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번 F/196/아르헨티나(35.5P-11.4R)/14만
- 켄달 다르테즈 C/204/프로경험 無/10만 5천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SBS는 이번 오프시즌에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이정석과 군에서 제대한 은희석이 팀의 고질적 약점인 포인트 가드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며, 주포 김성철도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수장도 정덕화 감독에서 김동광 감독으로 바뀌었다. 2004-05시즌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심산이다. 팀 재건에 앞장설 용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SBS는 신중한 모습. 스페인 LEB 1부 리그와 아르헨티나 리그를 평정한 조 번을 영입했고, 나머지 한 자리는 켄달 다르테즈로 굳혀지고 있는 상태다.
SBS의 용병 에이스는 조 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스캐롤라이나 A&T, 올드 도미니언을 거쳐 필립스大를 졸업한 번은 대부분의 프로 생활을 스페인 LEB 1부 리그와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보냈다. ACB는 아니지만 그래도 LEB 1부 리그에서, 그리고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주가가 급상승한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998-99시즌, 스페인 LEB 1부 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번은 득점력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평균 19.6득점으로 리그 3위에 오른 번은 1999-00시즌에는 평균 23.6득점으로 데뷔 2년 만에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리바운드에서도 평균 9.5개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번은 이 시즌에 LEB 1부 리그 MVP를 당당히 수상했다.
2000-01시즌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했는데 평균 25.3득점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8.4리바운드로 골 밑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1-02시즌에도 아르헨티나에서 플레이했고, 평균 26.0득점, 8.1리바운드로 여전한 활약을 펼쳤다. 2002년 여름에 잠깐 필리핀 리그에서 뛰며 아시아 농구도 접했다. 2002-03시즌에 다시 스페인 LEB 1부 리그로 돌아왔지만, 인대 부상 여파로 인해 단 3경기 출전하는데 그쳤다.
번은 2003-04시즌에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재기를 노렸다. 잠시 동안 찾아온 부진을 씻기 위해 그는 두 배로 뛰었고, 그에 따른 부산물은 대단했다. 평균 35.5득점, 11.4리바운드로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에 올랐다. 리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로도 선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번은 평균 35.5득점으로 1위에 올랐는데, 2위가 평균 26.4득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의 기록을 살펴보면 번의 최대 장점은 바로 뛰어난 득점력에서 찾을 수 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에서 플레이하는 동안 평균 20득점은 기본이었다. 3점슛 능력은 없지만, 60%대의 야투율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골 밑 공격력이 굉장히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게다가 리바운드도 꾸준히 두 자릿수에 가깝게 잡아 줘 매경기 더블-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쳐줄 것으로 기대된다. 2002-03시즌에 부상으로 부진했지만, 그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 SBS가 원하는 골 밑 공격과 리바운드, 수비에서 좋은 면모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독단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번의 경우 너무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현재 KBL에 오는 일부 용병들이 스페인 ACB에서 플레이한데 반해, 번은 좀처럼 LEB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아르헨티나 자국 리그의 형편과 수준은 생각만큼 좋지 못한 편이다.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해 자국 선수들마저 해외 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을 정도이며, 아르헨티나 올림픽 멤버 중 아르헨티나 리그 출신 선수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번의 기록을 너무 신용해서 안 될 것이라는 게 일부의 평가다. 그러나 LEB 1부 리그도 대단한 리그며, 아르헨티나도 결코 떨어지는 수준의 리그가 아니다. 게다가 두 리그에서 모두 MVP를 수상할 정도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번을 보좌해줄 또 다른 용병은 켄달 다르테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BS는 다르테즈와 다른 용병 한 명을 놓고 고심 중인데, 다르테즈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전언이다.
루이스빌大 출신의 KBL에서 프로데뷔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루이스빌大를 졸업한 다르테즈는 아직 프로경험이 없기 때문. 대학 4학년 때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23.0분을 뛰면서 5.6득점, 5.0리바운드, 1.5블록슛을 기록했는데 특출 난 편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NBA 섬머리그에서 뛰다가 SBS 코칭스텝의 눈에 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어리고 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이기 때문에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KBL이 첫 프로무대이기 때문에 열성을 가지고 리그와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카우트 리포트에 따르면 포스트에서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다르테즈를 평가한다. 코트 전체를 뛰어다닐 만큼 부지런하며 블록슛 감각이 남다르다고도 알려진다. 마른 체격이어서 웨이트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지만, 스피드에서는 팀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 그가 첫 프로무대인 만큼 열성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서울 SK 나이츠
- 레너드 화이트 F/195/CBA(20.3P-10.2R)/14만
- 리 벤슨 영입취소…미정
SK는 이번 용병 선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팀이다. 이상윤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해외로 출국해 용병들을 살펴보았다.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을 관전하지 못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약 5개월 동안 용병 선발에 공을 들인 SK는 드디어 팀컬러에 맞는 선수들을 찾아냈다. 그래서 뽑은 선수들이 바로 레너드 화이트와 리 벤슨. 하지만 일이 터졌다. 마약거래와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8년 동안이나 감옥생활을 한 과거로 언론의 주목을 받던 벤슨이 숙소 및 식생활과 같은 한국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계약을 백지화 해야했던 것이다. 현재 SK는 새로운 용병을 물색하고 있다.
벤슨의 유/무 여부를 떠나 SK가 이번에 뽑은 화이트는 다가올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용병 중 하나다. 사우턴大 출신의 화이트는 NBA 드래프트에 지명된 바 있다. 199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53순위로 LA 클리퍼스에 지명 받은 것. 하지만 정식계약을 맺는데 실패했고, 이후 미국 하부리그인 CBA와 해외 리그로 발길을 돌렸다.
