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2박 3일 LA 여행 - 바람과 햇살을 친구 삼아 떠난 보물 찾기 여행
그저 내 칼럼에 댓글을 달아준 고마운 분들인데,
스스로 팬미팅 후기라 칭하니 민망하기 짝이 없다.
내가 미시 USA라는 사이트에 칼럼방을 개설한지도 어언 3년 6개월이 되어 간다.
10년, 20년 꾸준히 글을 올리시는 분들도 많지만,
나 역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칼럼방을 통해 많은 분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I Love Las Vegas 라는 이름의 라스베가스 로컬 사이트에는
2021년 5월부터 칼럼을 게재했으니 벌써 5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이 곳에는 내 칼럼방이 따로 없지요 ㅠ)
LA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시 USA라는 사이트의 특성 상,
그 안에 칼럼방을 개설한 내 변변치 않은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분들은
대부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물론 시카고 분도, 뉴욕 분도, 하와이 분도,
심지어 한국에 거주하던 분도 만난 적은 있지만 말이다.
보고 싶다.
내게 일일히, 손수, 자발적으로, 한결같이, 일부러 시간 내어,
아름답고 예쁜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을 만나고 싶었다.
라스베가스로 놀러 오세요!
라스베가스에 티나 김이라는 친구가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입버릇처럼 떠들곤 했지만 여행이라는게 어디 말처럼 그리 쉬운가.
실제로 라스베가스에 사시거나
일 때문에 혹은 여행이라도 오신 분들은 직접 만났다.
만나자고 하면 올타쿠나~ 하고 버선발로 나갔다.
좋아 죽겠으니 말이다.
그 수가 100 여 명이 훌쩍 넘는다.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는 분도 있었고,
뭐 저리 못생긴 여자가 다 있어?
하시는 분도 분명 있었을테지.
가족 하나, 친구 하나 없는 내게
미시든 아이러브든 온라인을 통해 만난 친구는 이유를 막론하고 소중하고 고귀하다.
그래서 떠났다.
가자, LA로. 내 온라인 친구들을 만나러!
오실 시간이 안된다면 제가 찾아 갑니다!
온라인도 좋고 칼럼도 댓글도 다 좋지만,
성질 급한 티나는 그냥 무작정 얼굴 보고 싶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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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 금요일 5월 8일 오전 9시,
바람은 가볍고 햇살은 따스한 오전,
다가 올 Mother’s Day와는 아무 상관 없던 나는
운전하다 혹시라도 졸리면 먹으려고 준비 해 놓은 육포와 주전부리,
감사한 마음을 전할 소소한 선물들을 싣고 차 시동을 걸었다.
고속도로는 한산했고 하늘은 맑았다.
가슴은 이미 콩닥거린지 오래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얼마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성당에서 배운 성가를 흥얼이며,
하늘에 계신 혹은 바로 내 옆자리에 타고 계신 하느님을 벗 삼아,
조잘조잘 쓸데없는 수다를 지껄이며
룰루랄라 오천 년만에 떠난 LA 나들이였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LA에서 남쪽으로 20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세리토스 지역.
고요하고 아름답고 비싼 집들이 즐비한 고급 동네이다.
유일하게 나를 집으로 초대해 주신 큰언니 같은 첫 번째 보물은
상상했던 이미지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여유롭고 인자한 푸근한 인상에 미소가 먼저 반긴다.
“나 원래 음식 못하는데에에에~~~
티나씨 온다고 해서 일부러 김밥 말았어요오오~~
맛 없어도 많이 드세용’”
직접 담근 총각 김치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버섯이랑 멸치 반찬까지,
헉? 언제 내가 미리 정보를 흘린 적 있나??
큰 언니 ‘보석’의 정보력은 FBI나 AI를 충분히 능가하고도 남겠는데?
내 입맛을 어찌 아셨을까나?
하느님이 슬쩍 귀뜸해 주셨을까나?
제일로 좋아하는 음식이 김밥이랑 총각 김치랑(이건 100% 진심임) 버섯이랑 멸치???
미국 살이가 16년이 되어 간다.
살면서 집 밥을 대접받은 적이 있었을까?
이동하기 위해 운전하는 와중에도 곰곰 생각하고 또 했다.
아무래도 없다.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만큼 내게는 감동이다. 돌아가신 엄마가 눈물과 함께 내 시야에 겹친다.
