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따뜻하다가
장마가 시작되었나봅니다.
학원가는 길에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고요.
철쭉의 꽃말을 아십니까?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무용한 것들을 사랑해서,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많이 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꽃말 외우기였습니다.
여튼 철쭉의 꽃말은
'사랑의 즐거움'입니다.
도처에 깔린 철쭉들도
눈길을 주어야 보이거든요.
더 사랑하기 좋은 날들입니다.
뭔 헛소리냐고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가봅시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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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반 실강 수강자
GS2기 손승주 / 문일 / 송명진
* 상남자특 : 초성따위 쓰지 않음.
# 간헐적 공부법
1차 준비하는 학우들, 학원가고있음?
이 시기에는 모의고사보고
동차생분들은 다 개인공부하러 가버리시는 듯.
필자는 어차피 모의고사도 안보는데
수업 빼고 1차공부하면 안되느냐고?
사람 마음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음.
뭔가 내가 수업을 안간사이에
강사께서 여태까지 숨겨온 절대비급을 풀어버릴 것 같음.
덕분에 수업가면서 불안해하는 셀프 고문 중.
필자는 다음주에 인강으로 포데이즈 들어야함.
이제 남은 도피처는 이곳 뿐임.
사보법 보다가 '그래서 대체 이 돈은 누가 다 받는겨' 생각함.
4월 말즈음부터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엄습해서,
공부시간 마저 팍 줄어버렸음.
하루 2~3시간 정도 공부한달까.
약 10여년 전 유행하던 '간헐적 단식'을 들어보았음?
이게 간단히 말하자면 일정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식사시간 조절로 식사를 조절하는 것.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함.
(진짜 그런지는 안해봐서 모르겠음)
한국인은 빠른 결과를 원하는 민족이기 때문에,
이 당시에 하루종일 칼로리가 소모되는 '타바타 운동법'
같은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법들이 많이 화제였음.
필자는 이를 참조하여 간헐적 공부법을 실천 중임.
잠깐 공부하고 오래 휴식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다 까먹어버리는 공허한 상태 유지 중.
1차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
하루에도 수십번 다짐과 절망을 반복하고있음.
#환불사태
필자의 맨위 글을 유심히 본 사람은 벌써 깨달았을 것임.
그렇다. 필자는 인사노무를 탈주하였음.
사실 GS2기부터 인사노무 수업들어가서
시험지와 모범답안을 받고 수업은 안듣고 나왔음.
진짜 인사노무는 마의 과목이다.
알아듣는 것 같다가도 시험지만 받으면
첫 발을 떼기가 어려움. 진짜 "억"소리 난달까
일단 아무말이나 써놓고
쓰면서 수습하는 기분임.
역시 첫 한걸음이 중요함.
인류 최초로 달에 간 닐 암스트롱이 그랬음.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커다란 도약이다."
필자는 도약은 못하고 비약 중.
모의고사가 안써지는 건 둘째치고
모범답안을 볼 때마다 도저히 이렇게 못 쓸것 같았음.
모범답안이 20쪽이 넘어버리니 암담했음.
굉장히 오래 고민하다가 환불신청을했음.
처음엔 수업을 그래도 따라가려고 기를 썼으나,
해선샘의 사자후 몇방 얻어 맞고 그로기 상태였음.
해선샘은 소위 말하는 '파이팅스피릿'만땅이심.
필자가 거기 따라가기가 너무 벅찼음.
그래도 수업자체는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함.
필자가 진도를 못 따라갔을 뿐.
무튼 4번정도 들었던 것과, 묶음 할인까지 풀리니
내게 환불 된 돈 28,000원.
(이때 좀 현타옴)
여러분들은 인사노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예전의 필자는 '최고답안' 으로
타 학우들의 답안지를 접할때마다
경탄해 마지 않았음.
허나 요즘의 심신미약상태인 필자는
최고답안을 볼 때마다 엄지가 아니라 중지를 올리고 있음.
