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침략자 북·중·러 또 공조, 그때의 대한민국 아니다
조선일보
입력 2023.07.28. 03:26업데이트 2023.07.2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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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0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전승절 70돌 경축 대공연'을 방북 중인 중·러 대표단과 함께 관람하고 있다. 왼쪽부터 러시아 대표단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김정은, 중국 대표단장인 리홍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노동신문·뉴스1
27일 북한 김정은이 정전(停戰) 70년을 맞아 중국 대표 리훙중 전인대 부위원장, 러시아 대표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했다. 리훙중과 쇼이구는 시진핑과 푸틴의 친서를 건넸다. 이 세 나라는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을 침략해 국토를 초토화하고 100만명 이상을 살상했다. 기밀 해제된 러시아의 문서들엔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의 한국 침략 모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 나라들이 사죄와 반성이 아니라 또 모여 ‘전쟁에서 이겼다’며 기념식을 하고 있다. 시대착오적 행태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5100만 한국민을 노골적으로 모독하고 위협하는 행위다.
북·중·러의 속성은 1950년 침략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북한은 핵을 개발해 민족을 핵 참화로 몰아넣겠다고 일상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남의 영토를 뺏겠다며 침략 전쟁을 벌여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다. 뜻대로 되지 않자 핵 위협도 가한다. 중국은 패권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대만 침공을 벼르고 있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자기들이 찬성했던 유엔 결의도 무시하면서 북핵을 옹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고전 중인 푸틴이 전쟁을 지휘하는 국방장관을 북한에 보낸 것은 부족한 탄약을 북한에서 구하려는 목적일 것이다. 북·러 간 탄약 직거래가 벌어지면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파장이 일어날 것이다. 러시아가 북한에 최신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 등을 제공한다면 우리 안보에도 직접적 위협이 된다. 다음 달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 회의는 이런 북·중·러 밀착에 관한 대책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
북·중·러의 속성이 1950년과 달라진 것이 없는 반면, 대한민국은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달라졌다. 세계 10위권 국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 국가가 됐다. G20 회원국이자 G7에 자주 초청받는다. 유럽에 전투기와 탱크, 자주포, 미사일을 판매하는 세계 6위 군사 강국이다. K팝과 드라마, 영화와 같은 한류는 세계인을 열광시키고 있다. 침략당할 때 총 한 자루는커녕, 연필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나라는 이제 없다. 북·중·러가 어떻게 밀착하든 우리가 내실을 더 키우고 단합하면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보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