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다가오니까 점점 숙제라는 핑계를 대고 컴앞에 자주 앉네여......
아마 개학후에는 연재가 조금씩 늦어 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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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화: 기사 나인테스 -
‘자르누스라....... 너무 궁금해. 도대체 그가 누군데 내 꿈에 나타난 거지? 아니면 그건 그저 꿈이었을까?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꿈이었어.’
그렇게 자르누스라는 이름을 생각하면서 복도의 모퉁이를 돌다가 앞을 보니까 갑자기 웬 쇳덩어리가 보이더니 내 입술과 입맞춤을 했다. 너무나도 강한 입맞춤이었는지 그만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이봐, 괜찮나?”
방금 전 나와 부딪힌 쇳덩어리가 그런 것이다. 나는 쓰러진 채로 내 얼굴을 감싸고는 그 쇳덩어리를 천천히 올려다보았다. 은빛으로 빛나는 갑주의 맨 위에는 한번도 밖에 나가보지 못해 새하얀 여자 같은 얼굴과 은빛갑주와는 잘 어울리는 은발의 긴 머리가 보였다. 그는 나에게 손을 건네었다. 나는 그가 건네어준 손을 잡고는 일어났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는 약간 갸우뚱하는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이집에서 살고 있나?”
뭐? 나도 너 처음 보는데 피차일반이지. 그럼 레이나이드 누나한테 배운 건 이런 때 써먹으라고 있는 거지.
“저는 이집의 주인 되시는 마리아 데 아나르네 후작부인의 양아들이 되는 아르스민 데 아나르네라고 합니다. 당신은 누구신지요?”
내 말이 끝나자 그는 씩 웃더니 주먹을 쥐고는 그것도 쇠 갑주인데 내 머리를 쥐어박았다. 안 그래도 아까 박치기 한 게 아픈데 주먹으로 쥐어박기는 왜 쥐어박는 거야?!
나는 그 사람에게 맞은 것이 화가 나서 대들었다. 하지만 내가 대들고 나서는 그가 한말을 듣고는 무서운 주인 무서워하는 개 모냥 깨갱거렸다. 그의 소개는 이러했다
“이제부터 내가 너의 무술사범이 되는 기사 나인테스다. 현재는 포세니안제국 동부 군에 속해 있는 실버호크 기사단의 단장이고, 나이는 29이고 동부 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고 뭐, 검술이야 너를 가르칠 사부로 모셔올 정도라면 엄청 수준급이지.”
이런 무 대포 기사가 내 사부라니....... 나는 내 고생문이 훤히 열린 것 같았다. 그래서 그의 실력도 시험할 겸 스트레스도 해소하려고 그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려고 돌아선 틈을 타서 그의 뒤통수를 가격할만한 것이 없나 눈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우리저택의 복도마다 서있는 빈 갑주들이 들고 있는 검이었다. 아직은 내개 좀 무거웠지만 잠깐정도라면 괜찮았다. 나는 그 검을 들었다. 그래도 그가 불쌍했는지 날이 선 쪽으로 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내리쳤다. 하지만 그 결과 나는 경악 할 수밖에 없었다.
퍽!! 쾅!!
나는 놀란 목소리로 그가 쓰러진 위에다가 대고 말했다.
“뭐, 뭐야 당신? 기사 맞아? 그것도 무슨 기사단 단장이라면서 어떻게 이렇게 지극히 단순한 공격에 맞고 쓰러지냐고........”
그는 잠시 쓰러져서 꼬물거리더니 뒤통수를 부여잡고 일어서서는 나에게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나라지만 그런 기습은 못 막는다고!!”
글쎄....... 과연 그럴까? 그럼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는 그 나이에 미쳤다고 내가 공격하면 그걸 막고 역습해서 나를 반쯤 두들겨 패는 건가?
“마르크헤다 할아버지는 내 기습을 방어하는 건 물론 역습까지 해서 내가 수업 받은 며칠동안은 끙끙 앓고 다녔는데.......”
그는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짓더니 자신의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나에게 말했다.
