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의 넓은 터는 목재 데크가 깔끔하게 차지하고 옆에는 벤치도 설치돼 있다. 정상 가장자리는 화사하게 꽃을 피운 철쭉이 둘러싸고 있어 산상 화원의 쉼터로서 손색이 없다. 정상 표석과 삼각점(양산 23, 1992 재설)을 비롯해 등산 안내판과 이정표도 있어 하산길을 잡는 데 참고하면 수월하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시원하다. 서쪽으로 천성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고 그 너머로 취서산·신불산·운문산·가지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군이 조망된다. 북쪽으로는 울산광역시가지와 문수산 치술령이, 남으로는 우뚝 솟은 달음산과 부산의 진산 금정산이 올망졸망한 주변의 산과 어우러져 정겹게 다가온다. 동쪽에는 짙푸른 바다가 보석처럼 펼쳐져 산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씻어 준다.
목재 계단길을 따라 2봉으로 향한다. 이곳은 철쭉의 군락지로 꽃 터널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 150m 정도 내려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편 산길로 이어진다. 빤히 보이는 2봉을 쳐다보고 철쭉 군락지를 빠져나오면 안부 갈림길. 여기서 급경사의 오르막을 올라서면 2봉(670m)이다. 대운산 1봉에서 30분이면 닿는 2봉에는 표석이 서 있고 1봉에서보다 더 뛰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지나온 능선과 계곡은 물론이고 대운산의 속살까지 들여다 볼 수 있고, 울산광역시의 시가지와 동해가 한층 가까이 다가온다.
▲ 원효대사가 처음 부처님 은광을 심었다 하여 불광산으로 불렸다는 대운산.
하산은 표석 뒤편의 남쪽 능선길로 꺾어 든다. 훤히 내려다보이는 도통골을 오른편에 끼고 경사가 가파른 바윗길로 내려서면 완만한 능선 길이다. 중간에 작은 봉우리들을 넘고 갈림길이 있지만 능선을 이어간다 생각하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2봉을 떠난 지 30분이 지날 무렵 오른편 계곡으로 떨어지는 길을 만난다. 도통골이다. 이 골짜기는 숲이 울창한 데다 너른 암반 위로 흐르는 계류가 폭포와 소(沼)를 만들어 놓아 여느 이름난 계곡에 못지않다. 특히 내원암은 원효대사가 마지막 수행 장소로 택한 곳으로,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 하여 ‘도통곡’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계곡에 자리한 대피소를 지난다.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다. 대운교를 지나고 주차장을 벗어나 다소 지루하지만 30분 정도 걸으면 산행 날머리의 버스 종점인 상대마을 노인정에 닿는다.
대운산은 부산이나 울산에서 접근하는 것이 편하다. 장안사를 들머리로 할 경우 부산에서는 기장까지 시내버스를 이용, 기장시장에서 하차한 후, 장안사행 마을버스 9번(오전 08:20, 09:05, 10:05, 11:00)으로 갈아타면 된다. 울산에서는 해운대행 시외버스를 이용, 장안읍 좌천에 내려 장안사행 마을버스로 갈아탄다.
들머리를 상대마을로 할 경우 부산에서는 해운대역 맞은 편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5시 10분부터 15~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울산행 버스를 이용, 남창에 내리면 된다. 남창우체국 옆에서 상대마을까지 마을버스가 1일 11회(오전 7:40, 9:10, 10:10, 11:10) 운행한다. 울산서도 마찬가지로 해운대행 시외버스를 이용, 남창에 내려 상대행 마을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남창에서는 콜택시(052-237-3300) 이용도 가능하다.
웅상읍(서창 또는 명곡리)을 산행들머리나 날머리로 할 경우에는 울산이나 부산에서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고 있어 편리하다.
숙식(지역번호 052)
부산이나 울산을 경유할 경우 경유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 좋다. 산행 들머리까지 교통편이 원활하고 숙식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장안사 입구에는 식당 및 민박집이 여럿 있다. 장안사 매점(051-727-2397). 상대마을에는 식당과 민박을 겸하는 아기소산장(239-7090), 대운산매점(239-4628) 등이 있고, 웅상읍에도 숙식 해결이 용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