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언론협회 주최]
조갑제의 기자교실 제2기 특별초청
신지호 자유주의 연대 대표 초청 기자 간담회(2006년 2월 1일)
“北에서도 관심갖기 시작”
강승규 프리덤 뉴스 편집장: 오늘은 자유주의 연대 신지호 대표를 모셨습니다. 冒頭(모두) 발언을 먼저 듣도록 하겠습니다.
신지호: 모두 발언을 부탁을 받았습니다만 저는 여러분들께서 궁금한 점을 편하게 질문해주시고 답변하는 게 더 편합니다. 일단 제가 먼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야 될 것 같으니까 여러분들께서 질문을 쉽게 하실 수 있는 그런 주제로 모두 발언을 하겠습니다.
자유주의 연대가 이제 14개월이 조금 넘었습니다. 짧고도 긴, 그런 세월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짧다’라는 건 굉장히 시간이 빨리 갔다는 느낌을 말씀드리는 것이구요 ‘길다’는 것은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갔다고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2005년 저희들이 내부적으로 결정했던 사업목표가 세 가지 정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유주의, 뉴라이트 운동을 사회 각 분야로 확산시켜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정착시킨다는 것, 두 번째가 자유주의에 입각한 談論(담론),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시킨다는 것, 세 번째가 미래 대안세력으로써의 신뢰를 확보한다, 이렇게 세 가지 정도를 작년 초에 목표로 잡았습니다.
저희 자유주의 연대는 회원 수련회를 동계, 하계 수련회 이렇게 연 2회 합니다. 이것은 작년 초 동계 수련회때 확정한 목표인데 하계 수련회를 하면서 중간평가를 해봤더니 1번과 2번은 어느 정도 된 것이 아닌가, 일정 수준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내부적 평가가 나왔습니다.
아시다시피 2004년 12월 23일 저희 자유주의 연대가 창립하면서 뉴라이트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2005년 1월 25일에는 교과서 포럼이 출범을 했구요, 3월 24일에는 뉴라이트 씽크넷이 발족을 했고 4월 1일에는 시사웹진 뉴라이트닷컴이 창간을 했습니다. 7월 1일에는 자유주의교육연합이 발족을 했고 거기에 기존에 활동하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의료와 사회 포럼 등의 단체들이 가세함으로써 一群(일군)의 뉴라이트 운동 대오가 갖춰진 격이 됐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해 올해 3월 말에 정식창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를 극복할 새로운 교사들의 단체인 자유교사연합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건 저희가 산파 역할을 했습니다. 작년 12월 8~10일에는 북한인권국제대회를 많은 단체들이 연합해서 했는데 그 행사의 많은 부분을 뉴라이트 멤버들이 담당했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처음 뉴라이트 운동이 시작됐을 때 반대 진영에 서 있던 사람들의 반응은 급조된 거 같다, 오래가지 못할 거 같다, 일시적인 거품으로 끝날 거 같다, 따라서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대꾸해줄 필요도 없다 이런 식이 주종을 이뤘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여러분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집권세력의 핵심인 이해찬 총리, 차기 대권주자라고 일컬어지는 정동영 前 장관, 김근태 前 장관 이런 사람들이 뉴라이트를 자주 입에 올리고 경계해야 할 세력으로 이렇게 빈번히 이야기를 하고 있구요, 올해 1월 1일 북한 노동신문을 비롯해서 북한 기관지 공동사설에서는 ‘남조선의 신보수 뉴라이트를 지칭하면서 그런 것들을 깨부술 수 있는 반보수 대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드디어 이제 북한의 가장 중요한 문건에서도 뉴라이트를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태극기 對 한반도기의 대결
이걸 보면 이제 첫 번째 저희들이 내세웠던 목표, 우리 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정착시킨다는 것의 반증으로 좋든 나쁘든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게 된 걸 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자유주의 담론에 입각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시킨다고 하는 것도 저희들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2004년에는 탄핵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4․15총선에서 단독 과반수를 차지한 직후에 사회적 분위기가 참으로 암울했습니다. 노 대통령이 탄핵에서 살아 돌아온 5월 말이었던가요. 연세대 특강을 하면서 보수 앞에 양심적, 깨끗한, 따뜻한, 합리적 그 어떤 형용사를 붙인다 하더라도 보수는 있는 자들이 약육강식 논리에 따라서 지 멋대로 해보자는 것이고 진보라는 것은 더불어 같이 살자는 이런 게 진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진보는 좋은 거고 보수는 나쁜거다 하는 선악 이분법에 기초한 흑백논리가 횡행했고 반지성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공공연하게 튀어나올 정도였습니다. 또 스스로 진보 진영, 좌파 진영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입에서조차도 향후 최소 10년은 진보좌파의 시대가 될 거라는 사회 전망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공병호 박사같은 사람도 그런 이야기를 했고 서울대 송호근 교수도 글이나 여러 군데에서 향후 10년은 진보좌파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했습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30년 장기집권론도 나왔었을 때입니다.
그런데 뉴라이트 운동이 출발하면서 기존의 구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서 저희들이 기존의 진보 보수라는 단순 이분법에서 좌우를 사등분한 겁니다. 올드 레프트, 수구좌파, 지금의 집권세력, 민노당 이런 데야말로 진보와는 상관없는 수구좌파라는 이른바 수구좌파론, 사이비 진보론을 대대적으로 저희들이 제기하기 시작했고, 아마도 지금 저쪽 사람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용어가 자기들을 향해서 수구좌파라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사회적 논쟁의 攻守가 바뀌었습니다. 이쪽에서 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제기하는, 그래서 이제 보수우파 진영의 기를 회복시키는 그런 기능도 했었던 거 같구요. 사회적 담론에 있어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론, 규제완화, 減稅論(감세론) 이것이 패키지입니다만 거기에 맞서서 현 정권은 큰 정부론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논쟁이죠.
그 다음에 북한인권논쟁. 북한인권논쟁은 작년 12월의 국제대회를 통해서 이제 거의 판정승을 거두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좌파들조차도 저들 입을 통해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전교조 문제를 포함한 교육 자율화 문제, 기존의 획일적인 국가독점주의 교육체제에 대한 문제제기, 21세기 자율적 교육시스템도 적극적으로 제기했었구요.
