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8년 프로야구에 서른 가지 질문을 던졌다.(사진 이종일) |
1. 올해의 기적롯데, 포스트시즌 진출│‘8-8-8-8-5-7-7’의 악몽을 떨쳐 냈다. 5월까지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야구 팬들은 “내려올 팀은 내려오게 돼 있다”며 애써 무시했다. 롯데는 한때 주춤하며 5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창단 후 첫 10연승을 달리는 등 신바람을 내며 3위에 올라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섰다.
그동안 롯데는 후반기에 곤두박질치곤 했다. 꼴찌가 굳어진 2002년 10월 19일 사직 한화전에는 3만 명이 아닌 6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해는 뒷심을 발휘해 시즌 내내 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제일호’라는 한국 이름까지 얻었다. ‘No Fear(두려워 말라)’의 뜻을 모르는 부산 사람은 없다.
베이징올림픽 전승 우승│KIA 한기주는 미국, 일본전에서 한 타자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해 무한대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팬들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TV 자막의 점수를 재차 확인할 뿐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수록 한국 야구의 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끝없는 부진에 시달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은 일본과 치른 준결승에서 승부를 가르는 2점 홈런을 때렸고 한화 류현진은 결승에서 쿠바 강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다.
경기 막바지 강민호가 주심의 퇴장 판정에 항의해 미트를 내던지는 장면도 아름답게만 보였다. 쿠바의 강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병살타는 한국의 전승 우승에 극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2. 유창한 영어 실력롯데 포수 강민호(23)는 8월 23일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에서 퇴장을 당했다.
9회말 1사 1, 2루의 위기에서 레이 코토 주심이 타석에 들어선 프레데릭 세페다에게 유리한 볼 판정을 하자 한마디 던진 게 화근이었다. 강민호는 코토 주심에게 “로 볼(Low Ball)?”이라며 공을 계속 쥐고 주지 않았다.
코토 주심은 강민호의 항의에 퇴장 명령을 내렸다. 강민호는 미트를 던지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소용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오른쪽 허벅지 통증이 있는 진갑용이 대신 마스크를 썼다. 마무리 정대현(30,SK)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에게 몸쪽 싱커를 던져 6-4-3의 병살타를 유도해 3-2로 승리를 지켰다.
경기가 끝나고 강민호는 “코토 주심이 ‘No ball’로 알아들은 모양이다. 판정에 일관성이 없었다. 시작할 때부터 장난을 칠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코토 주심은 스페인어를 쓰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으로 같은 언어를 쓰는 쿠바 선수들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롯데에서 뛴 투수 최향남(37)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 버팔로 바이슨스 시절 코칭스태프에게 힘이 떨어졌다면서 “No Power”라고 이야기했는데 “No Problem(문제없다)”으로 알아들었다고 한다.
3. 완벽했던 SK에게 아쉬웠던 한 가지
 |
윤길현.(사진 제공=SK 와이번스) |
6월 15일 문학구장에서 KIA와 맞붙은 SK는 6회초까지 9-0으로 앞서 있었다.
6회초 KIA 선두타자 김원섭이 안타를 친 뒤 무관심 도루로 2루까지 갔다. 장성호와 최경환의 연속 땅볼로 김원섭이 홈을 밟자 선발 투수 케니 레이번은 자책점이 늘어난 게 불만인지 도루에 대해 투덜댔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최경환은 레이번이 ‘Steal’이라고 한 말을 사인 훔치기를 했다는 말로 오해했다. 두 선수가 언쟁을 벌이자 양쪽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뛰쳐나왔다.
진짜 사건은 그 뒤였다. 8회초 이재주가 다시 무관심 도루를 하자 윤길현의 빈볼성 투구가 최경환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최경환은 화를 내며 윤길현에게 다가갔고 윤길현은 최경환에게 선배에게 해서는 안 될 무례한 행동을 했다.
2차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난 뒤 윤길현은 최경환을 삼진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면서 과도한 세리머니를 했다.
동시에 윤길현이 욕설을 하는 입 모양이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태가 확산되자 윤길현은 2군으로 내려갔고 김성근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사과하고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반성의 의미로 6월 19일 두산전에 자진 결장했다.
4. 도움상회타자 여러분, 시즌 막판이 되니 체력이 달려 힘드시죠. 저희 도움상회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월 2만9900원으로 찾아 뵙는 고품격 볼넷 서비스.
