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부장토기의 형성과 전개"(오강원 외, 2020,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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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동북아 부장토기의 형성과 전개-두.고배 기종을 중심으로-

□ 저자 : 오강원, 박진일, 한수영, 이성주

□ 목차 :

서 문

동단산형두의 확산과 지역적 양상 및 의미_吳江原

I. 머리말

II. 동단산형두의 분류와 변천 관계

1. 개념과 정의

2. 형식 분류와 변천 관계

III. 동단산형두의 전개와 의미

1. 병.후행 유사 유형 두와의 관계

2. 출현과 전개의 의미

IV. 맺음말

마한 권역 초기철기․원삼국 분묘의 토기 부장 양상과 의미_박진일

I. 머리말

II. 지역별 주요 유적

1. 경기

2. 충북

3. 충남

4. 전북

III. 부장 토기 검토

1. 점토대옹

2. 장경호

3. 조합우각형파수부호

4. 단경소호

5. 단경호

IV. 분기와 토기 부장 양상

1. 분기와 연대

2. 토기 부장 양상

V. 진변한 초기 목관묘 토기와 비교

VI. 맺음말

호서․호남 지역 두형토기 연구_한수영

Ⅰ. 머리말

Ⅱ. 두형토기의 출토현황과 형식분류

1. 두형토기의 출토현황

2. 두형토기의 형식분류

Ⅲ. 두형토기의 전개양상과 외래문화의 유입

1. 두형토기의 전개양상

2. 외래문화의 유입

Ⅳ. 맺음말

3~4세기 영남지역의 고배의 변천과 사회 변동 양상 비교 검토_김일규

Ⅰ. 머리말

Ⅱ. 신식 와질토기 단계 고배의 출현과 전개

1. 영남 동해안 권역(경주-포항-울산)

2. 낙동강하구 유역(김해-부산)

Ⅲ. 도질토기 출현 이후 고배의 변천으로 본 사회변동 양상

1. 낙동강하구 유역(김해-부산)

2. 경주지역

3. 서부 경남지역

1) 남강 유역(함안-진주지역)

2) 합천지역

IV. 고배의 변천으로 본 3~4세기 사회변동양상

Ⅴ. 맺음말

신라토기의 성립과 부장토기의 선택_李盛周

I. 머리말

II. 일상토기와 제의토기

III. 부장토기의 발생과 변천

1. 부장토기의 출현

2. 일상토기에서 부장토기로

3. 과시의 의례와 부장토기

Ⅳ. 신라고분의 토기부장

1. 4~5세기 토기 부장양상

2. 황남대총의 부장토기

3. 부장토기와 토기생산

Ⅴ. 맺음말

우리가 신라·가야의 고분을 발굴 조사할 때 어느 고분이든 간에 가장 흔하게 마주치게 되는 기종이 도질토기 고배이다. 고분의 규모에 따라 출토 양상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장경호, 단경호, 대호, 파배와 같은 류의 대다수의 기종은 많이 부장되더라도 2~3점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고배는 그리 크지 않은 고분에서도 수십 점씩 출토된다. 고배는 특정 시기에 한정되지 않고 고분이 축조된 전 기간에 걸쳐 부장되고, 아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고분이 축조된 신라·가야 전역에서 출토된다. 양적으로 풍부하게 출토되는 기종이기에 다양한 수준의 지역 양식이 정의되고, 시기에 따라 뚜렷한 형식차를 나타낸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흔히 신라·가야 고분문화를 편년할 때, 고배라는 기종의 지역차-시기차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처럼 신라·가야의 도질토기 고배는 그간 고분문화 편년의 기준이 되는 기종으로서 주목 받으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분석되어 왔다. 그러나 삼국시대의 기종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원사시대의 두․두형토기부터 고배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토기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적은 거의 없었다. 고배라는 기종의 연원과 전승의 과정, 부장토기로 선택되고 사용된 맥락, 기종 구성 안에서 두․두형토기․고배에 부여된 의미와 같은 문제에 대해 다루어 본 적이 지금까지 없었다.

두․두형토기․고배 기종은 오래된 역사적 연원과 장기적 전승의 과정을 겪은 기종이다. 신라·가야 지역에서 도질토기로 전환될 무렵, 백제에서도 낮은 대각의 고배가 도질토기로 대량 생산되었다. 원삼국시대 진․변한에서는 생활유적과 목곽묘와 목관묘에서 적색연질토기과 와질토기 고배가 빈번히 출토된다. 와질토기 고배는 목관묘 초기의 무문토기 두를 계승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목관묘 초기의 것을 두, 이후 와질제를 고배라 하여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구분이 적절한 것인지, 또 그 관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따져 물은 적이 없다.