반항심만 커져가는 것 같아, 정신건강을 위해 탈주함.
동차반이 생긴다면 그 중 하나 들을 듯.
#철의 여인과 N행시의 장인
수험생활하다보면 그런때 있지않음?
'와 얘 진짜 뭐지...?' 싶을정도로
엄청난 열정과 성실함을 가진 학우분들을 만날때가 있음.
필자는 노동법 GS0기부터 그런 학우를 마주함.
GS0기는 수강생이 좀 적은편이고 기간이 긴편.
오다가다 보면 얼굴정도는 아는 사이가 되는데.
한 여학우분이 필자의 통학루트가 비슷한 것임.
자연스레 말정도는 트게되었음.
심지어 필자와 나이도 동갑이고 같은 생동차생임.
이 학우는 굉장히 시크하고 냉철한 삶의 자세를 가짐.
일례로 필자가 "공부 힘들지 않아요?"라고 물으면
"뭐가 힘들어요? 그냥 하는거지" 라고 대답하는 분임.
이야기하다보면 영국의 여성총리 '마가렛 대처'가 생각남.
(이하 '철의여인' 이라함)
하루에 평균 11시간~13시간정도 공부한다는
성실한 철의여인은 GS2기도 실강신청에 성공함.
현재는 실영상반과 실강의 신분차이로 인해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음.
다만, 종종 지하철에서 마주칠 때가 문제임.
가볍게 대화하면서 오는데, 이때마다 필자에게 판례퀴즈를 냄.
(거의 지하철의 스핑크스임.)
수업이 같기 때문에 승주샘이 따준 두문자로 냄.
문제는 필자의 공부가 부족을 넘어서 결핍상태라는 것.
예를들어 '객단추명판' 이라는 판례를 물으면
철의여인 : "객단추명판"판례 말해보세요
필자 : 객,관적으로 단,거리선수는 추,리닝을 입고, 명랑하게...
이런식으로 필자는 늘상 N행시를 하고 있음.
그냥 되는대로 말하는 수준인데,
이때마다 철의 여인이 '얜 진짜 뭐하는 새X지...'하는
눈빛으로 필자를 쳐다봄.
주말 풀타임 수업 끝나고도 곧장 독서실로 향하는
철의여인께 혹시나 시험 떨어지면 꼭 말해달라고함.
필자는 다시 태어나도 저정도는 못 하겠다 싶었음.
철의여인은 진짜 울면서도 공부하는 위인임.
몸이 지치면 의사에게 링거 맞고 다시 공부한다고 하는데,
필자는 장의사라도 찾아봐야겠음.
철의 여인 썰은 쓸까 좀 고민하고있던 주제였는데
어차피 공부하시느라 카페 안들어오실 것 같음.
이거 걸리면 난 죽은 목숨임.
# 사탕팔이 소년
지난주 일기에 고등학생들 너무 시끄럽다고 쓴 것 기억남?
필자가 다니는 스터디카페는 규모가 매우 작음.
좌석이 40석? 정도 밖에 안되는 규모임.
맨날 오는 사람만 오는 그런 스터디카페임.
필자는 공부하면서 사탕을 자주 먹음.
필자가 수험에 들어오면서 주위 지인들에게 수험생활을 알렸더니
여기저기서 사탕같은 주전부리를 보내줬음.
혼자 다 먹으면 당뇨가 올만큼 쌓여있길래,
스터디카페의 탕비실에
사탕을 한움큼 집어다가 종이컵에 담아놨음.
대략 이런 모양새였는데,
처음엔 순식간에 동이 나서
스터디카페 갈때마다 조금씩 다시 채워 놨음.
재미있는게 이게 1주일 정도 반복되니까.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저기에 사탕을 채워놓기 시작함.
뭔가 요즘 일상의 작은 행복임.
사람들이 사탕먹을때 입을 열지 못 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조용해지는 효과가 있음.
