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년은
한 개인에 대한 형벌일 뿐이다. 그가 가장 크게 훼손시킨 것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국민적 배신감의 무게를 생각하면 5년이라는
숫자는 너무 가볍다.
내란
수괴 윤석열의 핵심 인물이었던 김성훈 전 경호처장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법정에서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체념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징역 5년이
결코 짧은 형량은 아니지만, 그가 우리 사회에 남긴 깊은 폐해를 고려하면 여전히 면죄부를 준 듯한 아쉬움을 지우기
어렵다.
대통령경호처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지 특정 개인의 충성 경쟁을 위한 사조직이 아니다.
그러나 김성훈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경호는 사유화된 충성이 되었고,
법은 귀찮은 장애물이 되었으며,
국가는 어느새 사라지고 대통령 부부만 남는다.
내란
사태 이후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기 위해 경호 인력을 방패처럼 세우고,
법 집행 기관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는 의혹은 민주주의 국가의 경호 책임자가
결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선 것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보다 상관의 의중이 우선했고,
헌법보다 사적 충성이 앞섰던 셈이다.
그의
'충성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통령 부부의 휴가를 위해 다금바리를 공수하고,
불꽃놀이를 기획하며 노래방 기계까지 설치했다는 의혹은 충격적이다.
의전 차량을 동원해 생일 축하 풍선 이벤트를 벌였다는 논란까지 더해지니,
경호처가 대체 언제부터 이벤트 업체로 전락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은 경호처에 국가 원수의 안위를 맡긴 것이지,
VIP 맞춤형 파티 플래너를 고용한 것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행태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권력 주변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잉 충성은 조직 문화를 오염시켰고,
공직 사회에 "법보다
중요한 것은 윗사람의 마음"이라는
왜곡된 신호를 퍼뜨렸다.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것은 거창한 쿠데타만이 아니다.
법치를 사적 충성으로 대체하는 문화 역시 민주주의를 안에서부터 갉아먹는다.
징역
5년은
한 개인에 대한 형벌일 뿐이다. 그가 가장 크게 훼손시킨 것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국민적 배신감의 무게를 생각하면 5년이라는
숫자는 너무 가볍다.
물론
형벌은 감정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법률과 증거,
그리고 책임의 범위에 따라 선고되어야 하며 그 원칙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더욱 되새겨야 할 것은 형량의 크기가 아니라 죄의 본질이다.
국가기관이 법 위에 군림하도록 방치한 대가는 단순한 수감 기간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누군가는 5년의
복역으로 형을 마치겠지만, 우리 민주주의가 입은 상처는 그해 겨울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복역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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