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태극기' 거꾸로 달고…"대일 국격" 호통친 민주당 윤호중
'후쿠시마 오염수' 거론하며 "국민 사랑하는 국무위원 없냐" 호통
윤호중 태극기 배지, 파란색이 위로… 대정부질문 '거꾸로' 질의
국민의힘 "내년 선거 의식해 괴담 퍼트려… 반일감정 고조" 맹폭
이도영, 김희선 기자
입력 2023-06-12 16:40 | 수정 2023-06-12 17:19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국회방송TV 캡처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를 비판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민국 국격을 위해 외교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공식 석상에 태극 문양 배지를 거꾸로 달고 나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거짓선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왜 당당하게 말하는 국무위원 없느냐"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대응에 대해 질의했다.
윤 의원은 "(오염수) 시찰단이 갔다 온 이후에도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국무위원이 한 명도 없는 거냐. 피지 내무부장관은 일본 방위성 앞에서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왜 일본에 두지 않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는 왜 당당하게 말하는 국무위원이 한 명 없는거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박진 장관은 "국장급 협의나 일본 외무장관을 만났을 때, 윤석열 대통령께서 기시다 총리를 만났을 때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얘기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방류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냐'는 윤 의원 질문에 "국민 건강이 최우선이라 안전하게 검증되지 않으면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안 된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릴 의향이 있는 물음엔 "지난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문제는 건강이 달린 문제고,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입장을 우리 정부도 가지고 있다"며 "거기에 더해 이번 정부에서는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호중 의원은 이후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양국 간 이른바 '초계기 갈등' 관련해 질문했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지난 2018년 12월 광개토대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접근해 위협 비행한 사건이다.
일본 측은 광개토대왕함에서 사격 통제 레이더를 송출시켰다고 주장했고, 우리 군은 사실무근이라 반박했다. 이종섭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재발방지에 초점을 두고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윤호중 의원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네 차례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대한 저공 위협비행을 했다"며 "이는 명백한 대북 감시활동 방해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자 이종섭 장관은 "그 문제는 우리 측과 일본의 입장이 상충하는 상황"이라고 답했고, 이에 윤 의원은 "우리 정부 입장을 물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우린 위협 비행으로 인식했다"는 이 장관 대답에 윤 의원은 "장관은 대한민국 국방장관이다. 일본 방위성 대신 말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종섭 장관이 "위협 비행이냐, 레이더를 조사했냐 등의 양측 입장이 상반된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석에서 큰소리가 나왔고, 이 장관은 "제가 국방부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는데 잘못하면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마지막 발언으로 "이렇게 국민 생명과 안보가 걸려있는 문제에, 특히 대일외교에서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대단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국격을 위해 대한민국 외교력이 행사되고 우리 국민의 인권과 존엄성이 지켜지는 대외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박진 외교부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윤호중, 가슴팍에 태극기 배지 거꾸로 달아
국무위원들에게 '대한민국 국격을 위하라'는 윤호중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왼쪽 가슴팍 태극기 배지를 거꾸로 달고 나왔다. 박진 장관도 같은 모양의 배지를 달고 있었는데, 하얀색 사각형 바탕에 가운데 태극문양이 그려진 것이다. 윤 의원은 박 장관과 다르게 파란색이 위로 올라가 있었다.
이는 국가보훈부가 올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하며 제작한 배지다. 국군 전사자 12만1879명을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대외관계에 대해 대한민국 국격을 강조한 국회의원이 공개석상에서 태극문양을 거꾸로 달고 나오자 논란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 측 관계자는 "의원께서 직접 (배지를) 달았다"며 "(박 장관과 같은 배지인지) 바로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반면 외교부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 의원이 착용한 배지는 박 장관이 착용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며 "왜 거꾸로 차고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與 "민주당 선동 책임 안 지는 이런 식"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은 없다. 민주당은 이런 선동이 거짓으로 판명됐는데도 사과 없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책임을 안 지는 이런 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5년간 나라를 망쳐놓은 민주당이 온갖 괴담으로 사회 혼란 부추기는 행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내년 선거를 의식해 후쿠시마 괴담을 퍼트려 반일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런다고 이재명 대표 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못된 습성을 가진 민주당이 또다시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선동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서 다시는 이런 못된 짓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영, 김희선 기자 ldy@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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