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 정부가 당하는 이유는 과학적 진실을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진실을 지켜내지 못하니 正義도, 자유도 날아가고 있다. 대통령이 거짓에 항복하는 나라에서는 하나님이 나서도 안 된다. 李明博 대통령은 ‘소통의 문제’ 같은 말장난에 빠지지 말고 국민들 앞에 나가서 10시간이라도 토론을 하여 잘못된 생각을 돌려놓아야 한다.
MBC의 선동방송이 불을 지른 광우병 사태는 촛불 불법시위로 번졌다가 前例(전례)에 따라 보수층의 반격에 직면했다. 선동·난동세력은 대한민국 심장부에 6ㆍ25 이후 처음으로 공권력이 무력화된 해방구를 만들고 근 한 달간 장악했다. 촛불시위는 사람을 많이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었다. 이 세력이 ‘거의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물질’로 조작한 거짓선동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 주동세력이 맥아더동상 파괴획책·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폭동의 맥을 잇는 親北(친북)ㆍ反美(반미) 세력이란 점이었다.
李明博(이명박) 정부는 이들의 허위성과 반역성을 폭로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도록 방치했다. 하지만 자유민주 체제의 주인인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自衛(자위)의식이 높아졌다. 정부, 특히 공안기관, 기업, 기독교, 보수언론 등이 비로소 한국 사회 깊숙이 뿌리박은 친북좌익 세력의 위력을 절감하고는 이런 세력과의 공존은 어렵겠구나 하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보수층 전체가 대동단결하여 反(반)헌법적 세력과 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군인 약 70만 명을 포함하여 약 200만 명의 공무원(준공무원, 정부투자 기업 종사자 포함)과 연간 약 260조 원의 예산이 있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로 선거에서 좌익이 이길 가능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줄어든다. 정부가 선동·난동 전문세력을 약화시키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구조적 힘을 일관성 있게, 전략적으로 동원한다면 KBS·MBC·전교조·민노총·좌익단체 연합세력은 버틸 수 없다.
이번 불법시위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등장했던 구호 “미친 소, 너나 먹어”는 난동세력의 치명적 약점을 노출시켰다. 미국인과 在美(재미)동포를 ‘미친 소나 먹는 사람’으로 비하한 이 구호는 이 집단의 정신세계를 요약한 셈이다. 광신, 거짓, 저주, 不孝(불효), 不忠(불충), 폐쇄성이 그것이다.
거짓 선동과 불법 난동은 오래 갈 수 없다. 장기전에선 진실과 합법이 이긴다. 거짓 선동이 민주정부를 일시적으로 흔들 순 있어도 뒤집을 순 없다. 촛불 불법시위대가 맨 처음엔 문화와 건강을 들고 나오다가 나중엔 ‘정권타도’로 暴走(폭주)하면서 좌익들의 습관적 자충수가 또 등장했다. MBC의 거짓말은 워낙 규모가 크고 질이 나빠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거짓말이 급소가 되어 버렸다.
보수층은 선동·난동 세력의 선전사령부 격인 MBC의 거짓말만 제대로 폭로해도 상황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사태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촛불시위가 체제수호 세력에 甲號(갑호) 비상을 걸었다는 점이다. 잠자는 사자를 깨웠다는 점이다. 공권력을 장악한 정부와 보수세력이 손을 잡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正常化냐, 南美化냐
보수층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지키는 세력이다. 保守(보수)할 곳은 보수하고 補修(보수)할 때는 보수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어이없이 당한 것은 보수 自淨(자정)을 소홀히 하여 허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서든 보수적 가치의 핵심은 진실·정의·자유다. 이 세 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하는데, 출발점은 진실이다.
촛불사태에서 李明博 정부가 벼랑으로 몰린 가장 큰 이유는 거짓의 공세로부터 진실을 지켜내지 못한 점이다. 진실을 지켜내지 못한 근본 이유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이념적 대결자세를 정권출범 즉시 포기한 점이다. 이 대목에 대한 이 대통령의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대한민국의 반격이 성공할 것이다.
李 대통령이 당하고도 ‘장돌뱅이식 실용노선’을 견지한다면 한국은 좌우가 만성적으로 충돌·갈등하는 南美化(남미화)의 길로 빠져들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으로 싸우면 질 것이고, 이념적 전략으로 싸우면 이길 것이다. 정상화냐, 남미화냐. 정상화의 수단은 법치확립이고, 남미화의 지름길은 법치포기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낸 脫北(탈북)시인 장진성 씨의 ‘촛불에 부치는 詩(시)’는 MBC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거짓의 무덤을 너무 깊게 팠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80억 분의 1/ 그 하나가/ 80억을 향해/ 다수라고 말하는 촛불/ 국민의 손이라며 치켜든 촛불/ 그 촛불 광우병은/ 말만 들어도 전염된다/ MBC만으로도 뇌에 구멍난다/ 귀청에 영어가 울려도 죽을 수 있다/ 韓牛(한우)만 봐도 미칠 수 있다/ 1인 시위 앞에서도/ 두려워 떨고 있는 촛불이기에/ 침묵하던 다수가/ 더 못 참고 입을 열 그날에는/ 순간에 암흑의 정체가 드러날/ 촛불은 역시 촛불이다.”
‘촛불은 역시 촛불’이란 말은 촛불이 횃불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촛불은 꺼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거짓과 불법의 촛불은 더욱 그러하다.
“저의 배후는 양심입니다”
지난 6월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법질서 수호 및 FTA 비준촉구 국민대회’(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 전국연합 주최)엔 많은 시민들이 참석, 광장을 꽉 메웠다. 이날 연사들은 애국투사들과 생활인들이었다. 이들이 한결같이 규탄한 것은 MBC와 KBS였다. 이들이 한결같이 개탄한 것은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위험물질로 선동한 방송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과 불법집회를 방치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였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믿는 이들은 세종로를 대낮부터 점거하고 불법시위를 벌였다.
미국産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믿는 시민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합법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울 도심은 선동에 속은 사람과 속아 넘어가지 않은 사람들의 대결장이었다. 3억 미국인이 수백 년간 쇠고기를 먹었는데도 단 한 사람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 쇠고기를 한국인이 먹으니 인간 광우병에 걸리고 싶어도 걸릴 수가 없다. 지난 10년간 미국인은 약 5억 마리의 소를 잡아먹었으나 한 사람도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촛불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李世珍(이세진) 학생(한양대 신방과 4학년ㆍ25)이 단상에 올랐다. 그는 차분하게 “나보고 배후가 누구냐고 의심하는 이들이 있는데 오늘 저의 배후를 밝히고자 합니다”라고 말하더니 이렇게 이어갔다.
“저의 배후는 저의 양심과 신념입니다. 저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저는 탈북 시인 장진성 씨가 쓴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읽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서 이를 동영상으로 제작,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어둠이 진실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북한 독재 체제하에서 굶어 죽어간 300만 동포들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이란 시를 낭송했다.
“석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따뜻한 옥수수라 했습니다./ 두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어젯밤 먹었던 꿈이라 했습니다./ 지금 내 동생이 살아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이달에는 이달에는 뭐라고 했을까요….”
열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북한 사람들은 쥐고기도 없어서 못 먹는다. 유럽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다고 도살된 쇠고기를 얻어와 먹었다. 지금 일부 남한 사람들은 국가생존의 생명줄인 韓美(한미)동맹을 깨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30개월 이하짜리 싱싱한 쇠고기를 먹고야 말겠다고 아우성이다.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서울시청 광장 집회에 참석했던 文義煥(문의환) 씨는 돌아가다가 ‘2MB OUT’이라는 글판을 써 들고 있는 여중학생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소녀들을 발견했다. 이들에게 다가가 “너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아니?”라고 물었다. 소녀들은 “몰라요. 써서 들고 있으라고 해서 있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文 씨가 “그렇게 시킨 것이 누구냐”고 호통을 쳤다. 뒤에서 교사로 보이는 40대 남자가 “왜 그러세요?”라고 나섰다가 문 씨로부터 혼이 났다.