저희 도움상회에서는 16년 동안 볼넷만 만들어 온 볼넷 지도사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볼넷으로 편안하게 1루까지 보내 드립니다.
삼진 늘고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벤치 눈치 보이잖아요. 체력도 달리는데 깊은 내야땅볼이라도 나와 전력 질주라도 해야 될 때는 어휴~.
가입 즉시 한국시리즈에서도 편안하게 걸어 나갈 수 있는 볼넷을 드립니다.
5. 최악의 올스타8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롯데 자이언츠의 잔치였다.
롯데가 오랜만에 상위권을 달리자 팬들이 소속 선수들에게 몰표를 던졌다.
팬 투표로 선발 출전이 결정되는 올스타전에서 동군 10명의 선수가 전부 롯데 소속 선수가 될 뻔했다.
 |
(SPORTS2.0) |
그러나 외야수 정수근(31)이 7월 16일 폭행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야구위원회는 7월 17일 정수근을 무기한 실격선수로 처리했다.
역대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선발 출전하는 10명의 선수가 모두 같은 팀 소속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 기록은 올스타에 뽑히고도 출전하지 못한 정수근 때문에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정수근의 빈자리는 이종욱(28,두산)이 채웠다.
6. 홍보의 달인올 시즌 프로야구에 참여한 신생 구단 히어로즈는 네이밍 마케팅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특정 기업의 이름을 앞세워 운영 자금을 마련한다는 게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의 주장이었다.
네이밍 마케팅을 도울 메인 스폰서는 우리담배였다. 히어로즈는 2월 21일 우리담배와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3년간 300억 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하고 팀 명칭을 우리 히어로즈로 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오래 가지 못했다. 우리 히어로즈가 2차 분납금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이들의 관계는 금이 갔다.
우리담배는 7월 4일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스폰서 권리를 철회하고 ‘우리’를 빼달라고 요청했다. 우리 히어로즈는 히어로즈로 이름을 바꿨고 제작해 놓은 유니폼도 입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더 큰 문제는 경영난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내야 할 가입금이 84억 원이나 남은 히어로즈는 가입금은 고사하고 내년 야구단 운영도 버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가입금 미납 사태가 재연되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히어로즈는 11월 14일 왼손 투수 장원삼(25)을 삼성 라이온즈로 보내면서 30억 원을 받아 운영비에 충당하려고 했다.
10승 투수를 현금을 받고 내줘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11월 30일엔 우리담배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밀린 후원금 24억 76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프로야구단의 홍보 효과는 큰 편이다. 처음엔 우리 히어로즈의 스폰서를 우리은행으로 착각한 사람들도 우리담배의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편의점에는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우리담배가 등장했다. 일년 내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꾸준히 매스컴에 노출되며 이름을 알리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히어로즈는 내년 시즌을 꾸려 나가기 위해 새로운 메인 스폰서를 찾고 있다. 우리담배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7. 최악의 우천 순연
 |
(SPORTS2.0) |
기자회견도 비가 오면 미룰 때가 있다. KBO 신상우 총재는 11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히어로즈의 장원삼 관련 트레이드를 승인 거부한다고 밝혔다.
일주일 동안 팀을 바꿔서 훈련을 하고 있던 장원삼과 박성훈은 원 소속 구단으로 복귀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신총재는 이 문제를 두고 소신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트레이드 승인 여부 관련 기자회견은 애초 20일 오후 2시에서 21일 오전 9시로 미뤄졌다.
발표를 미룰 때 KBO가 내세웠던 “내일 오전 9시”는 기자들 사이에서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전망이다. 11월 20일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8. 최고의 1번 타자8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년 올스타전에서 롯데의 4번 타자 이대호(26)가 1번 타자로 나섰다. 동군의 김성근 감독은 이대호를 전진 배치해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했다. ‘야신’의 계산은 적중했다.
이대호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솔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동군은 서군에 11-4 대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2005년에 이어 3년 만에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
9. 그들의 잠재력은 언제쯤SK는 5월 4일 KIA에 외야수 채종범, 포수 이성우, 내야수 김형철을 내주고 투수 전병두(24), 내야수 김연훈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속 150km를 던지는 왼손 유망주 전병두의 이적은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전병두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9월 28일 히어로즈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한국시리즈 출전을 기대하게 했으나 출전 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다.
