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의 성격에서 좀 벗어나는 듯한 글입니다만 '자게'라서 올려봅니다. ^^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핑계겠습니다만 ^^;) 공부를 쉬고 외국 드라마를 쭉 보고 있습니다. the 4400 를 다보고서 LOST(이하 로스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 첫시즌이 방영될때 몇편 봤습니다만 도무지 개연성을 찾기가 힘들고 뭘 말하려는지 알기 어려워서 그만 뒀엇는데 볼게 없어서(헛;) 그냥 시즌2부터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끼워맞추려는 듯한 에피소드의 설정과 개연성문제로 4400보다는 속도가 안나가더군요.(4400는 2일만에 거의 다봐버렸다는;;)
현재까지의 개략적인 로스트의 줄거리는 '여객기가 회항도중 외딴 섬에 추락했고 생존자들은 섬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섬에서는 비현실적인(괴수나 북극곰이 출현하거나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환각을 보거나 먼저 살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접촉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각회마다 다양한 사건들이 인물들 각각의 일화들과 겹쳐지며 전개되면서 섬의 비밀과 인물들간의 관계가 밝혀지기 시작한다'정도입니다.
그냥저냥 더위를 피해보겠다고 선풍기를 틀어놓고 방만하게 누워서 보던중에 7화 정도에 섬에서 인공적인 구조물이 발견됩니다. 문제는 이 구조물을 지은 주체인데 섬 내부에 연구시설 및 방어기지 역할을 하는 듯한 그 건물을 만든 이들은 세계의 학자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거대군수재벌이 지원해서 설립한 달마회사(darma .cr)라더군요;; 달마라.. 뭐 애매했던 추락의 원인이나 이상한 현상들이 거대 군수재벌의 음모로 이어지려나 짐작하고 별생각없이 보고 있었죠.
그런데!! 17회에서 등장인물 중 한명('헐리'라는 과체중인이죠;;)이 섬에 오기전 정신병동에서 같이 지낸 인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의 정신질환이 재발했음을 의심하고 나타난 인물을 환각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신착란 중의 허상인줄 알았던 이가 '나뿐만이 아닌 이섬 전체가 너의 환각이야, 넌 혼수상태로 병원에 누워있는거야, 병원에서 들었던 기억이 재구성된 것이라고, 니가 사귀려는 여자도 니 생각속의 인물이야' 라고 말하고 현실로 돌아가려면 환각이라는 생각을 몸이 느끼도록 해야한다면서 섬의 절벽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는 그 말로 인해 굉장한 혼란을 겪으며 절벽에서 뛰려고 합니다. 그때 섬의 다른쪽에 추락해서 일행이 된 여자가 그를 설득합니다. '이모든게 환상이면 내가 겪은 일들을 알고 있느냐고, 단지 너 개인의 문제일뿐이라고..' 남자는 설득당하고 여자와 사이좋게 돌아옵니다. 여기서 저는 반전이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래, 드라마 끝낼 생각이 아니면 정신병원에 살고 있던 혼수상태의 인물이 만들어낸 가상세계일리가 없쥐..'
하지만!! 에필로그에서 정신병원에서 정신착란을 겪고있는 남자의 뒤에서 약을 먹고 있는 그 여자가 보이며 17화가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이럴수가.. 드라마 끝난건가? 하지만 24화까지 받아놯는데.. 3시즌도 나온다던데..' 잠깐 드라마를 멈추고 네x버 검색창을 열고 '다르마'를 쳤습니다. 아무래도 '달마'는 오역인듯 싶었거든요.
법 [法, Dharma]
달마(達磨)·담마(曇摩)·담무(曇無) 등으로 음사(音寫)하는 불교의 중심관념.
-중략-
즉 이 때의 법은 실체적 대상(vastu)으로서가 아니라 인식대상(viaya)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즉 모든 존재는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과 객관의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서 그 존재의의를 지니는 것이므로 불교 특유의 세계관이라 하겠다. 현대의 학자는 경험적(empirical) 법과 초경험적(transcendental) 법으로 나누기도 하며, ① 법칙·정당·규준, ② 교법, ③ 진실·최고의 실재, ④ 경험적 사물로 나누기도 한다.
섬은 실체적 대상이 아니라 인식의 대상으로 그 속의 인물들 역시 어떤 형태로의 다르마의 구조 속에 포함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비행기를 타지 않은(혹 치료후에 남녀 인물들이 다 탔다고 나오면 모르겠으나)이들과 비행기에 탄 인물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연결되어 있고 자신의 과거가 섬에서의 현실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거나 원인이 됩니다.(연기(緣起)를 나타내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되어 있고 도덕적으로 갈등하는 각각의 상황들...섬에 내재된 실재(實在, real)와 진실(眞實, truth)을 찾으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darma하나 보고 지레 짐작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한결 보기가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고 등장인물 대다수가 회를 거듭하면서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이 불교(Buddhsm)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더위를 필계삼아 놀고있는 농땡이의 잡설이었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잃지 마시고 좋은 일 많은 하루 보내시기를.. ^0^/
PS.이정기님 혹시 로스트 보셨는지요? 보셨으면 불교쪽에 조예가 있으신 이정기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줏어듣고 끼워 맞추는 거라 연결이 잘 않되네요;;
첫댓글 그럼 대체 그 여자는... 덜덜덜덜
저도 나름대로 불교에 관심이 있는데요(문제는 관심만 있고 실력이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김태환님의 글 꽤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우선, 드는 생각으로는 김태환님의 추측이 꽤 일리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달마[법, 法]'의 개념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만(가능하시다면, 달마에 대해서만 제게 추가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분명한 건, 김태환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부분적이나마 내용에 연기적 특성이 드러난다는 점이고, 이러한 연기적 세계관이 곧 '달마[법, 法]적 세계관'이라고 본다면, 이 드라마에서 작가가 회사 이름을 달마 회사라고 붙인 것 역시 우연같지는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20세기 중반부터 미국에 인
도철학이 많이 수용됐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가령, 뉴에이지 운동도 불교의 참선, 카르마[業] 사상, 해탈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걸로 압니다. 이제 미국 드라마에서 불교적 내용이 나오는 것도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 다음에 가능하시다면, 불교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네요. - 의향이 있으시다면... 대화하기를 눌러주시길^^
저도 사상사를 깊이 있게 보고 싶지만 너무 게으른 관계로 시작을 못하고 있네요, 단지 김용옥 선생님께서 이전 EBS에서 강의하신 불교철학을 토대로 불교를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비교가능한 잣대를 찾지 못해서 뭐라고 객관적인 지식 체계를 이해했다고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단지, 대승불교의 논의가 원시불교(싯다르타)의 개인적 수신을 통한 열반(nirbana)(단순히 말하기는 힘듭니다만)이 아님을, 대중적 불교 운동에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대승불교의 모습이, 음역과 의역이 덛붙여진 불교 용어의 중첩된 이해가 불교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까페에서 뵙기 전에 열심히 듣고 설명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더운 여름 잘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