“그 할아버지는 그 할아버지고 나는 나라고. 그럼 이제부터 수업은 어떻게 할래?”
“예?”
‘예’가 내 대답이었다. 이렇게 무성의하고 실력이 의심되는 사람에게 어설픈 수업을 받느니 맞더라도 체력이랑 반사 신경이 길러지는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의 수업이 낫겠다. 나는 약간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훈련이야 열심히 해서 성과가 좋아야겠죠.”
그는 자신의 뒤통수를 부여잡고 있는 오른손 말고 지금 동작이 자유로운 왼손으로 손가락 3개를 피며 나에게 말했다.
“내 훈련에는 3가지 코스가 있지. A, B, C코스가 있는데 그 중에서 어떤 코스를 하고 싶나?”
‘3가지라면 그중에서 가장 낮은 C코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지.......’
“C코스로 할래요.”
내가 C코스를 한다는 말에 그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내 양어깨를 잡고는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진짜로 C코스로 할 거냐?”
“네.......”
내가 조금 겁먹은 목소리로 말하자 그는 잠시 진지한 표정을 짓고는 생각에 잠긴 듯 했다. 나는 복도에서 이 사람을 만난 것이 화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늘은 레이나이드 누나가 올 수 있는 한 빨리 정원으로 나오라고 했는데....... 나는 사색에 잠긴 그에게 말했다.
“저기요. 제가 시간이 없거든요. 그래서 빨리 가봐야 되니까. 이따가 상의해보죠.”
그렇게 말하고는 내가 그를 지나쳐 가려는데 그가 내 어깨를 잡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같이 가자....... 훈련 내용은 가면서 설명 해 줄 테니.”
“........”
그렇게 해서 정원까지 가는 동안 그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다 듣게 되었다.
“자네가 듣겠다는 C코스는 일명 Cool Burning Sword라고 나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수업이다. 먼저!!”
그는 복도를 걷다말고 손가락 하나를 피고는 나에게 빠른 속도로 말했다.
“자네의 그 체격을 개선하려면 힘들겠지만 내가 입고 있는 무거운 갑주까지는 아니지만 체인 메일 정도는 매일 입어서 자네 몸에 단련을 시켜야 되네.”
내가 다시 걸어가자 그는 나를 따라오며 손가락 두개를 펴보이고는 또다시 빠른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가 사용할 검을 골라야하네. 자네가 그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에게 배울 때는 무엇을 사용했는지 몰라도 내가 하는 수업과는 격이 다를 것이다. 그러니 무기를 하나 골라야 되네. 그 무기는 자네가 평생 쓰게 될 무기인거야. 먼저 검의 종류부터 설명하지.
검에는 소형검, 중형검, 대형검, 양손검 등이 있다. 소형검에는 그라디우스, 샤벨, 스틸레토, 레이피어, 숏소드 등이 있지. 소형검에는 세검들도 들어가는데 세검은 주로 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찌르기 위주의 검이지. 세검에는 또 에스토크와 에페 등의 검들이 들어가지. 소형검의 특징은 빠르고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한번의 공격이 실패하면 그 다음에 방어에 불리하다는 것이지. 중형검은 주로 방어와 공격의 병용을 위한 검인데 그 종류에는 롱소드, 브로드소드, 실버소드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귀족들이 쓰는 것은 이 3가지가 대부분이지. 그리고 대형검은 그레이트소드, 클레이모어 등이 있다. 대형검의 장점은 방어가 쉽다는 것이지만 단점은 너무 무겁고 공격을 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지. 그래서 대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완력이 꽤나 되는 용병들이나 모험가들 중에서도 전사들이 많이 사용하지. 그리고 양손검에는 바스타드소드, 투 핸디드 소드 등이 있다. 양손검은 대충 중형검과 대형검의 중간단계이거나 중형검일 경우가 많다. 흐음.......이제 다른 걸 설명해줄까? 북방대륙과 서방제국국가에서 사용하는 검들을 가르쳐 줄까? 흐음....... 북방대륙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검은 대부분 곡도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은 약탈을 많이 하던 해적이었거든. 그래서 다마스쿠스, 팔치온, 슈미터, 자마드아그니 같은 곡도들을 많이 사용하지. 그 무기들 대부분은 날이 한 쪽으로만 선 검들이지. 서방제국국가들이 사용하는 무기에도 그와 비슷한 것이 있지만 그곳에서는 그것을 도(刀)라고 부르더군. 그리고........”