몇 년 전 퇴직한 한 외교관은 세종로가 시위대에 의해서 점거된 것을 보고 정복경찰 간부에게 물었다.
“이거 불법집회 아닙니까?”
“맞습니다.”
“왜 단속하지 않습니까?”
“언론이 과잉진압이라고 떠드니 단속이 안 됩니다. 한국에선 언론이 비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 경찰간부는 힘없이 덧붙였다.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우파 사이트 올인 코리아 조영환 대표는 10명의 촛불 시위자들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인이 진짜로 광우병에 걸립니까?”
여덟 명은 “모르겠다”고 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안 걸려요”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한 사람만 시비조로 나왔으나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지는 못했다.
대낮의 서울시청 광장과 그 주변은 보수세력의 무대였다. 선동 및 난동세력이 집중적으로 성토당했다. “바보, 천치, 미친 자들”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불법시위대도 이 지역에선 겁을 먹은 듯했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거짓선동을 해대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이것이 양심을 찔렀는지 보수층에 대한 공격성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청 집회 참석자들은 자신감을 갖고 귀가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몽둥이 하나 없어도 난동세력과 잘 싸우는데 막강한 공권력을 가진 이명박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비겁자라면 百藥(백약)이 無效(무효)다. 6월 10일 韓昇洙(한승수) 총리 이하 내각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이 총사퇴를 백 번 해도 그것이 법질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공무원, 경찰, 군인들이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비굴해지면 공무원도, 경찰도, 군인도 비굴해진다. 이 사태는 한 달 전, 대통령이 정직하고 당당하게 대처했더라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6월 10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한 사람도 거리로 나오지 않았다. 보수단체 집회에도, 촛불집회에도 나오지 않았다. 한 중진의원은 술 취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대책이 뭐냐고 물었다. 위기에 처한 이명박 대통령을 보호하고 밀어주어야 할 한나라당이 놀고 있다. 이건 정당도, 여당도, 인간도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대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방치함으로써 국민들의 짜증을 유발하여 동정론을 사고, 그 후에 公權力(공권력)을 행사하는 작전을 쓰는 듯했다. 법 집행자의 이런 발상은 전형적인 노예근성이다.
MBC가 代價를 치를 때
6월 10일은 1987년 대시위가 촉발된 날이다. 盧泰愚(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이었다. 이날 오후 중산층 시민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대학생들과 함께 “독재타도!”를 외치도록 한 원동력은 분노였다. 그 분노를 만든 가장 중요한 계기는 그해 1월에 있었던 박종철 학생 고문치사 사건과 은폐였다. 이 사건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사회부의 특종으로 알려졌다.
21년 뒤인 그날 6만 군중을 거리로 내몬 가장 큰 동력은 지난 4월 말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보도였다. 날조, 왜곡, 과장 등 온갖 수법이 총동원된 최악의 거짓말이 공중파를 통해 확산되고 정부가 반박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많은 국민들이 속아 넘어갔다.
21년 전의 군중은 진실에 근거한 분노로 뛰쳐나왔고, 6월 10일의 군중은 거짓말 선동에 속아서 나온 점이 다르다. 이날 서울 시내에서 만난 촛불시위대에선 정의의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저주와 증오가 범벅이 된 저질구호와 피켓, 유행 따라하기 심리로 놀러 나온 이들, 왜 나왔는지도 모르는 어린이들, 광우병에 대해서 미신을 가진 이들, 국가와 사회에 대해서 일반적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21년전의 절박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한가한, 어쩌면 사치스런 분위기였다.
사실과 특종에서 나오는 분노와, 거짓과 선동에서 나오는 증오심의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이런 혼란을 부른 MBC가 무사하겠는가? 문명국가에서 거짓이 역사를 움직인 예가 별로 없다. MBC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 조선ㆍ동아ㆍ중앙ㆍ한국일보 기자들이 싸워서 지켜낸 언론자유를 공짜로 쓰면서 진실을 파괴하는 데 악용했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선동원으로 전락했다. 이들이 무사하겠는가? 앞으로 MBC 기자, MBC PD라는 명함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대통령 無力化의 과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大選(대선)과 總選(총선)에서 크게 승리하고도 위기에 빠져 들어간 100일간의 과정을 정리하면 대강 이렇다.
1. 대통령직 인수위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在庫(재고) 조사를 하지 않고 점령군처럼 행동하면서 엉터리 정책들을 쏟아내었다. 이명박 당선자의 전략과 방향이 처음부터 실종됐다. 노무현 세력의 반역과 부패를 수사하여 이들을 일소하고, 선동방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2. 취임사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을 떠난 실용’을 강조함으로써 친북좌익들과 대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행동파 보수세력을 멀리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3. 교수 중심의 아마추어들을 비서진과 내각에 많이 등용하고, 좌익과 싸울 줄 모르는 富者(부자)들을 중용하고, 노무현 정권 요직자들을 안보부서 사령탑에 배치했다. 좌우로부터 다 비난받는 인사를 한 셈이다.
4. 총선 때 하향식 밀실 공천으로 親朴槿惠(친박근혜) 세력의 반발과 이탈을 불렀다.
5.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大勝(대승)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親李(친이) 세력의 패배’로 인식, 총선의 역사적 의미를 실종시키고, 친북 청산을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했다.
6. 親朴(친박) 국회의원 당선자 26명의 복당을 거부하고 李會昌(이회창)의 자유선진당과 적대적인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보수대연합이 아닌 보수분열 구도를 형성했다. 李 대통령은, 친북세력과 대결할 생각이 없으니 보수대연합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념이 없으니 전략도 생기지 않은 것이다.
7. 李 대통령이 행동파 보수층도 외면하고 친박 세력도 배척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보수층이 이탈하기 시작하여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8. 4월 말 MBC의 광우병 선동과 인터넷 괴담, 그리고 친북좌익들의 조직적인 개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좌익에 機先(기선)을 빼앗겼다. 좌익에 대한 선제공격을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니 기습을 당한 것이다.
9. 문제의 발단인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방송에 대해 정부가 신속하고도 엄정한 법적 제재조치와 홍보전을 포기함으로써 거짓말이 반박되지 않고 유포되기 시작했다.
10. 대통령의 일방적 사과와 정부의 거듭된 퇴각이 이어지고 선동방송에 대한 명쾌한 반박이 없으니 거짓말이 사실로 둔갑하여 힘을 쓰기 시작했다.
11. 이명박 정부는 5월 들어 집시법 위반인 야간집회를 ‘촛불문화제’라고 허용함으로써 스스로 법질서 수호 의지를 포기했다. 이것이 선동세력의 기를 살려주었다.
12. 선동세력이 거리를 점거하고, 청와대로 몰려들고, 보수언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검찰·경찰이 법 집행을 포기하니 보수언론도 겁을 먹고 선동세력에 영합하기 시작했다. 불법폭력 시위를 비판하지 않고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비판하는 식의 기사가 쏟아지니 경찰도 사기를 잃고 진압을 포기하는 사보타주 단계에 들어갔다.
폐허화된 보수정치 地形
13. 이회창의 자유선진당까지 촛불 세력에 가세하고, 박근혜 의원의 팬 클럽인 박사모는 촛불시위에 가담했다. 한나라당은 경찰의 물렁한 진압까지도 제동을 걸고 선동세력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정치 地形(지형)이 폐허화됐다.