사실 두․두형토기는 의례용, 분묘 부장용 기종으로 선택되어 장기적으로 전승되어 온 기종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에도 설행되는 각종 제례에서 두는 기본적인 제기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두가 제기로서, 또는 부장용으로 사용되는 현상은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고, 또 사회문화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그 사용의 의미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야요이문화에서 사용된 고배형토기는 동북아 공통의 두형토기와 성격과 의미가 다르다. 야요이문화의 고배형토기는 남한 지역 목관․곽묘의 부장용 고배와는 다른 성격의 기종이었다. 일본의 경우, 한반도에서 스에키 제사법이 도입된 횡혈식석실분 단계에 가서야 고배가 비로소 분묘 제사의 전문 기종으로 사용된다.

한반도 남부에서 두․두형토기가 부장용으로 선택되기 시작한 것은 초기철기~원삼국시대 초기로 생각되는데, 시기와 지역과 따라 출토의 맥락과 비중에서 차이를 보인다. 시기와 지역에 따라 주거, 의례, 분묘 유구에서의 출토 양상도 상이하게 나타난다. 두·두형토기․고배라는 기종의 생산과 사용 여부도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었다. 또한 이 기종들이 생산되었다 하더라도, 이 기종들이 해당 사회 또는 정치체에서 사용되는 방식과 부여되는 의미는 각각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소 또는 전혀 달랐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두․두형토기․고배는 경상도 지역의 목관묘 단계부터 분묘 제사용으로 본격 부장되기 시작한다. 깊은 묘광 내에 겹겹이 반복되는 분묘의 축조와 제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특수한 위치와 순서에 포함되어 두․두형토기․고배의 부장이 이루어졌다. 목곽묘 단계부터는 그릇의 부장이 좀 더 평면적으로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부장 기종의 수량과 배치가 체계화 된다. 흔히 부장양상으로 뭉뚱그려 토기 부장을 고려해 본 적은 있지만, 그 이상의 부장의 의미, 즉 물질문화의 상징적 체계 안에서 특정 부장토기 기종의 의미에 접근해 보고자 하는 연구는 아직까지 충분하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각을 붙여 접시, 또는 바리형의 기신을 높게 한 그릇이 두․두형토기․고배이다. 왜 이러한 기종이 고안되고 사용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상식적 수준에서 답해 보면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나는 두·고배에 담는 음식을 다른 그릇에 담긴 것보다 높이 들어 올려 돋보이게 한다는 취지가 있을 듯하고, 다른 하나는 밥상이 없는 상태에서 바닥에 음식을 펴고 식사할 때 집어 들거나 떠먹을 때 편리하도록 높여 놓기 위한 고려가 반영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배경이 작용하고 있기에 두․두형토기는 신석기시대부터 고대까지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어졌다.

한편 그릇의 제작과 사용은 다른 모든 물질문화들이 그러하듯, 그 사회의 조직과 의미체계와 밀접한 내면의 연관성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섬세하게 짜여져 있다. 저장, 운반, 조리, 식사, 의례 등의 용도, 즉 복잡한 사용 체계에 따라 그릇의 생김새와 용도가 분화되었다. 굳이 하․상․주로 상징되는 중국 청동기시대의 청동예기와 의례체계를 상기하지 않더라도, 어느 사회이든, 특히 그 사회가 문명 또는 그 전의 복합사회일 때, 일반인의 식사, 특별한 행사의 회식, 궁중의 연회에 이르기까지 식사용 그릇의 기종과 재질, 형태와 색상, 장식 등에 사회적인 의미가 부여되고 체계적으로 정의되어 있었다.

이 공동연구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범문화적 비교론의 차원에서, 특정 유물 현상이 지역과 정치체의 차이에 따라 사회문화적 맥락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하여, 두․두형토기의 확산과 수용의 과정을 검토함은 물론, 물질문화 별로 독특하게 짜여진 의미 체계 안에서의 두․두형토기․고배의 사용이 지닌 의미를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구성되어졌다. 이러한 목표와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공동연구과제의 대주제를 ｢동북아 부장토기의 형성과 전개-두․고배 기종을 중심으로-｣로 정한 뒤, 세부 연구 주제를 아래와 같이 정하여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를 순서대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동단산형두의 확산과 지역적 양상 및 의미｣(오강원)에서는 부여문화로 알려져 있는 포자연문화의 두를 동단산형두로 유형화한 뒤, 각 형식의 변천 관계와 주변 지역 및 물질문화의 병행.후행 두와의 관계(서한의 고병두, 사가가형두, 한서형두, 경화형두, 봉림형두…), 동단산형두의 출현과 전개 양상 및 이러한 두가 출현하게 된 문화적 맥락 등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기원전 3~기원후 4세기 중국 동북 지역의 두 각각의 관계와 기원을 분명하게 밝힌 점, 각 물질문화에 각각의 특색 있는 두가 발생하고 사용된 맥락을 정확하게 밝힌 점 등이 주목할 만하다.

