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포과 광주모임 풍경
광주로 출발하는 열차정보의 혼선으로 잠시 화숙이와 이산가족이 될뻔 했지만 다행히 수원에서 상봉을 했습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절이면 화숙이는 미아가 되었을 거예요.~~
오랜만에 타보는 무궁화열차의 창가로 토요일오후의 봄 햇살이 축복처럼 따사로웠고
우리는 여행의 기대로 소녀처럼 들뜨기도 했지요.
춘례가 정성껏 만들어 온 약밥을 맛있게 먹으며 수다를 떨다보니 어느새 광주.
삼순(이름을 개명했다는데 여전히 우리에겐 익숙한 이름이라)의 집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쏟아져 나오는 얼굴들과
맛난 음식냄새가 한꺼번에 우리를 반겼습니다.
삼순과 금숙이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예쁘고 풍성한 음식들이 그냥 먹기 아쉬워 사진에 담았습니다.
참기름과 깨소금을 뒤집어쓰고도 힘차게 몸짓하는 산낙지, 이미 그 맛에 많은 원풍인들이 길든 홍어무침,
산과 들에서 손수 채취한 취나물, 고사리, 죽순나물은 혀에 착착 감겼고 두툼한 갈치조림에
맛깔스럽게 무친 달콤새콤한 매실조림, 빛깔 좋은 참치회까지 어느 것부터 먹어야할지 맛난 음식 보면 행복해지는
탐욕스런 나의 젓가락질이 바빴답니다. (사진에 생생히..)
광주의 원풍식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고 늦도록 먹고 이야기하고 자다가 깨서 또 웃고 떠들고
(금숙이가 누구 코고는 이야기 폭로한 바람에 ㅋ ㅋ)
다음 날 6시부터 아침을 준비한 삼순과 금숙..
부드럽고 향긋한 쑥국으로 든든히 채우고 8시부터 나섰지요.
삼순네서 무등산자락으로 가는 길에 광주의 담벼락에 화사하게 드리운 개나리꽃을 보았습니다.
“조~오기 말례네 집 근처”를 지나고 순애언니네 조카사위가 개업했다는 ‘경락한의원’도 지나고
“예전에 넝마를 줍던 사람 등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부쳐진 이름이라는 ‘배고픈 다리’를 지나자
무등산등산로 입구가 나왔습니다.
계곡의 물도 맑고 날씨도 따뜻해 증심사까지의 산책이 상쾌했지요.
새벽에 출발한 황영애, 이난희씨가 합류 한 후 망월동묘지로 향했습니다.
5.18 민중항쟁추모탑 입구의 작은 화분에는 고운 봄꽃들이 나비처럼 피어있었습니다.
여기 누운 분들의 갈망들도 꽃처럼 나비처럼 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박순희언니의 인도에 따라 묵념을 했습니다.
묘지를 둘러보며 민주영령들의 출생일을 보다 우리는 새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당시 열다섯의 중학생, 열일곱 살의 고등학생, 둘째아이를 가진 임산모..
다음은 담양 죽녹원으로 가서 곧게 뻗은 대나무의 푸르고 청정한 절개를 느끼며 한 바퀴 빠르게 둘러보고
축령산휴양림으로 향했지요.
장성의 축령산휴양림은 사람에게 매우 유익한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 숲으로 유명하답니다.
시간을 맞춰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싣고 달려 온 금숙의 남편이 내놓은 막걸리가 얼마나 달던지 혼이 빠졌지만
함께 들고 온 고로쇠물이 취할 새도 없게 하더라고요.
야외에서 펼쳐진 맛있는 음식들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기에 더욱 맛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축령산의 산소를 듬뿍 마시고 장성역으로 나와 ‘담양암뽕’ 안주로 이별주한잔씩 나누고 돌아오는 열차를 탔습니다.
