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꽃순이를 아시나요
엄마를 찾아 왔다고 했다
동네 이장 영식이가 지어준 그녀 이름은
꽃순이
처음 마을에 왔을 때 회의 끝에 지어낸
꽃처럼 고왔을 모습이 순간순간 스쳐가는
주름 고운 얼굴이다
골 깊은 어느 마을에서 사시다가
가리늦가사 어머니 찾아 나선 걸 보면
참말로 주책이다
글씨는 못 읽지만 가슴에 달아준 이름은
외나로도 외초리 꽃순이
해바라기꽃 종이 위에 꾹꾹 눌러쓰고
코팅한 이름
꽃순이를 아시나요
그녀의 본명은 어디로 갔을까
꽃 진 자리, 열매 하나 열리지 않았을까
꽃순이, 하고 부르면
슬며시 돌아보며 웃는다
영식이는 지 어머니 생각에 들뜬다고 하는데
아들을 물어보면 대뜸 화를 내며
동네 한 바퀴 돌아와설랑 밥주라고 하신다
떱떠름한 얼굴로 밥상을 차리는
제수씨에게 야단까지 치신다
두 달 광고에 돈 써버린 영식이에게
지금 그녀의 본명은 없다
누가 꽃순이를 모르시나요
출처/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최승화
시마을동인
시마을 최우수 작가 7회
2009년 시마을 문학상 수상
첫댓글 어디로 갔을까~~~~~~~~요!! 꽃순이 찾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