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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산장에서 담은 일몰.
지난 가을 종주때 반야봉으로 넘어가던 해가 해가 길어지니 백무동쪽으로 내려간다.
파키스탄 출장을 열흘 다녀오니 5월말이 되고 또 이틀후 중국 산동성으로 출장을 다녀오니 6월 5일이다.
6월 7일 부터 지난해 가을에 같이 지리산을 종주했던 L선생님과 6월7일 부터 봄의 지리산을 같이 종주하자고 약속했기에
6월7일 새벽 04:30에 성삼재에서 서울에서 같이 오신 P, C선생님들과 만나 종주를 시작했다.
C 선생님과는 작년 11월3일, 벽소령 산장에서 만나 삽겹살 구우며 쇠주잔을 나누었기에 구례에서 성삼재로 오는
첫버스에서 내리는 C선생님을 금방 알수가 있었다.
그 뒤로 내리는 L선생님과 P선생님을 만나 노고단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종주를 시작한다.
P, C 두 선생님은 처남남매지간이다.
난 두번째 지리산 종주지만 다른분들은 모두 열번이나 넘는 종주기록을 갖고 있어서 지리산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
조망이 좋은곳에 오면 멀리 보이는 봉우리를 가리키며 그 이름들을 줄줄 알으켜 준다.
옛날 부터 잘 알고 지냈던 개인산장의 주인이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조차 알고 있다.
지리산이 좋아 따라나선 초보자인 나로서는 그냥 듣고 감탄만 할 뿐이다.
L선생님이 선두로 노고단 고갯길로 올라선다.
해가 일찍뜨니 성삼재 출발부터 렌턴을 켜지않고 출발한다.
렌턴은 장터목산장에서 천왕봉 올라갈때만 쓰였다.
모든 사진이 역광사진이다.
역광사진은 그런데로 힘이 있어서 보기도 괜찮은것 같다.
옅은 연무가 깔리니 멀리로 보이는 산능선의 줄기줄기가 희끄므레하게 잘 보이지 않는다.
지난 가을에는 지리산 능선들의 이어짐이 아름답게 보였는데...
임걸령 샘터에서 쉬면서 물보충을 한다.
햇살이 역광으로 비춰준다.
벽소령에 도착하니 오후 4시정도 된다.
연화천산장 까지는 7시간 정도 걸려 올라와서 점심 해 먹고 벽소령 까지는 쉬엄쉬엄 온다.
산장 입실시간이 오후 6시라 일찍 도착하면 별로 할일이 없어서 쉬엄쉬엄 오면서 지리산의 좋은 경치를 조망하며
서로들 농담 따먹기하며 걸어오니 오후 4시가 가까워 벽소령산장에 도착한다.
오는 동안 귀감이 될만한 한가족을 만났다.
부부가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4학년 딸아이를 데리고 지리산을 종주하고있다.
두 어린 아이들도 완전한 등산장비를 갖추고 부모를 따라 잘도 걷는다.
산장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엄마, 아빠를 도와 잔심부름들을 잘도 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의 모두가 칭찬한다.
작년에도 한식구 같이 종주를 했다며 이번이 두번째라 하며 젊은 부부는 주위에 겸손한 인사를 건낸다.
요즘 어린 학생들은 부모의 성화에 학원다니랴 시간이 없을터인데 두 부부는 새로운 가정교육을 시키는것 같아 보기 좋다.
요즘 가정교육의 귀감이 될것 같아 이곳에 자랑으로 올린다.
벽소령에서 자고 늦은 아침을 먹고 세석산장쪽으로 걷는다.
오늘 가야할 길이 그리 멀지않아 모두들 천천히 걷는다.
산길은 천천히 걷기가 더 힘드는것 같다.
그래서 걷는 속도는 평소데로 걷고 조망이 좋은곳에서 많이 쉬기로 한다.