14.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진과 내각도 선동방송과 촛불시위대에 겁을 집어먹은 것처럼 행동했다. 청와대 대변인, 관계 장관, 정부 대변인들이 방송과 좌익들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반격을 포기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산공개 이후 청와대 비서진과 각료들이 언론에 집단적으로 약점 잡힌 상태가 되어 아무도 선동방송과 정면 대결하지 않았고, 대통령도 독려하지 않았다.
15. 정부가 거짓말에 대한 반격을 포기하고 사과, 후퇴를 거듭하니 거짓선동 세력이 정당하고 정의의 사도나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촛불시위는 맥아더동상 파괴 획책·평택 미군 기지 이전 반대 폭동세력이 주도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은 여러 세력이 가담했다. 특히 인터넷 괴담에 속아 넘어간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진실과 법치와 자유는 三位一體(삼위일체)인데 진실을 지키지 못하니 정의와 자유가 날아간 것이다.
16. 李明博 정부는 드디어 불법폭력 시위에 대한 진압을 포기했다. 공권력 행사의 도덕적 기반인 진실 공방에서 밀린 때문에 엄정진압에 나서지 못한 것이다. 대한민국 심장부인 광화문에 보름 이상 ‘선동의 해방구’가 조성됐다. 공권력이 무력화되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불신이 확산되어 지지율은 10%대로 급락했다.
17. 李 대통령은 한 번도 국민들을 직접 설득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 그의 입에선 한 번도 “문제의 발단은 MBC의 선동방송이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18.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대통령, 광화문을 난동세력에게 넘겨주고, 청와대에 숨어 있는 대통령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그가 再起(재기)불능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퍼졌다.
19. 친북좌익과 정면으로 대결해 본 적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이후 비로소 이들과 싸우지 않고선 國政운영이 불가능하겠구나 하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공안기관도 오랜만에 좌익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통령이 법질서 확립을 기치로 내걸고 反(반)헌법적 친북좌익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정부를 끌고 가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마지노선은 法治
20. 좌경세력은 이번 촛불시위를 주동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같은 친북적인 구호를 내걸지 않았다. 광우병 사태를 공감대가 큰 국민건강 문제로 만들려 했다. 좌경세력은 앞으로도 국민들의 지지 폭이 좁은 친북적 주제보다는 高油價(고유가) 시대에 고통받는 계층을 反(반)정부 세력화하기 위해 사회, 경제적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좌익들의 도전에 이명박 정부가 대응하려면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을 확실히 쳐야 한다.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불법파업과 불법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불변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다.
21. 이명박 대통령이 친북세력과 대결할 것인가, 타협할 것인가? 대결자세를 취하면 지지세력이 결집되어 난관을 돌파할 것이고, 타협하면 보수층이 이탈하고 좌우대결은 만성화될 것이다. 이는 張勉(장면)의 길이요, 남미화의 길이다.
22. 촛불시위의 현장에서 쏟아진 거짓, 저주, 증오의 폭언들은 한국 사회가 부분적이지만 과학과 이성을 상실했음을 보여주었다. 선동방송과 좌익들은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자극하여 惡性(악성)을 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에너지가 지금은 정부와 보수층을 공격하고 있으나 선동세력을 향해 부메랑처럼 날아갈지도 모른다. 한국사회가 거짓선동의 代價를 치르게 할 만한 응징력을 가졌는지 시험받게 될 것이다.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그 전에 거짓말쟁이들이 못사는 사회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대처 총리 : “불법파업자는 내부의 敵이고 폭도”
1984~1985년 사이 영국에서 있었던 탄광노조와 대처 총리의 대결에서 대처 총리가 이겼다. 영국정부는 경제성이 없는 탄광의 문을 닫으려 했다. 이에 반발한 탄광노조가 노조원들의 투표 없이 불법파업을 시작하자 대처 총리는 파업 주도자들을 “내부의 敵(적)”(the enemy within)이라고 규정하고 그들이 불법행동을 하자 폭도(mob)라고 불렀다. 대처 총리는 1984년 7월 19일 의회 연설에서 “광부들에게 굴복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의한 통치를 폭도들의 통치에 넘겨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처는 또 “우리는 포클랜드에서 외부의 적과 싸워야 했다. 우리는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하고 힘든 내부의 적을 늘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폭도들이 법치를 무력화시키려는 기도가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기간에 대처 총리는 경찰력을 투입하여 1만 명 이상의 광부들을 체포했다. 탄광노조는 월급이 1년간 끊긴 상태에서 버티지 못하고 파업을 스스로 중단함으로써 대처에게 역사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 승리는 대처가 영국병을 치료하는 신보수주의 개혁을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李 대통령이 촛불시위대에 굴복하면 그가 밀어붙이려는 개혁은 실패할 것이다.
6월에 들어서서 소위 촛불문화제가 서울 광화문 일대의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폭력 시위로 악화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보수 신문들의 편집방향이 바뀌었다. 그전에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이 대체로 KBS와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보도를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방침을 지지했다.
촛불시위가 난동화하는데도 보수언론이 촛불시위 비판을 거의 하지 않게 되니 시위대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KBS와 MBC는 이들을 응원하고, 보수언론까지 이들의 파괴적, 폭력적 행위를 덮어주니 마음 놓고 폭력 시위를 했다.
보수언론에 대한 촛불세력의 공세는 집요했다. 이들은 보수신문에 광고를 낸 회사에 조직적으로 전화를 걸어 “광고를 끊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식으로 위협했다. 기자들에게 협박전화도 많이 걸려왔다. 보수언론은 李明博 대통령마저 촛불 시위대에 겁을 집어먹고 경찰력을 동원한 강제진압을 머뭇거리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연히 “공권력이 난동세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않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보수언론은 물리력이 없다. 공권력이 지켜주지 않으면 폭력 앞에선 무력하다. 세계 어디서도 언론이 공권력보다 앞에 나서서 폭력세력과 싸우지는 않는다. 보수언론의 태도 변화는 법치를 포기한 정부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밀리니 공무원 집단 전체가 밀리고, 보수언론도 밀리고, 한나라당도 겁을 먹고, 기업도 난동세력의 눈치를 보고, 나중엔 군대까지 밀리면 혁명적 단계로 이행한다. 언론자유가 만발하고 정보화가 최고도로 진행된 한국사회에서 촛불시위대의 난동이 메이저 언론에 의해서 한동안 없었던 것으로 치부됐다.
1인의 용기
막강한 공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겁먹은 듯한 자세와 대조적이었던 것은 ‘이 세상의 보배’ 같은 존재가 된 李世珍 학생의 촛불반대 1인 시위였다. 촛불시위의 본거지인 청계광장 입구에서 그는 이런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김정일이 핵을 쏘고 300만 동포가 굶어 죽을 때는 왜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까?”
“6·25 때 자국민 4만 명을 희생시키고 우리도 용서 못했던 조승희를 용서한 나라…. 그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납이 든 생선도, 농약이 들어간 만두도 수출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쇠고기는 미국만이 아니라 全(전) 세계가 먹습니다.”
“우린 지금 스스로 광우병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저는 수출무역국가인 조국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데 써야 합니다. 자기 집을 태우는 데 써서는 안 됩니다.”
이세진 학생 옆에 며칠 뒤부터 최 목사라는 분이 함께 서서 시위를 했다. 1인 시위 현장에 나갔던 한 탈북자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목사님을 에워싸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밀치고 하는데 목사님은 미소를 머금고 태연하게 서 있습니다.”
휴대전화기를 통해 아이들의 찢어지는 외침소리가 들렸다.
촛불반대 1인 시위를 계속한 이세진 씨는 모범생이다. 그는 육군에 입대하여 전방에서 근무하고 제대했다. 학교 수업을 빼먹지 않고 시위를 했다. 학교에선 장애 학생의 휠체어를 밀어준다. 그의 부모도 걱정은 하지만 아들의 義擧(의거)를 말리지 않았다.
