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9월 14일(수)*
▲가을 속으로
◼가을을 부르는 노래①
◀가을 참 예쁘다.
◾박강수
◀가을 아침
◾아이유
◀가을이 오면
◾서영은
◀가을 편지
◾최백호
◉태풍이 아니더라도
유난히 비가 잦았던
8월과 9월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비는 결실기의
농작물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하지만 많은 비로 숲은
그만큼 풍성해지고
여유로워졌습니다.
◉우선 가을 산에서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더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물 마실 곳이 많아져서
산행에 동반하는 진별이도
좋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계곡을 만나면 뛰어 들어가
얼른 목을 축이고
한바탕 물장난치다 나옵니다.
◉숲속에 습지가 그만큼
많아지고 넓어졌습니다.
계곡 옆이나 산길 옆 도랑,
물 고인 웅덩이 주변
여러 곳에서 습지 식물들이
무리 지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습지식물이 고마리와 물봉선입니다.
물이 흔해져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빨리 군락을 이뤄
자리 잡은 느낌입니다.
우선 일찍 가을 속으로 들어선
핑크색의 별사탕, 고마리를
지난해보다 앞당겨 만나봅니다.
◉탁 트인 습한 곳에
무리 지어 자라는 고마리는
메밀과 비슷한 열매를
맺는 야생의 풀입니다.
실제로 이 열매는 기근 때
수제비 비슷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고 합니다.
구황식물로 이쁨을 받았습니다.
식재로, 약재로, 물을 정화하는
역할로 오래전부터 사람에게
이로운 역할을 해온 고마리입니다.
그래서 고마리가 ‘고마우리’라는
말에서 온 게 아니냐는
짐작이 나올 만합니다.
고마리의 생존과 종족 번식의
지혜는 놀랍습니다.
◉별사탕 같은 귀여운 꽃은
작은 꽃이 열 개, 스무 개 모여서
하나의 꽃처럼 보입니다.
5갈래로 갈라지는 꽃잎 모양의
꽃받침은 붉은색 또는
흰색을 띱니다.
작은 꽃 몇 개로는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오래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순서에 따라 차례로 꽃을 피웁니다.
그러면서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것은
전적으로 벌레를 불러 모으기 위한
수단입니다.
◉여뀌과의 고마리 줄기에는
아래쪽으로 굽은 날카로운
가시가 있습니다.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큰 동물에 붙어 활동 범위를
넓혀 가기 위한 가시입니다.
화살촉처럼 생긴 잎의 모양도
특이합니다.
◉고마리의 꽃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땅속에도 꽃이 있습니다.
꽃을 피우는 것은 벌레를 불러
가루받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땅속에 꽃이 있으면
벌레가 찾아올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벌레 없이 자가수분으로
열매를 맺는 폐쇄화입니다.
땅 위의 열매와 땅속의 열매는
하는 일이 다릅니다.
일년생인 고마리의 부모는
씨앗을 남기고 생을 마감합니다.
멀리 가지 못하는 땅속의 씨앗은
바로 그 자리에서 이듬해
싹을 틔웁니다.
◉땅 위에 꽃에서 생긴 씨앗은
다릅니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 합니다.
바람에 날려 가기도 하지만
물새가 그 역할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고마리 열매는 물새의 배속에 들어가
새로운 세상을 찾아갑니다.
소화되지 않은 채 배설된
딱딱한 열매는 새로운 세상에
도착해 뿌리를 내리면서
고마리 세력 확대에 일조합니다.
대단한 종족 보존과
세력 확산의 지혜입니다.
◉고마리는 더러운 물에서도
잘 자랍니다.
그냥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고마리의 흰 뿌리는
주변의 오염물질을 빨아들여
물을 깨끗하게 만듭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지저분한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물고기에게는 피난처와 산란처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핑크빛의 귀여운 꽃도 예쁘지만
하는 짓도 예뻐서
가을 속에서 고마리를 만나면
칭찬해주고 지나갈 만한
기특하고 고마운 풀이고 꽃입니다.
◉고마리도 있고 코스모스도 있는
가을은 참 예쁜 계절입니다.
예쁜 감성을 불러오는 이미지는
그 외에도 많습니다.
국화를 비롯한 여러 가을꽃이
등장합니다.
고추잠자리 귀뚜라미, 다람쥐,
기러기도 있습니다.
