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은 대치동 롯데호텔 뒤 산봉냉면집에서 7시에 모이기로 하였다. 정시에 도착하니 벌써 박 인철, 한 인교, 임 재훈, 김 영준과 윤 덕기가 와있고, 이어 오늘의 주인공 이 철재가 브랜드 마크인 허연 턱 수염으로 등장한다. 앞으로도 여러 명이 더 올 것 같아 이층으로 자리를 옮기고 김 상준, 임 종윤, 석 정우, 안 윤옥, 이 창효가 들어오니까 그럭저럭 열 명이 넘게 모인 건 오랜 만의 일. 이 관세에다 박 주철까지 모이니까 14명이나 모였네.
철재는 이번 휴가에 밀양의 부북면에 있는 아버지 묘소를 동생과 같이 갔다가 경주로 하여 동해안으로 북상하여 설악산에서 가족모임을 하고 이리로 직행하였다 한다. 철재로부터 미국 동기들의 소식을 들었다. 역시 제일 궁금한 것은 아픈 동기들, 김 연철과 박 명영의 건강 상태, 조 경호동기는 모종(?)의 일로 문 두성의 구명운동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한다. 이 때 인천에서 개업하느라 참석을 못한 방 성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올해 밤농사가 잘되어 뜰에서 딴 밤을 김 재석, 장 병호, 석 창호, 오 용호, 이 지우와 이 성호에게, 장 혜숙은 밤을 밤송이 채로 보내어 달라하여서 보내주었다 한다. 이 성호는 담배를 끊었냐 하였더니 아직도 피운다고. 텍사스의 이 남규와 미네소타의 이 정민은 연락과 소식이 없다. 이제 우리 동기들 중 나이든 친구는 정년을 하였는데 언제까지 일을 할 거냐? 고 물었더니 자기는 파트너로 일하고 있고, 일이 재미있어 그만 둘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안 윤옥의 진아춘 이야기가 나오고, 또 누가 학림을 말하여 그 때 D.J는 공간사랑 극장장이 되어 김 덕수의 사물놀이와 공 옥진의 병신춤을 소개한 문화기획자가 되었고 나도 그 뒤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다. 우리가 첫 번 미팅을 한 동화다방까지 나와서 내가 한마디 하였지요. 그 동화다방은 그 자리에 그대로 이름만 동화 커피숍으로 바뀐 걸 금년 산악반 시산제할 때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았다고. 우리 카페에 이에 대해 쓴 글을 바로 올려놓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처형 정 영현 학림파 문인은 잘 계시느냐고 안부를 물었지요. “꽃과 나비”란 제목으로 여성동아 소설공모에서 당선이 된. 내가 지금도 수유리를 가면 정류장이름이 모두 주택가로 바뀌었어도 장미원이다. 즉 철재 네의 장미원은 사라져도 이름 만 남아 있다. 쇠고기 오겹살구이에 맥주와 소주, 그리고 냉면과 된장찌개로 식사를 하고 눈치들이 오랜 만에 만나 헤어지기가 아쉬운 듯해서 누가 가자고 하지 않았어도 자연스럽게 2차.
가까운 곳에 old pop이 나오는 곳이 있다며 석 정우가 앞장을 선다. 이름이 C.C.R(Creedence Clearwater Revival), 그러나 간판을 보니까 우리보다 연배가 좀 이른 듯하다. 우리가 한창 본과공부에 바빴을 때 유행하던 미국의 보컬 팀이고 우리나라에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우리들을 웃긴 이 주일의 Susie Q, 그리고 Proud Mary와 Who'll stop the rain? 페티 페이지와 해리 베라폰테의 노래, Come September곡이 나오니까 알기는 한데 곡목이 잘 생각나지 않는 듯, 그래서 내가 추가했지요. 산드라 디와 트로이 도냐휴가 나오는 영화의 주제곡이었다고. 그리고 “Kiss me Quick"도. 진입식 때 불렀던 “Pop the magic dragon" 졸업여행 때는 봄비를 합창했습니다. 나는 일본의 애창곡인 고히비또(나의 사람)을 신청한다. 마침 P. C가 켜져 있어 철재에게 우리 동기 계기식의 카페와 미주 의대 홈페이지의 접속법을 가르쳐주었다. 주인이 Audio는 별로라고 부끄러워하는 데 언뜻 보니 Crown이다. 주로 라이브용이라 하면서. 이 집은 LP 디스크만 1만 오천 장 정도가지고 있다고. 옛날 학생 때 노래를 들으며, 그 시절 이야기들, 술도 그때 마신 술이 어울리겠으나 와인과 과일 안주로 흥겹게 놀았다. 정우야. 고맙다! Old pop을 들을 수 있는 단골가게를 소개해 주고, 또 술값까지 치러 주었으니.
이번 동기 송년회의 특강은 내가 맡기로 하였고 포도주강의를 부탁받았으나 술의 전반에 대한 강의로 바꾸었고 이 때 우리 동기들이 술 마시고 실수한 이야기 등을 할 예정.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일을 알고 있다.” 12월 11일 동기회 송년회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끝내었다.
첫댓글 재미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습니다. 사진도 보았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글쎄, 깜박 잊고 카메라를 안 갖고 갔더니. 이런 건 총무가 챙겨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