온순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탈북 시인 장진성 씨가 품에 안고 두만강을 건넌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읽고 촛불시위 반대를 결단했다고 한다. 첫날 시위 때 경찰은 그를 택시에 태워 귀가시켰다. 이때가 李 씨의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는 택시를 타고 가다 중간에서 내려 다시 시위현장으로 돌아와 밤늦게까지 서 있었다. 만약 이때 李 씨가 풀이 죽어 1인 시위를 포기했더라면?
문제는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다가오자 신문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훈수가 쏟아졌다. 좌파정권의 高官(고관) 출신들까지 등장하여 참견을 했다. 충고 내용들이 워낙 원론적이고 상호모순적이라 李 대통령이 이 훈수대로 하다가는 망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기자들이 만나서 한 농담이 있었다.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하면 가장 빨리 망하고, 신문 사설대로 하면 두 번째로 빨리 망한다.”
가장 자주 등장한 충고는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는 것이었다. 한 조간신문에 실린 교수의 칼럼에는 연일 계속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 언급한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야당이나 반미좌파세력의 선동 때문이라고 치부할 일도 아니다. 그런 선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그런 선동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그는 국민을 至高至善(지고지선)의 존재로 본다.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라’ 다음으로 많이 나온 충고는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말이었다. 국민이란 낱말에다가 모든 위대한 의미를 다 붙여 놓고는, 그리하여 국민을 우상으로 만들어 놓고는 대통령을 향해서 무조건 무릎을 꿇어 절하라고 충고하는 격이었다. 이런 글을 읽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쓰레기통으로 구겨 넣어 버리지 않았을까?
1951년 봄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抗命(항명)한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을 해임했다가 여론과 언론, 의회의 집중공격을 받아 고립됐다. 이때 트루먼은 말했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여론조사를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예수가 이스라엘에서 여론조사대로 설교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중요한 것은 여론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가이고, 지도력이다. 고집, 정직, 그리고 자신이 옳다는 믿음을 가진 지도력이 세계 역사의 轉機(전기)를 만들었다.”
李 대통령은 2년 전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좌익과 대결하여 정권을 찾아오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찾아온 정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위기는 돌파될 것이다. 위기 때 지도자의 행동은 궁극적으로 死生觀(사생관)의 반영이다.
“대통령 각하, 지침을 내려주십시오”
지난 6월 9일 ‘조갑제닷컴’ 회원 토론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정말 MBC 보면 왜 그러나 싶다. 방송만 틀었다 하면 라디오고 텔레비전이고 이거 뭐 완전 반정부 투쟁하는 것 같다. 촛불시위는 무조건 미화, 폭력시위는 절대 보도 안 함. 시위대를 경찰이 밀어 넘어져도 경찰의 과격시위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운운. 대통령에 대한 온갖 조롱과 내일 촛불에 가자며 장소와 시간까지 자세히 알려주는 친절함. 사태를 해결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든 정부와 시민들 간의 갈등을 키워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敵意(적의)까지 보임.”
50대 후반의 중소기업 대표는 “아내가 방송 뉴스를 며칠 보더니 정부 욕을 마구하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 싶었다”고 말했다. 한 보수 성향의 기자는 “어머니는 골수 반공인데, 미국산 쇠고기가 정말 위험하다고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 시간 동안 방송이 선동하고 있다고 설명해도 납득하지 못하셨다. ‘왜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정부가 가만히 있는가’라고 반문하시는 것이었다.”
‘반박되지 않는 거짓말은 사실로 통용된다’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이런 글이 선량한 국민들의 답답함을 요약한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지침을 주십시오. 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긴 한 겁니까. 아니면 당신의 통솔력을 의심해야 할까요. 악한 정부보다 무정부가 더 나쁘다고 하던데, 지금 우매하고 순진한 군중들이 선동세력에 세뇌되어, 직접 인민민주주의, 길거리 인민재판 하겠다는데, 이렇게 국가전복 기도 행위를 하며 헌정질서 무너뜨려도 비상계엄 검토 안 하시는지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MBC의 거짓선동을 반박하지 않았다. 죄인이 되어 있어야 할 MBC는 勝者(승자) 행세를 하고, 피해자인 정부는 죄인이 됐다. 진실을 지키는 데 실패하니 정의가 뒤집어진 것이다. 다음엔 자유가 날아갈 차례다. 도대체 MBC는 무엇을 어떻게 보도했던가?
MBC의 날조
지난 4월 29일 MBC ‘PD 수첩’은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로 오해받을 수 있게끔 映像(영상)조작, 공포심을 확산시켰다. 미국인이 “내 딸은 CJD(인간 광우병과 관계없는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을 “vCJD(인간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막에서 처리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를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화면과 실제 광우병으로 죽었다는 20대 미국 여성을 등장시킴으로써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국민 공포를 불러일으켜 전국적 시위의 도화선을 만들었던 MBC ‘PD 수첩’ 내용의 핵심 두 가지가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MBC에 이를 시청자에게 알리는 보도문을 내보내도록 결정했다. MBC는 온 나라에 불을 지르고는 ‘(언론중재위 결정에) 따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MBC는 시인할 건 시인하고 사과할 건 사과할 줄 아는 언론의 기초상식을 회복해야 한다.”(조선일보 사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규모가 크면 인류문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방송이 이런 낮은 가능성을 무시하고,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때의 위험성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게 되면 세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다. 나치 선전상 괴벨스가 발전시킨 선동술의 한 원칙은 ‘많은 거짓말에다가 사실 하나를 집어넣으면 전체를 진실로 포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MBC는 많은 시청자들을 속이고 국론 분열을 조장한 보도에 대해 아직 사과, 교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언론 사상 최악의 왜곡 보도로 기록될 지난 4월 30일자 MBC―TV 저녁 뉴스에서 신재원이란 기자는 아래와 같이 단정하고 있다.
“큰 문제는 한국인이 全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략)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 유전자는 세 가지 종류인데, 지금까지 확인된 180여 명의 인간 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94%가 바로 MM형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38%인 영국사람, 50%인 미국사람보다 두 배 세 배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문제는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는 단정은 과장이고 오보이다. 그런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없다는 것이 유력한 反?(반증)이다. 인간 광우병이 많이 발생한 영국에서 살았던 한국인 중 한 명도(金大中 전 대통령도 포함해서)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 MBC의 보도는 “金氏가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고 억지를 부리는 수준이다.
정부의 무대응
광우병 선동 사태의 주무부서인 농림수산식품부는 4월 29일 MBC PD 수첩 광우병 1탄에 대해서만 언론중재를 신청했을 뿐, 시청률이 높았던 5월 13일 PD 수첩 2탄과 광우병 선동의 진앙에 해당하는 4월 30일 MBC 뉴스 데스크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도 마련치 않고 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상당수 보수적인 사람들까지 위험물질로 여기게 된 것은 MBC, KBS의 왜곡 방송과 친북반미세력의 조직적 괴담 퍼뜨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1. 정부의 가장 큰 홍보기관은 대통령의 입이다. 그 입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그는 거짓말 사령부 KBS, MBC에 대해 한마디 반격을 하지 않았다. 대처나 레이건이 이런 꼴을 당했다면 그들은 매일 몇 차례씩 기자회견을 하면서 두 방송을 말로 죽였을 것이다.
2. 정부의 두 번째 홍보기관은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는 광우병 선동사태에 관한 한 사실상 실종상태였다. 무슨 약점이 잡혔는지 선동방송의 거짓말에 대해 한마디 유효한 펀치도 날리지 못했다. 노무현의 청와대 대변인은 진실을 보도하는 조선, 동아일보를 상대로 악랄하게 공격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삼았는데 왜 이명박의 대변인은 거짓말을 하는 방송에 대해서 침묵했는가?
3. 정부 대변인은 따로 있는데, 문화부 장관인지 누구인지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 광우병 선동 사태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정부 대변인 입을 통해서 나온 적이 없다.