그 다음에 대한민국에 대한 역사평가 부분입니다. 대한민국이 실패한 역사가 아니라 성공한 역사라는 것,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 아닌가 이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뭐 그런 것에 기초해서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만 확정된 것은 아니고 초안으로 나온 것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제 어떤 담론 내지 총론을 넘어서 구체적인 정책을 생산하는 그런 정책세력이 되어야겠다는 것입니다. 작은 정부, 규제완화, 감세 등을 구체화시켜서 각 세부적인 정책으로 공무원을 줄인다면 어떻게 줄여야 되고 국가예산절감은 어떻게 하고 감세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정책생산으로 가야 될 거다 그런 거고 두 번째는 그동안 확보한 대중적 진지를 확대 강화하는 것입니다. 자유교원조합도 그런 것이고 대학생 단체도 그런 것이고 또 사이버상의 활동도 그렇습니다. 일종의 사이버 상의 진지니까 그것도 그렇고 북한인권운동도 더 강화를 시켜야 될 거 같고, 문화영역으로도 진출을 해야 할 거 같구요.
그 다음에 基壇(기단) 역량, 핵심정예역량을 배가시키자. 그러니까 그간 14개월 활동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속된 말로 선수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준비된 활동가들의 부족으로 인한 여러 가지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정예역량, 기간역량을 배가하는 것. 지금 목표는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2006년은 이렇게 봅니다. 2007년 대회전을 앞둔 일종의 샅바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치열한 샅바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저희는 그런 샅바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그 맥을 잘 짚어서 진지를 확보하고 공고히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지자체 선거도 있지만 저희는 그런데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뉴라이트 운동이 해야 할 일의 본령이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에는 정치권 밖에 있는 세력으로써 아까 말씀드린 그런 일들을 해야 되고 2007년 대선 국면에 가면 일정한 역할을 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2007년 대선은 두 가지가 키워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구국, 또 다른 하나는 선진화라는 키워드가 있는데 아마도 단순한 우파연합이라든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구국이라는 것은 다른 상징으로 바꾸면 태극기 對 한반도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것이구요.
그런데 시대정신이라는 측면, 선진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2007년 대선은 뉴라이트라는 시대정신과 수구좌파 간의 치열한 전투가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의 일각을 담당하는 세력으로 발돋움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2007년에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선진화시킬 수 있는 구국선진화 세력을 탄생시키는데 일조를 해야 되겠다 대략 그런 정도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는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단순한 좌우 대결은 아닐 것”
김성덕(고뉴스): 고뉴스의 김성덕 기자라고 합니다. 구국선진화 정권을 탄생시키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곧 한나라당의 집권을 말하는 것입니까.
신지호: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에서 현재의 역학관계상, 또 대선 때까지는 향후 1년 반 이상이 남지 않았습니까. 거의 2년 가까이 남았는데 그 사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재의 구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에서 한나라당이 덩치로서는 가장 큰 부분을 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적 현실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자면 저희들이 하고 있는 뉴라이트 운동은 결코 한나라당에 개별적으로 흡수되거나 영입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구국선진화 연합전선 내에서-물론 크고 작을 수는 있으나 양적인 大小(대소)는 있을 수 있으나-하나의 세력 대 세력으로써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전에 개별적으로, 또는 옛날의 DJ 민주당이 재야세력 수혈하듯이 그런 식으로 한나라당에 뽑혀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분명히 말씀드리구요. 기존의 보수운동, 조갑제 사장님이나 서정갑 본부장님과도 잠시 말씀을 나눴습니다만 기존의 애국우파 운동, 이분들도 일각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성덕: 지난 번 홍준표 의원이 2007년 대선은 좌파 연합 대 우파 연합의 대격돌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신지호 대표님의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신지호: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좀 다릅니다. 단순한 좌우 대결이 아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전선을 좌우를 기준으로 해서 설정하는 것은 전략전술상 세련되고 효과적인 그런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좌우대결은 비정상적인 대결입니다. 그러니까 수구좌파들이 대한민국을 인정하는 속에서 약간 좌로 갈 거냐 우로 갈 거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기둥뿌리 자체가 남아있을 것이냐 뽑힐 것이냐 하는 그런 문제인거죠. 그런 점에서 제가 태극기와 한반도기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좌우대결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그런 표현을 계속 쓰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체불명의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 세력은 다 힘을 합쳐야 되겠죠. 거기에는 합리적인 진보, 그런 사람도 들어올 수 있다고 봅니다.
현 단계 ‘대동단결’은 망하는 길
김성덕: 지금의 좌파보다는 우파연합에 속한 부분에서 좌파가 탄생해야 대한민국의 기둥뿌리가 뽑히지 않는다는 것인가요. 그러니까 기둥뿌리론을 방금 말씀하셨는데 지금의 좌파정권에게 또 다시 2007년 대선이 넘어가면 대한민국의 기둥뿌리가 뽑히니까 우파 연합 내의 또다른 좌파 세력, 표현이 이상하기는 한데요 아무튼 이런 세력이 출현해야 한다는 겁니까.
