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1, 2
1.
고급 마네킨 공장에서 마네킨의 눈을 만드는 미녀를 애인으로 둔 사람은 혼자인 시간이 많다.
그녀가 눈을 만들어서 마네킨을 완성시켜야 하고, 아직 무표정한 마네킨은 끝없이 줄 서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것은 그녀의 눈에 열이 나서 가동을 쉬기 위해 교체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어떤 휴일, 그는 애인의 손을 잡고 있다가, 그 손은 마네킨의 눈을 만드는 것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고 얼른 손을 놓는다. 대신, 아름다운 애인의 볼에 키스를 해보지만 그녀는 너무 차가운 모양이어서 겁이 났었다.
2.
그녀도 사실 기계는 아니어서 애인에게 말을 한다.
"미안해요. 제가 보고 싶으면 마네킨의 눈을 보세요. 따뜻한 제 눈이 느껴질 거예요."
짧은 전화통화는 그녀의 사랑이 느껴져 혼자인 것을 위로할 수 있지만 기다림은 기다림이다.
혼자서 드라이브를 한다.
섬찟한 미인이 스친다.
처음 본 그녀를 밤새 꿈꾼 나머지, 다음날 장미를 들고 찾아가야만 했고, 그녀는 그를 애타게 기다리던 마네킨이었다.
그는 한다발의 장미대신 한다발의 돈을 주고 마네킨을 방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애인에게 죄책감이 들지만, 그는 그것은 정당한 것이라고 변호를 할 수가 있다.
그녀보다 더 아름답고 착하게 보이기만 하고, 더구나 그를 위해 항상 곁에 있어 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같이 지내기로 한 그는 마네킨에게 고백한다.
"완벽한 미인은 당신이 처음이오."
첫댓글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자꾸만 그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외모 지상주의...참 맘에 않듭니다 얼굴에서 1cm만 벗겨내면 거기서 거긴데... 몸매? 그건 노력하면 되니까 그럴 수 있다지만.. 부드럽고 너그럽고 따듯한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거기에 목숨 걸 그런 세상이기를 부질 없이 생각해봅니다^^
그런 느낌을 줄 수도 있겠네요. 진지한 감상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유리 박스에 서 있는 마네킨이 넘어 가는 해를 사랑했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느티님 말에..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경의를 적극적으로 표하는 듯 보였던, 아일랜드 란 영화가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