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세계는 폭염과 폭우 그리고 에너지난과 식량난 , 여기에 중국발 디플레이션 조짐까지 온갖 악재가 동시 다발로 터지는 모양새이다. 한가지만 터져도 지구가 휘청거릴 정도인데 여러가지가 혼재되어 등장하니 정말 대처하기도 힘들고 이러다 정말 큰 일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마저 들게 한다. 지금 세계는 자국 우선주의의 팽배로 협력이니 서로 도움이니 하는 것은 물 건너간지 오래됐다. 예전같으면 국제적 난국을 만나면 주요국들이 만나 대책을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기대조차 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제 특정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국가가 얽히고 설켜있어 한쪽의 큰 문제가 즉시 다른 쪽으로 전이되기에 앞으로 정말 힘든 국면을 피하기 어렵겠구나 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우선 이상기후가 정말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전세계 상당한 곳이 이른바 살인적인 폭염에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가격이 하루 만에 5%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엘리뇨의 영향으로 앞으로의 기상상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도 에너지의 수급문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여름도 여름이지만 오는 겨울 에너지 문제가 더욱 우려된다. 올 여름 폭염에다 겨울철 혹한까지 덮치면 과연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이상기후는 식량에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 폭우로 많은 양의 곡식이 물속에 잠겼고 폭염으로 식물들이 고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5개월째 계속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난과 에너지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금 흑해주변에서 식량수출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가 심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곡물을 운송하는 선박에대해 실사격을 하고 있으며 우크라도 질세라 미국에서 준 공포수준의 집속탄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로인한 국제 곡물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인근 폴란드와 벨라루스도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이러다 정말 나토와 러시아 주변국이 참전하는 세계대전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속에 각국들은 식량을 점차 무기화하고 있다. 최근 인도정부는 최악의 홍수와 관련해 쌀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자 국제 쌀 가격도 급증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쌀 수출량의 40%를 담당하는 인도이기에 그 여파는 상당하리라 추측된다. 세계 쌀 2,3위 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은 가뭄으로 쌀 생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쌀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식량이 무기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흔들린다는 것은 벌써 나온 말이지만 그 심각성이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이다. 수출도 부진한데다 중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 오던 부동산 정책도 그 효과가 미비하다는 통계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국도 폭염에 폭우에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식량문제도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더욱 시진핑 정권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청년실업이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정부가 발표한 20%보다 실제는 2배이상 그러니까 40%를 넘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냥 유튜버가 언급한 것이 아닌 북경대학교 교수팀이 발표한 것이니 믿을 수 있는 통계라고 하겠다. 중국 북경대학교에서 이런 발표를 해도 괜찮을까 우려스럽기도 한 통계이다. 중국에는 취업을 포기하는 전업자녀들도 대거 등장했다고 한다. 전업주부처럼 그냥 집에서 머물며 부모로부터 용돈을 타 쓰는 계층을 의미한다.
중국의 청년실업이 우려스러운 것은 언로를 살벌하게 막고 있는 중국에서 최근 이런 저런 매체와 SNS를 통해 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는 행동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의 젊은이들은 시진핑이 길러낸 제2의 홍위병이자 체제 수호 파수병들이다. 시진핑은 자신의 임기를 탄탄하게 하기위해 자신을 충실히 따를 젊은 세력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시진핑 지지세력이 반기를 들고 나서게 될 경우 시진핑 체제에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럴 경우 중국 정권은 젊은층의 불만을 해외로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로 대만 침공같은 것이다. 시진핑은 대만 침공 카드를 언제나 꺼내들 수 있다. 특히 내년 미국의 대선앞두고 미국 선거전이 혼전상태로 정신을 못차릴 때 불장난을 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질 수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금 전세계는 기후 악재에 전쟁 악재 그리고 중국 악재라는 삼중난을 겪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지금은 표면적인 경제 지표가 괜찮다고 하지만 계속되는 이상기후에 길어지는 러시아 우크라 전쟁에 중국의 흔들림까지 겹치면 그 파문이 어느정도 높아질지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마냥 흐뭇하게 이런 상황을 강건너 불처럼 바라볼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세계는 서로 맞물려 있어 어느 한곳의 돌발상황이 전세계로 급속도로 번지고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같은 강대국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이런 상황을 중재할 어떤 조직도 기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유엔은 그냥 유감이다라고 밝히는 것으로 그만이다. 미중갈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핫라인은 사용중지된지 오래됐다. 그래서 그 어디에선가 돌발적으로 무언가 폭발한다면 전세계 모든 나라가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세계적인 대난국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2023년 7월 2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