94-95시즌 CBA에서 평균 19.2득점, 9.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을 알린 화이트는 이후 멕시코, 프랑스, 호주 등 해외 여러 리그를 전전했다. 하지만 큰 활약을 남기지 못해 다시 CBA로 돌아왔다. 하지만 한동안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000-01시즌 팀을 시욱스폴스 스카이포스로 옮기며 재기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1-02시즌에는 평균 17.9득점, 9.5리바운드, 2.7스틸로 맹활약했다. 2002년에 필리핀 PBA에서 플레이하며 아시아 농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화이트 커리어의 최정점은 단연 2003-04시즌 CBA에서의 활약이다. 시욱스폴스 스카이포스에서 데이비드 잭슨과 한솥밥을 먹기도 한 그는 46경기에서 평균 20.2득점, 10.2리바운드, 2.1스틸로 맹활약했다. 리그 득점 5위, 리바운드 2위, 스틸 3위에 올랐다. CBA 퍼스트 팀과 디펜시브 팀에 뽑혔으며, 올스타로도 선정됐다. 공격과 수비, 그리고 인기까지 화이트에로서는 삼박자를 모두 잡았던 최고의 시즌이었던 것이다.
화이트는 71년생으로 용병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경험이 많은 만큼 노련미도 갖춘 것으로 예상되지만, 34살의 나이는 장기레이스인 KBL과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SK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SK 코칭스텝의 적절한 체력안배가 요구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활약에서 보다시피 공수에서 흠 잡을 데가 없다.
CBA에서는 3점슛 능력이 전무했지만, 입국한 후 있었던 상무와의 경기에서 내외곽을 넘나드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알려진다. 내외곽에서의 공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리바운드 장악력도 기대된다. 더블-더블은 기본인 셈. 지난 시즌, CBA에서 평균 20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화이트가 유일했다. 디펜시브 팀에 선정될 정도로 수비 능력도 좋으며, 남다른 스틸 감각 또한 리온 트리밍햄을 연상시키게 만든다. 찰스 민렌드와 같이 공수에서 꾸준히 제 몫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뛰어난 농구 센스와 함께 말이다.
SK로서는 화이트가 있기에 벤슨이 더욱 아깝다. 고교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던 1992년, 벤슨은 불법무기 및 마약거래 혐의로 체포됐고, 결국 8년 실형이라는 판결을 법원에서 받게 된다. 기량을 한참 쌓아나가야 할 중요한 시기를 그는 감옥에서 썩혀야 했다. 그러나 감옥에서도 벤슨은 농구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감옥 생활을 마감한 2000년에 주니어 컬리지의 브라운매키大에 입학해 평균 34.8득점, 13.6리바운드, 3.7블록슛이라는 대활약을 펼쳤다.
2002년에 NBA 드래프트에 나섰지만, 외면 받았고, 이후 미국 하부리그와 해외 리그에서 활약했다. 지난해엔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평균 20.2득점, 11.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신장에 비해 빠른 스피드를 지녔으며, 리바운드와 블록슛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이상윤 감독은 그를 보고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농구에 벤슨만큼 적합한 선수는 없었으며, 화이트와 가장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선수도 바로 벤슨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이제 벤슨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됐다. 9월 1일에 한국에 입국했던 그는 한국 특유의 숙소생활과 음식에 적응하지 못했다. 숙소생활에다가, 도심과 멀리 떨어져있는 SK의 숙소 양지체육관은 벤슨에게 안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벤슨은 구단에게 먼저 "이 상태에서 내가 뛴다면 구단에게 손해일 것 같다"고 말했고, 구단에서도 계약 직전에 말해줘서 고마워하며 영입을 취소했다는 후문.
현재 SK는 기존에 만나보았던 선수들을 중심으로 현지 에이전트 등과 협상 중이다. 벤슨 정도의 용병이 오기에는 어려울 전망이지만, 새 용병이 포스트를 든든히 지켜줄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라면 화이트와의 호흡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마치면서...*
지금까지 10개 구단의 용병들을 살펴보았다. 경력과 기록 중심으로 작성했기에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용병에 따라 웃고 우는 KBL 리그이기에 이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자유계약제가 시행된 만큼 기존의 선수들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NBA 출신은 물론, 스페인 ACB, 이탈리아 세리에 A와 같은 유럽 명문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용병 수준은 상향평준화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각 팀의 전력 차도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4-05시즌은 더욱 물고 물리는 접전이 될 전망. 또한 매시즌마다 '용병대란'이라고 하여 많은 수의 용병들이 교체됐는데 다가올 시즌부터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수개월간 심사숙고해 선정한 용병들이며, 그만큼 감독들의 책임감도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섣부른 판단은 절대 금물이다. 지금까지 10개 구단 용병들을 쭉 나열했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다. 모든 것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시즌이 시작되어야 봐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이번에 들어온 용병들은 대다수 이전의 용병들보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며, 기량도 경력에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결국 한국농구의 장래를 생각하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수입은 안 그래도 좁은 우리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 선수들이 기죽지 않길 바라며, KBL도 제도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보완책은..3쿼터에도 용병을 1명만 쓰는 방법밖엔 없는것 같은데..(제 생각에는..) 여하튼 재밌게 봤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oh my god ~ 안양SBS ㅠㅠ 좋은글 감사합니다^^;
대단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까지...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습니까?? ^^
수고수고~~
그동안 잘읽었습니다~ 수고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동안 잘 읽었습니다. 근데 글을 보니 SBS의 용병들이 어째 좀 걱정스럽네여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