아쉬운 것은 책임감 많고 정 많은 황영애씨가 먼 길을 내려와서 겨우 두 시간여 함께하고 다시 올라간 것과,
술 좋아하는 임충호아저씨가 우리를 운반하고 다니시느라 술을 한잔도 못 드셨다는 것,
그리고 마음은 굴뚝이지만, 여의치 않아 함께하지 못한 분들에 대한 애석함입니다,
아무튼 헌신하신 분들 덕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재우고, 먹이고, 추울까, 더울까 살피며 애쓴 삼순,
연 이틀을 부서와 상관없이 원풍가족의 방문을 환영하고 갖은 음식솜씨를 발휘하여 입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준 금숙,
차량을 가지고 나와 멋진 운전솜씨를 보이며 특유의 미소로 함께한 말례,
밤새 종류별로 만든 맛있는 떡보따리를 들고 와서 우리를 놀라게 한 이난희씨,
친척들의 방문와중에도 달려와 준 명환,(등산화제공으로 내 발이 편하기도 했고ㅎ ㅎ),
낯선 길을 하루 종일 운전하느라 고생하신 충호아저씨,
바쁜 시간을 쪼개 약밥을 만들어 온 춘례,
그리고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생략하지만 두루두루 마음을 모았기에 행복을 배가시킨 모든 분들...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첫댓글 음식솜씨와 글솜씨와 운전솜씨와 인간미가꽉찬 글 한눈에보이게하는구나,,,,,,,,,,,,
이모든것이원풍식구아니면그누가할까요,직포식구들덕분에우리들마음에도봄에기운을듬뿍듬뿍받았읍니다,~~
모두가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
다시금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아찔했어요 미아될까봐역시 울 남수언니 글솜씨 끝내줘요 간단하면서도 느낌이 살아있네요
요즘은 하루 밤 날을 새면 다음 며칠이 힘들더라고요.
피톤치드 마시며 산책하고 놀때는 하나도 안 피곤하더니 서울땅 밟는순간 몰려오는 피로감~~시골에서 살고싶다는 생각...
월요일이 바빴고 늦은 밤에 글 올리느라 빼먹었는데 실은 광주의 원풍식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쓰고 싶었답니다.
거주하는 공간은 다르지만 공동체의 울타리안에서 인생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재미있게 멋지게 사는 모습..
지난세월 켜켜이 쌓인 정으로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서울에서는 불가능하지요.
부럽고 멋진 삶이었습니다. 늘 그렇게 정답고 재미있으시기를^^
남수언니 글솜씨에 흠뻑 빠지게 하네요~생생하게 그대로 사진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와 있는거같아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행복한 만남을 준비했기에 이런날이 있지않았나 싶네요
나하나 그 누군가를 위해 행복하게 해줄수있다면 힘들어도 뭐든 다해낼수 있습니다...
수고하신 결실로 기쁨에 열매에 감사 드리며 살아가는 삶에 추억이 힘이 되어 서로 도모하며 살아가요. 박순애 부조합장 고맙네 ~~~ 두루두루 챙기느냐고 ~~~ 4월10일도 시간 낼수 있으면 한강을 걸읍시다.
언니도 두루 잘 만나고 오셨지요?
고단하실텐데도 밤늦도록 거실에서 이야기 들어주고 나누시던 모습..
방안에 있던 우리들이 감동한 것 모르시죠?
나도 좋았어 아픈발로 무등산 증심사를 밟고 망월동 참배에 정진동 (청주산업선교회)목사님 묘소 참배도하고 전남재사 . 호남전기 . 노동사목 동지들과 만나 또 하루저녁 나눔을하는데 원풍동지들에 만남에 감탄들을 했지 ~~~ 기쁘더이다 이럴듯 나누고 만나고 살며는 모든이들이 기쁘고 즐거운 세상이 될턴데 ~~~ 힘도나고 ~~~
처음부터함게하지못해 미안했고 가서잠시나마 즐거운모습을보니 기뻐습니다 우리는언제나보는것만으로도행복해하는 원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