신지호: 그건 좀 표현이 이상하구요 이른바 스스로를 중도세력이라고 생각하는 층은 두텁습니다. 이건 단순 좌우대결이 아니라 지금 DJ는 또 4월 달에 평양간다고 그러지 이해찬, 정동영, 김근태, 작년부터 계속 낮은 단계 연방제, 국가연합, 통일 1단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계속 연기를 피우고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헌법의 영토조항을 만지자는 둥 이런 세력을 한반도기 세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반면에 그런 행동에 결연히 맞서려고 하는 태극기 세력 내에는 중도 세력도 들어올 수 있구요. 제가 최근에 보니까 뉴레프트라는 게 생겼습니다. 지금 초기상태라서 아직은 나름대로 정리 정돈된 상태가 못되더라고요. 지난 주 경향신문과 대담하면서 그분들과 세 시간 이상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자기들 내부에서도 헷갈리고 정리정돈이 안 돼 있어요. 어떤 분은 말이 잘 통하고 어떤 분은 말이 안통하고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소위 합리적 좌파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태극기 세력에 동참할 수도 있을 거구요. 단순 좌우대결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천도(프리덤 뉴스): 제가 보기에는 뉴라이트나 다른 뉴라이트 계열 우파 단체들의 조직을 통해 2007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니까 우파 전체를 놓고 볼 때 어느 정도 역량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신지호: 제가 우파 전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지위나 입장은 아니구요. 뉴라이트 운동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미 발언한 것입니다만 기존의 보수우파 운동과 한나라당이 개척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뉴라이트 운동이 의미가 있습니다. 똑같은 손님 놓고 어느 쪽으로 데려갈 것이냐 하는 건 그건 뉴라이트 운동이 아니죠. 뉴라이트 운동은 기존의 라이트 운동과는 타겟 오디언스(Target Audience)가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보수우파가 개척하지 못했던, 접근하지 못했던, 모으지 못했던 그런 영역을 새롭게 개척해서 그걸 나중에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에 소중한 자산으로 보태는 역할을 하는 것, 거기에 뉴라이트 운동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런 어떤 문제의식을 확고히 가지고 나름대로 움직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온 김에 두어 말씀만 더 드리면 그런 의미에서 현 시기는 중요합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 우파 대동단결론이 나온 것에 대해서 저는 좀 전략전술 운용의 묘를 모르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예선에서 이기고 본 게임에서 지는 것은 멍청한 것이고 예선에서는 헤매더라도 본선에서 이기는 게 좋은 거 아니냐는 겁니다. 뉴라이트라는 것이 새로운 자산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기 때문에 기존의 보수우파 정당이든 보수우파 정치권 바깥세력과는 당연히 달라야죠. 다른 칼라와 다른 목소리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새로운 타겟 오디언스에게 다가가야죠. 그런데 지금부터 스크럼 같이 짜고 가자 그러면 뉴라이트만의 특별한 면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수가 없죠. 오히려 고단위, 고수의 전략전술이라면 서로 달라야 됩니다. 지금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네가 옳고 내가 옳고 그런 것을 떠나서 너와 나는 다르다, 다른데 구국선진화 연합전선에서는 손을 잡을 수 있다고 인정해야 그게 의미가 있는 거죠. 그런데 우파대동단결론이라는 것은-저는 이걸 비빔밥론이라고 그러는데-지금부터 다 비벼먹자 그럼 뭐가 뭔지 다 섞여버리는 겁니다. 그건 뉴라이트가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2006년에도 저희는 독자성 강화 그런 원칙은 확고히 지켜 나갈려고 합니다.
전두환에 분노했던 자들의 침묵에 분노
김남균(독립신문): 지금 전술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월간 말지 작년 12월호를 보면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으로 계시는 이재교 변호사께서 뉴라이트의 對北觀(대북관)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뉴라이트는 북한 정권을 완전히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전술적인 방침인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그게 이재교 변호사는 이런 의미로 했던 말일 겁니다. ‘멸공’ ‘무찌르자 공산당’ ‘때려잡자 김일성’ 등 이런 기존의 박정희 시대 이래의 반공주의-기존의 반공주의죠. 그런데 저는 얼마 전 새로 생긴 열린북한방송에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낸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기존의 어떤 반공주의라는 게 북한 정권과 주민을 별로 분리하지 않고 북한 전체를 적대시하는 그런 게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확하게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지 않았죠. 그리고 당시의 반공주의는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증오와 반감에 기초한 반공주의였죠. 그런데 저희의 새로운 대북 시각은 이런 것입니다.
김일성-김정일 폭정 밑에서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는 2000만 북한 동포, 북한 민중에 대한 애정과 동정에 기초한 것입니다. 저희 뉴라이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이야기할 때 이럽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전두환이 광주에서 총칼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고 정권 잡는 걸 보고 피가 거꾸로 솟구쳐서 그래서 학생운동하고 노동운동하고 한 겁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라고 하는 좀 잘못된 길로 빠졌습니다만 시작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그런 상황이 재현된다면 또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작 자체는 잘못된 게 아니었죠. 그런데 가다가 사회주의라는 잘못된 길로 빠졌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김일성, 김정일 이 놈들은 전두환에 비해서 몇십 배, 몇백 배 나쁜 놈이라고 알게 된 겁니다. 우리 북한 동포 형제들을 전두환보다 몇십 배, 몇백 배로 더 참혹하게 탄압하고 살육하고 반인간적인,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제가 같이 과거에 민주화했다는 사람들에게 당신들 도대체 뭐냐고 이야기합니다. 전두환에게 분노했던 자들이 김정일 앞에서 작아지고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하는 걸 보고는 당신네 대체 뭐냐, 당신들의 민주화운동이 도대체 뭐였냐고 따졌죠. 그런 것이 기존의 반공주의와는 다르다는 겁니다.
김남균: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정권과 동포의 분리를 말씀하셨는데 이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북한 정권을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 과거 기존의 반공주의에서도 동포하고 정권을 분리하지 않았습니까. 예를 들어 과거 군사정권 당시의 반공주의 만화, 해돌이 대모험이나 똘이장군 등에서도 북한 정권은 나쁘고 그 밑에 지배받는 동포들은 불쌍하다고 나오거든요.
신지호: 이재기 변호사가 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어떤 말꼬리 잡고 늘어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김남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이 분이 뉴라이트의 대북관이 그렇다고 말씀하신 걸로 말지에서 보도가 됐기 때문에 뉴라이트의 대북관이 어떤 건지 여쭤본 겁니다.
신지호: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린 겁니다. 뉴라이트의 대북관은 정권과 주민들을 분리해서 본다는 겁니다.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 자꾸 특정한 표현만 가지고, 말지에서 정확한 표현을 썼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만 가지고 말씀하시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김남균: 이분의 말씀은 ‘우리의 주장은 북한 정권을 적대시하자는 게 아니라 좀 잘하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는 건 뉴라이트의 대북관이 이런 것이라고 단정하셨기 때문에 실제로 뉴라이트의 대북관이 그런 것인가 궁금한 겁니다.
신지호: 적대시한다는 게 어떤 것을 말하는 겁니까. 대화도 않고 남북교류도 않고 여차하면 한 판 붙어보자 이게 적대시입니까. 그러니까 적대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對北정책의 이중성은 필연
김남균: 그 의미는 대표님께서 정의를 내려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지호: 그러니까 대북 정책은 기본적으로 대북정책은 이중성이 있는 거죠. 그렇지 않습니까. 박정희 때는 남북 대화가 없었습니까. 전두환 때는 적십자 회담 안했습니까. 적대시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필요하면 적과도 동침한다고 하는데 대북 정책은 기본적으로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남균: 제가 말씀드리는 건 이분이 그렇게 말한 취지가 궁금하고 두 번째 기존의 반공정책이 과연 북한 동포를 분리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지가 궁금하다는 겁니다.