고졸 4년생 유망주 한화 양훈(22)은 올해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92cm, 103kg의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양훈은 4월에만 3승을 올려 한화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그 뒤 6패를 추가하는 데 그쳤고 8월 이후에는 한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도중 LG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이성열(24)도 기대를 저버렸다.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아 54경기에 출전했지만 홈런은 하나뿐이었다. 타율 역시 2할2푼7리에 그치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해 2할8푼을 친 LG 정의윤(22)과 25개의 안타 가운데 13개의 장타(홈런 6, 2루타 7)로 주목을 받은 KIA 김주형(23)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상무 입대 테스트를 받은 두 선수는 11월 11일 발표된 서류 합격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0.야구는 서른부터11. 선발보다 중요한 불펜
 |
이대호.(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
최근 투수 운용의 중심은 불펜 쪽에 있다. 불펜 투수가 던지는 이닝이 점점 늘고 있다.
올해 4강에 든 팀들 가운데 롯데를 제외하면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을 넘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능력 있는 불펜 투수들은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밖에 없다.
삼성 정현욱은 127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을 채웠다. 10승은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수다. 선발로 나온 경기는 7경기다.
SK에는 정우람이 있다. 홀드왕 정우람은 85경기에 나섰다. 한 경기 평균 1이닝을 조금 안 던져 이닝 수는 적었다.
그러나 불펜 투수가 대기하면서 던지는 공은 경기보다 많을 때도 있다. 정우람 같은 원포인트 릴리프라면 더 그렇다.
한화 마정길도 만만치 않다. 64경기에서 92⅔이닝을 던졌다.
12. 가장 비싼 공투수 박명환(31)은 2006년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로 LG 트윈스와 4년간 최대 40억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에는 10승6패 방어율 3.19로 선전하더니 올해는 그라운드에서 얼굴을 보기 어려웠다.
올 시즌 박명환은 4월에만 5번 등판해 3패 방어율 8.61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오른 어깨 부상이 이유였다.
재활군으로 간 박명환은 6월 11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조브 클리닉에서 오른쪽 어깨 관절경 검사를 받은 뒤 수술을 했다.
박명환의 올 시즌 연봉은 5억 원으로 KIA 서재응(31)과 함께 최고액 연봉 투수다.
박명환은 올 시즌 1군 등판에서 448개의 공밖에 던지지 못했다. 박명환의 공 하나 가격은 111만6071원이다. 같은 연봉의 서재응은 1326개의 공을 던졌다.
13. 올해의 재기상이승호│한국시리즈에서 가장 빛난 SK 투수는 정규시즌 MVP 김광현도 승률왕 채병룡도 아니었다. ‘돌아온 에이스’ 이승호였다.
이승호는 2000년 신인왕에 오르는 등 5년 동안 50승을 올린 SK의 대표적인 투수였다. 그러나 어깨 부상으로 2005년 3⅔이닝을 던졌고 2006년에는 어깨를 수술한 뒤 재활에만 힘썼다.
지난해에는 임의탈퇴선수가 돼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올해 마운드로 돌아와 정규시즌에서는 4승1패2세이브(방어율 3.57)로 평범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해 자신의 재기를 알렸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져 2안타 1실점(방어율 1.59)의 호투로 4홀드를 기록했다.
 |
신명철.(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
2) 김정민│2006년 은퇴한 LG 김정민이 지난해 현역으로 복귀한다고 할 때 관심을 보인 이는 거의 없었다.
자유계약선수 조인성이 팀 잔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김정민은 조인성과 마스크를 나눠 썼다. 김정민은 봉중근의 전담 포수로 주로 출전했다.
5월 11일 이후 봉중근이 선발로 나선 20경기에서 14번 선발 포수로 나섰다. 도루저지율 3할4푼5리는 8개 구단 포수 가운데 3위다.
더욱 놀라운 것은 타격이다. 규정 타석에는 많이 모자랐지만 3할3리(155타수 47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 2할6푼1리의 백업 포수가 은퇴한 지 2년 만에 복귀해 올린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3) 이혜천│2006년 8승(방어율 2.79)을 올리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으로 FA를 앞두고도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올해 이혜천은 7승5패 방어율 4.69를 기록하며 두산 선발진에 다시 합류했다.
1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시속 150km에 가까운 빠른 공은 여전했다. 후반기로 갈수록 구위가 좋아져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내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고 뛴다.