“저기요. 정원에 다 왔는데요.”
그는 손가락을 든 채 입을 벌리고 서서는 아무 말도 안했다. 이 나인테스란 기사가 이러고 서있으니까 꼭 길거리에 선 바보 같아보였다.
나는 정원으로 나가는 문으로 나왔다. 정말이지 이 아나르네가의 재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은 이유는 이 저택의 정원이 거의 숲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콜로세움을 운영하는 집안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돈이 많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그때 칼 끼리 부딪히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어서 그 쪽으로 향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쪽으로 발길을 돌려 발걸음을 빨리했다. 그곳에 도착해보니 마르크헤다 할아버지와 우리 어머니 그리고 레이나이드 누나가 보였다. 하지만 어머니와 누나는 서로에게 칼을 들이댄 채 싸우고 있었다. 잠시 후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양손을 들어 중지 시켰다. 누나는 수건으로 땀을 닦다가 나무들 사이에 서있던 나를 보았는지 나에게 이리로 오라는 손짓을 하였다. 한 50m 정도 되는 거리를 단숨에 뛰어서 그곳에 도착해보니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그곳에는 여러 가지의 무기들이 있었다. 창도 있었고 활과 석궁 그리고 단검 등의 여러 가지 무구가 있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고는 미소를 가득 머금고는 말씀하셨다.
“아르 왔니? 아마 오늘부터는 나이트 나인테스가 너의 무술사범을 하게 될 거야.”
그렇다. 아르는 내 애칭이 되어 버린 것이다. 레이나이드 누나의 애칭은 레나 인 것처럼....... 어머니는 약간 헝클어진 긴 금발을 정리하시고는 레이나이드 누나에게 돌아 스셔서는 활기찬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레나야. 아르가 오늘은 무술 수업 외에는 아무것도 없니?”
누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찌뿌둥한 몸을 펴려는 듯 기지개를 피고는 어머니께 말했다.
“아르도 하루정도는 쉬는 날이 있어야죠. 게다가 오늘부터는 꽤나 힘들게 될 건데.”
힘들게 된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그때 마르크헤다할아버지가 나를 부르면서 나에게 무언가를 던졌다. 나는 얼떨결에 그것을 받았다. 받고 보니 장검길이 정도의 목검이었다. 나는 영문을 모른 채 그것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나는 그것이 왜 나에게 들려졌는지 알게 되었다. 나인테스가 목검을 든 채로 나에게 돌격 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나에게 달려오면서 주저리주저리 말도 많이 했다.
“오늘은 너의 실력을 테스트해보겠다. 자, 너에게 있는 모든 실력을 보여 다오!!”
순간 나는 한 달 전의 콜로세움 사건이 생각났다. 그때도 돌격해오는 적이었지....... 그때가 지난 후 나는 그 공격을 막고 역습하는 방법만 배워왔지. 바로 이 기술을 말이야!!
