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김재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사람의 이름을 떠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욱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거름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사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속에 있다.
가을이 호수에 잠겼다
아마 가을이 통째로 뛰어 들었나 보다.
호수는 그대로 캔버스가 되어,
그림이 되어 버렸고
공원의 주변은 가을로 온통 신열을 앓고 있다.
가을의 막바지
고운 단풍으로 물든 잎새들은
어느새 삶의 완성을 이루고
단풍과 어우러진 호수는
마음을 열어 놓은 채
깨달음의 색채와 어우러져
환희가 되고, 춤이되고, 노래가 되어 돌아온다.
가을.....
모든것이 변모하게 한다는 사실에
마음을 공허하게 만들지만
현재의 나 역시도 언젠가는 무상한 존재가
될 수 밖에 없기에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까닭 모를 소리없는 아우성이 들린다.
가을은 왠지 사람으로 하여금
고독이란 몹쓸 병에 젖어들게 하지만
어쩌면 존재의 필연적 법칙 일른지도 모른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것 일까?
이 세상에 태어나 백년도 채 못사는 우리네 삶.
내 맘대로 어쩌지 못하는 삶이지만
인생의 덧 없음에
갈대 숲사이 짧아진 해 그림자가 종종거리는 것을 보니
가을이
어느 새 깊은 흔적만 남기고
점점 우리 곁에서 사라지려고 한다.
계절은 모든 장식의 겉치레와
형식을 벗어버리고
고요히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순수와 진실의 실체를 꾸밈없이 우리에게 보여 주듯
그 속에서
우리는 비움으로 마음의 자유를 얻으려 하지만
계절이 오고 감을 바라봐야만 하는
나약한 실체이기에
문득 떠나간것 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음이 베인 듯,
아프고 시리다.....
갈대 숲 사이 숨어서 우는 스산한 바람을 맞는다.
젊음에 대해 갈등하고
사랑으로 고민하며
술 한잔을 마시고 자신의 삶을 고뇌하던
흑백 사진 속,
스물 한 살 청년시절.
그 설레임이 되살아 난다.
잔뜩 쌓아 올린 연탄 더미와 김장 배추
종로 뒷 골목과 동태찌게
내쇼날 카세트와 대학가요제 소식
녹슨 자전거와 춘천가도
그리고
각 신문사에서 앞 다투어 쏟아 뱉는
신춘문예 응모 소식과
허름한 다방
지직거리며 돌아가는
박인희 목소리의 목마와 숙녀같은
지난 청춘시절의 기호들이 잔뜩 묻어 있다.
푸석 푸석한 이파리가 선홍빛 노을에 점점 야위어가는
가을 호숫가.....
스산한 한 줄기 바람에 실려
뒹구는 낙엽을 바라보며
지난 떠나 간 것에 대한 그리움을 묻은 채
나이 쉰의 가을은
그렇게 나의 곁을 떠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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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집니다. 벗님~~~ 사진도 글도... 입이 다물어 지질 않는군요. 저는 일에 짓눌려 계절도 느끼지 못했는데 바쁘신 중에도 늘 깊은 열정을 토해내시니 다만 부러울 따름입니다. 근데. 발~~써 쉰이셔요?
알게 모르게 세월을 먹어 치음에 그렇게 되었네요. 가끔 혼자만의 사색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확인하곤 하는데 그 날 따라 선홍빛 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지난 시절 생각에 혼났답니다.이젠 며칠 않남았네요...뮈토스 님 이나 저나 좀 더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안부 묻어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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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이 없고 붓이 없어 마음속으로만 그리고 왔답니다. 감사합니다...
호수에 빠져버린 가을을 우드님이 이토록 아름답게 건져 내셨네요! 정말 경탄스럽고.....저도 빠지고 있는거죠 지금?
이따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있었음 좋으련만 일반적인 우리네들은 그러하지를 못하죠. 부디 그런 시간들이 이따금 찾아 오길 원하며 며칠 않남은 시간, 마음속으로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기도 드립니다....
아흐흐흐흐~~~ 우드님은 아무래도 남자가 아닌것 같어요. 우짬 이다지도 섬세~~~~~~~~~~~~~
아무래도 .... 조사 드갑시다!!!!!!!!!!
남자같은 여자....여자같은 남자....아흐흐흐흐흐~~~~~~~~참새님의 작은 시각으로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는 풍경들 이랍니다.
눈앞에 풍경이 꼭 내가 그곳에 있는것 같습니다....넘 멋지네요~~
부디 먼 곳이 아니더라도 문뜩 주변을 돌아보니 너무 좋은 곳이기에 잠시 시간내어 들려 보았답니다. 운동하며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신을 스케치하기엔 부족한 공간였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풍경을 그리기엔 그리 나쁘지 않은 곳 이라 생각되어 잠시 머물렀답니다.....그나저나 건강히 잘 계시죠?
어쩜 이렇게도 잘 꺼집어 내셨나요. 젊은 날의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제형무상이란 말이 실감나곤 합니다만 세상 이치에 맞게 순리대로 순응하며 살아감이 제일 편하겠지요.고맙습니다....
이제 잠시 요 인근을 지나쳐 왔는데..... 가을이 호수속에 들어 앉았네요, 즐감하고 감미다~ ^^*
미조 앞바다의 가을은 어떠한가 남해대교 님 통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데 춥지않게 잘 지내세요....^^
아!!!...........말로 표현을 다 몬해요.......!!!
아!!!..........이러다 정말 모놀가족 모두 말못하는..... ㅎㅎㅎ.