14. 나도 멀티플레이어축구에만 멀티플레이어가 있는 게 아니다. 홍원기(35) 히어로즈 코치는 현역 시절 원래 수비 위치인 3루수뿐만 아니라 1루수, 2루수, 유격수 등 포수를 제외한 내야 모든 포지션에서 뛰었다.
올 시즌 그에 못지잖은 선수가 있었다. SK 신인 모창민이다. 모창민은 올해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우익수 등 5개 포지션에서 뛰었다. 지명타자로 나온 적도 있다. 주로 1루수와 2루수로 출전했지만 원래 포지션은 3루수다.
우익수로는 1이닝을 뛰었다. 모창민은 ‘토털 베이스볼’을 구사하는 김성근 감독이 좋아할 만한 선수다.
15. SPORTS2.0의 애프터서비스SPORTS2.0은 네이버와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7일까지 ‘2008년 프로야구에 기적이 일어난다면’이라는 주제로 인터넷 투표를 실시했다.
9643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부산 팬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롯데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1위(47.4%)를 차지했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포스트시즌이 아닌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것이다. 기적은 일어날 뻔했다.
롯데는 정규시즌 3위에 올랐고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3연패로 허망하게 탈락했고 최고의 기적은 아쉽게 현실이 되지 못했다.
설문 조사에서 2위에 오른 현대 문제 해결(12.4%)은 실현 여부가 미지수다. 히어로즈 창단으로 8개 구단 체제는 유지됐지만 히어로즈의 안정적인 구단 운영에는 아직 물음표가 달린다.
유일하게 일어난 기적은 설문조사 5위인 ‘두산 또 포스트시즌 진출’(7.1%) 이었다. 역시 ‘미라클 두산’이다.
 |
정현욱.(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
16. 날아간 금일봉KIA 이범석은 7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와 8회까지 볼넷 네 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11-0으로 앞서 있어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프로야구 통산 11번째 노히트노런을 이룰 수 있었다. 9회말 선두 타자 양준혁이 친 3루쪽 깊은 땅볼을 3루수 김주형이 펌블했으나 재빨리 다시 공을 잡아 1루로 뿌렸다.
다음 타자 최형우는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석민만 잡으면 8년 만에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박석민은 볼카운트 0-1에서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또 3루를 향했다.
김주형이 타구를 잡아 1루에 뿌렸지만 박석민의 발이 빨랐다. 이범석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고 KIA 벤치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범석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노히트노런을 놓치고 1안타 완봉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노히트노런을 하면 구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금일봉도 함께 날아갔다. 그러나 KIA 선참들은 이범석을 위해 있지도 않은 ‘완봉승 축하금’을 챙겨 줬다.
선참들이 어린 후배를 위로하려고 자발적으로 돈을 걷어 만든 축하금이었다. 이범석은 “선배들이 상금을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뜻밖의 선물에 고마워했다.
17. 최단 기간 유니폼1) 장원삼, 박성훈│
7일11월 14일 히어로즈 장원삼과 삼성 박성훈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장원삼은 다음 날 경산 볼파크에 들어가 가벼운 운동을 하며 몸을 풀었고 박성훈은 제주 강창학 구장으로 날아가 이를 악물고 공을 던졌다.
그러나 11월 21일 신상우 KBO 총재가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해 두 선수에게는 ‘7일간의 추억’으로 남고 말았다. 장원삼은 100만 원을 받고 서울로 올라왔고 박성훈은 체인지업을 배우고 경산으로 복귀했다.
2) 다윈 쿠비얀│
27일SK는 케니 레이번의 짝으로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2승2패 방어율 3.36을 기록한 다윈 쿠비얀을 영입했다.
지난해 12승을 올린 마이크 로마노와 재계약 하지 않은 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쿠비얀은 4월 1일 시즌 첫 선발 등판인 사직구장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7점을 내줬다.
김성근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쿠비얀은 4월 6일 문학구장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 투수가 됐지만 12일 세 번째 등판인 목동구장 히어로즈전에서 1이닝 동안 3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국 쿠비얀은 1승2패 방어율 12.86의 성적을 남긴 채 4월 24일 퇴출됐다.
18. 그가 수상하다두산 2루수 고영민(24)은 최근 2년 동안 100삼진을 넘긴 유일한 선수다. 지난해는 113개의 삼진을 당한 심정수(33,삼성)에 이어 2위인 105개의 삼진을 당하더니 올해는 109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
(SPORTS2.0) |
특이한 점은 고영민이 장거리 타자가 아닌 데도 삼진이 많다는 사실이다. 올 시즌 1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한 선수는 고영민 외에 카림 가르시아(33,롯데)뿐이다.
