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4/24 중간 고사 때 썼던 글입니다)
이런 변이 있나?
요즘 저절로 나오는 탄식 소리다.
이른바 독서실 업계로 말하자면 지금 이때(4월말~5월 초)가 연중 황금기로
강원도 두메산골에 독서실을 차려도 이 기간만큼은 빈자리가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였는데...
불황의 골이 깊어 그 여파가 불어 닥치니 정말 침체된 실물경기를 요즘 피부로 아니 온 몸으로 느끼겠다.
게다가 엉뚱하게도 2mb의 사교육 말살 정책의 유탄까지 맞았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불황에도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는 업종이 있으니 ...
바로 정화조 청소업계다.
내용인즉 지난 해 당해 건물 정화조 청소를 못해서 서둘러 4월9(금) A 환경(주) 에 청소 예약을 신청했더니
다음 주 초에나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말이 되도록 도통 연락이 없다.
그래서 구청에서 발송된 청소 안내문을 보니 관련 업체가 무려 9군데나 리스트업 돼 있는 것이다.
내 딴에는 청소업체가 어디 니네 뿐이더냐는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 4월 12일(월) B 환경(주)에
청소 예약을 신청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그랬더니 대뜸 주소를 물어보곤 가까운 지역 에 있는 A 환경(주)에 신청을 하라는 것이다.
내가 거기도 인천 지역 아니냐고 반문했더니 A 환경(주)에 관련 자료가 있으니 그쪽에 다시 신청하는 게
빠를 것이라고 귀찮은 듯이 응대하는 것이다.
자료라야 기껏 몇톤 차량으로 몇회 펐다는 게 고작일텐데...
내가 기에 똥도 안 차서 그럼 신설 건물에서 처음 청소 할 때는 반드시 가장 가까운 업체에만
신청해야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니 그제서야 신청이 많이 밀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나???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인 마당에 인천 시민들은 잘 먹고 잘 싸대서 온 정화조가 만땅이란 말인가?
인천 지역이 전국 부동산 상승률 1위라더니 참으로 그러한 건가?
아님 X구멍(ass)이 째지도록 가난하다는 말이 있듯이 살림들이 어려워 영양가 없는 푸성귀들만 섭취해
굵은 것들만 방출하다 보니(항문에 애쓰다 보니 ass인가?) 그러하다는 것인가?
내 생각에 요식업계도 유례 없는 불황이다고 아우성인 걸 보면 아마도 후자일 듯 싶다.
아니 실제로 재작년 본 건물 1층에 국수집이 개업하고 딱 1년 만에 시설비
7500만원 날리고 폐업한 걸 보면 전자는 틀림없이 아닐성 싶다.
아무튼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듯 싶어 존심은 상하지만
A업체에 다시 전화를 걸어 재차 독촉을 하니 신청이 많이 밀려 있어서 그랬다며
다른 업체도 매일반일 거라고 죄송하다며 화급으로 처리해주겠단다.
그런데 오늘 (4/24) 아침 8시 한참 자고 있는 시간에 핸드폰 벨이 요란스레 울린다.
난 당연히 오늘 놀토라 독서실 등록하려는 전화인 줄 알고 짜증스럽지만
얼른 정색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반갑게 “예~독서실입니다~” 했더니
바로 들려 오는 우렁찬 목소리.
“저기여 정화조 푸러 왔는데여~”
....
이런 우라질레리션!
하고 많은 시간 중에 하필 자고 있는 시간이란 말인가?
그러나 순간적으로 아침에 똥 밟으면 재수 있다는 말이 생각나 얼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니 2차량 분만 청소 해주시고 돈은 월요일
입금해 드리겠다 하고 서둘러 끊고는 다시 잠을 청해보니 잠은 이미 우주 밖으로 날아간 상태...
그냥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뒤척이며 변같은 망상에 젖어 본다.
우리 독서실도 뒷간 처리 업종처럼 호황을 누릴 날이 있음 월매나 좋을꼬 하는...
좀 멀리 있는 학생한테서 예약 전화가 오면
“저기요 죄송합니다만 우리 동네 학생밖에 받을 여력이 없으니까 가까운 독서실 이용해주십시오.“
흐흐 생각만 해도 배부르네...
아~악플러씨! 나도 안다구~
꿈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거~
만일 그러면 주위에 있는 빈 건물들이 온통 독서실 일색일 테지.
근데 오늘은 어째 변씨 종친회에서 밀어주어 숙쑥 잘 나갈 아니 밀려들어 올 것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그래 달아난 잠 끌어들이려 애쓰지 말고 그냥 훌 훌 털고 일어나 일찌감치 일터로 나가 아이들을 맞이하자!
부랴 부랴 씻고 도시락 (고구마+닭가슴살+야채) 챙겨들고 나와 커피 한잔 하면서
오늘 황금 연휴 큰 희망을 가지고 만석을 기대하며 자판을 힘차게 그러나 조용히 두드려본다.
비록 밤낮이 뒤집혔지만 매일같이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리며...
첫댓글 맞습니다~~ 저두 건물주가 저보고 관리하라해서~~ 똥 푸는데~~ 20일걸렸어요~~ 이런 세상에~~ 그 사업좀 해야겠어요~
독서실 안에 화장실이 있으신가 보네요..
저희는 복도에 있지만 열쇠로 잠궈놓고 저희 독서실만 사용하는데..
건물 관리비에 다 포함되어 있어요.. 좋은건가?
저희도 화장실 복도에 있습니다. 1년 내내 상주하다시피 하니 건물 관리를 맡아서요...그리고 참고로 남자화장실 휴지는 복도 카메라 화각내에 달아놨습니다~애들이 얼마나 극성스러운지~~
글 잘 쓰시네요.ㅋ 출판하셔도 될 듯.ㅋ
ㅋㅋㅋ 똥꿈이나 꿨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한편의 수필을 읽었습니다..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