여러분도 용기내서 작은 선행 해보길.
행복은 오히려 베푸는 자에게 오는 것 같음.
# 와 이걸 진짜해?
나는 여러분들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일 줄 몰랐음.
지난 주 수험일기에 '우리의 비밀암호' 만든 것 기억남?
필자는 이번 주 노경수업때 불의의 습격을 당함.
와... 쉬는 시간 끝나고 포스트잇 보고 할말을 잃었음.
이 학우분의 추리력도 감탄스럽지만,
'이걸 진짜 한다고?' 싶었음.
더욱 충격적인건 이걸 들킨 과정임.
그동안 "~~가 필자 맞나요?" 식의 비밀댓글들에
그때그때 되는대로 드립치면서 대답했었음.
대부분 다른사람을 지목 하기도 했고,
절대 못 찾을 것 같았단 말임.
한번은 필자가 "강사님께 물어보면 알려주실거에요"
라고 답글 단 적이 있었음.
그런데 이번주 토요일 노경시간에 어떤 학우분이
진짜 강사님께 물어보시는 거임.
이 학우분은 '호랑이'를 닮았음
(이하 '호랑이'라고 함)
정확히는 못 들었는데 호랑이 학우분은 강사님께,
"선생님, 혹시 수험일기 쓰는 분 누구에요?" 이런식으로 질문함.
그 질문을 라이브로 들었던 필자는 흠칫 했으나
모른체 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연기력을 시뮬레이션 했음.
대략 이런 표정으로 시치미 떼야겠다고 생각함.
문제는 그 다음일임.
명진샘 : "이 분 아니에요?"
이러면서 필자를 가르키심.
'진짜 이거 꿈인가' 생각함.
정체가 탄로난건 탄로난 건데...
선생님께서 어떻게 알고 계시지...
다행히 복도에서 벌어진 일이었음.
호랑이 학우분께 식사권1회를 약속하고
겨우겨우 입막음함.
노경도 환불할까 잠깐 고민함
자, 필자는 이제 스터디카페로 향하겠음.
책 놓고 얼른 메이플 검은마법사 잡으러가야함
(월간 보스라 중요함)
아~ 시험 10년뒤에 붙을 듯 ㅋㅋㅋ
-끝-
#번외편 (첨삭공유)
2주전 수험일기에서 필자의 '루트' 관련 뻘 답안.
그 첨삭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몇분 계시길래
첨삭내용 첨부함.
진짜 첨삭자분도 감동인게,
그 필자의 뻘소리에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가며 답변해주심.
6번 항목의 고시식당은 이번 주에 가봤는데,
가격대비 만족스러움. (추천)
수능 수학 3등급이 못한 것 처럼 말씀하시는
3번 항목이 좀 마음에 걸리기는 함...
아고 휴강소식은 들었습니다. 건강이유라고하시던데 괜찮으셔야할 텐데...
동차반에서라도 놓지 않겠습니다...
늘 기다려주시니 감읍할뿐입니다...헤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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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공부했어 연진아...
꽃말을 외우는 사람이라는데 감동하고... 사탕 나눔하고 그 나눔이 릴레이되는 상황에 한 번 치이고... 아기고양이를 찾은 포스트잇에 현웃터지고... 선생님의 천기누설에 놀라고... 철의여인때문에 조금 시무룩해지고ㅠㅠ 인생 한 편이 그대로 다 들어있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이 담긴 글을 읽은 것만으로도 노무사 수험길 선택한 거, 잘했다 고륜아~~~ 항상 고맙습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구요!!!
희노애락을 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상은 좀 살만한것 같기도?