하늘과 구름과 바람도 모두
가을에는 더 예사롭지 않습니다.
낙엽과 단풍은 가을의 브랜드입니다.
이런 것들에 실려 오는 외로움과 ‘
그리움, 추억, 회상, 이별이
모두 노래가 되고 시가 됐습니다.
그 가을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이 예쁜 계절을 동요처럼
기타 선율에 담은 포크송
‘가을은 참 예쁘다’를
올해도 듣고 지나갑니다.
박강수의 가을 명곡입니다.
이름난 가수도 아닙니다.
대규모 공연도 아닙니다.
소규모 공연에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듯
노래해 온 여성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기타 하나, 하모니카 하나,
맑은 목소리로 20년 이상
노래하는 동안 쉰 살 문턱에
와 있는 박강수입니다.
그동안 10장의 앨범과
백곡이 넘은 자작곡이 쌓였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들의
그림에 붙여진
예쁜 가을 노래입니다.
https://youtu.be/x49m_u6D9FM
◉커다란 기쁨과 행복을 주는
‘가을 아침’을 만나봅니다.
‘가을 아침’은 ‘양희은 1991’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비엔나의 이병우와
뉴욕의 양희은이 만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와 함께
만들어 낸 예쁜 가을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유의
노래처럼 돼버렸습니다.
원곡에는 부모에게 좀 모자라 보이는
뜬구름 잡는 아들이 등장합니다.
커버 곡에는 아이유가 등장해서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느 쪽이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이웃이 있어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가을 아침이 됐습니다.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아이유의 목소리가
기타반주와 만나면서
노랫말과 빈틈없이 잘 어우러집니다.
그래서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가을 아침’이 됐습니다.
5년 전 9월에 나온 이 노래는
오전에 발표해 오후 1시에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2017년 한국갤럽조사
‘올해의 노래’ 3위
그해 아이유를 ‘올해를 빛낸 가수’
1위에 올려놓는데 한몫했습니다.
아이유의 풋풋함과 청량감 속에
묻어나오는 기쁨과 행복의
‘가을 아침’입니다.
https://youtu.be/yUvppnhqlBY
◉이문세가 부른 ‘가을이 오면’은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노래로
꼽힙니다.
특히 이 노래가 담긴 1987년의
앨범 이문세 4집은
대한민국 100대 명반 10위권에
자리할 정도로 유명합니다.
여기에 담긴 노래 모두를
故 이영훈이 작사 작곡했습니다.
‘가을이 오면’은
가을 풍경을 시적으로 묘사한
노랫말과 이영훈 특유의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게 해줍니다.
본격적인 한국의 팝 발라드
포문을 열어젖힌 노래 가운데
한 곡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리메이크의 여왕’으로
불리는 서영은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립니다.
그녀가 펼치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가을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Lhvy_dPyU_I
◉편지 한 통쯤
써서 보내고 싶은 계절아
가을입니다.
받아보면 더욱 좋습니다.
그래서 봄 편지, 여름 편지란 말보다
가을 편지란 말이 훨씬 익숙합니다.
이해인 수녀, 작가 신달자 등
많은 문인이 ‘가을 편지’란
시를 남겼습니다.
같은 제목의 고은의 시에
김민기가 곡을 붙여
최양숙이 불러 널리 알려잔 노래가
‘가을 편지’입니다.
고은의 명성에 빛이 바래졌지만
‘가을 편지’는 여전히 사랑받는
노래로 가을마다 소환됩니다.
최백호가 대전 소대헌 호연재
고택에서 띄우는 ‘가을 편지’로
마무리합니다.
https://youtu.be/DoOtIY0u19E
◉제비가 강남으로 떠나고
기러기가 찾아오는
자리바꿈의 시기입니다.
지금처럼 곡식이 익어갈 때는
들판에 새들이 부쩍 늘어납니다.
여기서 사는 새들이 대부분이지만
더 남쪽 나라로 가서
겨울을 나기 위해 지나가는 새도
적지 않습니다.
주로 멧새류가 많습니다.
가을 철새 또는 통과 조류로 불라는
새들입니다.
사람이 여행 중에 휴게소에서
요기를 하고 떠나는 것처럼
이들 지나는 새들도
들판휴게소에 들러
곡식과 곤충으로 배를 채우고
떠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