4. 국무총리의 입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5. 한나라당은 식물인간화되었다.
6. 정부가 위기에 빠졌을 때 대통령을 도와야 할 여당의 지도자들, 예컨대 박근혜 의원 같은 이는 침묵함으로써 사실상 선동세력 편을 들었다.
7. 李東馥(이동복) 전 의원의 지적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애국우파 세력에 대해 “도와 달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8. 청와대 비서관들과 장관들은 집단적으로 약점 잡힌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재산공개 때 언론의 비판을 받고 겁을 먹었는지 오보한 기자들에 대해 항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9. 이렇게 되니 이명박 정부의 조직 전체가 밟아도 꿈틀댈 줄 모르는 무생물이 되어 버렸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겁을 집어먹은 모습인데 말단 공무원들이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울 순 없다. 장수가 항복했는데 졸병들이 싸울 순 없는 것이다.
이념을 포기한 代價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부터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의 관례를 확립했다. 이제는 민주주의의 내용인 법치주의의 확립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1987년 이후 법치를 파괴한 세력은 민주란 망치를 썼다. 소위 민주투사들과 從北(종북)세력과 인기영합주의자들과 기회주의자들은 다같이 민주, 민의, 민심이란 말로 법질서를 훼손시켰다. 최근 金大中(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법 촛불집회를 ‘위대한 직접 민주주의의 실험’이라고 평했다. 민주란 이름으로 불법을 옹호한 셈이다.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는 법치를 진실과 정의의 기초 위에 세워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인에게 진실은 정직이란 말이다. 李明博 대통령은 정직한 만큼 싸울 수 있다.
좌파정권이 키운 선동세력이 요지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진실의 선전기관이어야 한다. 李 대통령이 선동방송의 ‘광우병 위험성 과장보도’에 대해 홍보전으로 맞섰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고 MBC는 거짓말쟁이라고 믿도록 했더라면 사과도 양보도 개각도 필요하지 않았다. 촛불난동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李 대통령이 한 번도 “MBC는 거짓말하고 있다. 국민들이 속아선 안 된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수 국민들이 속지 않겠는가? 왜 李 대통령은 거짓 앞에서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는가? 스스로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는 취임사 때 이념을 버리겠다고 선언했을 때 예약된 것이었다. 선동·난동세력의 무기는 좌경이념인데, 이들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와야 국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대통령이 진실의 무기인 보수이념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여 저들의 기습을 부른 것이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기회주의성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던 정통보수 세력이 그가 위기에 빠지자 가장 열심히 선동세력과 맞서 싸웠다. 李 대통령을 ‘장돌뱅이의 실용 노선’으로 몰고 갔던 기회주의 세력은 일패도지했다. 前者는 이 대통령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 사람들이고, 後者는 국가보다 대통령을 더 아낀 이들이었다.
▣ 확률로 본 인간광우병
미국産 쇠고기 먹고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100京(경)분의 2
풀꽃향기라는 필명을 가진 의사가 ‘조갑제닷컴’에 올린,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 계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영국의 경우 : 영국의 모든 인구가 1980년대 초부터 1996년까지 광우병 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1996년 이후 광우병 때문에 殺(살)처분된 소는 18만 4000마리이고, 그 이전까지 영국인들 뱃속에 들어가 사라진 광우병 소 숫자는 대략 4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영국 인구가 5500만 명 정도 된다. 이 중 현재까지 인간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진 사람은 163명이다. 혹 아직 잠복기인 잠재 환자가 있을지도 모르니 200명으로 치자. 그렇다면 인간 광우병에 걸린 확률은 200/55000000=0.00000364, 즉 대략 0.00036% 정도다. 이건 10년간 5500만 명이 광우병 소 40만 마리를 먹었을 때의 확률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변형 프리온에 장기간 노출되더라도 種間(종간) 장벽 때문에 감염 확률은 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미국산 소 : 현재까지 미국산 소가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사례는 없다. 과거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두 마리 생긴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국 쇠고기를 수입 금지했다. 그 이후 유전자 검사 결과 두 마리 모두 캐나다産(산) 소로 밝혀졌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 USDA는 20만 543마리의 소를 표본 조사했다. 이것은 95% 신뢰 수준에서 100만 마리당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생겨도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조사법이다.
최근에는 국제과학자문위원회와 하버드 대학교 부설 위험분석센터의 지원 아래 기준을 더 강화하여 통계적, 지리학적 모델링을 통해 26만 8000마리를 표본 조사한다고 한다. 이는 99% 신뢰수준에서 1000만 마리당 한 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3. 위험물질 제거 : 하버드대의 조슈아 코헨 박사에 따르면 30개월 이상 된 소에서 SRM을 제거할 경우 광우병 위험 물질은 11/3800(0.0028947368)로 떨어진다고 한다.
4. 미국산 쇠고기 수입 : 미국에서 1년에 도축되는 소가 3500만 마리가량 되며, 여기서 1200만t의 고기가 나온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1만 8100t을 수입했다. 따라서 연간 수입되는 미국 소의 두수는 61만 마리로 계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250만 마리의 소가 소비된다.
이상의 수치를 근거로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계산한다. 우선 한 해에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소가 한 마리씩 수입될 경우를 가정한다. 지난 10년간 미국산 소가 한 마리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나게 높게 잡은 수치다.
1. 연간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계속 수입된다고 할 때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0.00000000909091%, 1000억 분의 9다. 한국인 100억 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한국인은 약 5000만 명이다. 200년 만에 한 명씩 걸린다는 뜻이다.
2. 실제로는 이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미국 내 검역과정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광우병에 걸린 미국 소 한 마리가 검역을 통과할 확률은 0.00001%이다.
3. 30개월 이상 된 소에서 SRM을 제거했을 때 광우병 위험 물질은 0.28947368%로 줄어든다.
*이런 조건을 대입하면 한국이 2003년처럼 미국 소를 무제한 수입할 경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0.000000000000000000002631578947, 확률로 환산하면 0.000000000000000000263157894737%가 된다. 100京(경) 분의 2다.
1경은 兆(조)의 만 배다. 한국인 5000만 명이 수천만 년을 살아가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을 한 사람도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30개월 이상의 소를 미국 내에서는 햄버거용으로 사용한다. 햄버거를 즐겨 먹는 미국인 2억 명 및 재미동포 200만 명 중 인간 광우병 발생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거의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소를 ‘한국인들이 걸리기 쉬운 위험물질’이라고 선동하여 이런 혼란을 부른 MBC, 이런 날조를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명박 정부, 이런 과장에 넘어가 거리로 몰려나온 국회의원들, 날조된 정보를 어린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패륜적 교사들, 이런 선동·난동세력에 눌려 대한민국의 심장부를 매일 밤 깽판세력에게 넘겨주고 물대포도 쏘지 못하는 경찰, 이것이 2008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심각하게 말하면 백주의 암흑이고 국제적 기준에선 희대의 코미디다.
대한민국이 문명국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근 두 달간 이런 깽판을 연출한 KBS, MBC, 좌익조직을 법적으로, 여론적으로,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응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당하는 이유는 이런 과학적 진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대통령이 거짓에 항복하는 나라에서는 하나님이 나서도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의 문제’ 같은 말장난에 빠지지 말고 이런 자료를 가지고 국민들 앞에 나아가서 10시간이라도 토론을 하여 잘못된 생각을 돌려놓아야 한다. 이런 국민 설득이 개각보다 더 중요하다. 과학과 진실과 헌법이 대통령 편인데 무엇이 두려운가?