오늘은 장터목산장에서 자야하는데 일찍 도착해도 입실시간이 6시라 할일이 별로 없을것 같아서다.
해가 짧은 가을 등산 보다는 여름에 등산하니 해가 길어서 좋다.
쉬는 시간에 5월 단오가 언제였던가를 C선생님과 따지다가 내일이 내 음력 생일(오월 초 여드레)이라걸 알았다.
천왕봉에서 일출 보며 칠순의 생일을 맞는것도 기억에 남을것 같아 이번 산행이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지리산의 정기가 담겨있는 아침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세석으로 가는길은 정말 아름답다.
지리산은 계절마다 그 아름다움이 다르다고 한다.
지난 가을에 이 길을 걸으며 세석으로 걸었을때는 단풍이 지고 없었지만
맑디맑은 높은 가을 하늘이 지리산의 능선을 보여 주었다.
오늘 이 길을 걸으니 신록이 우리를 반겨준다.
역광으로 비추는 신록의 나무 잎사귀는 진한 초록도 있지만 연한 연두색의 산뜻한 맛도 풍긴다.
C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는 그 옛날 공비토벌을 위하여 이곳으로 차가 다녔다고 한다.
백무동에서 세석산장 까지 오래전에는 짚차로 올라올수 있었다고 한다.
길을 다시 개발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자연생태계 보호단체에서 반대하여 그만 두었다고 한다.
세석으로 가는 연봉과 능선길에 철쭉이 그 마지막 자태를 보여준다.
지난 겨울 추위에 세석의 철쭉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색갈이 좀 맑은 붉은색을 띠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
세석산장이다.
지리산 산장중에서 가장 크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게 많은 인원을 수용할수 있는 산장이라 한다.
세석평전을 가꾸고 보전했기에 지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는것 같다.
한때는 세석평전에서 텐트치고 야영을 했으니 많은 철쭉 나무나 야생화들이 전멸했다고 한다.
지금은 다시 복원하여 많은 야생화가 피어나고,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한다.
세석산장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장터목 산장으로 가는길은 지리산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다운 능선길이다.
능선이 이어지는 조망도 좋고, 고사목이 어우러진 능선길도 우리의 걷는 발을 쉬게 만든다.
장터목 까지도 두어시간 걸으면 되니 모두들 쉬엄쉬엄 걷는다.
아직도 해가 반야봉 쪽으로 넘어갈려면 많은 시간이 남었다.
지난 가을에는 오후 5시간 조금 넘으니 넘어가던데...
장터목산장이다.
이곳 산장 예약하기가 가장 힘드는 곳인것 같다.
중산리에서 올라와 처음 머물러야 할 곳이기도 하고 성삼제에서 올때는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하여 머물러야 하는곳이다.
발전기를 돌리기위하여 많은 기름을 보유하고 있다.(왼쪽에 보이는 푸른통들)
이곳에 좀 일찍 도착했기에 여유스럽게 세수도 한번더 하고 저녁 준비를 시작한다.
지난 가을 종주때는 반야봉으로 넘어가는 석양이 엄청 좋았다는 기억이 난다.
저녁을 다 먹었을 쯤 백무동쪽으로 해가 내려갈려고 한다.
그러나 석양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지난 가을 반야봉으로 넘어가는 석양은 무척 아름다웠는데 해가 길어지고 날씨가 더우니 그런것 같다.
여러장의 사진을 담아봤지만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 포토샵으로 석양의 맛을 올려본다.
보시는분들이 좀 식상하시드래도 이해 해 주기 바랄 뿐이다.
태양광으로 등을 켜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이 등은 그린에너지 등이다.
그 유리등 속으로 넘어가는 해를 걸어보기도 하고 넣어 보기도 한다.
장터목 산장에서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천왕봉을 향해서 올라간다.