고영민과 삼진 타이틀을 경쟁한 지난 시즌 심정수와 올 시즌 가르시아는 각각 31개, 30개로 많은 홈런을 때렸다.
장타율도 5할1푼5리, 5할4푼1리로 매우 높았다. 그러나 고영민은 올 시즌 3할7푼9리의 평범한 장타율을 기록했고 홈런도 9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고영민은 삼진이 많지만 볼넷도 많다. 올 시즌 74개의 볼넷을 얻어 80개를 기록한 팀 동료 김현수(2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타율은 2할6푼7리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3할8푼8리로 11위에 올랐다.
출루율과 타율의 차이가 1할2푼1리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가장 컸다. 고영민은 장타율이 출루율보다 낮은 4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19. 롯데 응원가 가운데 가장 신나는 것1) 강민호│강민호가 타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관중들은 “넌 내게 반했어, 강민호”를 합창하며 기를 불어넣는다.
안타를 바라는 팬들의 바람은 “롯데의 강민호, 오오오오”로 이어지며 사직구장을 들썩거리게 한다. 강민호가 아웃 돼도 노래는 계속 된다.
원곡: 노브레인 <넌 내게 반했어>, 보니 M 2) 카림 가르시아│롯데 응원가 가운데 도입부가 가장 경건하고 엄숙한 곡이다. “가아”를 네 번 길게 뽑아 투수를 긴장하게 한 뒤 “가르시아”를 열창해 투수의 기를 죽인다.
우중간을 가르는 한 방을 날려 달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삼진을 당하면 사직구장에는 순간 적막이 흐르고 가르시아의 배트를 부러뜨리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원곡: 헨델 오라토리오 3) 조성환│“따라라라 딴따따”와 함께 롯데 팬들은 “롯데 조성환 오오오오오오”를 외친다. 신문지는 필수다. 조성환이 안타를 치면 “오” 부분이 “오아”를 거쳐 “와”로 바뀐다.
원곡: 다니엘 분 4) 박기혁│안타를 염원하는 팬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롯데 조지훈 응원 단장이 “다같이 음악에 맞춰 큰 목소리로”라고 외치고 음악이 나오면 “박기혁, 안타 하나 쳐 주세요”를 반복한다.
손목을 굽혀 기역(ㄱ)자를 만들어 옆으로 흔드는 센스가 필요하다. 박기혁은 이 노래로 2할9푼1리의 생애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원곡: 코요테 <아이러브 락앤롤>5) 정수근│롯데 응원가 가운데 처음을 장식한 노래다. “자이언츠 날쌘돌이 정수그은”으로 언제나 뛸 수 있다는 사실을 슬쩍 내비친 다음 “안타 정수근”으로 끝을 맺는다.
나가야 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롯데 경기에서 더 이상 이 응원가를 들을 수 없었다.
원곡: 카일리 미노그 20. 배트 공장 사장의 미소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33)는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배트를 부러뜨리는 걸로 유명하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난폭해 보일 수 있지만 배트를 부러뜨리면 타격 부진으로 치밀었던 화가 가라앉는다. 팬들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 미국에서 뛸 때부터 배트를 부러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
장원삼.(사진 제공=히어로즈) |
가르시아의 배트는 홍보를 위해 무료로 제공된다. 가르시아가 부러뜨린 배트가 TV 중계 카메라에 크게 잡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배트 제조회사 관계자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21. 심판과 팬들이 좋아하는 투수롯데 최향남은 매우 짧은 인터벌과 공격적인 피칭으로 심판과 팬들의 빠른 귀가를 보장했다. 최향남의 타석당 평균 투구는 3.68개(리그 평균 3.79개)로 적은 편이다.
9이닝당 볼넷도 2.50개(리그 평균 3.58개)다. 가장 빨리 배트를 내는 타자는 두산의 채상병이다. 채상병은 타석당 3.25개의 공으로 타격을 끝냈다.
22. 쿠어스필드가 부러운 팀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해발 1610m 고지에 있어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다.
그래서 장타가 많이 나와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KIA 타이거즈 팬들은 KIA 선수들의 적은 홈런 숫자를 보고 ‘광주구장이 쿠어스필드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KIA의 올 시즌 팀 홈런 수는 48개다. KIA의 이종범, 이용규, 김원섭 등 주전 외야수 3명의 홈런 기록은 1개다. KIA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이재주(12개)다.