안다 님의 말로서 다 표현을 못 할것 같음 어느 분이 알겠습니까? 몸으로 보여 주세요.네....? ^^
아!...참....................말을 잃었스요......쉰둥이가 이래도 되는건가?.....가슴이 아리오~~~
나이 쉰이 다 되도록 청담대교 아래 한강은 아직도 유유히 흐르것만 들바람 님은 언제 그 강을 건너 말(馬)처럼 달려와 가슴에 쌓인 말(言)들을 쏟을 것이요? 그 쌓이고 쌓인 말(言)들이 낙엽에 묻혀 잃지 않도록 가슴 한 귀퉁이에 꼭 붙들어 매도록 하겠오.또한 아릴것 같음 아리지 않겠금 야들야들 할 수 있도록 발열제 낙엽에 띄어 보내도록 하겠오이다.....^^
캬 ~~ 우드님은 시인이자, 화가 이십니다. 우드님의 서정에 풍덩 빠져 봅니다. ~~ (2)
제가 죄인입니다....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역쉬... 우드님.. 한 발 푸욱~~~ 담그고 앉았답니다... 감사
한 발을 담글 것 같음 나머지 한 발 역시도 불편하여 빠진답니다. 몸도 마음도 편안한 가을이 되었음 합니다...고맙습니다~~~^^.
캬~~ 우드님은 시인이자, 화가 이십니다. 우드님의 서정에 풍덩 빠져 봅니다.~~(3)
인도 여행 준비는 착착 잘 진행되고 계시지요? 부디 무탈하게 좋은 추억 많이 담고 잘 다녀오시길 기원합니다^^
참 멋집니다... 청춘시절 가을의 모습들이 희미한 기억속에 떠오르네요... 호숫가에 머무른 가을 넘 아름답습니다...^^.
물든 단풍과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면 괜시리 지난 날을 돌아보며 센치해 지시는 것은 아닌지요? 호수에 비친 산 그림자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보는것 같기에 괜한 시간 갖아 보았던 시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역시 ......우드님은 시인이자. 화가 이십니다. 우드님의 서정에 풍덩 빠져 봅니다.~~~(4)카메라를 바꿔야 하나보다..
저 역시도 갖고 있는 카메라가 보급형 렌즈 교환식 이랍니다. 늘 기종 업그레이드를 생각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마음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담는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됩니다.고맙습니다....^^
며칠전 양평쪽을 가는데 바람결에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고리는 차속에서 길거리를 휘몰아치듯 뒹구는 낙엽을 보는데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던데요...사진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 지구상 몇 않되는 곳 중 한 곳이 우리나라인데, 이맘 때 어느 곳을 가더라도 좋은 모습 많이 볼 수가 있어 우리 자연을 사랑한답니다....
호수에 빠져버린 가을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사무실 작은 창을 통해 바라보는 도청의 풍경도 아름답지요. 지금쯤 노랗게 단풍 든 은행 나무도 좋지만 봄이면 팔달산 오르는 벗 꽃 길이 문득 눈 앞에 펼쳐집니다.풍경이 님 평안하시지요?
이 피아노 선율은 도대체! 왜! 이렇게 글과 똑같은걸 고르셨답니까? 쉰둥이나 마흔둥이나 서른둥이나 똑같음을 느끼며 사는거군요....^^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의 배경이 서로 틀릴지라도 살아보니 나이에 관계없이 느끼는 감정은 큰 차이가 없답니다....^^
가을이 왜 호수로 뛰어들었는지~~~~ 가을이 왜 신열을 앓고있는지.... 우드님은 알고계시죠? 그 심오함을 우드님이여 !!!!! 말해주세요^^*^^
살아오면서 저 역시도 그 해답을 아직도 얻지 못하기에 늘 그러하답니다....^^;;
..........................!!!!!!!!!!!!!!!!~~~~~~~~~~~~~~~~~~~~~!!!!!!!!!!!!!!!!!!!!!!!!............충분히 느끼고만 갈려는데 도저히 한마디는 해야겠기에.....그대, 우드님을 알게됨을 우리는 너무 행복합니다...^^*
부족한 솜씨지만 행복을 전해 주는 사진사가 되도록 더 노력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우드님의 작품과 함께 행복한 하루 시작합니다. 감사 합니다. 우드님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지금쯤 호호님이 계시는 동네도 가을이 한창 무르 익었겠죠? 고맙습니다....
~~~~~ 우드님 작품과 좋은글 고맙습니다.
떠나는 가을에 휩쓸려 끄적끄적한 잡문인데....좋게 봐 주시어 감사한 마음입니다....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
우드님은 정말 진정한 추남이여요...멋쟁이여요..좋은글과 사진에 푹~! 빠집니다요...
추남...? 못 생겼다구요? ^^ ㅎㅎ 늘 건강하시구요....
그려요 우드님은 죄인이어요. 뭇사람들의 가심을 멍들게 하시니 분명 죄인이어요. 우드님의 글과 사진을 보며 빠지지 않을이 어디 있어요? 재주가 참으로 부럽습니다. 벌써 그렇게 가고 있군요.쉰세월이...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 있나요~~^^ 어제 이발하면서 거울에 비친 늘어만가는 흰머리 카락 바라보니 회한마져 들더이다...오늘 수능보러 가는 수험생들 교문으로 빨려 들어간 모습 바라보니 그렇게 어려 보이던지 그만큼 나이가 듦 까닭이겠지요.그나저나 자녀분들 수능시험 볼터인데 좋은 결과 있기를 마음 모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