억지로 참고 간신히 속으로 삼키며 실없이 낄낄댄다.
평생을 잊지 않는다, 나에게 손수 집밥 해 주신 분을 말이다.
뚱뚱한 배를 한껏 앞세운 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장소로 향한다.
부에나 팍에 위치한 Fairfield by Marriott라는 작은 호텔.
가장 저렴한 150불 정도의 방을 잡았는데 한 가지 신기한 건 화장실이 두 개였다.
넘버 원, 넘버 투를 각기 다른 화장실에서 이용하라는 뜻인가?
아무렴 어떠하리, 모자란 것보다는 넘치는 게 좋으니 ㅎㅎ
거실도 따로 침실과 분리되어 있는 구조라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홀라당 짐만 내려놓고 향한 곳은 그 유명한 La 한인 타운 한복판 소스몰.
평생에 LA를 방문한 횟수가 100번은 족히 넘었지만 소스몰은 처음이다.
으리으리 휘황찬란 번쩍번쩍, 촌놈이 따로 없다.
3층까지 이어진 몰은 한국 음식점들은 물론 다양한 상점들로 가득하다.
젊은 외국인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거나 유튜브를 촬영하기도 한다.
지나던 그들의 젊음에서 상큼한 레몬 향기가 난다.
두 번째 만난 나의 보물은 부부가 함께 반겨준 카리스마 끝판왕 왕언니 ‘보물’!
날씬한 체형과 가녀린 몸짓, 부드러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왕언니 포스가 맞다.
거기에 짝꿍으로 함께 뵙는 형부는 연신 언니를 챙기기 바쁘다.
세상에 저렇게 다정한 남자도 있구나~
신기하면서도 부럽게 턱이 빠지도록 두 분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6,25 사변(?)의 헤어진 언니를 만난 것 같은 반가움이 앞선다.
생선을 안 먹는 대신 해산물 킬러인 나를 위해 고른 횟집, 베니스 비치.
하나라도 더 먹이려 주문하는 손길이 바쁘다.
라스베가스에서는 보기 힘든 탱탱한 해삼과 멍게, 전복, 소라, 문어, 새우장, 성게는 물론
간장게장, 양념게장에 전복 물회까지, 거나하게 소원을 풀어 제꼈다.
해산물 배터지게 먹고 싶던 소원을 베풀어 주신 분들,
늘 칼럼방으로 달려 와 정성스런 댓글 달아주시고 비싼 음식 사주시고,
갈 때 선물로 내가 요리하는 것 좋아한다고 비싼 칼 세트까지 챙겨 주시는 분,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 걸까?
과연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일까??
너도 손님 치뤄봐서 알잖아.
은근 부담되고 시간 내야 하고, 돈 들고, 신경 쓰이고, 잘 해야 본전인 거, 너도 알잖아.
혹시라도 행여라도 평온하던 그들의 일상에 떡하니 나타나
예기치 않던 실례를 범한 건 아닌지….
는 쥐뿔!
소주를 4병이나 까면서 왁자지껄 못다한 회포를 푼다.
얼큰하게 술이 오르면서 우정도 오른다.
보석은 내 눈 앞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새삼 느낀다.
나, 늦게나마 이렇게 큰 사랑 받고 사는구나.
잘 살고 있구나, 티나야.
맨날 외롭다고 징징 대더니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잘 얻어 먹고 다니는구나.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내 눈 앞의 ‘보석’들이 이렇게 소중한지 새삼 깨닫는다.
우헤헤 신난다!! 오늘이 내 생일인가? 마냥 행복이 베시시 새어 나온다.
이미 스케줄 잡혀 있던 피클볼 예약 때문에 술을 안드시는 왕언니를 보며
우씨, 날씬한 사람은 다 이유가 있어! 자기 관리 뭐여?
집 밥, 김밥 배터지게 먹은 지 얼마나 지났다고 넌 이 음식들을 다시 해치우는겨?
더 뚱뚱해진 배가 한없이 야속해지는 밤이 깊어간다.
혼자서라도 무작정 걷고 싶은 LA 밤거리의 고즈넉함이지만
연신 나오는 하품이 나를 호텔로 이끈다.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구두에 샤워 후 살짝 뿌린 조말론 향수 한 방울이
혼자 떠난 여행의 적적함을 온기로 가득 채워준다.
