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글은
2018년 1월 14일 포스팅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겨울은
화로와 군고구마의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저녁에 쇠죽을 끊이고 숯불을 화로에 담아 방안에 갖다 놓으면
긴긴 겨울밤의 추억은 만들어집니다.
전기불도 없는 호롱불 아래는
밤이면 친구들이 사랑채에 모여 화로에 둘러 앉아 군고구마를 먹었습니다.
화로의 숯불에 군고구마가 익어가는 냄새는
추운 겨울밤의 따뜻한 동심으로 피어났습니다.
저희 집은 갱변과 땅골 밭에 고구마를 많이 심어
겨울의 먹거리로 풍성하였습니다.
사랑채의 절반은 궤짝으로 만든 고구마 창고여서
겨울의 밤이면 밤마다 친구들이 모여 화로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었습니다.
고구마는 따뜻하게 보관해야 되고
추운데 놔두면 얼고 썩어버립니다.
고구마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사람은
도시의 천민일 것입니다.
고구마 뿐만 아니라 밤과 땅콩과 통마늘을 화로에 구워 먹었던 추억은
어린 시절의 큰 행복이었습니다.
겨울의 화로는 즐거운 동심의 공장이요,
따뜻한 겨울과 먹거리를 나누는 아름다운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낮에는 양지 바른 담장 아래서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온 연날리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방패연과 수루매 연은
낙시줄과 무명실에 매달려 하늘 높이 날았습니다.
대나무를 쪼개어 문종이로 방패연을 만들었던 추억은
어린 시절의 정서를 아름답게 하였습니다.
연날리기 놀이는 양지 바른 담장 아래서도 했지만
썰매에 매달아 낙동강의 얼음을 즐겼습니다.
저희 마을은 산과 산 사이 강이 길게 흐르고
산 아래 마을이 있고 들판을 지나 낙동강이 흘렀습니다.
강 건너는 가파른 절곡의 산이어서 마을이 없고
그 산 너머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겨울의 낙동강이 얼면 얼음 지치기를 하였고
각자 만들어 온 썰매를 타며 연을 날리는 동심의 축제를 즐겼습니다.
그렇게 놀다가 겨울밤이 깊어가면
서서히 친구들이 사랑채로 모여 군고구마로 긴긴 겨울을 하얗게 보냈습니다.
저희 동네에 전기가 들어 온 것이 중3때였으니까
초등학교 시절은 등잔과 호롱불의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뿐만 아니라 호롱불의 등잔 아래 작은 책상 앞에 앉아 파란 성경책을 읽는 모습은
초등학교 시절 몸에 밴 추억으로 오늘날까지 성경의 진실을 탐구하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수요예배 마치고 캄캄한 밤길을 돌아 올 때는 겨울이면 후래쉬도 없었던 시절
친구들과 교회 가면서 중간중간에 놓아 두었던 집단에 불을 붙여 어린 시절부터 수요예배까지 참석하였습니다.
저희 동네에서 교회까지는 산길로 오리였는데
그 길을 늑대 울음 소리의 공포를 이겨내며 혼자서 새벽기도를 다녔습니다.
요즘은 강원도에서도 늑대를 발견할 수 없지만
어린 시절의 늑대 울음 소리는 밤의 공포였습니다.
전기도 없던 시절 삶의 동력으로 피어난 동심은 추억의 겨울꽃이 되었고
아름다운 정서의 함양으로 오늘날까지 누구와 싸운 적이 없습니다.
요즘 피시방에 모여있는 불쌍한 아이들을 보면......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은 친환경 서정으로 넘치는 아해들의 낙원이었습니다.
요즘도 음식을 만들면 마늘의 절반은 통으로 넣어
어린 시절 마늘을 구워 먹었던 그 추억의 맛향을 즐깁니다.
군마늘이나 삶은 마늘의 맛향은
건강을 떠나서 별미중의 별미입니다.
어린 시절의 많은 농삿일의 추억은
산속의 별장을 짓고 텃밭 일구며 감자와 고구마 구워먹고 사는 꿈으로 가득합니다.
애청하는 유튜브 가운데
정글이나 밀림의 숲 속에서 집을 짓는 영상을 자주 시청합니다.
몸은 도심의 자연인으로 살지만
마음은 항상 창조의 향기가 넘치는 숲 속의 별장을 짓고 삽니다.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동심은
산이 좋아 산과 계곡을 즐기며 야생화를 사진찍는 취향을 갖게 하였습니다.
자연인의 삶, 그 동경의 끝자락은
산약초 산행을 하며 산의 깊이와 높이를 탐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채취한 산야초로 가득한 자연밥상을 차리고
화목 난로에 둘러 앉아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반평생의 여정으로 찾은 복음의 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엔젠가 성취될 방랑식객의 자연 밥상을 차려내는 꿈을 위하여
오늘도 그 꿈을 향하여 도마위의 칼질로 산야초로 가득한 자연밥상, 그 요리의 무공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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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와 호롱불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니까 소위 말하는 틀닥인 줄 아는데
연애인 동년배로는 최민수와 최수종이 있고 중국의 무술 배우 이연걸과 견자단은 한 살 아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