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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맨시티는 카카의 영입에 목숨을 거나 |
‘카카는 맨시티 성공의 분수령’
영국 축구계가 뒤숭숭하다. 일주일전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이탈리아 AC밀란의 카카의 맨시티 이적설. 처음으로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점차 카카의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자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맨시티는 AC밀란에게 카카의 이적료로 자그마치 1억 파운드를 제안했다, 한국 돈으로 약 2000억원을 훌쩍 넘는 사상 최대의 금액.
절대 팔지 않겠다던 AC밀란도 맨시티에게 카카와의 접촉을 허용했다. 역시나 돈 앞에 장사는 없는 모양이다. 맨시티는 카카에게도 주급 50만 파운드(약 10억원)의 구미가 당기는 조건을 제시했다. 카카의 에이전트도 맨시티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이들의 협상은 하루가 다르게 반전의 반전을 낳고 있다.(현재 제시액이 2억4300만 파운드(약 4934억원)로 상향 조정됐다는 보도도 있음)
왜 이렇게 맨시티는 카카의 영입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맨시티에게 있어 카카는 단순한 슈퍼 스타급 선수 영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는 AC밀란의 최고 스타이자 당대 최고의 아이콘, 잉글랜드에 베컴이 있다면 브라질에는 카카가 있다. 카카는 지난 2007-2008 시즌에서 17골, 이번 시즌에도 벌써 7골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카카를 노리던 구단들은 많았다. 하지만 튼튼히 버팀목을 자청하던 AC밀란의 막강한 거절 의사로 번번히 협상 시도조차 만들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 순간 거대 구단으로 변신한 맨시티 앞에서 AC밀란의 자존심도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카카의 영입을 통해 팀의 값어치를 상승 시킬 수 있다. 지난 해 여름 아랍에미레이트의 왕자 세이크 만수르가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인수 기념 선물로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호비누를 3250만 파운드(약 650억원)에 데려왔다. 호비뉴의 영입은 맨시티 축구팬들에게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호비뉴 한 명으로는 팀의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려웠다.
호비뉴는 현재 11골로 리그 득점왕 경쟁 2위에 올라 있지만 아쉽게도 소속팀은 리그 11위로 강등권과 승점 4점 차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전반기 내내 팀은 부진했고 첫 시즌에 빅 4를 넘어서겠다는 구단주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슈퍼 스타급에게 영입 제안을 연이어 던졌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희박한 팀에게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없었다. 오히려 유럽 내 많은 구단들로부터 따가운 눈총만 받았다.
결국 맨시티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넘치는 돈다발을 풀었고 겨울 이적 시장이 시작되자마자 첼시의 웨인 브릿지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카카를 영입하게 되면 추가적인 선수들의 영입도 가능해 질 수 있다. 그동안 맨시티로의 이적을 주저하던 선수들도 카카의 이적은 자극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번쯤 합류해 뭔가 이루어 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맨시티로 이적할 경우 어마어마한 연봉도 보장된다. 카카가 이적하게 된 후면 더 이상 돈 때문에 맨시티로 간다는 비아냥도 피할 수 있게 된다.
‘EPL 판도 바꾸는 맨시티’
겨울 이적 시장을 앞두고 첼시, 맨유, 리버풀 등 빅 4 클럽 등은 세계 금융 위기와 더불어 돈주머니를 꽁꽁 묶어버렸다. 당장 팀 전력에 부합되는 선수가 아니라면 무리하며 영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힐 정도.
이 중 첼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자산 가치가 세계 금융 위기로 절반으로 추락하면서 한 순간에 갑부의 순위에서도 밀려났다. 람파드, 발라크 등 주전급 선수들의 연봉 삭감을 진행할 정도로 첼시의 재정은 심각했다.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의 리버풀은 1월 안으로 은행 빚을 갚아야 하는 절박한 위기 속에 있다. 맨유는 메인스폰서인 AIG는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된 만큼 사실상 맨유와의 거액의 스폰서 계약은 이행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꼬이다 보니 맨유는 테베스의 완전 영입에도 주저하고 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맨시티의 행보는 당연히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다. 맨시티의 새 구단주의 자산 가치는 무려 150억 파운드(한화 약 30조원)에 달하며, 왕가 전체의 재산은 3220억 파운드(한화 약 644조원)라고 전해지고 있다. 빅 4와 다르게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하며 팀을 세계 최강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구단주의 각오가 무서울 정도다. 호비뉴를 시작에 불과한 듯 보인다.
맨시티는 유럽 구단들의 슈퍼 스타들에게 다 한번씩 러브콜을 불렀다. 심지어 라이벌 맨유의 호날두와의 이적설도 제기됐을 정도다. 맨시티는 이런 무모하고 용감무쌍한 움직임은 당장 빅 4에게 위협적이다.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분명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한 만큼 다음 시즌 아니면 그 다음 시즌에는 분명 빅 4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수 있다.
최근 카카의 이적에 다른 빅 4 클럽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도 카카의 영입으로 인한 맨시티의 위상과 질적 향상의 변화가 분명히 생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맨유에 밀려 맨체스터의 라이벌로써만 존재했던 맨시티가 이제는 유럽 축구 판도의 강력한 힘을 펼치는 거대한 구단으로 변하고 있다.
‘부담감 커지는 휴즈 감독’
맨시티의 변화 속에는 분명 어두운 구석도 있다. 지난 해 여름 블랙번에서 마크 휴즈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자리 했지만 아직까지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느껴지지 않는다. 다행스럽게 구단주는 휴즈에게 신뢰를 보이며 이번 시즌까지 충분히 기회를 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언론을 통해 그를 경질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을 정도.
하지만 휴즈 감독에 대한 경질 가능성은 늘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비단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선수단의 질적 향상을 두고 더 이상 휴즈 감독이 팀을 운영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구단주가 거액을 투자해 거물급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지만 자칫 휴즈 감독의 손을 벗어난 오합지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를 같이 한 듯 유력한 후보로 현 이탈리아 인터밀란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차기 감독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리뉴는 첼시를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 시킨 경력을 인정 받고 있고 약 1년 간의 휴식 후 맡은 인터밀란도 현재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잘만 한다면 맨시티는 월척에 해당하는 선수를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AC밀란 구단주와 감독도 카카의 이적이 충분히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 만큼 맨시티의 꿈은 곧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수 영입 후에도 팀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다음 시즌 유럽 진출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모든 책임은 현재 팀을 책임지고 있는 휴즈 감독이 지게 될 것이다.
맨시티의 갑부 구단주가 등장한 것에 맨시티 팬들은 환호를 아끼지 않는다.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 맨시티를 새롭게 변화 시키겠다는 각오에 그저 기쁠 따름이다. 반면 맨시티의 갑작스런 변화에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많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많은 변화는 자칫 불필요한 거품만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다.
*출처 : 네이버뉴스 -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