23. 끝없는 추락한화 이글스의 더그 클락(32)은 시즌 초반에는 맹타를 휘둘렀다. 6월 29일까지 75경기에서 타율 3할7리 88안타 17홈런으로 맹활약했다. 20홈런-20도루는 무난히 이룰 수 있는 페이스였다.
그러나 클락은 이후 44경기에서 타율 1할2푼에 2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9월 16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쳤지만 한화의 순위는 5위로 떨어져 있었다.
클락은 타율 2할4푼6리 22홈런 25도루 79타점으로 시즌을 마쳤고 재계약은 불발됐다.
24. 프로의 매운 맛1) 정찬헌(18,LG)│문학구장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얻었다. 중간 계투로 나와 깔끔한 투구를 하자 김재박 감독은 정찬헌을 선발로 돌렸다.
그때부터 정찬헌은 승리를 모르는 남자가 됐다. 정찬헌의 공은 눈매만큼이나 매서웠다. 그러나 타자들이 친 공은 더 날카로웠다.
연패가 이어졌지만 양상문 전 투수 코치는 “얻어맞으면서 강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헌은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106⅓이닝을 던지며 프로 수년 간의 경험을 1년 만에 쌓았다.
2) 김선빈(19,KIA)│프로야구 최단신 선수로 주목을 받은 김선빈은 악바리 같은 근성과 쏠쏠한 타격 솜씨를 자랑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5월 24일 잠실구장 LG전 11-13으로 뒤진 8회초 2타점 동점 3루타를 쳐 ‘KIA판 잠실 대첩’의 밑거름이 됐다. 윌슨 발데스가 퇴출되면서 주전 유격수가 됐다. 그때부터 KIA 팬들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
(왼쪽부터)정찬헌, 김선빈, 이희근.(사진 제공=LG 트윈스, KIA 타이거스, 한화 이글스) |
김선빈은 중요한 순간에 어이없이 뜬공을 놓쳤다. 2번이나 3경기 연속 실책을 저질렀다. 야구 중계 화면에서 김선빈 다음 컷은 조범현 감독이었다.
3) 이희근(23,한화)│한화는 시즌 초반인 4월 4일 포수 심광호를 삼성으로 보내고 이여상을 받았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백업 포수 이희근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희근은 곧바로 주전 포수 신경현의 뒤를 받쳤다.
5월에는 대부분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5월이 지나자 기회가 사라졌다. “2루로 뛰면 다 잡겠다”고 말했지만 도루 저지율은 신경현(2할2푼)보다 낮은 1할6푼7리에 불과했다.
투수 리드는 덜 다듬어졌고 방망이는 무뎠다. 후반기 타율은 1할5푼4리(13타수2안타)로 한화의 하락세와 비슷했다.
25. 기억 상실 1) 이현곤(28,KIA)│지난해 3할3푼8리의 타율과 153개의 안타로 타율, 최다안타 부문 2관왕을 차지했던 이현곤은 올 시즌 타율 2할5푼7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 심정수(33,삼성)│연봉 7억5000만 원의 사나이 심정수는 5월 말 독일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시즌을 포기했다. 심정수가 지난해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 타점 부문 2관왕을 차지했던 사실은 까맣게 잊혀졌다.
3) 정민철(36,한화)│정민철은 지난해 류현진의 뒤를 이은 훌륭한 2선발 구실을 했다. 35살의 나이로 12승5패 방어율 2.90을 기록해 방어율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6승10패 방어율 5.23으로 매우 부진했다.
26. 타이틀, 몰라요올 시즌 방어율 1위는 시즌 막판에 가서야 판가름이 났다. KIA 윤석민이 후반기 내내 1위를 달렸으나 SK 김광현이 연이은 호투로 강력하게 도전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0월3일 광주 KIA전에서 7이닝 2실점(비자책점)으로 방어율을 2.39으로 낮추며 윤석민을 앞질렀다.
그러나 다음 날 윤석민이 광주 두산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무실점 해 방어율을 2.33으로 낮춰 방어율 타이틀은 윤석민에게 돌아갔다.
홈런왕 경쟁도 시즌 막판까지 뜨거웠다. 한화 김태균과 롯데 카림 가르시아 가운데 먼저 30호 고지에 오른 건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9월 13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쳤다.