李明博(이명박) 정부는 이들의 허위성과 반역성을 폭로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국민들이 속아 넘어가도록 방치했다. 하지만 자유민주 체제의 주인인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自衛(자위)의식이 높아졌다. 정부, 특히 공안기관, 기업, 기독교, 보수언론 등이 비로소 한국 사회 깊숙이 뿌리박은 친북좌익 세력의 위력을 절감하고는 이런 세력과의 공존은 어렵겠구나 하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보수층 전체가 대동단결하여 反(반)헌법적 세력과 대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군인 약 70만 명을 포함하여 약 200만 명의 공무원(준공무원, 정부투자 기업 종사자 포함)과 연간 약 260조 원의 예산이 있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로 선거에서 좌익이 이길 가능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줄어든다. 정부가 선동·난동 전문세력을 약화시키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구조적 힘을 일관성 있게, 전략적으로 동원한다면 KBS·MBC·전교조·민노총·좌익단체 연합세력은 버틸 수 없다.
이번 불법시위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등장했던 구호 “미친 소, 너나 먹어”는 난동세력의 치명적 약점을 노출시켰다. 미국인과 在美(재미)동포를 ‘미친 소나 먹는 사람’으로 비하한 이 구호는 이 집단의 정신세계를 요약한 셈이다. 광신, 거짓, 저주, 不孝(불효), 不忠(불충), 폐쇄성이 그것이다.
거짓 선동과 불법 난동은 오래 갈 수 없다. 장기전에선 진실과 합법이 이긴다. 거짓 선동이 민주정부를 일시적으로 흔들 순 있어도 뒤집을 순 없다. 촛불 불법시위대가 맨 처음엔 문화와 건강을 들고 나오다가 나중엔 ‘정권타도’로 暴走(폭주)하면서 좌익들의 습관적 자충수가 또 등장했다. MBC의 거짓말은 워낙 규모가 크고 질이 나빠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거짓말이 급소가 되어 버렸다.
보수층은 선동·난동 세력의 선전사령부 격인 MBC의 거짓말만 제대로 폭로해도 상황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사태의 가장 긍정적인 면은 촛불시위가 체제수호 세력에 甲號(갑호) 비상을 걸었다는 점이다. 잠자는 사자를 깨웠다는 점이다. 공권력을 장악한 정부와 보수세력이 손을 잡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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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붉게 물든 서울시청 앞 광장. |
正常化냐, 南美化냐
보수층은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지키는 세력이다. 保守(보수)할 곳은 보수하고 補修(보수)할 때는 보수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어이없이 당한 것은 보수 自淨(자정)을 소홀히 하여 허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서든 보수적 가치의 핵심은 진실·정의·자유다. 이 세 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하는데, 출발점은 진실이다.
촛불사태에서 李明博 정부가 벼랑으로 몰린 가장 큰 이유는 거짓의 공세로부터 진실을 지켜내지 못한 점이다. 진실을 지켜내지 못한 근본 이유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이념적 대결자세를 정권출범 즉시 포기한 점이다. 이 대목에 대한 이 대통령의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대한민국의 반격이 성공할 것이다.
李 대통령이 당하고도 ‘장돌뱅이식 실용노선’을 견지한다면 한국은 좌우가 만성적으로 충돌·갈등하는 南美化(남미화)의 길로 빠져들 것이다. 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으로 싸우면 질 것이고, 이념적 전략으로 싸우면 이길 것이다. 정상화냐, 남미화냐. 정상화의 수단은 법치확립이고, 남미화의 지름길은 법치포기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낸 脫北(탈북)시인 장진성 씨의 ‘촛불에 부치는 詩(시)’는 MBC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거짓의 무덤을 너무 깊게 팠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80억 분의 1/ 그 하나가/ 80억을 향해/ 다수라고 말하는 촛불/ 국민의 손이라며 치켜든 촛불/ 그 촛불 광우병은/ 말만 들어도 전염된다/ MBC만으로도 뇌에 구멍난다/ 귀청에 영어가 울려도 죽을 수 있다/ 韓牛(한우)만 봐도 미칠 수 있다/ 1인 시위 앞에서도/ 두려워 떨고 있는 촛불이기에/ 침묵하던 다수가/ 더 못 참고 입을 열 그날에는/ 순간에 암흑의 정체가 드러날/ 촛불은 역시 촛불이다.”
‘촛불은 역시 촛불’이란 말은 촛불이 횃불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촛불은 꺼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거짓과 불법의 촛불은 더욱 그러하다.
“저의 배후는 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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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4일 저녁 청계광장 근처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찬성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대학생 李世珍 씨에게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항의하고 있다. |
미국産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믿는 시민들은 서울시청 광장에서 합법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울 도심은 선동에 속은 사람과 속아 넘어가지 않은 사람들의 대결장이었다. 3억 미국인이 수백 년간 쇠고기를 먹었는데도 단 한 사람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 쇠고기를 한국인이 먹으니 인간 광우병에 걸리고 싶어도 걸릴 수가 없다. 지난 10년간 미국인은 약 5억 마리의 소를 잡아먹었으나 한 사람도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촛불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李世珍(이세진) 학생(한양대 신방과 4학년ㆍ25)이 단상에 올랐다. 그는 차분하게 “나보고 배후가 누구냐고 의심하는 이들이 있는데 오늘 저의 배후를 밝히고자 합니다”라고 말하더니 이렇게 이어갔다.
“저의 배후는 저의 양심과 신념입니다. 저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1인 시위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저는 탈북 시인 장진성 씨가 쓴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읽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서 이를 동영상으로 제작,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어둠이 진실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북한 독재 체제하에서 굶어 죽어간 300만 동포들의 진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이란 시를 낭송했다.
“석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따뜻한 옥수수라 했습니다./ 두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어젯밤 먹었던 꿈이라 했습니다./ 지금 내 동생이 살아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건/ 이달에는 이달에는 뭐라고 했을까요….”
열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북한 사람들은 쥐고기도 없어서 못 먹는다. 유럽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다고 도살된 쇠고기를 얻어와 먹었다. 지금 일부 남한 사람들은 국가생존의 생명줄인 韓美(한미)동맹을 깨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30개월 이하짜리 싱싱한 쇠고기를 먹고야 말겠다고 아우성이다.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서울시청 광장 집회에 참석했던 文義煥(문의환) 씨는 돌아가다가 ‘2MB OUT’이라는 글판을 써 들고 있는 여중학생으로 보이는 10여 명의 소녀들을 발견했다. 이들에게 다가가 “너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아니?”라고 물었다. 소녀들은 “몰라요. 써서 들고 있으라고 해서 있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文 씨가 “그렇게 시킨 것이 누구냐”고 호통을 쳤다. 뒤에서 교사로 보이는 40대 남자가 “왜 그러세요?”라고 나섰다가 문 씨로부터 혼이 났다.
몇 년 전 퇴직한 한 외교관은 세종로가 시위대에 의해서 점거된 것을 보고 정복경찰 간부에게 물었다.
“이거 불법집회 아닙니까?”
“맞습니다.”
“왜 단속하지 않습니까?”
“언론이 과잉진압이라고 떠드니 단속이 안 됩니다. 한국에선 언론이 비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 경찰간부는 힘없이 덧붙였다.
“이건 나라도 아닙니다.”
우파 사이트 올인 코리아 조영환 대표는 10명의 촛불 시위자들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인이 진짜로 광우병에 걸립니까?”
여덟 명은 “모르겠다”고 하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안 걸려요”라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한 사람만 시비조로 나왔으나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지는 못했다.
