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일기 - 10월에 올리는 기도
탄현교육관 텃밭에 심은 농작물도 거의 다 거둬들여 이제는 고추, 가지, 호박, 그리고 김장채소가 남아 있습니다. 이른 봄에 밭갈이를 하고 거름 내어 열매채소와 뿌리채소, 콩과식물을 파종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수확하고 난 뒤 군데군데 흙이 드러난 텃밭을 바라보노라면 마음마저 허허로워집니다. 지금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으나 텃밭은 그동안 우리들이 흘린 땀의 의미를 기억할 것입니다.
어느 시인은 10월을 맞아 두 손을 모두어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10월에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더욱 넓은 마음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게 하시고, 조금 넉넉한 인심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마음 주소서/ 무슨 일이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아픔이 따르는 삶이라도 그 안에 좋은 것만 생각하게 하시고, 건강을 주시어 나보다 남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주소서’
그렇습니다. 10월은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달입니다. 이 가을을 맞아 우리는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더러는 아프거나, 슬프거나,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손을 잡아 일으켜야 합니다. 우리가 두 손 빌며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기도를 올리면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10월 첫 번째 일요일인 10월 6일에는 법인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탄현교육관에 모였습니다. 그래서 텃밭에서 들깨와 토란대를 베고, 얼갈이배추와 무를 솎았습니다. 그리고 이모작으로 심은 강낭콩을 수확하는 한편, 교육관 뒤편 둔덕에 제멋대로 자란 키작은나무를 베어냈습니다. 아무쪼록 이 가을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 우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좋은 일들이 샘 솟듯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