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마디의 말이 있으니 생각을 끊고 반연을 잊고 오롯이 일없이 앉아 드니 봄이 오메 풀은 스스로 푸르도다. 중국 남악 나찬 선사의 말씀이다. 모든 사려가 끊어졌다. 언어 문자에 속지 않고 언어 문자에 담겨있는 진리를 깨쳤다.
나야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음 오면 잘 뿐이지만 세상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온 갓 망상을 다 부린다. 잠을 자면서도 갖은 꿈을 다 꾼다. 어떻게 나와 같다 할 수 있으리오. 푸른 물 푸른 산은 마음 대로 노닐고 고깃집 술집에 자유로이 노닌다. 세월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니까 봄이 오면 푸르도다. 무애 자배 한 도인의 경지를 말하고 있다.
포항 오어사에 큰 도인 스님들이 고기를 먹고 누워 있으니 어떤 사람 이 말 하길 도인이 고기를 먹어 서야 됩니까? 도인 왈!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가, 하면서 토하니 고기가 살아서 헤험처 달아났다. 해서 절 이름이 오어사가 되였다. 이 정도의 도인이라야 고깃집 술집에서 자유롭게 노닌다.
수행력이 없으면 업력의 힘에 끄달 린다. 육도 윤회의 세계가 업의 세계다. 윤회는 죽어서 받는 것이라 오해하기 쉽다. 사실 윤회 데로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모두 윤회다. 괜히 남의 허물을 들추어 시비를 걸고 시기 질투하여 자신을 스스로 괴롭힌다. 이보다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남을 비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업의 소산으로 스스로 아수라에 사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