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포구마을이다.
잔잔한 바다는 해감내를 물씬 풍기고 있다.
하늘엔 짙은 구름, 저녁이 가까워도 노래에 등장하는 석양빛은 비치지 않는다.
이 바다에서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단 돛배가 어디론가 흘러간다고 했다.
진해 시내를 벗어나서 남쪽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대중가요 황포 돛대의 배경이 된 영길마을이 나온다.
대중가요로 널리 알려진 황포 돛대는 이 마을 출신 이일윤(필명 이용일)이 경기도 연천의 포병 부대에서 근무할 당시 세모를 앞둔 어느 눈 오는 날 밤에 향수로 잠을 못 이루다가 어린 시절의 고향 바다인 영길만을 오가는 배에 마음을 담아 노랫말을 지었다.
그 뒤 1964년 백영호 작곡 이미자 노래로 발표되었으며, 2003년 마을 가까운 곳에 노래비를 세웠다. 노래비에는 이 노래가 만들어진 경위에 대한 설명이 있다. 해안을 따라 공사를 하느라 가림막을 설치해 놓아서 노래비에서는 바다를 볼 수가 없다.
황포 돛배가 오가던 포구는 낚싯배 몇 척이 부두에 묶여있을 뿐 한산하다.
젊은이 몇이 정박해 있는 배에 올라 낚시 인가를 하며 장난치며 놀고 있다.
배가 드나드는 바닷길은 해안선을 따라 무슨 공사를 하고 있다.
작사가가 젊은 시절 군 생활을 하면서 향수에 젖을 때 떠오르는 것이 고향의 바다였다. 해풍과 비바람에 이는 파도소리가 구슬프고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의 울음소리에 마음이 서러웠을 것이다. 또한 바다를 터전으로 사는 현실은 그리 녹록지가 않았을 것이다.
나의 부모님도 사시사철 논과 밭에서 사셨다.
등에 지게를 지고 머리에 대야를 이고 무논에서 보리밭이랑 위에서 쪽배처럼 오가며 사시다 마른풀처럼 가셨다. 시골의 포근함 뒤에 현실에서 부닥치는 삶은 달랐다.
갯벌 냄새 나는 눅눅한 바닷바람을 가슴 깊숙히 들이 마신다. 바닷가에 늘어선 어촌 풍경에 겹쳐 노래 속의 장면을 상상한다. 바람이 잔잔한 해거름, 기폭에 석양을 받으며 미끄러지듯 포구를 떠나는 황포 돛배여.
첫댓글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동백아가씨, 섬마을선생님, 황포돗대 ....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노래를 부른 이미자씨죠. 어찌 보면 위대해 보이기도 합니다.
동백아가씨 등은 한 때 왜색가요로 지목돼 방송금지가 되기도 했었죠.
그것도 박정희대통령 시절에.... 요즘 열풍이 부는 트로트와 당시의 그것이 뭐가 다른지 때로 궁금합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시네요. 감사히 읽습니다.
참 많이 애창되던 노래의 사연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황포돗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