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봄 햇살은 하루가 다르게 따사로워진다. 아침저녁은 조금 서늘하지만 한낮은 거의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더울 때도 있다. 따스한 계절을 맞이하여 들판에는 점점 초록 빛깔이 무성해진다.
들판의 보리도 다른 식물에 뒤질세라 성장을 재촉하며 푸른 빛깔을 자랑하고 있다. 요즘은 보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적지만 예전에는 보리도 우리의 주된 곡식으로서 중요한 식량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생산량이 대폭 감소하여 쌀보다 드문 곡식이 되었고 건강을 위하여 특별히 먹는 밥이 되었다.
보리에는 비타민 B1과 비타민 B2의 함량이 쌀보다 많아 각기병 등을 예방하는데 좋다. 또한 베타글루칸(β-glucan)이라는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하여 당뇨병 환자나 과체중인 사람들의 건강식으로 매우 좋다.
이 밖에 싹이 튼 맥아는 엿기름이라 하여 곡물을 당화시키는 재료로 이용된다. 이 맥아는 강장제 및 각기병의 치료제로 이용되기도 한다.
들판의 보리를 보니 문득 어린 시절 보리피리를 불고 조금 덜 여문 보리를 불에 구워 먹던 추억이 떠오른다. 삐이~ 보리피리를 불면 하늘의 종달새도 춤을 추었다. 또한 구운 보리를 먹느라 입가장자리가 검게 변해도 즐겁고 신났었다.
4~5월은 옛날 사람에겐 보릿고개로 불렸다. 쌀은 익지 않았고 보리는 여물지 않아서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았다. 주린 배를 잡고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던 그 시절은 가파른 산 고개를 넘는 것보다 더 힘들어 보릿고개로 불린 것이다.
이젠 모두가 굶주리지는 않고 산다. 되레 너무 먹어서 비만으로 고혈압, 당뇨병, 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으로 고생이다.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긴 조상들을 생각하며 과식이나 탐식은 경계하며 살아갈 일이다. 보리를 보며 향수에 한 번 젖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