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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서, 훈련소 얘기를 물어 보는 분들이 많아졌네요...
혹시나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올립니다.
아래의 글은 제가 작년 3월 갓 제대했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썼던 글입니다.
원래는 분량이 많은데... 혹시, 기무사 뜰까봐서 ^^;
요약해 뒀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9중대 출신 분들께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
<< 육군(논산) 훈련소 총론 >>
■ 목 표
- 예비역 선배, 동기들의 추억을 다시 한번 즐겨본다.
- 여학우들의 군대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 입대하는 후배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 육군 훈련소란?
입영영장을 받게 되면 모든 장병들은 훈련소로 모집된다. 그곳에서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보급품을 지급 받고, 주특기 분류와 6주 정도의 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각자 주어지는 주특기 별로 남은 군생활을 하게 될 실무 부대가 정해진다. 훈련소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누어 진다. 일반 실무부대마다 병력 보충을 위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신교대(신병교육부대)와, 학교처럼 전문적인 교육 기관인 육군(논산) 훈련소가 그것이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육군 훈련소를 기본 축으로 한다.
■ 입대하기전 가지고 갈만한 것들
- 돈 5만원~10만원 : 일단 훈련소에 들어가면, 모든 돈을 걷는다, 6주간 은행에 보관하다가 퇴소할 때 돌려준다. 이때, 훈련소 생활 기간중 사용하는 비용(편지지/우표구입, 간식 구입 등에 사용되는)2만원 정도를 빼서 매주, 쿠폰으로 나누어준다. 절대 그냥 돈의 사용이란 없다. 쿠폰을 통해서만 단체 구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자대 배치후 사용할 금액, 백일휴가때 차비까지 생각한다면, 10만원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 대일밴드 2박스(소형) : 물론 훈련소에서도 따로 나누어 주는 것이 있긴하다. 하지만, 6주간의 훈련을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 입대하는 장병들은 피부 노출 시간이 많기 때문에 상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밴드는 단순히 상처 보호 뿐 아니라, 수많은 용도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물품이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철모/전투화에 부착하는 쿠션, 접착 테이프 등등 . . .
- 라이트 펜 : 이게 왜 필요할까? 라는 생각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제품 설명을 하자면, 보통 볼펜 앞부분에 작은 전구가 달려있어서, 끝 부분을 사용해 켜고 끄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내 훈련소 26개월의 군생활에서 가장 추천하는 준비물이다. 이 펜의 용도는 불빛이다. 훈련병들은 보통 이틀에 한번 정도 밤마다 1~2시간의 불침번을 서게 된다. 그럴 때, 자기 차례가 왔는데도, 컴컴해서, 복장을 챙기는데 30~40분이 넘는,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 하게된다. 취침시간의 30~40분은 훈련병들에게는 다음날 컨디션을 좌지우지하는 요소가 된다. 게다가, 훈련 과정 중 천막치고 야전에서 자는 숙영, 야간행군, 야간 사격때 훈련병들에게는 손전등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불빛이 없다면 이만저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다.
- 작은 로션 : 훈련병들은 훈련소에서, 많은 시간을 밖같 생활하고 훈련을 받는다. 또한 자신의 빨래를 해야하고, 식기세척, 작업등으로 손으로 물을 대할 일이 많아진다. 그럴 때, 로션 한개의 위력을 알게 된다. 실제로 겨울철 입대한 훈련병들의 경우 50%정도가 얼굴에 버짐이 일고, 60%정도는 손이 트고, 갈라진다.
- 예비 안경 : 결코 무시하지 말아야 할 물품이다. 예비 안경을 써야 할 상황을 접하는 경우는 10%내외 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안경이 없으면 겪는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집에다 연락하고 소포를 받기까지 적어도 2주는 소요된다. 미리 준비하는 것을 잊지말자.
- 야광 시계 : 가끔은 시계도 안 차고 군대 오는 놈들이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 좋게 말하면 인생을 즐길줄 아는 놈이고... 안좋게 말하자면... 정말 대책없고, 무책임한 놈이다.
