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론 라디오 / You've Never Had It So Good 4월 11일 입고 예정 가격 /38,500원
음반번호 GNLP00059
180g 블루반 게이트 폴드.
“1집 ‘셧 업 앤 댄스(Shut up and dance)’ 이후 6년 만에 나온 정규.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 기간만큼의 세월이 걸린 이 앨범에서 밴드는 시지프스 같은 삶의 철학을 논한다. ‘고통은 끝나지 않겠지만 그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12곡의 정서를 관통한다.” - 권익도 기자
“2019년이 두 달 갓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 음반을 ‘올해의 앨범’ 중 하나로 인정하려 한다.” - 배순탁 평론가
“앨범은 마치 U2가 아일랜드 더블린이 아니라 1980년대 영국 맨체스터에서 활동했다면 만들었을 음악으로 가득차 있다. 벅찬 울림과 퇴폐적인 흥분이 교차되는. 희망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 희망이 되겠다는 의지를 청춘다운 기백으로 빛나게 하는. 2019년이 끝날 때쯤 이 앨범의 위치는 어디쯤에 있을지 궁금하다.” - 김작가 평론가
로큰롤라디오 (Rock'N'Roll Radio) [YOU'VE NEVER HAD IT SO GOOD]
돌이켜보면 지난 6년 정도의 시간이 긴 여행처럼 느껴진다. 1집 발매 후 기분 좋았던 나름의 성과들과 “이토록 좋았던 적 없었던" 2번의 미국 투어를 비롯한 해외공연과 각종 페스티벌 및 방송 출연 등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기도 했고, 가까운 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족 같았던 레이블로부터의 홀로서기를 경험하며 시련 아닌 시련을 겪어야 했다. 좋았던 시간과 나쁘기만 했던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도 관성적으로 작업을 하고 활동을 이어갔다. 1집 이후 싱글 및 EP 각종 컴필레이션 수록곡 등 20여 곡을 발매했지만, 어느 날 갑작스럽게 떠오른 “왜”라는 질문이 이번 음반의 출발이었다. 별다른 성과도 없이 작업을 하고 공연을 하고 음원을 발표하는 것에 대한 이유 모를 “권태”는 여지껏 해온 밴드 활동과 작업의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고민을 던졌다.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이어졌지만, 다큐멘터리 영화 ‘불빛 아래서'에서 “음악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최민규가 자조적으로 내뱉었던 “뱃사람 같은 거야” 라는 말이 유일한 답이었다. 살다 보면 별다른 의지 없이 행하는 일이 훨씬 많다. 삶의 모든 행위가 의식으로부터 시작되진 않으니까. 그렇다면 때가 되면 발표하던 싱글이나 EP보다 조금 더 의미를 담아 정규앨범을 작업하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엔 “관성"에서 비롯된 “권태”를 “관성"으로 이겨내기로 했다. 뱃사람인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녹음은 CJ 아지트 튠업스튜디오에서 작년 7월부터 진행됐다. 1집 이후 5년 동안 작업해왔던 노래 중 12곡을 추렸다. 5년간의 밴드의 음악적 변화가 자연스럽게 담기는데 주안점을 두고 작업했다. 녹음이 끝난 뒤 두 달 동안 진행된 믹스를 다 뒤엎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작업 기간이 길어졌다. 흔해 빠진 ‘록' 부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철저하게 비효율적인 녹음 과정을 거치며 원하는 사운드를 만드는 데 고심했다. 포스트 펑크를 기반으로 조금 더 다채로운 방식으로 12가지 이야기를 노래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로 대표되는 뱃사람은 어찌 보면 알베르 카뮈가 이야기한 시지프스와도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뱃사람의 도전은 숭고하고 위대하게 그려지는 반면, 매일 같이 산 위에 바위를 올려놓고는 다시 굴러떨어지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 시지프스의 운명은 비극으로 비춰진다. 시지프스의 일상에서는 도전이나 성취라고 부를 만한 어떠한 요소도 없기 때문이다. 그가 해내야만 하는 과제는 어떠한 의미도 목적도 없고, 그의 노력은 철저하게 무의미하다. 그가 겪어내야만 하는 공허 그 자체가 그에게는 절망이며 감내하기 힘든 형벌인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뱃사람보다는 시지프스에 조금 더 가까운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시지프스가 느끼는 절망에 동감하는 이는 우리뿐만은 아닐 것이다.
삶을 이야기할 때 좋았거나 나빴던 것은 다분히 상대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좋다'와 ‘나쁘다'가 아닌 ‘상대적'이라는 관형사다. 이는 오직 ‘서로'를 기준점으로 두고 비교함을 의미한다. 결국 좋은 것은 나쁜 것의 기준에서 좋음을 의미하고, 나쁜 것은 좋은 것의 기준에서 나쁨을 의미한다. 이를 충분히 검토해 보면 좋고 나쁨, 혹은 기쁨 혹은 슬픔은 어떤 경우에서든 서로의 반대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비교는 무의식이 아닌, 철저하게 “의식” 안에서 이루어진다.
시지프스의 운명이, 혹은 우리의 운명이 비극적이라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극을 의식하는 것으로부터 극복은 시작된다. 고통이 시작됨과 동시에 행복에 대한 갈망이 마음속에 피어난다. 환한 달의 반대편은 반드시 어둡고, 밤이 없다면 아침은 오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일상이 고통으로 느껴졌다면, 느닷없이 하루가 끝나감이 아쉽고, 다가올 아침이 기다려질 수도 있다. 삶은 이토록 오묘하고 다채롭다. '이토록 좋았던 적 없었다'(YOU'VE NEVER HAD IT SO GOOD)는 제목으로 엮은 12가지의 염세적인 이야기들을 세상의 수많은 시지프스들에게 바친다.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해본다.
Credit
Rock N Roll Radio
김내현 Vox, Guitar
김진규 Guitar, Chorus, programming
이민우 Bass, Chorus
최민규 Drums, Percussion
Music and Lyric by RNRR
Produced by RNRR
Recorded by 박병준, 강은구 @TUNE UP Studio
Mixed by 박병준 @Studio-soundpark
Mastered by Gus @Skyonion
Artwork by 정진수 @VisualsFrom
Music video by @Largo-Frames
side - A
01 HERE COMES THE SUN
02 이대로
03 말하지 않아도
04 비가 오지 않는 밤에
05 TAKE ME HOME
06 KEEP YOUR MOUTH SHUT
side - B
01 DANSE MACABRE
02 THE MIST
03 SOUL
04 DAHLIA
05 SISYPHE
06 NOTHING LASTS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