신지호: 제가 거꾸로 한 번 물어볼께요. 그 당시에 북한인권운동이 있었어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보면요, 양쪽 다 남북관계에서 일관성이 없어요. 산업화 세력은 개발독재와 유신을 지지한 세력이라고 보면 밥과 자유 중에서 밥이 우선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나중에 해도 되는 게 아니냐 이런 논리로 가지고 한국적 민주주의, 유신독재를 했습니다. 그럼 밥 우선론 아닙니까. 先경제성장 後민주주의죠. 그런데 북한에 적용할 때는 지금 그렇지가 않잖아요. 지금 와서 이야기할 때 보면 무슨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도 관심이 있습니다만 자유와 민주주의를 주장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산업화 세력들이 과거의 우리나라 발전과 현재의 김정일 정권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말이에요. 거꾸로 민주화 세력들도 마찬가지에요. 그 사람들 군사독재상황에서 뭐라고 그랬어요. '어떻게 밥만 먹고 사냐고, 자유민주주의 같은 게 있어야 하지 않냐'고 주장했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지금 북한에 대해서는 뭐라고 합니까. ‘먹는 게 우선 아니냐’ 그러잖아요. 두쪽 다 과거에 자신들이 주장하던 것과 180도 차이가 있다는 거에요.
문화영역에선 아직도 열악
고성달(자주국방 네트워크): 앞으로 활동 목표라든가 향후 과정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을 다 공감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앞으로 기간핵심 정예역량을 가진 그런 활동가 배가운동을 하시겠다는 부분은 정말 공감합니다. 그런데 지금 자유주의 연대뿐만 아니라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구국선진화 목표로 나가기 위해서 문화영역으로 진출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가 모든 다른 것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언론 부분, 공중파라든가 이 부분은 상실하고 있다 보니까 활동하는 것에 비해서 대중에 알려지는 부분이 적어지고 알려진다 하더라도 왜곡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다른 것에 대해서는 다 이야기하셨는데요, 언론에 대해 활동한다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신지호: 사실 사학법 여론조사에는 최근까지도 날치기 사학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더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그게 ‘공공의 적’이라든가 ‘말죽거리 잔혹사’라든가 이렇게 크게 히트를 친 영화가 끼친 폐해가 상당히 반영돼 있는 수치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2002년을 회고해보면 6월의 월드컵 열기, 태극기, 붉은 악마. 저는 그 이미지를 갖고 간 사람들이 효순이 미선이 촛불시위를 하면서 이런 이점을 노무현 대통령이 가지고 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2002년의 대선 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게 양측의 집회를 보면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노무현 측에 가면 뭔가 신나고 즐거운데 이회창 측에 가면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는 겁니다. 그게 바로 문화 컨텐츠 활용의 유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점에서 우파가 사이버 대전에서는 상당 부분 회복을 했다고 봅니다. 여기 계신 분들께서 고군분투하시고 하면서. 하지만 아직도 열악한 게 바로 문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도 그렇잖아요. 저쪽은 노래 같은 게 얼마나 많습니까. 사실 80년대 회고에 보면 사회과학 서적을 읽어 의식화되는 것도 있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그 분위기와 노랫말과 노래를 부름으로써 형성되는 묘한 공감대 같은 것에 빠진 사람도 많습니다. 그만큼 파괴력을 가진 겁니다. 이쪽 보면 그런 문화 컨텐츠가 거의 없고 빈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노래도 많이 만들어야겠구요. 그 다음에 하다못해 작년 북한 인권대회 때 보니까 저희가 그런 컨셉을 좀 도입을 하려고 그랬습니다. 무대하고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납북자 가족들이 북에 계신 아버지께 편지를 보내는, 그런 정서적 호소,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게 효과가 있더라구요. 거기에 눈시울을 적시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런 것들을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힘이 좀 더 모아지면 영화도 만들어야 합니다.
강철환, 최진희 스토리도 영화 소재
고성달: 대중 연예인들하고의 어떤 연대는 생각 안하십니까. 과거 대선에서는 윤도현 밴드와 같은 연예인들과의 연대가 상당히 주효했거든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연예인들과 연대하는 생각은 안하고 계십니까.
신지호: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그럴만한 여력이 미치지 못해서 그렇구요. 영화도 만들려고 노력을 합니다. 저는 2007년 대선까지 한두 편의 영화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탈북자인 정성산 감독이 ‘요덕 수용소’라는 뮤지컬을 만들고 있고 그런 자각과 움직임이 조금씩 활발해지기 때문에 영화도 한두 편은 꼭 나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도 있기는 했습니다. 강철환 기자가 쓴 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걸 잘 각색해서 강철환 스토리를 영화로 만드는 건 어떻겠는가. 또 탈북여성 최진희씨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참,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그런 이야기니까요.
그 다음에 제가 태극기 대 한반도기 간의 대결이라는 표현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태극기 캠페인을 통해 붉은 악마를 이쪽으로 끌고 와야 된다는 겁니다. 저는 작년 8․15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조선일보에 잠깐 칼럼을 쓰기도 했습니다만 그 상암 경기장에서는 태극기가 수난을 당했고 아~대한민국을 붉은 악마들한테 못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상징적인 사건이 연세대학교에서 있었습니다. 연세대 당국에서 허가를 안 하는데 한반도기를 사용한 세력들이 가서 2박3일 동안 지내려고 했습니다. 그때 안티 한총련이었던 연세대 총학생회가 당신들 들어오지 말라는 결연한 의지를 어떻게 표현했느냐 하면 대구 어디에서 대형 태극기를 주문제작해서 학생회관에 크게 내건 거에요. 한반도 기 세력들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결연한 의지를 태극기를 통해 표현한 거죠. 그게 상당히 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태극기를 괴롭히는 세력들, 그 태극기를 괴롭히고 부정하는 세력과 태극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세력들. 이런 식으로 갈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걸 자꾸만 좌우 구분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어떤 문화적 상상력에 기초한 접근법들이 우리 우파 진영 내에서 많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언론과 포털 사이트에 대한 공세적 대응이 필요
고성달: 그럼 뉴라이트에서는 태극기를 문화 컨텐츠의 핵심으로 부각시킨다는 건가요.
신지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언론의 경우에도 저는 이렇게 봅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보면 신문이야 굳이 설명 안드려도 아실 겁니다. 시장논리에 따르면 親盧(친노), 친좌파 신문은 시장논리에 따라 벌써 사라졌어야 되는데 비정상적인 정부 보조금에 의해서 연명하고 있죠. 신문이야 그렇다고 치고 방송의 경우에는 최근에는 약간씩 나아지고 있는 거 같아요.
방송은 이렇게 생각해야 될 거 같아요. 정신건강을 위해서 방송뉴스를 안본다는 건 가장 소극적인 저항 방식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방송이 안고쳐집니다. 기존의 한나라당이나 우파 보수운동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How to Defense,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라면 저희 뉴라이트는 How to Offense 입니다.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 그런데 정신건강을 위해서 뉴스를 안본다는 건 순전히 방어적인 거죠.
