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칠회 2015년 2월 정기모임
일시- 2015년 2월 27일(금요일) 10:30
장소-과천 대공원
교통-4호선 2번출구
만남-대공원역 2번출구
부자집 자식
兒生在高門(아생재고문)-고관 집에 태어나는 아이는,
落地便貴骨(락지편귀골)-방바닥에 닿자말자 귀한 몸이네.
孩提敎罵人(해제교매인)-아이 때 벌써 꾸짖는 법 가르치니,
總角已傲兀(총각이오올)-총각 되면 오만하게 고개 세우네.
諛客如浮雲(유객여부운)-아첨하는 식객들 구름처럼 모여들어
帣韝親結襪(권구친결말)-팔소매 걷어주고 버선도 신겨준다.
且臥勿早起(차와물조기)-잠자리에서 일찍 일어나라 하지 않음은
恐子病患發(공자병환발)-자식이 병날까 두려워함이요.
無苦績文史(무고적문사)-애써서 글공부 시키지 않음은
自然有簪笏(자연유잠홀)-높은 벼슬 저절로 굴러들어 옴이네.
兒長果登揚(아장과등양)-그 아이 자라더니 과연 드날려
騎馬入東闕(기마입동궐)-말 타고 대궐로 들어가는데
馬走如飛龍(마주여비용)-말 달리는 모습이 나는 용 같아서
四足無一蹶(사족무일궐)-네 다리가 하나도 땅에 닿지 않더라
정약용(丁若鏞) 고시(古詩)
부자의 교만(驕慢)이 콩밥 먹는 경험을 준다!
증자(曾子)께서 말씀하시기를,
戒之戒之 出乎爾者는 反乎爾者也라
경계하고 경계하라
너(爾)에게서 나온 것은 너(爾)에게로 되돌아간다.
결국 땅콩 한 접시에 인색하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이 구형되었다.
“마땅하다, 고소하다”고 하기보다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면서 40대의 자식을 둔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비록 부자(富者)는 아니지만
“내 자식은 어떻게 가정교육을 시키고 있는가”
내가 정말 대한항공의 딸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자식은 제대로 키웠는가?
지금 감옥에는 SK 최태원, 한화 김승연, CJ 이재현등 황제처럼
대접받든 사람들이 콩밥맛을 경험하고 있다
하기야 요새는 건강식으로 일반 가정에서도 콩밥을 자주 먹지만---
논어(論語) 제14편 헌문(憲問) 11장에
子曰 貧而無怨難 富而無驕易.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하면서 불평(不平)안하기는 어렵지만,
부유(富裕)하면서 교만(驕慢)하지 않기는 쉽다”고 하였다.
대한항공 딸이 조금만 겸손하여도 이 지경까지는 안되었을 것이다.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23장에
子貢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공(子貢)이 물었다.
“한 마디의 말로서 평생토록 지켜 행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서(恕)라는 말이 있다. 내가 원치 아니한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공자(孔子)는 일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글자를 행(行)하여 인간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좋은 말은 “서(恕)자가 있다”고 대답한다.
용서(容恕)함을 통하여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명리학(命理學)에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는 말이 있다.
즉 재물이 많으면 몸에 여러 가지 나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는데 거기다가 교만(驕慢)까지 더하니 몸이 온전할 리 없다.
부자(富者)는 재산 모으는 노력 못지않게 재산과 몸을 지키는 지혜도 있어야 사회로부터 욕(辱)을 먹지 않는다.
우리가 잘 아는 경주 최 부자는
“흉년에 가난한 사람의 논을 사지 않는다”
“주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한다”는 덕(德)을 베풀어
조선 후기 집권 여당인 노론(老論) 정권 300년의 칼바람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야당인 남인(南人) 집안이었던 최 부자가 이런 덕(德)을 베풀지 않았더라면 과연 300년 동안이나 부(富)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노론이 남인 부잣집을 승승장구하도록 그냥 놔두었을 리가 없다.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五美里) 운조루(雲鳥樓)
행랑채 에다가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쌀 두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쌀독을 놓아두고 가난한 이웃이 끼니를 끓일 수 없을 때 언제라도 먹을 만큼 쌀을 퍼 가도록 하였다.
그것도 주인이 보이지 않는 곳에 두었다.
필자가 실제로 답사를 하였다.
6.25때 지리산 빨치산들이 다른 집에는 사람을 죽이고 약탈을 했어도
운조루(雲鳥樓)에는 털끝만큼의 피해가 없었다고 하였다
덕(德)을 베픈 것이다.
논산에 있는 명재(明齋) 윤증(尹拯)
굴뚝을 낮게 하여 밥 지을 때 가난한 집에서 연기가 보이지 않게 하였다.
식량이 없어 밥을 못 먹는 가난한사람들의 심정을 거슬리지 않기 위함이다.
또한 윤증(尹拯)은 가난한 농민이 심는 뽕나무를 심지 못하게 하였다
우리는 먹고살만하니까 뽕나무를 심어서 농민에게 타격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다.
돈이 많다고 절대로 명문가(名文家)가 아니다.
한국의 재벌들이나 재벌 자녀들이 “돈이면 전부다”라고 생각하고
돈이 많으니까 외국의 명문학교에서 숫자공부를 하였지만
사람의 가치를 가늠하는 인격교육을 부모로부터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욕을 먹는 것이다.
더욱 딱한 것은
국민의 욕(辱)먹는 것 보다
감옥의 콩밥 먹는 것을 더 겁내니
교만(驕慢)의 편식(偏食)고치기가 쉽지 않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