대낮의 서울시청 광장과 그 주변은 보수세력의 무대였다. 선동 및 난동세력이 집중적으로 성토당했다. “바보, 천치, 미친 자들”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불법시위대도 이 지역에선 겁을 먹은 듯했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거짓선동을 해대는 과정에서 자신들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이것이 양심을 찔렀는지 보수층에 대한 공격성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청 집회 참석자들은 자신감을 갖고 귀가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몽둥이 하나 없어도 난동세력과 잘 싸우는데 막강한 공권력을 가진 이명박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비겁자라면 百藥(백약)이 無效(무효)다. 6월 10일 韓昇洙(한승수) 총리 이하 내각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이 총사퇴를 백 번 해도 그것이 법질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공무원, 경찰, 군인들이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비굴해지면 공무원도, 경찰도, 군인도 비굴해진다. 이 사태는 한 달 전, 대통령이 정직하고 당당하게 대처했더라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6월 10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한 사람도 거리로 나오지 않았다. 보수단체 집회에도, 촛불집회에도 나오지 않았다. 한 중진의원은 술 취한 목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대책이 뭐냐고 물었다. 위기에 처한 이명박 대통령을 보호하고 밀어주어야 할 한나라당이 놀고 있다. 이건 정당도, 여당도, 인간도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촛불시위대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방치함으로써 국민들의 짜증을 유발하여 동정론을 사고, 그 후에 公權力(공권력)을 행사하는 작전을 쓰는 듯했다. 법 집행자의 이런 발상은 전형적인 노예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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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의 시민들. 그들의 구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
MBC가 代價를 치를 때
6월 10일은 1987년 대시위가 촉발된 날이다. 盧泰愚(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이었다. 이날 오후 중산층 시민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대학생들과 함께 “독재타도!”를 외치도록 한 원동력은 분노였다. 그 분노를 만든 가장 중요한 계기는 그해 1월에 있었던 박종철 학생 고문치사 사건과 은폐였다. 이 사건은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사회부의 특종으로 알려졌다.
21년 뒤인 그날 6만 군중을 거리로 내몬 가장 큰 동력은 지난 4월 말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보도였다. 날조, 왜곡, 과장 등 온갖 수법이 총동원된 최악의 거짓말이 공중파를 통해 확산되고 정부가 반박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많은 국민들이 속아 넘어갔다.
21년 전의 군중은 진실에 근거한 분노로 뛰쳐나왔고, 6월 10일의 군중은 거짓말 선동에 속아서 나온 점이 다르다. 이날 서울 시내에서 만난 촛불시위대에선 정의의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저주와 증오가 범벅이 된 저질구호와 피켓, 유행 따라하기 심리로 놀러 나온 이들, 왜 나왔는지도 모르는 어린이들, 광우병에 대해서 미신을 가진 이들, 국가와 사회에 대해서 일반적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21년전의 절박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한가한, 어쩌면 사치스런 분위기였다.
사실과 특종에서 나오는 분노와, 거짓과 선동에서 나오는 증오심의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이런 혼란을 부른 MBC가 무사하겠는가? 문명국가에서 거짓이 역사를 움직인 예가 별로 없다. MBC는, 권위주의 정부 시절 조선ㆍ동아ㆍ중앙ㆍ한국일보 기자들이 싸워서 지켜낸 언론자유를 공짜로 쓰면서 진실을 파괴하는 데 악용했다. 그럼으로써 스스로 선동원으로 전락했다. 이들이 무사하겠는가? 앞으로 MBC 기자, MBC PD라는 명함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인가 궁금해졌다.
대통령 無力化의 과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大選(대선)과 總選(총선)에서 크게 승리하고도 위기에 빠져 들어간 100일간의 과정을 정리하면 대강 이렇다.
1. 대통령직 인수위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在庫(재고) 조사를 하지 않고 점령군처럼 행동하면서 엉터리 정책들을 쏟아내었다. 이명박 당선자의 전략과 방향이 처음부터 실종됐다. 노무현 세력의 반역과 부패를 수사하여 이들을 일소하고, 선동방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
2. 취임사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을 떠난 실용’을 강조함으로써 친북좌익들과 대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암시하고, 행동파 보수세력을 멀리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3. 교수 중심의 아마추어들을 비서진과 내각에 많이 등용하고, 좌익과 싸울 줄 모르는 富者(부자)들을 중용하고, 노무현 정권 요직자들을 안보부서 사령탑에 배치했다. 좌우로부터 다 비난받는 인사를 한 셈이다.
4. 총선 때 하향식 밀실 공천으로 親朴槿惠(친박근혜) 세력의 반발과 이탈을 불렀다.
5.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大勝(대승)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은 ‘親李(친이) 세력의 패배’로 인식, 총선의 역사적 의미를 실종시키고, 친북 청산을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했다.
6. 親朴(친박) 국회의원 당선자 26명의 복당을 거부하고 李會昌(이회창)의 자유선진당과 적대적인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보수대연합이 아닌 보수분열 구도를 형성했다. 李 대통령은, 친북세력과 대결할 생각이 없으니 보수대연합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념이 없으니 전략도 생기지 않은 것이다.
7. 李 대통령이 행동파 보수층도 외면하고 친박 세력도 배척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보수층이 이탈하기 시작하여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8. 4월 말 MBC의 광우병 선동과 인터넷 괴담, 그리고 친북좌익들의 조직적인 개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좌익에 機先(기선)을 빼앗겼다. 좌익에 대한 선제공격을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치니 기습을 당한 것이다.
9. 문제의 발단인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방송에 대해 정부가 신속하고도 엄정한 법적 제재조치와 홍보전을 포기함으로써 거짓말이 반박되지 않고 유포되기 시작했다.
10. 대통령의 일방적 사과와 정부의 거듭된 퇴각이 이어지고 선동방송에 대한 명쾌한 반박이 없으니 거짓말이 사실로 둔갑하여 힘을 쓰기 시작했다.
11. 이명박 정부는 5월 들어 집시법 위반인 야간집회를 ‘촛불문화제’라고 허용함으로써 스스로 법질서 수호 의지를 포기했다. 이것이 선동세력의 기를 살려주었다.
12. 선동세력이 거리를 점거하고, 청와대로 몰려들고, 보수언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검찰·경찰이 법 집행을 포기하니 보수언론도 겁을 먹고 선동세력에 영합하기 시작했다. 불법폭력 시위를 비판하지 않고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비판하는 식의 기사가 쏟아지니 경찰도 사기를 잃고 진압을 포기하는 사보타주 단계에 들어갔다.
폐허화된 보수정치 地形
13. 이회창의 자유선진당까지 촛불 세력에 가세하고, 박근혜 의원의 팬 클럽인 박사모는 촛불시위에 가담했다. 한나라당은 경찰의 물렁한 진압까지도 제동을 걸고 선동세력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수정치 地形(지형)이 폐허화됐다.
14.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진과 내각도 선동방송과 촛불시위대에 겁을 집어먹은 것처럼 행동했다. 청와대 대변인, 관계 장관, 정부 대변인들이 방송과 좌익들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반격을 포기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재산공개 이후 청와대 비서진과 각료들이 언론에 집단적으로 약점 잡힌 상태가 되어 아무도 선동방송과 정면 대결하지 않았고, 대통령도 독려하지 않았다.
15. 정부가 거짓말에 대한 반격을 포기하고 사과, 후퇴를 거듭하니 거짓선동 세력이 정당하고 정의의 사도나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촛불시위는 맥아더동상 파괴 획책·평택 미군 기지 이전 반대 폭동세력이 주도했으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불만을 품은 여러 세력이 가담했다. 특히 인터넷 괴담에 속아 넘어간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진실과 법치와 자유는 三位一體(삼위일체)인데 진실을 지키지 못하니 정의와 자유가 날아간 것이다.
16. 李明博 정부는 드디어 불법폭력 시위에 대한 진압을 포기했다. 공권력 행사의 도덕적 기반인 진실 공방에서 밀린 때문에 엄정진압에 나서지 못한 것이다. 대한민국 심장부인 광화문에 보름 이상 ‘선동의 해방구’가 조성됐다. 공권력이 무력화되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불신이 확산되어 지지율은 10%대로 급락했다.