물론 안티조선같은 그런 反지성적이고 무지몽매한 방식으로는 뭔가 할 수 없겠지만 뭔가 방송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하겠구요. 그리고 이건 공개적으로 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민국이 좁은 사회기 때문에, 저는 가끔 틈날 때마다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요. 그래서 소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다 보면 그 사람들도 인간적인 고민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도 이 정권이 들어서면서 느끼는 문제점이 굉장히 많아요. 그러니까 쟤는 우리 편이 아니니까 난 몰라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자꾸만 저 패거리들과 뭔가 하다 보면 미약하나마 연결고리도 생기기 마련이구요. 이래서 방송에 대해서도 적극적 개입정책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구요. 인터넷의 경우에도 여러분들께서 좀 공론화시켜 주셨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포털 사이트의 뉴스들입니다. 이 포털 사이트의 무자격 뉴스편집자들이 휘두르는 여론 형성이 엄청나지 않습니까. 저는 그들이 오히려 조중동 편집장 이상의 어떤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봅니다. 기자나 저널리스트로써 훈련되지도 않은 사람들이 헤드라인을 뽑고 그들이 뽑은 기사를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 거는가에 따라 여론의 흐름이 굉장히 영향을 받지 않습니까.
지금 인터넷 각 개별 사이트로 보면 우리 우파들이 많이 회복을 했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추세로 가면 그렇게 밀리는 게임은 아닐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포털 사이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우선 문제제기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문제제기가 있는 곳에서 답이 나오는 거니까요. 문제제기를 일단 활발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상태로 포털 사이트를 놔두고는 2007년 대선은 없다 이런 식의 이야기도 필요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방안 중 하나는 이런 겁니다. 포털이 안고쳐지면 조중동에 압력을 가해서 포털 사이트에 뉴스공급을 끊어버리는 겁니다. 지금은 조중동이고 뭐고 뉴스가 다 공급되는데도 이상한 기사만 헤드라인으로 뽑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것을 반쪽짜리 포털사이트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위장 전향이라고 비방하는 사람들, 안타까워”
정성환(나라구하기 범국민연합): 신 대표님께서 많은 우파들에게 과거의 전력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위장한 자유세력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런 오해에 대해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신지호: 그런 말을 하는 근거가 뭐라고 합니까. 제발 정정당당하게 직접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든지 아니면 실명 메일을 보내달라고 해주십시오. 사실 저는 그런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답을 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글쎄요 제가 그 이야기는 여러 차례 들었어요. ‘저와 자유주의 연대의 운동권 출신들에 대해서 위장전향, 전향을 한 게 아니라 거짓전향을 했다’는 음해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그런 음해를 조직적으로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법적대응도 가능해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까지 하겠습니까. 아주 노골적으로 말하고 다닌다면 모르겠습니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그런 것까지 생각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전에 이성을 회복해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식의 음모론은 우파 내에서도 몰상식이고 반지성입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다보니까 어떤 주장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거기에 책임이랄까 최소한의 요건은 갖추고 있어야죠. 어떤 근거는 있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네가 이걸 훔쳤으니까 도둑이야 라고 해야지, 넌 도둑같애라며 인상만으로 몰아붙이는 건 지성 있고 양식 있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제가 이야기를 조금 돌려서 해볼께요.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게 참 안타깝고 어찌 보면 우파의 병폐일수도 있고 치유해야 할 상처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제가 사회주의 운동을 접고 뒤늦게 일본 유학을 떠났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 노동운동도 하고, 팔자가 그러다보니까 일본 사람들을 만나도 그런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일본에도 60년대 全共鬪(전공투․全學共鬪會議)라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적군파도 갈라져 나오고 그런 세력들입니다. 동경대에 가면 아까몽이라고 있습니다. 아까몽은 赤門(붉은 문)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름이 붙은 건 동경대 투쟁 당시 도서관이 불타는 등의 피해가 있으면서 아까몽이 됐다고 합니다. 그 사건으로 동경대에는 1년 동안 휴교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때 시위 주제가 미일안보조약 체결반대 투쟁입니다. 이들은 우리로 말하면 NL주사파같은 거죠. 다들 사회주의자로 한국으로 치면 386같은 세대들입니다.
당시 화려한 투쟁을 했던 사람들과 만나 여러 차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화하면서 궁금한 점이 있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극렬한 투쟁을 하다 나중에 천황폐하 만세 하면서 일본을 찬양하는 일본주의자로 완전히 돌아선 사람도 꽤 많습니다. 일본을 완전 부정하던 사람이 갑자기 100% 찬양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본에는 전향론이라는 것이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돼 있습니다. 다양한 전향 사례를 연구하는 겁니다. 물론 극과 극은 통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그렇게 돌아설 수 있었느냐 하는 게 궁금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극에서 극으로 돌아섰느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대체적으로 돌아온 답이 이랬습니다.
공안당국에 붙잡히면 조사받고 구치소 가고 우리랑 비슷한데요, 거기에 있는 경찰이건 검찰이건 구치소 교도관들이 굉장히 인격적이고 인간적으로 대해준다는 거에요. 손 하나 대지 않고. 그러면서 20대에 사회주의자가 아니면 바보지만 30대 넘어서도 사회주의자면 바보다 하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자기 동생, 조카처럼, 아들처럼 인격적으로 대해주면서 젊은 시절 그런 방황도 할 수 있는 거니까 너와 같이 똑똑한 놈은 마음만 고쳐 잡으면 나아진다고 설득하더랍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들이 거짓말로 회유하는 것이라고 말을 믿지 않았지만 장기적이고 일관되게 그런 대접을 받다 보니까 정말 내가 사회에 대해 잘못된, 비뚤어진 시각을 가지게 된 게 아닌가, 이렇게 나에게 정말 포근하게 잘 대해주는 사람들에게 내가 불필요한 증오를 가지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전향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제가 1992년에 이른바 전향이라는 것을 했어요. 저와 함께 활동하는 주사파 원조그룹들은 1996년에 했습니다. 저만 해도 15년 가까이 됐고 그 친구들도 10년이 넘었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울어봤자 가을까지 반년이에요. 그 15년 동안을 위장하기 위해서 유학가서 석․박사 받고 기업연구소에 있다 정부연구소에 있다 했다는 건 좀 그렇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화가 난다기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우파들이 이렇게 옹졸하고 포용력도 없고 세상에 대한 어떤 정상적인 판단도 안되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 개인과 세력을 올드라이트라 지칭한 적 없다
프리덤 뉴스 강승규: 신 대표님이 처음에 나오셨을 때 저희들이 올드라이트라는 말을 듣고 자유진영 쪽에서 왜 우리가 올드라이트고 저쪽이 뉴라이트인가, 이런 이분법적인 구분에 한동안 서운했던 적이 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을 부탁드리구요. 또 하나는 지금 말씀하신대로 전향을 해서 지금 애국세력 쪽에서 볼 때는 전향하신 분들께서 함께 활동한다는 게 아주 좋은 소스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뉴라이트쪽이 너무 귀족적인 이미지가 아닌가 하는 말도 하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어떤 괴리감을 느낀다는 말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뉴라이트에 대해서 좋은 생각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만 혹시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부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거든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바로 정치세력화하지 않겠는가 하는 그런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신 대표님의 솔직한 생각을 묻고 싶습니다.
