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와 행인/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사랑하니까, 괜찮아. 나라원]===
저의 고향은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다대리'라는 두메산골입니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큰 천(川)이 있었습니다.
흥천초등학교 가려면 이 흥천을 나룻배로 건너갔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뱃사공이 등교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콘크리트 다리가 건설된 후,
우리들의 등교를 도와주었던 나룻배는 밧줄에 묶여 있었고 뱃사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나룻배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행인을 기다립니다.
나룻배는 눈비 맞으며 밤새....
한용운 시인님의 시를 대입하면
당신을 기다립니다.
나는 눈비 맞으며 밤새...
편한 휴일 되시고 행복하세요.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