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떻게 해야 부처로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삶의 순간순간을 부처로 살 수 있을까요?
먼저 ‘부처님처럼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나중에 부처님과 가까워지면 행복해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이 생각의 바탕에는 ‘나는 부처가 아니다’가 깔려있으니까요.
이것은 완전히 불교의 뜻과 어긋나는 것입니다.
온전한 불교는 뭐냐? 지금 이 자리에서 나답게 사는 게, 바로 부처로 사는 것입니다.
나답게 사는 것이 무위로 사는 것입니다.
이 우주는 항상 진리를 꽃피우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면 바람이 불어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아주 짠한 고요함과 행복과 어떤 진리를 맛볼 수 있거든요.
문득 제가 처음 청량산을 걸어 올라갈 때가 생각납니다.
가을에 들어가는 초입이었는데요, ‘인간이 사는 세계가 맞나? 극락세계가 이런 모습이겠구나’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청량사에 앉아 풍경에 취해 바라보고 있노라니 생각도 없어지고 모든 시비분별이 딱 끊어져버렸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오직 아름다움만 느꼈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법당 뒤에서 바람이 싸악 불었습니다.
우수수 하면서 낙엽이 떨어지면서 햇빛에 반사되는데 반짝반짝 빛나는데, 순간 이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쨍! 하는 것을 내 마음속에 가져다주었습니다.
이 아주 작은 현상 또한, 이 작은 현상이 다 부처님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 우주 모든 것이 부처님의 진리를 머금고 있고 그것 자체가 바로 부처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깨달을 수 있고, 언제나 부처님의 법음을 들을 수가 있고, 어떤 순간에도 부처를 친견할 수가 있습니다."
<법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