신지호: 그 올드라이트 문제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이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올드라이트의 반대는 영라이트가 되어야겠죠. 새로운 거냐 낡은 거냐 하는 차이지 물리적 나이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지금 누가 올드라이트냐 그거잖아요. 그런데 저희가 이렇게 이야기드리면 의아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만 저희가 특정 인물, 특정 단체를 올드라이트라고 지목한 적은 없습니다. 저희 문건이나 발언을 모두 보셔도 그럴 겁니다. 이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만원 박사의 발언이 오히려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그 현상에 대해서 말한 적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약간의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그룹, 조직을 ‘올드라이트라서 안 돼’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은 신문지상을 통해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제가 말하는 올드라이트는 이런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기를 바래요. 저희들은 溫故知新이 보수주의자의 어떤 금과옥조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모르겠어요. 아직도 무슨 광주사태가 북한에 의한 것이라는 이런 식의 음모론적인 시각은 좀 위험하다고 보구요. 그래서 올드라이트는 하나의 극복해야 될 일종의 자세라고 봅니다. 저는 우파 전체가 시대에 맞게 온고지신해가지고 자유주의적 사고, 기풍에 맞게끔 거듭나면 모두가 뉴라이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희는 그래서 올드라이트라는 것을 가급적 추상화시켜서 일반적으로 이러이러한 것을 올드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고는 했어도 특정 인물이나 그룹을 올드라이트라고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그게 저희 나름대로의 생각입니다.
救國은 박근혜, 선진화는 이명박
김권혁: 두 가지 질문과 한 가지 당부를 드리려 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뉴라이트에서 보기에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이명박씨와 박근혜 대표 중 어떤 사람이 더 이념적 성향에 맞다고 보시는지구요.
그 다음에는 당부의 말입니다. 다음날 아침에 손석희 대신 진행한 분이 어떤 말을 했냐하면 ‘너무 일방적인 주장만을 해서 토론이 되지 않았다. 거기에 대해서 자기네가 대신 사과한다’고 했거든요. 이런 것에서 볼 때 대표님께서 언론에 나가서 토론을 하실 때 앞으로 그런 일이 있으면 방송이라는 것이 두 분만 토론하는 게 아니고 많은 사람이 듣는다는 걸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람들은 듣기에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고 해도 너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좋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건 좀 고쳐줬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지호: 첫 번째는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네요. 그 문제는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들은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박근혜 대표가 되던 이명박 시장이 되던 그건 한나라당의 행사고 저희들은 거기에 개입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구국전선의 연합 내에서 세력과 세력으로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굳이 말하면 구국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박근혜 대표가 가깝고 선진화라는 키워드로 본다면 이명박 시장이 더 가까운 편이죠.
그리고 강승규 편집장님 질문에 대한 것인데요, 귀족은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대선 캠프 자문진들이 진짜 귀족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현대판 귀족이죠. 정말 배경 좋은 부모님 밑에 태어나서 미국 유학 다녀오고 바로 대학교수 취직도 잘 되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저 같은 귀족 보셨습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도 차 없이 전철타고 다니는데요. 운동권 출신들은 귀족이 아닙니다. 뉴라이트 운동하는 학자들이나 교수들은 대부분 소박한 사람들입니다. 그건 엘리트 이미지라면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엘리트니까 문제라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엘리트주의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지만 엘리트니까 문제라는 건 그게 진짜 사회주의적인 생각 아닐까요.
김권혁: 2007년에 대비해서 구체적인 정책을 만드신다고 그랬는데 정책이라는 것이 국가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인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선진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 같은 게 될 겁니다.
김권혁: 그럼 PNAC(새로운 미국의 世紀를 위한 계획․네오콘의 씽크탱크)같이 뉴라이트도 어떤 행동강령 같은 걸 만드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신지호: 예, 일종의 그런 것을 만들려고 합니다.
김권혁: 그리고 아까 올드라이트, 뉴라이트 그러시는데 신 대표님은 좌우를 다 알고 하니까 보수에 대해서 혁신적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 게 뉴라이트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신지호: 그렇게 보시면 뭐 무리가 없을 겁니다.
교과서 개혁,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고성달: 지금 전교조 관련해서 하시는 사업 중에 자유교원노조, 교과서 포럼이 있는데 이번에 정부에서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검인정 교과서를 시행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서 자유주의 연대에서 국사 교과서에 대한 대응은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 다음에 전교조에서 제일 반대하는 것 중 하나가 교육 시장 개방입니다. 현재 공교육은 완전히 무너졌고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사교육을 하기는 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보니 돈 있는 집에서는 조기유학을 보내고 하는 실정입니다. 이런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 하나가 교육개방이라는 일부의 의견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먼저 교과서의 경우에는 8차 교육과정에서부터 국정교과서를 모두 없애겠다는 건데요, 그건 그 시점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는가에 따라서 모습이 상당히 달라진다고 봅니다. 지금 같은 정권에서는 국정교과서가 검인정 교과서로 바뀌는 것은 곧 교과서 문제가 더 나빠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교과서가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근현대사교과서인데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는 겁니다. 검인정 교과서가 되면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어떤 변명이 가능하냐하면 일본 정부에서 왜곡 교과서에 대해 하는 말과 같은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우리가 만든 게 아니라 검인정이다. 민간 필자들이 자유롭게 집필하고 일정 부분만 충족하면 되는 것인데 우리가 어떻게 모든 책임을 지는가’ 이럴 겁니다.
