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황금빛 은행나무 단풍의 계절이다.
은행나무단풍은 오래된 거수목일수록 한참 늦게들지만
영하의 추위에 약해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하루아침에 잎들이
몽땅 떨어지는 바람에 잘 물들여진 단풍잎을 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청도 이서면 대전리에 있는 은행나무를 만나본다.
이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1호로 수령은 400여 년 정도로 추정하며,
높이 29m, 뿌리목 둘레 10.5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8.5m이다.
완전 노랗게 물들기전에 이미 일부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아마 올해도 황금빛으로 물들기전에 모두 낙엽되어 떨어질것 같다.
수형과 생육상태는 아주 양호하다
이서면 자계서원 영귀루와 은행나무
돌아오는길에 탁영 김일손(1464~1498)선생을 배향한 자계서원에 잠시 들렀다.
이곳 자계서원 은행나무는 벌써 대부분의 잎이 모두 낙엽되어 떨어지고 없다.
김일손은 김종직 문하에 들어가 김굉필·정여창·강혼·남효온 등과 교유했다.
춘추관 사관으로 재직 시 스승인 김종직이 쓴 조의제문을 사초에 실었다하여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반역죄로 죽임을 당하였다.
자계서원 은행나무
그 뒤 중종반정으로 복권되고 순조 때 이조판서로 추증됐다.
그가 죽은지 이십 년 뒤인 1518년(중종 13) 탁영 선생을 배향하기 위해
청도에 운계서원이 창건됐으며, 1661년(현종 2) 자계서원으로 사액 되었다.
자계 (紫溪)라는 이름은 김일손이 반역죄로 형벌을 당할 때, 청도천이 3일간
핏빛으로 물들어 사람들이 붉은 시내라는 뜻의 자계로 일컬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