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의 약자인 ‘프로’는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의 반대개념으로 널리 쓰인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점은 전문성에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실력과 영향력을 가진 프로는 그 직업으로 업을 삼아 생활한다. 현재의 대중매체의 극대화된 영향력은 프로선수를 신적인 존재로 만들어 놓고
본인이나 팬들은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축구나 야구 골프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우상숭배나 다름없을 만큼의 추종자들의 행위를
이끌어낸다.
예전 ‘딴따라’라고 무시당했던 연예인들도 대중들의 인식전환과 방송매체의 영향으로 유명한 프로선수나 다름없는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박재상이 본명인 싸이는 가수 출신답지 않게 덩치가 좀 크다. 그런 몸이지만 그는 춤의 무아지경에 빠져든 듯 음악에 리듬을 타고 춤을 즐긴다.
그는 군대도 두 번이나 다녀온 특이한 이력이 있다. 무엇보다 그의 노래에 대한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을 때도 프로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공연요청이 오면 공연장에서 자기의 모습을 보여 줘야하기 때문에 일행들과
현지에 가면 일부러 외출을 삼갔다. 스텝들의 급료를 맞춰주지 못해서 걱정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싸이는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됐다.
무릇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한 끗 차이에서 승부가 갈린다. 프로는 비가와도 운동하고 연습에 연습을 더한다. 반면 아마추어는
비오면 우산 쓰고 집으로 돌아간다. 약속 있으면 중단하고 약속장소로 달려간다. 아마추어는 비전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굳이 프로정신을
지닐 필요가 없는 아마추어는 취미삼아 즐긴다는 데 목적이 있다.
윤수일은 울산장생포 출신 가수로서 어릴 때 ‘혼혈’이라고 친구들에게 엄청 놀림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장생포 연안을
배회하며 끊임없이 기타 줄을 튕기었다. 파도처럼 가슴에 파고드는 설움과 뼈저린 고독을 곱씹으며 그는 노래에 인생을 걸었고, 마침내 유명한
인기가수가 되었다. 울산고래 생태체험관 옆 작은 연안공원에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모델이었던 로이채프먼 앤드루스의 동상이 있고, 바로 곁에
윤수일의 자작곡 ‘환상의 섬’ 노래 기념비도 나란히 서 있다.
이제 그곳에는 영해수호의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 울산함도 친구처럼 같이 있다. 한때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는 공전(空前)의 히트곡으로
기록됐다. 윤수일이 불렀던 아파트는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였고, 너와 나의
아지트이자 이상향(理想鄕, utopia)이었다. 아마추어를 넘어서고자 그가 기타줄을 퉁기며 목이 쉬도록 불렀던 노래는 그에게 인생의 응원가가
되어 돌아왔다.
학생이었던 마크롱이 25세 연상의 선생님과 결혼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한 마크롱은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달 14일 프랑스의 2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정치기반이 빈약했던 그였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밀리지 않았고, 푸틴 대통령 앞에서는 프랑스 대선 개입
의혹을 받던 신문을 가리키며 ‘러시아의 언론이 그 정도 수준 밖에 안 되느냐?’고 일갈했다. 이런 예상외의 그의 선전에 박수가 뒤따르고 있다고
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프로도 때맞춰 욱일승천하는 것이라면 절차탁마의 과정은 필수적이다. 자기 일을 미친 듯 즐기는 사람은
때가 되면 물 만난 고기처럼 진정한 프로로 거듭난다.
기사입력: 2017/06/14 [14:4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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