둘째, ｢마한 권역 초기철기․원삼국 분묘의 토기 부장 양상과 의미｣(박진일)에서는 마한 권역의 초기 철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의 고분에서 출토된 토기의 부장 양상과 그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한 권역의 점토대옹, 장경호, 조합식우각형파수부호, 단경소호, 단경호를 분석한 뒤, 획기 별 부장 양상에 대해 살펴보았고, 이에 더해 마한 권역의 부장 토기와 진한과 변한의 초기 목관묘 부장 토기를 비교하였다. 필자의 기존 분류안과 편년을 보완한 점, 와질토기의 부장이 시대적 획기성이 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기원전 2세기 초를 삼한의 개시기로 삼을 수 있다고 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셋째, ｢호서․호남지역 두형토기 연구｣(한수영)에서는 호서와 호남 지역 두․두형토기를 4단계로 획기한 뒤, 그 시간 범위를 기원전 5세기 후반부터 기원 전후로 보았다. 송국리문화에 외래계인 점토대토기문화가 유입된 후, 동일 지역에 여러 차례에 걸쳐 새로운 외부 문화가 유입되었고, 이러한 유입 문화와 토착 문화 전통의 결합에 의해 해당 지역 물질문화가 결정되었다는 점을 최근 출토된 두.두형토기 유적을 통해 접근했다는 점, 중서부 지역의 점토대토기문화가 서남부 지역으로 2차 파급된 뒤 서해를 통해 만경강이나 영산강 유역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조명하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넷째, ｢3~4세기 영남지역의 고배의 변천과 사회변동양상 비교검토｣(김일규)에서는 영남 동해안 권역과 낙동강 하구 유역에서의 신식 와질토기단계 고배의 출현과 전개 양상을 밝히고, 도질토기 출현 이후 고배의 변천을 통해 낙동강 하구 유역, 경주 지역, 경남 서부 지역, 합천 지역의 사회 변동 양상을 추적하였으며, 고배 변천을 통해 3~4세기 한반도 동남부 지역의 사회 변동 양상을 총체적으로 조망하였다. 부장토기와 지역 형식 토기의 확산과 공반에 주목하여 가야연맹체의 동향, 가야연맹체와 신라와의 정치사회적 관계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추가한 점 등이 주목할 만하다.

다섯째, ｢신라토기의 성립과 부장토기의 선택｣(이성주)에서는 신라토기를 일상토기와 제의토기로 이대분한 뒤, 청동기시대 후기부터 초기 철기시대를 거쳐 삼국시대 전기까지의 고분 부장 양상 분석을 통해 부장토기의 출현 과정과 맥락에 대

해 살펴보았고, 그에 이어 4~5세기 신라 고분에서 새롭게 확인되는 토기 부장 양상을 토기 생산 시스템과 제의 등과 연계하여 분석하였다. 음식 봉헌 등 과시적 의례의 측면에서 신라 부장토기의 문제를 조망하였다는 점, 토기 부장 제도의 물질화가 결국 5세기 내 신라 도질토기 생산 체계 형성을 이끌어냈다고 보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공동연구가 처음 천명한 연구 목표를 완벽하게 실현시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위의 간략한 연구 성과 소개에서 드러나듯이 기존 성과에 비해 진전된 성과 또한 이루었다고 자평한다. 이 공동연구의 학술적 의미는 다음의 세 가지 점 정도로 요약되지 않을까 한다.

첫째, 토기 자료에 대한 연구 관점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토기유물군에 대한 연구는 제작 기술과 형태 분류 등을 통한 편년 연구가 주를 이루었다. 즉, 지역 차와 시기 별 변천을 서술하는 것을 목표로 토기유물군의 분석이 이루어져 온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공동연구처럼 토기 기종이나 토기유물군의 변이를 통해 지역집단의 관계에 접근한다든지, 토기 사용 맥락을 통해 특정 기종의 토기가 물질화된 의미체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파악해 보려는 시도는 극히 드물었다. 이 공동연구는 그간의 관련 연구에서 토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재사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철기문화의 확산과 수용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철기시대 중국 동북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두․두형토기가 공통적으로 확인되지만, 지역에 따라 형태와 장식성, 색조와 마연 상태가 상이하다. 이러한 차이는 두․두형토기의 수용과 사용 맥락이 달랐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남한에서는 두․두형토기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유구에서 다른 맥락으로 출토되는데, 이는 두형토기라는 철기문화 요소에 대해 지역에 따라 수용의 양상이 상이했음을 말해준다. 이 공동연구에서는 드러낸 이러한 점ㅈ들은 철기문화의 확산과 수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두·고배는 매장의례의 변화, 토기 생산 체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사용된 기종이다. 물론 분묘 부장용으로도 사용되었지만 주거유구나 의례용 시설물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출토 맥락은 시기와 지역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며 장기적으로 존속했다. 이 공동연구의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지속적인 물질 요소의 시기적 변화를 분석하여 시기에 따라 새로 짜인 물질화의 의미 체계 안에서 이 기종이 어떻게 자리 잡아가는지를 검토하였다. 이러한 관점의 연구를 통해 도달할 성과는 앞으로 물질문화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