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훈이가? 아이고, 할머니한테 전화한기가?”
“네에.”
“성훈아, 성훈아.”
“네에. 네에.”
“그래. 할머니한테 전화했네. 아이, 예쁘다.”
요즘 전성훈 씨가 할머니께 전화를 걸 때면 이렇게 반갑게 전화를 받아주신다.
직원 전화를 사용할 때는 전성훈 씨가 전화를 걸어도 저장된 이름 때문인지,
누가 전화했는지 몇 번을 물은 뒤에야 전성훈 씨임을 아셨다.
이제는 전성훈 씨 휴대폰으로 전화를 거니 크게 적힌 손자 이름을 보고 단번에 손자 전화임을 아신다.
오늘 전화를 드린 건 전성훈 씨 앞으로 온 우편 한 통 때문이다.
우편 속에는 할머니가 전성훈 씨를 실제 보호하고 있는 보호자임을 확인시켜 달라는 서류가 들어있었다.
매년 작성해 제출하는 것이라 전성훈 씨와 전임자, 고모까지 이 서류에 대해 알고 있었다.
여름 더위로 할머니를 뵙지 못 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마침 할머니 뵈러 갈 이유가 생겨서 그런지 평소보다 빨리 전성훈 씨가 할머니께 전화를 건다.
“그래. 할머니한테 전화했네. 아이, 예쁘다.”
“네에.”
“그래. 잘 지내나?”
“네에.”
“선생님은? 같이 있나?”
전성훈 씨가 직원에게 전화를 건넨다.
전화를 건네받은 직원은 할머니께 전화 드린 이유를 설명 드린다.
할머니도 매년 제출하는 이 서류를 알고 계셔서 금방 이야기 나누고 일정을 잡았다.
필요한 서류 몇 가지는 전성훈 씨가 미리 준비하고 할머니 댁 들르겠다 말씀드렸다.
다행히 일정이 맞아 제출기한 전에 할머니 댁 들를 수 있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도 손자 오는 날짜와 요일을 몇 번 물으신다.
아마 방에 걸린 달력을 보며 날짜를 확인하시는 듯하다.
서류 덕에 오랜만에 할머니 만날 수 있겠다.
설명을 마친 직원이 전성훈 씨께 다시 전화를 건넨다.
“그래, 성훈아 그때 보자. 잘 지내.”
“네에. 네에. 이히히.”
2023년 9월 12일 화요일, 박효진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을 보고 단번에 손자 전화라는 걸 아셨다니 기쁩니다. 자기 물건을 사용하는 일의 이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 잘 찾아 뵙고 오세요. 정진호
서류도 작성하고 할머님도 찾아 뵙고 조심히 다녀오세요. 신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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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가족 23-26, 다행이네
전성훈, 가족 23-27, 오빠, 안녕!
전성훈, 가족 23-28, 잘 먹을게 오빠
전성훈, 가족 23-29, 할머니 걱정
전성훈, 가족 23-30, 성훈이 좋아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