나는 검을 흘리는 것 보다는 콜로세움에서 일하는 투우사들이 하는 것처럼 나인테스의 목검을 고개를 수그려서 피했다. 그리고는 그가 돌격하느라 비워둔 등을 쉽게 가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내가 검을 그의 등 쪽으로 가격했는데 그는 돌격하던 속도는 어떻게 했는지 벌써 돌아서서 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만족의 미소가 걸려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도 곧 짓궂은 미소로 바뀌었다. 검을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난 그런 걸 생각할 겨를 없었지만....... 그는 그런 방면에는 뛰어났었나보다. 그는 내가 온힘을 다해 힘을 집중시키고 있던 목검과 대치하고 있던 자신의 목검을 뒤로 빼면서 자신도 뒬 빠져버린 것이다. 당연히 나인테스가 버티고 있던 관성을 이겼다. 아니 이긴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쨌든 관성의 법칙에 의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는 목검을 자신의 손에서 놀리면서 쓰러져있는 나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전투 경험이 없군. 하지만 아까 내 돌진공격을 피하고 역습한 것들은 칭찬해주지. 내가 보기에는 자네의 단점은 뭐랄까........너무 순간 감정에 치우쳐서 싸운다는 것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순간순간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해야 되네. 전투 시에는 언제나 얼음처럼 차갑고도 예리함을 유지해야하네. 그리고 적의 몸 전체를 주시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너무 광범위해지네. 그러니 적의 검과 그의 다리움직임을 조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네. 눈!! 눈은 자신의 감정을 표출시킬 수 있는 것....... 엇!! 엇!! 이봐 아직 얘기 중이잖나!!”
그런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널 땅바닥에 눕게 해주마. 치사하게 거기서 검을 빼버리다니........ 나는 거의 마구잡이식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 결과 그에게 역습당해서 오히려 공격은커녕 방어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 순간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나와 나인테스의 대련을 중지 시켰다. 그때만큼 마르크헤다 할아버지가 고마운 때가 없었다. 레이나이드 누나는 수건을 두개 가지고와서는 하나는 나인테스에게 다른 하나는 나에게 건네주었다. 누나는 내 옆에 앉아서는 풀밭에 뻗어버린 나에게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저 나인테스라는 사람에게는 많이 맞아서 조금 화가 나겠지만.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참아. 저 사람을 초빙해오기 위해서 어머니는 꽤 많은 돈을 지불 하셨어. 아무리 아나르네가가 콜로세움의 돈으로 재력이 풍부하다지만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고 어머니께서 너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시다는 증거야. 그러니 너도 그에 응답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뭐가 되든지 이 나라 아니, 이 나라 뿐 아니라 이 페리아 대륙 전체에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노력해봐. 단, 나쁜 쪽으로는 말고 좋은 쪽으로....... 알겠지? 내말 뜻이 무엇인지.”
나는 풀밭에 그대로 누워서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오늘에야 얻은 교훈하나가 있었다.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겠어. 완전히 기생오라비정도인줄 알았던 기사가 어떻게 그렇게 강한 공격을 해대는 거지. 근육도 별로 없어 보이는데.’
나인테스와 이야기를 하다가 풀밭에 누워있는 나에게 오신 어머니는 내 이마에 키스를 하신 후 옆에 레이나이드 누나에게도 나에게도 잘 들으라고 말씀하시면서 한마디 하셨다.
“이제부터 잘 들어야한단다. 비록 너희들과 이 아나르네가의 피는 다르지만 너희들은 이 아나르네가의 사람이다. 너희들에게 이런 교육들을 시키는 이유를 지금 말해주겠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 말을 입도 뻥긋하지 말거라. 아나르네 가는 이 포세니안 제국의 왕가를 수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우리 아나르네 가를 제거하고 포세니안 제국을 통째로 삼키려는 존재들이 서서히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해서 입양하는 이유도 있지만 너희들을 이 포세니안 제국을 위한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것이란다. 그러니 레나, 아르 너희 둘은 언제나 둘을 믿고 레나는 아르를 잘 보살피고, 아르 너는 누나가 힘들 때는 언제나 곁에서 방패가 되어 주거라. 내 말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장황한 연설을 마치시고는 일어서서는 여느 귀족부인들과 같은 웃음을 지으시며 나인테스와 저택으로 향하셨다. 레나누나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그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너무 두들겨 맞은 탓에 거의 정신이 헤롱 헤롱 했지만 마지막에 어머니가 말씀하신 것은 모두 들었다.
‘포세니안 제국을 노리는 적들을 막기 위해 어머니는 위장전술을 택하신 것이구나. 녀석들은 완전히 속겠어. 하지만 대단하네. 이 포세니안 제국을 떠 볼 정도의 사람이라면........ 언젠가 만나면 적이겠지만 한마디는 해주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