그러나 그 뒤 오랜 기간 홈런포는 침묵했다. 역시 홈런포가 잠잠하던 가르시아는 9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려 김태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남은 경기 수는 롯데가 14경기, 한화가 3경기로 홈런왕 타이틀을 가르시아가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이후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고 김태균은 9월 30일 대전 두산전에서 시즌 31호 홈런을 날려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다.
27. 혼자 죽어한화 이범호는 SPORTS2.0과의 인터뷰에서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김인식 감독이 “혼자 죽어”라고 하는 말이 타격 부담을 덜어 준다고 말했다. 마음은 편했겠지만 그렇다고 이범호의 병살타가 준 것은 아니었다.
 |
(왼쪽부터) 최희섭, 호세 리마, 윌슨 발데스.(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
이범호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8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병살 상황에서 17.5%의 확률로 병살타를 날렸다.
LG 최동수도 그런 말을 듣고 싶었을지 모른다. 18.4%의 확률로 병살타를 쳤기 때문이다. 최동수는 16개로 두 번째로 많은 병살타를 기록했다.
28. KIA의 메이저리거 3총사1) 최희섭(29)│올 시즌 최희섭에 대한 기대는 정말 컸다. 지난해 후반기 꼴찌가 확정된 뒤 1군에 올라와 기회가 올 때마다 한 방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힘차게 휘두르는 방망이질은 공이 맞든 맞지 않든 시원시원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시원한 스윙을 보기 힘들었다.
스트레스성 두통과 허리, 어깨 부상과 인연을 맺으며 팬들과는 멀어졌다. 최희섭은 지금 살을 빼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이승엽의 홈런 기록을 깨겠다”고 말한 최희섭은 지난 2년 동안 홈런 13개를 쳤다.
2) 호세 리마(36)│이름값으로는 지금까지 한국에 온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고였다. 1999년 메이저리그에서 21승을 거둔 리마는 2004년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러나 4년의 세월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대량 실점을 할 때는 무서운 표정으로, 잘 던질 때는 화끈한 세리머니로 KIA 코칭스태프를 헷갈리게 했다.
리마는 투구 내용보다 독특한 행동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웃음 전도사’ 같았다. 낙천적인 리마가 떠난 뒤 KIA 더그아웃에는 다시 적막감이 흘렀다.
3) 윌슨 발데스(30)│메이저리그 명품 수비는 한순간이었고 물방망이는 영원했다. 2007년 LA 다저스 발데스의 타율은 2할1푼6리다. 한국에 온 발데스의 타격은 그때보다 나아졌다. 문제는 딱 2리 올라갔다는 점이다.
수비를 못하는 강타자는 반쪽짜리 선수지만 공격이 안 되는 외국인선수는 퇴출감이다. 임창용의 영입으로 재미를 본 야쿠르트 스왈로스가 발데스를 데려갔다.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다.
29. 부활한 더블헤더? 올 시즌 도입된 ‘끝장 승부’로 경기 시간과 경기 이닝 등 각종 기록이 양산됐다.
9월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 한화의 경기는 연장 18회까지 진행돼 5시간51분(종전 5시간45분)의 최장 경기 시간을 기록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개수도 35개에서 38개로 늘었다.
두산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는 9타석에 들어서 한 경기 최다 타석 기록을 세웠다. 경기는 0-0으로 맞선 18회말 김현수가 2사 만루에서 한화 투수 안영명에게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내 1-0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두산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경기장에 남아 있던 1000여 명의 팬에게 햄버거 교환권을 선물로 줬다.
30. The Catch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뉴욕 자이언츠의 1954년 월드시리즈 1차전.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 2루에서 클리블랜드 빅 워츠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중견수 윌리 메이스는 전력 질주한 뒤 어깨 너머로 오는 공을 보지도 않고 잡아 냈다. 경기는 연장전 끝에 자이언츠의 5-2 승리로 끝났고 자이언츠는 1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이 수비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가장 멋진 수비로 이후 ‘더 캐치(The Catch)’로 불리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The Catch’는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나왔다. SK 1루수 이진영은 3-2로 쫓기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2루수 정근우의 원바운드 송구를 건져 올렸다.
공이 글러브 포켓 끝에 살짝 걸리며 밖으로 약간 삐져 나온 채로 잡는 ‘아이스크림콘 캐치’였다.
SPORTS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