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은 1828년 뮌헨에서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1797-1856)를 알게 된다. 슈만은 1827년 발표된 하이네의 <노래의 책 Buch der Lieder>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직접 하이네를 만나기 위해 뮌헨을 찾았던 것이다. 이후 슈만은 평생에 걸쳐 하이네의 작품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슈만은 장 폴, 월터 스콧, 바이런, 아이헨도르프, 샤미소, 호프만 등의 작품으로도 좋은 곡을 만들었지만 특히 하이네의 시로 쓴 <시인의 사랑>은 유별나다. 이 곡 속에는 사랑의 모든 기쁨과 슬픔이 노래되고 있다. 시어는 말할 것도 없고, 피아노도, 노래도 너무나 잘 어우러져 사랑으로 빛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슈만의 가곡집 중 최고의 걸작이며, 그가 사랑으로 노래한 가곡의 해에 만들어진 노래 뿐 아니라, 평생을 걸쳐 만든 250여 곡의 노래 중에서도 정상의 작품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사랑하라, 시인이 되리라!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의 <노래의 책 Buch der Lieder> 중 ‘서정 삽입곡’ 부분의 시로 작곡하였다. ‘서정 삽입곡(Lyrisches Intermezzo 1822-1823)’은 하이네가 사랑했던 사촌 동생 ‘아말리에’와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으로 쓴 시다. 그러니, 이 시를 대한 슈만의 마음이 어땠을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슈만도 클라라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재판까지 청구하고, 1840년 판결이 난 후에야 마침내클라라와 결혼할 수 있었으니, 이 시에 나타난 하이네의 심정 못지않게 사랑으로 가슴 졸였던 그로서는 이 시가 절절했을 것이다.
그러니 1840년은 슈만의 생애에서가장 행복한 시기였을 것이다. 슈만은 이때, 그 벅차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하이네의 시를 빌려 노래로 만들었는데, 그가 이 해에 만든 노래가 무려 140여곡이 넘으며, 후세 사람들은 이 해를 ‘노래의 해(Liederjahr)’로 부른다.
슈만은 <시인의 사랑>에서 기쁨과 슬픔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제1곡에서 제6곡까지는 ‘사랑의 설레임’을 노래하고, 제7곡부터 제14곡까지는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토로한다. 마지막 제15곡과 제16곡은 지나간 젊은 날에 대한 허무와 그때의 향수를 노래하고 있다. 이때 슈만이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 중 일부다. “어제 일찍부터 나는 새로운 27장의 악보를 썼습니다. 나는 너무 기뻐서 울다가 웃다가 하면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선율과 반주는 나를 거의 미치게 합니다. 하지만 클라라, 노래를 만든다는 것이 나에게는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bb
사랑의 설레임 <제1곡~제6곡>
제1곡 <아름다운 5월Im wunderschönen Monat Mai>
5월이 되면 대지는 일제히 들꽃이 피기 시작하고, 새가 노래한다. 여기서 wunderschönen이란 단어는 단순히 아름답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웬지 가슴이 설레는 듯한 정서적 느낌을 가진다. 도입부의 피아노는 압권이다. 드디어 사랑의 괴로움을 그녀에게 고백하는 벅찬 느낌을 전하면서, 5월의 향기를 담고 있다.
<가사>아름다운 5월, 모든 꽃이 필 때, 내 마음 속에는 사랑이 싹튼다. 아름다운 5월, 모든 새가 노래할 때, 나는 그 사람에게 내 마음 속을 결국 털어놓았다.
제2곡 <내 눈물에서Aus meinen Tranen spriessen>
내성적인 마음으로 이야기 하는 이 곡은 심약한 정서를 전하고 있다.
<가사>내 눈물에서 꽃은 피어나고 내 탄식은 꾀꼬리의 노래가 된다. 그대가 날 사랑해 준다면 이 꽃을 모두 그대에게 드릴텐데, 그러면 그대의 창가에서 꾀꼬리의 노래가 울리겠지.
제3곡 <장미에게, 백합에게, 비둘기에게Die Rose, die Lilie, die Taube>
청춘의 동경으로 가득한 곡이다. 슈만은 겨우 22마디로 이 곡을 완성하였다.
<가사>옛날에는 장미나 백합이나 비둘기나 태양을 사랑하지만, 이제 그대만이 작고, 순하고, 맑은 사랑의 샘이라오. 그대야말로 장미이며 백합이며 비둘기이며 태양이로다.
제4곡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 Wenn ich in deine Augen seh>
레시타티보 풍으로, 선율은 부족하지만 시가 지닌 아름다움으로 사랑의 속삭임이 감미롭게 느껴진다.
<가사>그대의 눈을 보면, 번뇌도 아픔도 사라져 버리네. 그대에게 키스하면 새 기운이 나네. 내가 그대 가슴에 기대면,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사랑해요’라고 그대가 말하면, 나는 울지 않을 수 없어.
제5곡 <내 영혼을 적시고Ich will meine Seele tauchen>
피아노의 아르페지오에 노래와 다른 감미로운 선율이 실려 있어서, 피아노 만으로도 아름다운 소곡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사> 나는 이 마음을 백합의 꽃받침에 적시고 싶다. 그러면 백합은 소리내어 그 사람의 노래를 불러주겠지. 노래는 떨며 울리겠지. 즐겁던 그 날, 그 사람이 내게 준 키스와 같이.
제6곡 <신성한 라인의 흐름에Im Rhein im heiligen strome>
왼손의 옥타브는 대성당의 오르간을, 오른손은 라인강의 물결을 표현한다. 전반의 코랄풍 선율에 대하여, 후반은 연인에 대한 그리움의 움직임을 가지고 노래되어 대비를 이루고 있다.
<가사>맑은 라인의 흐름에 그림자가 비치는 쾰른의 대성당, 그 안에 있는 그림은 나의 외로운 생활에 정다운 빛을 준다. 그 성모 마리아의 주위에는 천사가 날고 꽃이 핀다. 그 눈, 그 입술, 그 볼은 그 사람을 꼭 닮았다.
첫댓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악이 안들리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요 ?..
어쩌죠...ㅎㅎ 음악이 안들릴 때...하고 다음검색에 치시고 시키는대로 해 보세요`!
다른 버젼의 Dichterliebe을 필요로 하시면
아트힐 검색란에 Dichterliebe를 쳐서 검색하면
다른 여러 버젼의 시인의 사랑을 들을수도 있습니다.
넵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