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머언 베트남 땅에서 길을 걷고 풍경과 사람을 만나고 돌아오니 겨울비가 환영의 몸짓을
하듯이 주적주적 내립니다. 삶의 고단함이 만만치 않은 시대,들뜰 일도 거의 없지만 한 해를
차분히 마무리하고 새해를 여여히 맞으라는 하늘의 뜻을 전하는 듯 짐짓 준엄하기까지 합니다.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 견디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견뎌지고 버텨지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솔깃하기도 하구요. 그마저도 끝내 흘러가고 지나가는 것이기에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인지도 모르구요. 한 해의 끝에서 지난 시간,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제쳐두고 오늘
이 시간을 그대로 즐기고 느끼는 지혜로운 삶을 온 마음으로 염원해봅니다.
아직 남은 한 주의 몇 일을 온전히, 오롯이 맘껏 누리시길요.
지난 한 주, 아니 거의 10여일, 잘 보내셨는지요?
베트남 길위를 뚜벅뚜벅 터벅터벅 걷느라 이번 주 월요편지는 많이 늦어진 목요편지가 되었습니다.
대설 다음날인 지난 금요일 이른 아침에 고딩 친구들과 함께 떠난 베트남 트레킹등 여정이
오늘 나무요일 아침에 마무리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분주한 즈음임에도 낯선 그 곳으로
'그냥 떠난' 그 시공간 여행이 꿈을 꾸듯 삶에 녹아들었습니다.
첫 여정지인 호치민(사이공)에 도착하여 늦은 밤 침대버스를 타고 베트남 젊은이들과 특별한
트레킹을 떠났지요. 이름하여 Ta Nang - Phan Dung(TNPD) 트레킹 투어, 한적한 길을
걷기도 하고 농사용 트렉터를 타기도 하면서,이국적인 베트남 땅을 즐겁게 맘껏 누렸습니다.
끝이 없는 길, 산위의 캠핑, 오토바이 타기등 낯섬과 불편함이 뒤엉키고, 그것 때문에 오히려
설렘과 즐거움의 시간이 되니 그래서 삶은 신기한 무엇임이 분명한 듯 했구요.
무엇보다 '낯선 사람'이 어느 새 '친구'가 되어 어우렁더우렁 지낸 짧은 1박 2일의 행복한 여정이
인생의 길 위에 각인되듯 깊게 새겨졌습니다. 순박하고 따뜻한 베트남 젊은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달요일에 만난 호치민 붕따우, 화요일의 메콩강 델타 투어, 수요일의 호치민 투어까지 베트남의
숨겨진 비경과 애잔하지만 아름다운 삶의 풍경들 또한 실핏줄처럼 온 몸을 파고 들었습니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삶이 살갑게 다가왔음은 물론이구요.
조금은 아쉽고 쓸쓸함이 밀려오는 한 해의 끝에서 결코 작지 않은 따뜻한 선물을 한아름 받은
것 같아 얼마나 즐겁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그 길에 기꺼이 나선 내 자신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지난주 월요일(12.4)엔 아침 일찍 세종으로 달려가 세종인재평생교육진흥원에서 행복디자인
특강을 했구요. 세종이 진정 행복한 도시의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요.
이어서 대전과 제천을 돌며 사람의 숲에서 행복을 찾아나서는 여정을 이어갔구요.
수요일(12.6) 저녁엔 지난 6월에 다녀온 돌로미티와 동부지중해 크루즈 여행팀등과 '크루즈
송년회'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행이 인생의 최고 수준의 '그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확인하는 요즘이구요. 떠날 수 있을 때 떠나는 습관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지 누구에게나
귀띰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호모 루덴스(Homo Ludens),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이니까요.
새로운 청년의 마음으로 기꺼이 즐겁게 시도하고 도전하는 삶,
내가 먼저 돕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삶!!!
"Sông có khúc người có lúc" (강에 굽은 곳이 있듯, 사람도 때가 있다)
- 베트남 속담
2023. 12. 14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