오고륜님도 다음주에 또 뵈어야하니 건강하셔야해요~
ㅋㅋ유머있고 따뜻하시고 ~카페올때마다 소소한 행복을 주시네요^^
사나이 가는길 누가 막겠습니까 헤헤헹
항상느끼는거지만 사랑많이받으시면서 또 주위분들께 사랑많이 나눠주시면서 자라셨을것 같은 느낌이에요 뭘해도 성공하실것같아요 일단1차먼저!! 명진선생님 장난끼가득한표정으로 저분아니에요? 하셨을거상상되니까 웃기네요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명진샘 진짜 ㅋㅋㅋㅋ 첫인상과 너무 다르신....ㅋㅋㅋㅋ
너무 재밌어요. 저도 찾아서 포스트 잇 붙일께요. 나의 고양이 ㅎㅎ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른분께 붙여도 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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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일단 제 합격은 아닌것같으니 제빙님이 합격하신다면....?
저같은 아저씨가 뭐라고... 언제든 환영입니다. 꺄륵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5.08 03:46
@제빙 모의고사 답안지도 나무로 만든 종이일텐데...
자! 같이 외쳐볼까요!!
"나무야 미안해"
@아잉어려웡 당신 .. 역시 따수운 사람이었어 이러니 당신 팬이 되지 않지 않을 수밖에.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도 멋지게 불태우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화이팅
- 아잉어려웡 0호팬 배상
아 부러워!!!!
앞으로는 더 은밀하게 비밀결사로 활동할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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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안그래도 개인일기를 잘 읽어주신분들도 많아서, 굉장히 감사했는데.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용기내어 올려보겠습니다! 어쩌면 우울만 가득해서요.
오늘이 지나 내일이 오는때는 늘 해가 진 어두운때니까요.
앞으로 나아가고 계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
금요일 포데이즈민법과 토요일 일요일 수업+모의고사폭탄으로 어제 노동끝나자마자 집와서 뻗느라 못읽었는데, 이제야 읽어 아쉬울 정도로 좋은 글입니다 ㅋㅋㅋㅋ. 위에 댓글처럼 사람이 말하거나 글쓰는 것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느껴지는데 아잉어려웡님께서는 정말 ... 마음이 따뜻하고 많이 배우신 것 같아보여요.
특히 사탕나눔에서 감동, 이후 남들이 채워 놓는거에서 또 감동. 인류애가 넘쳐 흐르네요. 저도 인사 탈주할까 많이 생각했는데...^^; 이제야 밝히지만 인사 조교인 나머지 제가 탈주를 할 수는 없어서 ㅋㅋㅋㅋㅋㅋ 아무쪼록 파이팅입니다.
아 놈수님 누구신지 알것 같아요! 실강때도 조교셨죠?
정말 열심히하는 분으로 기억하는데,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아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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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기대하겠습니다... 3기라...제게 3기가 와야할텐데
@영웅본색라잌디스 동지군요... 살아서 뵙기를
저였으면 복도에서 명진쌤께 지목당했을 때 엇 뉴진스의 하입뽀이요 하고 그대로 춤추며 퇴장했을듯.. 수험일기 넘 재밌어요 전 나이롱수험생인디 아잉님 글보러 카페들어와요 두근두근🥹 저는 이번주부터 1차 달리려고요 아잉님 화이링!
헤헹 멀리서 공부하시나보네요~? 노경러 화이팅! 1차도 화이팅!
볼때마다 독서실에서 웃참챌린지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연재 계속해주세요 ㅠㅠ 연재 중단하시더라도 글만은 남겨주세요 두고두고 읽게..
저도 꽤나 낙관적인 성격이라 자부하는데(긍정적인지는 모르겠음) 글쓴이님 어떻게 그런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시나요 정말 존경합니다
크윽… 제가 무식해서 걱정이없는거 아닐까요..
누구신가요... 그대 ㅋㅋㅋㅋㅋㅋ 전 수험판은 떠났지만 응원해드리고 싶네요
저 좀 데려가주세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5.10 17:04
@미션임파썩을 헤헹 힘내보겠습니당!
사탕 뭡니까.. 이런 사랑스러운 분 같으니
훈훈하지 못한 비주얼에 훈훈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