나눠주는 권사님에게 가서 "오늘은 밥이 많이 먹히네요. 더 주세요" 그러면 권사님이 다 아십니다. 밥을 수북이 눌러주면 거기서 친구들 두세 명이 먹으며 신학 공부를 했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처음 갔을 때 주신 비전은 학자에 대한 비전을 주셨어요. 구약을 배우면서 에스라를 만났는데 학자이면서 목회자입니다. 그 사람을 보는 순간 제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그러기에 "너는 학자이면서 목사가 되어라" 이런 음성이 내안에 있었어요.
학자가 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다음 학기 등록금 불투명, 집에서 반대를 하고 돈이 있어도 반대를 하는데 없으니 더 안줍니다.
집에 가기만 하면 어머니와 찬송을 부를 때 “돌아와~ 돌아와~~”를 부릅니다. 어머니는 신학 그만두고 “돌아와~” 이고 저는 어머니 마음 “돌아와~”였습니다. 같은 찬송을 불러도 의미가 전혀 달랐습니다.
환영받지 못하는 신학을 시작하고 다음 학기 등록도 불투명하고 끼니를 이을 수 없으니 이 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까?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서관을 박차고 나가서 교실에 가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내게 이런 꿈을 주셨는데 왜 이렇게 제 마음에 확신이 없습니까?" 과연 다음 학기에 등록할 수 있습니까?
4년 마치고 대학원과정도 해야 하고 유학도 가야 하는데 끼니도 이을 수 없는 신학생이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깊은 회의가 몰아치는데 기도 가지고도 안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상한 행동을 하나 했습니다. 저녁에 비는 강의실에 가서 불을 켜고 마이크잡고 그날 배운 구약학을 강의했습니다. 그때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울면서 기도하면서 방언으로 기도하면서
"하나님 10년 뒤에는 여기에 서서 우리 후배들을 가르칠 날이 올 줄 믿습니다."
그러면서 그 일을 하는 거예요. 우리 학교 청소를 담당하셨던 어느 집사님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신학과 1학년에 정신적으로 미친 사람이 있다."
10년 뒤에 제가 밥을 굶는 것은 훈련이 되었지만 꿈이 희미해질 때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밥을 굶을 수는 있었지만 비전을 굶을 수는 없었습니다.
인류역사에 큰일을 한 사람들은 큰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꿈이 사람을 만듭니다. 위대한 사람이 위대한 꿈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꿈이 있는 사람이 위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꿈을 꾸지만 나중에는 하나님이 주신 꿈이 나를 이끌고 갑니다.
꿈에는 욕망이 있고 비전이 있습니다. 욕망은 자기를 생각하지만 비전은 세계를 생각합니다. 욕망은 사람과 경쟁해서 얻습니다.
그러나 비전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른 사람을 살립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꿈을 갖되 비전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비전을 주고 싶어 하십니다. 비전을 가진 사람은 자기를 죽이고 남을 살립니다.
차준희 한세대 구약학 교수
첫댓글 아~! 이 책의 저자셨군요~역시~ㅎㅎ 비젼에 대해서 더 기대하며 기도할수 있는 마음을 글을 통해 주시는것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