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앙성면에 자리한 일레븐 CC에서 즐거운 라운딩을 하고 돌아왔다.
거리가 다소 멀긴 했지만, 산악지대에 조성된 전형적인 한국형
골프장의 풍경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 주었다.
연일 이어지는 이른 무더위에 라운딩이 걱정스러웠지만, 의외로 날씨는 골프 치기에 더없이 좋았다. 자연이 허락한 하루였다.
이번 라운딩 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다.
단체팀 특별 할인과 7월 혹서기 요금이 적용되어 그린피 5만 원, 카트비 2만 5천 원, 캐디피 4만 원으로 총 11만 5천 원. 여기에 교통비 2만 원과 식사비 3만 원을 더해 총 16만 5천 원이 들었다.
이처럼 비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골프는 여전히 비용 부담이 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한 노인들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지출이다. 수도권 골프장이라면 이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든다.
그래서일까.
골프는 아직도 ‘돈이 드는 운동’, 나아가 ‘특권층의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삼십 대에 시작해 어느덧 사십 년 가까이 골프를 이어왔다. 테니스와 더불어 내 삶의 한 축이었다.
싱글, 이글, 그리고 홀인원까지—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기록도 이미 경험했다.
무엇보다 골프의 매력은 단순하다.
“참으로 재미있다”는 것이다.
넓은 잔디 위에서 날리는 호쾌한 샷 한 번이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간다.
서너 시간을 걷는 동안 건강은 덤으로 따라오고, 잡념은 사라지며 새로운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데도 골프는 여전히 비용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다.
평균적으로 한 번 라운딩에 이삼십만 원이 드니, 은퇴자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많은 이들이 골프채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내려놓지 못했다.
노후자금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한 달에 두 번 필드를 나가고 일주일에 두 번은 스크린 골프를 즐긴다. 아직은 ‘현역’이다.
물론 부담은 있다.
골프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를 즐기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결국 필드에 나가는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사랑하지만 자주 만날 수는 없다.”
어쩌면 골프와의 관계는 이런 역설 속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골프의 매력은 쉽게 버릴 수 없다.
언젠가는 선진국처럼 보다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 함께 라운딩한 친구들은 농협에서 함께 근무했던 입사 동기들이다.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골프 친구들이다.
이제 우리에게 스코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함께 걷고, 함께 웃고, 함께 시간을 나누는 것—그것이면 충분하다.
골프의 즐거움에 우정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장마철답지 않게 골프 치기 좋은 날씨였지만, 귀갓길에는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낮과 밤의 풍경이 완전히 달랐다.
골프가 그렇다.
인생도 그렇다.
오늘 아침 테니스를 세 게임이나 치고 나간 탓인지, 싱글 달성에는 실패했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안하다.
좋은 날씨, 좋은 친구들, 그리고 좋아하는 골프.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골프와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
성선규, 박태호, 송한철, 안병호
첫댓글
모처럼 라운딩을 하고 왔습니다.
장마철에 드문 날씨였습니다.
골프가 좋습니다.
친구가 좋습니다.
하지만 은퇴한 노인에게는 골프가 얄미운(?) 웬수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