■ 가지고 가면 안 좋은 것/ 하지 말 것
- 담배 : 처음 가지고 가는 건 별 상관없다. 하지만, 자진 신고하고 버리라고 할때, 버리는 것이 좋다. 훈련소 안에서는 모든 훈련병이 금연이다. 희망자에 한해서 천원정도의 쿠폰을 내고, 금연침을 놓아주기도한다.(물론 효과는 거의 없다) 짱박아 뒀다가 피운다는 위험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훈련소 조교, 교관들의 인식에 탈영과, 담배피우다 걸리는 훈련병은 거의 같게 취급된다. 걸리면 맞진 안더라도, 존나 갈굼당하고, 유급되서, 동기들보다 늦게 퇴소하게 된다.
- 염색 : 왠만하면 검정색 머리 만들고 가라. 지금은 그래도 염색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덜할지 몰라도, 1년 전까지만해도 그런 녀석은 첫날부터 굴렸다. 조교들한테 찍혀서 날아남은 놈 없다. 간부들도 염색한 놈들은 따로 취급한다. 이왕이면, 머리도 자르고 가는 것이 좋다. 훈련소에는 전문 이발소라는 것이 없다. 그냥 훈련병들끼리, 바리깡 들고 서로 깍아준다.
서툰놈들에게 걸리면, 진짜 영구 되버린다.
- 휴대폰 : 쓸일이 없다. 입대하는 순간 압수 당해서 백일 휴가 나올 때쯤에야 다시 볼수 있을 것이다. 그냥 집에 두고 가는 것이 마음 편하다.
■ 입소대대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훈련소로 들어오는 장병들을 받는 업무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된다. 부대자체가 외부 전시용이기 때문에 입구부터 굉장히 꾸며져 있다. 처음 입대한 장병들은 이곳에서 3~4일을 머무르면서, 사복을 집으로 보내고, 각종 신체검사 및, 보급품을 지급 받게 된다. 여기서 주의 할 일은 두가지이다. 첫째, 나누어 주는 보급품(전투화, 활동화, 전투모, 고무링등)은 최대한 자기에게 맞는 것을 받아야 한다. 입소대대에 있는 조교들은 거의 대부분의 보급품 나누어주고, 사이즈 교체를 알선해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면 된다. 아무런 파워도없고, 권한도 없다. 따라서 새것을 받아야하는데, B급이라던가, 상태가 안 좋은 물건이라면, 최대한 바꿔야한다. 그 물건 가지고, 거의 반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입소대대 조교들이 아무리 겁줘도 쫄 필요 없다. 둘째, 주특기 부여를 잘 받아야 한다. 입대 2일차엔 앞으로 군생활을 할 특기 검사를 받게 된다. 7~8가지 항목이있고 0~10점까지 점수를 준다. 간단한 질의 응답을 하기도하고, 시험도 본다. 높은 점수를 받으면 그 분야로 배치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하면된다. 참고로 수송부 심사때 자주 물어보는 문제는 '엔진 브레이크를 설명하라'이다.
일단 입소대대에 들어왔다면, 훈련소를 마칠때까지 의가사제대나 귀향조치는 거의 없다. 진짜 팔다리 짤리지 않는 이상 집에 돌아가기는 힘들다. 보내주지 않으니까. 그러니 괜히 아프다고 용쓰지 말것(단, 입소대대에서만)
조심해야 할 것은 3일차정도에 보는 적성검사이다. 꽤나 긴 시간동안 많은 문제를 답해야한다. 가끔 장난삼아, 일부러 오답을 채크하는 사람이있는데, 그 자료를 바탕으로 정신이상자를 판별하니까. 긍정적으로 답해두는 것이 좋다. 만일 적성검사 이상자(KMPI)로 등록되면, 군 제대할때까지, 관심사병 취급 당한다. 이렇게 3~4일을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교육연대로 이동하게 된다.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길건너에 있다.
■ 교 육 연 대
입소대대에서 3~4일후 본격적인 훈련을 위해, 교육연대로 이동하게 된다. 대충 분위기 보면 알겠지만, 그때부터 진짜 군생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교, 교관들이 좀 살벌하게 느껴진다. 알아서 분위기 파악해야한다.