LA의 이른 아침은 나른하고 상쾌하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마트 오픈 시간이 안됐다.
난생 처음 손도 안 대던 호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죽인다.
윽, 사약같네.
쓰다. 그래도 향은 좋다.
큰 바위 얼굴이라도 셀카 한 장 찍어 주는 센스~~
다음에 만날 분이 벌써 머릿 속에 가득하다.
곱게 화장을 하고 나서
5불 짜리 한 장 곱게 침대 위에 두고 다음 여정을 향해 떠난다.
H 마트는 라스베가스에도 있으니 한남체인을 가자.
라스베가스 마트 물가보다 LA가 20% 정도 저렴하다.
베가스에서는 절대 찾기 힘든 달달한 귤도 사고, 저렴한 건어물도 푸짐하게 담는다.
이 정도면 일년도 거뜬하겠다.
가득 찬 트렁크를 보며 생각한다,
나 성공했구나! 이렇게 값비싼 건어물을 실컷 사다니…..
자랑스러운걸? 흠…..
오전 10시 브런치 약속을 위해 얼바인으로 신나게 차를 몬다.
딱 기다려라 얼바인, 내가 간다, Go, Go, Go~~~
사진도, 글의 양도 많아 바로 밑에 2탄을 따로 올립니다.
얼바인을 지나 샌디에고까지의 여정은 더더더 화끈하지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티나님은 정말 멋지게 자유롭게 사시는군요. 그리고 티나님의 글들을 보면은 대략 나이대가 60대 초반일 거 같고 고향은 충청도 일거 같고.. 여하튼. 글을 참 재미있게 매끄럽게 잘 쓰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오호, 또 잊지 못할 고마운 한 분이 생겼어요!! 바로 모티브님이십니당 ㅎㅎ
저는 방년 57세랍니다. (헉, 언제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을까요 ㅠ) 고향은 압구정동입니다 ㅋ
돌싱닷컴 들어오시면(제가 만든 사이트입니다. 돌싱들만 오는 곳은 아닙니다욥!) 돌싱칼럼 방이 있어요. 거기 '나 베가스 살아' 보시면 제 일대기가 나옵니다 ㅎㅎㅎ
돌싱닷컴에서 만나면 더더 반가울듯 합니당~~
(구글에서 한글로 돌싱닷컴 치시면 됩니다)
Dolxing.com
아, 그렇군요. 저는 60살입니다. 돌싱닷컴 가입은 생각해 보겠습니다.
편하게 구경 오세요~~ 미술 칼럼이나 AI 칼럼 등 재미난게 많이 있습니다. ㅎㅎ
얼마전 마트에서 아이스커피 1등으로 받았어요 ! 갑자기 훅 ! 들어온 질문에 - 저 이쁘죠? 많이 당황했었는데 그냥 그렇다고 할걸 ! ㅎㅎㅎ 재미있는글 잘 읽고있어요.
오오오오오 봉훈님, 반갑습니다요 ㅎㅎ 아이스 커피 1등으로 받으셔서 '저 기대 하셨던 거 보다 이쁘지요?' 했을때 화들짝 놀라신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ㅎㅎㅎㅎㅎㅎ 황당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ㅠ 늘 말씀드리지만 댓글 한 줄 써주시는 모든 분이 제게는 진심으로 귀하고 소중합니다. 복 받으실겁니다!!!!
잘 읽고 갑니다~~
아주 훌륭하세요 👍
따가운 햇살님 댓글을 읽으니 정말 따뜻한 태양볕을 받는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ㅎㅎ
소스몰 코로나 이전이였나? 거이 귀신의집 처럼 매장이 거이 없었는데 많이 변했네요! 와 건어물가격도 베가스보다 왜 싼거죠? ㅜㅠ 캘리 비싸서 이사왔는데 지금또 금액에 다황
오호라, 소스몰이 코로나 이전에는 그렇게 한가했다굽쇼? 몰랐네요, 지금은 대박이던데요? ㅎ 한인 마트는 캘리가 더 저렴합니다. 라스베가스는 캘리에서 운송이 되는걸로 알아요, 그래서 비싸구요. 그래도 집값이나 기름값은 베가스가 짱이죠!^^ 캘리 갔을때 기름값이 거의 7불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