해굽성 식물이 해를 향해 방향을 틀고 꽃을 피우듯이 이곳에 잠들있던 사람들이 새벽 3시만되면
부시럭대며 일어나서 천왕봉을 향해서 마구 발걸음을 옮긴다.
천왕봉 메니아들인가...
난 오늘 이곳 천왕봉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70의 생일을 맞는다.
무작정 앞만보고 걷고 또 걸어 올라가니 하늘이 열리고 밝은 여명이 앞으로 닥아온다.
천왕봉이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천왕봉위에 올라서 있다.
지난 종주때는 너무 추워 일출만 보고 금방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일출사진을 담을려고 해 뜨는 천왕봉 뒷편에 자리잡고 앉는다.
별로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아늑하게 느껴진다.
내 뒤로 성주에서 오신분들과 많은 사람들이 빙 둘러앉아 있거나 서있다.
여명이 시작되고 곧 해가 뜰때쯤, 같이 종주하던 P 선생님이 오늘 이곳에서 7순 생신을 맞이하는분이 있다고 하며 나를 가르킨다.
뒤에 계시던분들이나 주위에 계시던 분들이 모두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내준다.
그리고 곧이어 생일 축하곡으로 "HAPPY BIRTHDAY TO YOU"를 박수를 처가며 불러준다.
70의 생일을 천왕봉에서, 그것도 많은 등산객들로 부터 축하를 들으며 맞이하는 생일을 난 평생 기억할거다.
또 힘이되면 다시 이곳을 찾아오고 싶다.
해뜨는 천왕봉을...
축하해 주신 등산객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축가를 불러주시고 환호해 주시던 등산객 여러분!
대단히 감사 합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2박 3일간 즐기며 걸었던 능선길도 저 천왕봉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주었다.
면면히 뻗어흐르는 백두대간의 능선길들이 연무속에 아련히 이어져 보인다.
아침의 햇살이 비추니 다시 숲속은 녹색 숲길로 변하고 우리들은 걸어간다.
3시간쯤 걸어내려오니 치밭목산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아침을 지어 먹는다.
다시 출발하고 대원사 계곡으로 기나긴 계곡길을 걸어내려온다.
지루하고 험난한 대원사 계곡길도 시간이 지나니 넓은 길이 나타나고 유평리에 도착한다.
대원사 계곡물로 빗은 막걸리맛이 유난히 좋다는 식당에서 촌닭백숙을 두마리 시켜놓고
같이 종주한 세분한테 칠순턱을 대접한다.
이번 산행길에서 같이했던 세분에게 항상 감사 드린다.
입과 숟갈만 들고 갔으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다음에 또 같이 한번 더 종주 합시다.
첫댓글 우리 桐谷이 칠순이라 ㅡ하이고! 이 일을 어찌하나 ㅡㅡㅡ코흘리개를 겨우 면한 나이에 ㅡ달성공원 너머에 있는 서부국민학교에 입학하면서ㅡ우리는 서로 만났는데ㅡㅡㅡ 발써 칠순이라 ㅡ하이고! 이 일을 어찌 하~알 꼬!
종갑형, 요즘 서부국민학교앞에 있는 35회 사무실로 종종 놀러 간답니다. 서보석군도 종종 만난다오. 언제 대구오면 한번 만납시다.
나이는 숫자일뿐....신록은 아름답고 신선하지만 지리산이 지루하고 재미없던데 종주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칠순아니 팔순이 되셔도 지금처럼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쉬리님, 정말 지리산 능선은 그냥 걸으면 지루하게 느껴 진답니다.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걸으면 그런데로 재미도 있답니다. 감사 합니다.
그 체력과 열정, 그리고 삶을 즐기는 여유와 낭만, 참으로 부럽소이다!
균세형, 소질과 취미가 사업으로 연결되니 하는 일들이 재미가 있어요. 일하는 재미로 사업을 한답니다. 시간나면 배낭여행도 다니니 요즘은 살아가는 재미가 솔솔해요. 고맙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