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책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후보자를 낙마시켰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은 후보자 검증에 실패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국정감사를 벌였다. 지난 6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뒤 나흘 만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은 중대 범죄 혐의로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사법리스크 방탄에 올인하면서 대법원장은 정치적 정쟁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박형수 의원도 “이균용 후보자 낙마 이유가 비상장 주식 재산신고 누락 정도였다. 이걸 다른 상황과 비교했을 때 대법원장을 낙마시킬 사유였느냐”며 “재판 지연 문제, 코드인사 문제, 사법부의 정치화, 그로 인한 재판의 공정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그것이 다 가로막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 자질에 문제가 있었다며 정부와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낙마 책임은 일방적으로 (후보자를) 통보받은 대법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면밀히 검증해서 책임을 다한 국회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검증단을 갖고 있다는 법무부와 지명한 대통령에 있다”면서 “사법부의 장기 부실 운영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후보자를 지명해 사법부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의 잘못된 선택을 국회가 막아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로 대법원장 공백은 16일째를 맞았다. 여야 대치 상황에서 차기 대법원장 인선이 지연될 경우 상고심 재판 적체가 심화하고 대법관 제청 등 인사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안철상 대법관도 이날 국감장에서 “대법원장 공석이 장기화할 경우 사법부 운영에 적지 않은 장애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어려운 상황이 해소되도록 국회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권영준 대법관의 재판 회피 문제도 거론됐다. 서울대 교수 시절 고액 의견서를 작성해 논란이 된 권 대법관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총 59건의 상고심 재판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문제로 대법원 업무에 차질 주는 ‘민폐 대법관’”이라고 일갈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에 복잡한 사건이 많아서 (회피한) 만큼 사건을 받는다면 업무 균형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세계일보. 이종민 기자
출처 : 세계일보. “이재명 방탄 올인” “대통령 책임”… 대법원장 공백 사태 ‘네 탓’ 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