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이, 가족 23-26, 아내 봉안당 방문
“어르신, 준비 다 하셨나요? 가실까요?”
“네. 갑시다.”
“어르신, 지팡이 챙기셔야죠.”
아내를 보러 가는 날. 기쁜 마음에 평소에 짚고 다니시던 지팡이마저 잊고 집을 나선다.
“잠깐 담배 한 대 피우고 갑시다.”
먼 길을 나서고, 아내를 본다는 것에 마음이 무거우신지 천천히 출발하자는 어르신.
평소와 달리 뒷좌석이 아닌 앞좌석 문을 열고 앉으신다.
“어르신, 뒤에 안 앉으시고요? 앞자리 보다는 뒤가 안전하고 편하실 겁니다.”
“오늘은 앞에 앉고 싶네요. 안됩니까?”
“아닙니다. 출발하겠습니다.”
출발 전 처제에게 출발을 알릴 겸 연락한다.
“어르신하고 이제 출발합니다. 11시 30분쯤 도착 예정입니다.”
“복지사님, 죄송해서 어쩌죠? 제가 입원을 해서요.”
“괜찮으신가요? 많이 안 좋으세요?”
“그 정도는 아니고 발을 다쳐서 수술을 했습니다. 걷기가 힘들어서 언니한테 인사가는 거는 힘들 것 같네요.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건강이 우선이죠. 빨리 쾌유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형부, 죄송해요. 제가 연말에 거창 한번 내려갈게요. 그때 봐요.”
“그래, 몸조심하고. 또 보자.”
“네, 형부. 조심히 다녀오세요.”
평택으로 가는 길. 어르신은 졸다 깨다 하며 밖을 구경하신다. 평택에 다 왔을 무렵 휴게소에 들러 간식을 사고 담배도 한 대 피우신다.
“좀 만 더 쉬었다 갑시다. 허리가 아프네. 그래도 좋네. 이렇게 나오니까.”
“저도 어르신하고 이렇게 먼 길은 처음이라 걱정했는데 많이 안 힘들어하셔서 다행입니다.”
봉안당에 도착하자 수목원이 먼저 보인다. 수목원 옆에 본관이 있다. 안내데스크 바로 옆 천주교관이 있다. 직원이 데스크에 위치를 묻는 사이 어르신이 말없이 안쪽으로 걸어간다. 어르신을 따라 세 칸쯤 지났을까, 왼쪽으로 꺽는다. 제일 안쪽 창문 옆 아내 분의 성함이 보인다. 함 앞에 어르신과 아내가 생전 같이 찍었던 사진들이 있다.
어르신과 성호경을 읊으며 잠시 묵례한다.
“어르신, 저는 잠시 자리 비켜드리겠습니다. 나오실 때 불러주세요.”
두 분만의 시간을 위해 직원은 잠시 자리를 비킨다.
“담당님, 갑시다.”
20분이 지났을 쯤 어르신이 이제 가자고 하신다.
“어르신, 인사 잘 나누셨어요?”
“그냥 그랬지, 뭐. 쯧.”
어르신의 마지막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어르신, 식사는 드시고 싶은 것 있으세요?”
“고마 이 근처 가지요.”
봉안당 바로 밑 한식뷔페가 있어 식사를 하고 어르신은 담배를 태운다. 평소 한 개비를 두 번에 나눠 피시지만 오늘은 한 번에 하나를 다 피우시며 먼 산을 바라보는 어르신이다.
“어르신. 다시 먼 길 가야 하는데 마실 것 하나 사서 갈까요?”
“좋지요.”
“중간에 힘드시거나 화장실 가셔야 하면 바로 알려주세요.”
집으로 돌아가기 전 처제에게 연락한다.
“저희 이제 내려갑니다.”
“조심히 내려가세요. 형부, 언니한테 인사 잘 했어요?”
“잘했지. 다음에 같이 옵시다.”
“네, 형부. 고생했어요. 조심히 내려가요. 또 만나요.”
2023년 10월 30일 월요일, 류지형
송현이 어르신께서 건강이 된다면, 이렇게 봉안당 다녀오면 좋겠다 했습니다. 나들이 겸 드라이브 겸. 오고 가는 길 고생하셨습니다. 신아름
기일, 명절, 생각 날 때, 아내 찾는 어르신 발걸음을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아픈 허리, 불편한 걸음에도 아내 보러 가실 때 힘을 내시는 어르신, 감사합니다. 저도 어르신처럼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월평
송현이, 가족 23-17, 어르신 옷장 정리
송현이, 가족 23-18, 전담 직원 변경 인사
송현이, 가족 23-19, 커피 한 잔과 비 소식
송현이, 가족 23-20, 일상 소식
송현이, 가족 23-21, 처제의 전화
송현이, 가족 23-22, 풍요로운 한가위 되세요
송현이, 가족 23-23, 처제의 마음
송현이, 가족 23-24, 가을꽃 소식
송현이, 가족 23-25, 만남 일정 의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