만약에 근현대사 교과서가 국정교과서였다면 그렇게 함부로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정권 밑에서 만드는가에 따라서 다릅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본적인 방향이 교과서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방향 자체에서는 맞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근현대사 교과서를 예로 말씀드리면 여섯 종류가 있습니다. 그 구성이나 내용이 거의 비슷합니다. 교과서를 만들 때 교육인적자원부에서 편수지침이라는 것을 줍니다. 그러니까 다 거기에 의거해서 만들기 때문에 그 구성은 큰 차이가 안 납니다. 문제는 그 편수지침을 만드는 교육위원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위촉하는데 그 과정 등이 공개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검인정이라고 하지만 자유롭게 제작하는 검인정이 아닙니다. 뭔가 간접적 지시에 따라서 만들면서 발뺌은 발뺌대로 하고 그러니까 오히려 국정교과서보다 더 악화된 결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정권이 바뀌면 그런 것도 바꿔야죠. 그러니까 한국은 여전히 정권 교체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물론 대안교과서를 연구했습니다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검인정에서 채택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지금 그런 현실입니다. 이것 역시 컨텐츠를 준비하고 정권이 교체되어야 뭔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에 교육개방문제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뉴라이트는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주의자들이기 때문에 FTA체결을 지지하고 탈민족주의적이고 열린 통상대국을 지향합니다. 저희는 애국적 세계주의라는 새로운 모토를 가지고 보다 더 풍부하게 개념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국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중요하니까 세계화 시대에 맞는 애국주의가 중요하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 기본 입장에서 교육개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희는 그런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습니다. 가칭 기러기 박멸 프로젝트입니다. 지금 유학으로 인한 國富(국부)유출, 가정파괴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교육개방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수순입니다. 先 내부개혁 後시장개방을 할 것인지 先 시장개방 後 내부개혁을 할 것인지 동시에 진행할 것인지를 정해야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현재 평준화 제도로 묶어둔 상태에서 교육개방을 하면 어찌보면 역차별이 생깁니다. 교육시장 개방이라는 것은 그들이 와서 우리와 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의 학교법인들은 자유롭게 경쟁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 정상적인 방법은 지금의 평준화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한 다음에 해야 한다고 보는 겁니다.
사립은 자립형으로, 공립은 현재대로 운영
고성달: 그렇다면 평준화 폐지 쪽으로 가실 의향이 있으신 겁니까.
신지호: 저는 그걸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데요. 충격요법이 있고 단계적 접근이 있고 그렇습니다. 단계적 접근은 자립형 사립고-그것도 용어 자체가 자립보다는 자율이라는 단어가 더 적극적이라고 봅니다만-와 같은 학교의 폭을 굉장히 확대시켜 버리는 겁니다. 지금처럼 까다롭게 인가해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자격요건만 갖추면 자율형 사립고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중학교에도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겁니다. 그러면 능력 있는 사립학교들은 모두 거기에 들어오지 않겠어요. 그럼 결과적으로 평준화 시스템은 깨지는 거죠. 처음에 공립까지 왕창 평준화를 깨버리기보다는 사립학교부터 먼저 평준화를 깨서 자립형으로 끌고 가고 공립은 공립대로 운영한다는 겁니다. 전교조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교조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럼 전교조 교사들과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학교 만들어 운영하라는 말이죠. 거기 보내고 싶은 학부모들, 거기 가고 싶은 학생들은 그 곳으로 가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장담을 하건데 전교조 선생님들도 자기 자식들은 거기 안 보낼 거에요.
고성달: 대학교 학생 운동권들을 보면 시위를 할 때 그 장비 등이 대단합니다. 그런 것에는 모두 돈이 드는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학 운동권들의 돈줄인 학생회비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학생회비도 학생회비지만 전교조의 경우에는 연간 예산이 200억 원이 넘지 않습니까. 자유주의 학생운동이나 비운동권 학생회를 여태까지 보면 학생회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똑같은 게 있습니다. 등록금 인하 운동입니다. 비운동권 학생회는 그걸 좀 약하게 하니까 학교 당국에서 선호하는데 그런 인식도 깨야 합니다. 학교가 잘 되려면 등록금을 좀 더 내야죠. 그것이 학생회의 주요 임무가 돼서는 안 됩니다. 학생회비에 대해서도 지금까지는 일률적으로 내고 있는데 조금씩 바뀌고 있거든요. 자율적으로 내고 싶은 사람만 내는. 우리가 KBS 시청료를 전기요금에 합산해서 내도록 한 것을 분리징수하는 것처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을 이미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자유주의 학생들이 제대로 할 정도의 역량이 못되고 있는 게 문제죠.
정치세력화는 언제, 어떻게의 문제일 뿐
강승규: 몇 번 말씀하신 거 같은데 지방세력화 끝나면 정치세력화를 하실 겁니까.
신지호: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치세력화 문제는 언제, 어떻게의 문제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어떤 사회운동이건 처음에 출발해서 성장 발전하다 보면 계속 사회운동으로 남아서 갈 수도 있고 정치권으로 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뉴라이트 운동이 싱크탱크 운동이나 각 분야별로 발전할 수도 있구요. 일부는 정치권에 진출하기도 하고 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라고 봅니다. 아까 강승규 편집장님께서 정치세력화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하셨는데 정치세력화 자체가 좋지 않다는 건지 지금 성급하게 정치 세력화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일단 2007년 대선에서 정치세력화할 것인지 특별히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김승연: 지금 당장 가장 큰 정치세력은 한나라당뿐이잖아요. 그런데 아까 그냥 기존의 단체들처럼 한나라당에게 흡수되거나 연합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씀하셨잖습니까.
신지호: 그렇게 일정한 명분과 원칙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야죠. 그러니까 이런 거에요. 여러분들이 최근 한국의 역사 속에서 경험한 것 중에 비판적 지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종류는 아닙니다. 아마도 뉴라이트는 정치세력의 前 단계로 정책세력화할 겁니다. 정치세력화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것이 정책세력화입니다. 제가 그래서 아까 자유주의 연대 올해 첫 번째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담론, 총론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생산이 가능한 집단으로 발전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한나라당이 말이에요-제가 파악한 정보로는-사학법 장외투쟁을 하면서 예산심의까지 보이코트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렇게 보이코트를 한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8조 9000억을 예산에서 삭감하겠다고 큰 소리를 쳐놓고는 구체적인 대안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국회에 복귀하려 해도 자신이 없었다는 겁니다. 만약 8조 9000억 원을 깎겠다고 해놓고 8000억 원 깎으면 안하느니만 못하잖아요. 그것도 사실 부담이 됐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에이, 그냥 장외투쟁 계속하자’ 이런 것이 하나의 요인이 됐다는 겁니다.