처음 이동하고나면, 곧바로 추가 보급품을 받고, 소지품 검사가 시작된다. 이때, 담배나, 쓸데없는 것들 걸리면, 상당히 고생하니까 조심할 것. 교육 연대 첫날 하이라이트는 저녁먹고 시작되는 알몸검사이다. 물론 마약사범, 문신자, 상처 흉터, 질병(매독, 세면발이) 파악을 위한 거지만, 남자 놈들 알몸으로 서있는 광경은 지금 생각해도 쏠린다.(-_-);
교육연대 첫주간은 군 동화기간이라고 해서, 별다른 야외 훈련도 없고, 편지도 쓰지 못하게 한다. 간단한 정신교육과 제식훈련이 전부이다.
하지만, 2주가 끝날무렵부터 이른바 피나고, 알배기고, 아픈 상처를 만드는 PRI(사격술 예비훈련)가 시작된다. 그리고 영점사격, 기록사격, 야간사격 훈련을 통해 대충50~60발 정도의 실사격을 하게된다. 원칙상으로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학교에서처럼 모든 과목을 일일이 평가 해야하지만, 아마 처음 몇 번정도 하고 마니까, 훈련 열심히 받는 다고 용쓸 필요 없다. 객관적인 평가란 없다. 사격도 마찬가지다, 워낙 험하게 굴러다니는 총들이라 제대로 된 총 받기도 힘들고, 설사 총이 괜찮다고 해도 자동화 사격장 측정기계가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3주차가 끝날때쯤 수류탄 교육이 있다. 이때 주의 사항. 절대 쫄지말라. 그리고 옆 사람 조심하라 . . . 투척연습장은 시멘트로 참호가 파여있고 그안에서 던지게 된다. 근데, 가만히 보면, 시멘트 보호벽들이 파편들로 패여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가끔 수류탄을 안던지고, 가슴에 넣어 버리는 애들 때문이다. -_- 지금 생각해도 수류탄 훈련은 제일 싫다. 기분이 젤 찝찝해진다.
대충 이때쯤 되면, 부대 돌아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차츰 적응이 된다. 그다음은 대충 알아서 하면 . . . 됨
■ 기타 훈련소 이야기.
- 천식 : 이처럼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질병이 없다. 거의 모든 훈련전에는 환자파악을 하는데, 이 증상을 호소하면, 10중 7~8는 열외 또는 환자 관리를 해준다. 폐에 염증으로 폐포의 흡입양이 작아지므로 폐병환자같이 가쁨 숨을 쉬면된다. 특히 행군훈련의 경우 군장내용물이 많이 빠지고, 운이 좋을 경우 차량이동도 가능하다. 화생방훈련도 피할 수 있다.
- 조교 차출 : 1~2주 사이에 조교(분대장)지원 희망자를 조사한다. 정하고 싶다면 몰라도, 웬만하면 하지 말길 . . .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훈련소장 면담을 거치면서 차출되는데, 연대장, 훈련소장 면담에서 떨어지면, 거의 박격포에 배속된다. 대부분 . . .
- 종교행사 : 2주차부터 일요일이면, 종교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종교는 4가지가 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안식일교 믿는 사람은 자기 종교 찾아 가면 되고, 무교인 사람은 초코파이 따라 많이 간다. 위 그림에서와 같이 걸어서 가야한다. 콩고물을 바란다면, 야간 종교행사를 가라 . . . 추천 . . .
- 교육연대 크기 : 여러 부대가 모여있다. 따라서 훈련도 연대 내부에서 모두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과목에 따라 주변 산, 교장(교육장)을 찾아 다니면서 교육을 받게 된다. 가끔 민간인도 만난다. 교장에 따라 가까운 곳은 10분정도 걸리는 곳부터 먼곳은 1시간 걸어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곳도 있다.
매번 군대가는 후배 놈들에게 얘기해주는 내용들이다.
설마 내가 이것 때문에 기무사 끌려가는 일은 없겠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빌며 . . .
SAINT PRI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