한국 정치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이제 20세기형 이념 투쟁이 아니라 21세기형 정책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주력해야 할 것이 대한민국 선진화를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2007년은 제가 얼마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만 민주화 시대의 종언과 선진화 시대의 개막이라는 겁니다. 2007년 대선을 통해 민주화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선진화 시대로 가야 한다는 겁니다. 16대 대통령에서 17대 대통령으로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면 민주화 시대가 끝나고 선진화 시대가 열린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선진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저희들은 그런 정책을 내놓기 위해서 분발하고 있구요. 그런 활동을 통해 정책세력화가 돼야 할 거고 만약 2007년 대선에 그런 어떤 연합전선이 형성된다면, 정책을 통한 어떤 참여를 통해서 한나라당을 환골탈태시키는 역할을 해야겠죠.
김승연: 만약 한나라당에서 그런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실 건지요.
신지호: 그때까지의 미래를 저희가 지금부터 생각할 건 아니라고 봅니다.
김성덕: 김대중 대통령의 6·15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잘못된 거죠. 6·15선언도 6·15선언이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 一聲(일성)이 뭐였냐. ‘여러분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이 사라졌습니다.’입니다.
그게 국민들에게 굉장한 환상을 심어준거죠. 제가 당시 워싱턴에 있었을 땐데요. 당시 워싱턴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을 주제로 각종 싱크탱크에서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귀동냥하러 다니고 있었는데 놀라운 것은 미국의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매파든 비굴기파든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중에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Euphoria(다행증․근거없이 행복감에 젖는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분위기에 도취해 사태의 본질을 망각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는 당시 한국 사회의 상태를 Euphoria라는 단어로 설명한 겁니다. 그 진단이 정확한 거 아닙니까. 불과 2년 후 북한 핵문제가 터져서 전쟁이 나니 마니 했지 않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또 뭐라고 했습니까. 2002년 당시 대선에서 16대 대선은 전쟁이냐 평화냐의 선택이라고 했죠. 자기의 앞 대통령이 2년 전에 전쟁위험은 사라졌다고 했는데 그 책임규명도 하지 않았죠. 문제는 뭐냐 하면 햇볕정책이라는 것은 이미 파탄이 난 정책인데도 그게 파탄났다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영혼이 없는 정당, 외부 충격이 필요해
최인식(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 최근 우파 이념 정당의 출현을 요구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신 대표님께서는 한나라당과 연합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나라당이 조금 적당히 개혁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지호: 저는 한나라당 자체의 혁신은 어렵다고 봅니다. 한나라당은 영혼이 없는 정당입니다. 대중에 영합하는 것은 열린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오십보 백보이고 기회주의적 속성도 강하고 영남 기득권 정당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자체적인 혁신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입니다. 외적 충격이 없이는 한나라당이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적 충격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후보가 누가 됐건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고 대선에 임하는 과정에서 연합전선을 구축할 때 아까 사무총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나라당도 거기에 한 세력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가장 큰 세력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뉴라이트도 들어가고 기존의 정통 보수세력도 들어가서 외적 충격을 주는 겁니다. 거기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파 정당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지금 여기서 폼나는 이야기 해봤자 소용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정치라는 것은 그때 가서의 영향력, 힘, 실력으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뉴라이트는 뉴라이트대로, 정통우파운동을 해오던 분들은 해오던 분들대로 내실을 갖추고 실력을 키우고 각각 당당하게 참여를 해서 한나라당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겁니다. 그리고 만약에 거기서 연합전선이 승리한다면 한나라당은 사라지고 새로운 정당이 탄생하겠죠.
우리도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게 한나라당에게 문제점만 지적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책, 새로운 작품, 사람 이런 것들을 공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2007년은 우파의 대지각변동의 해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될지 아니면 한나라당이 ‘너네들 와서 붙을려면 붙고 말려면 말어’하는 별 볼일 없는 세력이 될지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드리건대 김진홍 목사가 하는 또 다른 뉴라이트 운동 때문에 많은 혼선이 발생하고 있는데 며칠 전 연세대 유석춘 교수와 편한 자리에서 만나서 대놓고 속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제발 김진홍 목사한테 전해라. 제발 당신네 행사할 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시장 부르는 그 버릇부터 고쳤으면 좋겠다. 뉴라이트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뉴라이트는 그러면 뉴라이트가 아니죠.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시장의 힘에 의지해서 자신의 세를 불리겠다는 것은 진정한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그 분들이 그런 부분의 실수는 있지만 그걸 극복해 바른 길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바깥 세력이 한나라당을 거의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꿔내는 뭔가가 되면서,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하나의 주체로써 간다는 거죠. 아무튼 한나라당 자체의 힘으로만 바뀌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강승규: 오랜 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말씀 듣겠습니다.
신지호: 오늘 기자분들과 만났다는 것을 떠나서 이 시대를 함께 고민하는 분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드린 거 같습니다. 역시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생각을 그 간의 여러 가지 글이나 말로써 어느 정도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해하는 각도라든가 방향도 다른 것을 보면서 역시 대화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대화가 충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남은 부분은 나중을 위해서 남겨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력소개]
申志鎬(신지호) 자유주의 연대 대표,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병역 육군 병장 전역[병역기간] 1985년 3월 ~ 1987년 6월
학력 사항
1981 ~ 1985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7 게이오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 2000 게이오대 대학원 국제정치 박사
경력 사항
1992.1 ~ 1994.2 경실련 통일협회 국제부장
1997.4 ~ 1998.3 일본 오사카대학원 국제공공정책학과 강사(한반도문제 강의)
1997.10 ~ 1999.9 일본 21세기정책연구소
2000.3 ~ 2000.7 조지 워싱턴대 시거센터 초빙연구원
2000.8 ~ 2002.7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
~ 2003.9 한국개발연구원 북한경제팀 초빙연구위원
~ 현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2002 ~ 현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2004.11 ~ 현 자유주의연대 대표
[저서]
북한은 무너지지 않는다(번역)/지식공작소/1997.05.28
북한의 개혁·개방/도서출판 한울/2000
미·북 경제협력의 전개구도와 한국의 대응방안/대외경제정책연구원/2000
남북경협 Guideline/삼성경제연구소/2001.04.25
북한경제 발전전략의 모색/한국개발연구원/2002.12.31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첫댓글 태극기가 어느날 갑자기 이기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