17. 李 대통령은 한 번도 국민들을 직접 설득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 그의 입에선 한 번도 “문제의 발단은 MBC의 선동방송이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18.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대통령, 광화문을 난동세력에게 넘겨주고, 청와대에 숨어 있는 대통령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그가 再起(재기)불능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퍼졌다.
19. 친북좌익과 정면으로 대결해 본 적이 없는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이후 비로소 이들과 싸우지 않고선 國政운영이 불가능하겠구나 하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공안기관도 오랜만에 좌익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대통령이 법질서 확립을 기치로 내걸고 反(반)헌법적 친북좌익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정부를 끌고 가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마지노선은 法治
20. 좌경세력은 이번 촛불시위를 주동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같은 친북적인 구호를 내걸지 않았다. 광우병 사태를 공감대가 큰 국민건강 문제로 만들려 했다. 좌경세력은 앞으로도 국민들의 지지 폭이 좁은 친북적 주제보다는 高油價(고유가) 시대에 고통받는 계층을 反(반)정부 세력화하기 위해 사회, 경제적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좌익들의 도전에 이명박 정부가 대응하려면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을 확실히 쳐야 한다.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불법파업과 불법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불변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다.
21. 이명박 대통령이 친북세력과 대결할 것인가, 타협할 것인가? 대결자세를 취하면 지지세력이 결집되어 난관을 돌파할 것이고, 타협하면 보수층이 이탈하고 좌우대결은 만성화될 것이다. 이는 張勉(장면)의 길이요, 남미화의 길이다.
22. 촛불시위의 현장에서 쏟아진 거짓, 저주, 증오의 폭언들은 한국 사회가 부분적이지만 과학과 이성을 상실했음을 보여주었다. 선동방송과 좌익들은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자극하여 惡性(악성)을 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에너지가 지금은 정부와 보수층을 공격하고 있으나 선동세력을 향해 부메랑처럼 날아갈지도 모른다. 한국사회가 거짓선동의 代價를 치르게 할 만한 응징력을 가졌는지 시험받게 될 것이다. 성실한 사람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그 전에 거짓말쟁이들이 못사는 사회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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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시위군중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
대처 총리 : “불법파업자는 내부의 敵이고 폭도”
1984~1985년 사이 영국에서 있었던 탄광노조와 대처 총리의 대결에서 대처 총리가 이겼다. 영국정부는 경제성이 없는 탄광의 문을 닫으려 했다. 이에 반발한 탄광노조가 노조원들의 투표 없이 불법파업을 시작하자 대처 총리는 파업 주도자들을 “내부의 敵(적)”(the enemy within)이라고 규정하고 그들이 불법행동을 하자 폭도(mob)라고 불렀다. 대처 총리는 1984년 7월 19일 의회 연설에서 “광부들에게 굴복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의한 통치를 폭도들의 통치에 넘겨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처는 또 “우리는 포클랜드에서 외부의 적과 싸워야 했다. 우리는 외부의 적보다 더 위험하고 힘든 내부의 적을 늘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폭도들이 법치를 무력화시키려는 기도가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기간에 대처 총리는 경찰력을 투입하여 1만 명 이상의 광부들을 체포했다. 탄광노조는 월급이 1년간 끊긴 상태에서 버티지 못하고 파업을 스스로 중단함으로써 대처에게 역사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 승리는 대처가 영국병을 치료하는 신보수주의 개혁을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李 대통령이 촛불시위대에 굴복하면 그가 밀어붙이려는 개혁은 실패할 것이다.
6월에 들어서서 소위 촛불문화제가 서울 광화문 일대의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폭력 시위로 악화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보수 신문들의 편집방향이 바뀌었다. 그전에는 조선, 동아,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이 대체로 KBS와 MBC의 광우병 관련 선동보도를 비판하고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방침을 지지했다.
촛불시위가 난동화하는데도 보수언론이 촛불시위 비판을 거의 하지 않게 되니 시위대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KBS와 MBC는 이들을 응원하고, 보수언론까지 이들의 파괴적, 폭력적 행위를 덮어주니 마음 놓고 폭력 시위를 했다.
보수언론에 대한 촛불세력의 공세는 집요했다. 이들은 보수신문에 광고를 낸 회사에 조직적으로 전화를 걸어 “광고를 끊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식으로 위협했다. 기자들에게 협박전화도 많이 걸려왔다. 보수언론은 李明博 대통령마저 촛불 시위대에 겁을 집어먹고 경찰력을 동원한 강제진압을 머뭇거리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연히 “공권력이 난동세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지 않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보수언론은 물리력이 없다. 공권력이 지켜주지 않으면 폭력 앞에선 무력하다. 세계 어디서도 언론이 공권력보다 앞에 나서서 폭력세력과 싸우지는 않는다. 보수언론의 태도 변화는 법치를 포기한 정부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밀리니 공무원 집단 전체가 밀리고, 보수언론도 밀리고, 한나라당도 겁을 먹고, 기업도 난동세력의 눈치를 보고, 나중엔 군대까지 밀리면 혁명적 단계로 이행한다. 언론자유가 만발하고 정보화가 최고도로 진행된 한국사회에서 촛불시위대의 난동이 메이저 언론에 의해서 한동안 없었던 것으로 치부됐다.
1인의 용기
막강한 공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겁먹은 듯한 자세와 대조적이었던 것은 ‘이 세상의 보배’ 같은 존재가 된 李世珍 학생의 촛불반대 1인 시위였다. 촛불시위의 본거지인 청계광장 입구에서 그는 이런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김정일이 핵을 쏘고 300만 동포가 굶어 죽을 때는 왜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까?”
“6·25 때 자국민 4만 명을 희생시키고 우리도 용서 못했던 조승희를 용서한 나라…. 그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납이 든 생선도, 농약이 들어간 만두도 수출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쇠고기는 미국만이 아니라 全(전) 세계가 먹습니다.”
“우린 지금 스스로 광우병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저는 수출무역국가인 조국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데 써야 합니다. 자기 집을 태우는 데 써서는 안 됩니다.”
이세진 학생 옆에 며칠 뒤부터 최 목사라는 분이 함께 서서 시위를 했다. 1인 시위 현장에 나갔던 한 탈북자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말했다.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아이들이 목사님을 에워싸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밀치고 하는데 목사님은 미소를 머금고 태연하게 서 있습니다.”
휴대전화기를 통해 아이들의 찢어지는 외침소리가 들렸다.
촛불반대 1인 시위를 계속한 이세진 씨는 모범생이다. 그는 육군에 입대하여 전방에서 근무하고 제대했다. 학교 수업을 빼먹지 않고 시위를 했다. 학교에선 장애 학생의 휠체어를 밀어준다. 그의 부모도 걱정은 하지만 아들의 義擧(의거)를 말리지 않았다.
온순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탈북 시인 장진성 씨가 품에 안고 두만강을 건넌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읽고 촛불시위 반대를 결단했다고 한다. 첫날 시위 때 경찰은 그를 택시에 태워 귀가시켰다. 이때가 李 씨의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는 택시를 타고 가다 중간에서 내려 다시 시위현장으로 돌아와 밤늦게까지 서 있었다. 만약 이때 李 씨가 풀이 죽어 1인 시위를 포기했더라면?
문제는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다가오자 신문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훈수가 쏟아졌다. 좌파정권의 高官(고관) 출신들까지 등장하여 참견을 했다. 충고 내용들이 워낙 원론적이고 상호모순적이라 李 대통령이 이 훈수대로 하다가는 망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기자들이 만나서 한 농담이 있었다.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하면 가장 빨리 망하고, 신문 사설대로 하면 두 번째로 빨리 망한다.”
가장 자주 등장한 충고는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는 것이었다. 한 조간신문에 실린 교수의 칼럼에는 연일 계속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해 언급한 이런 내용이 있었다.
“야당이나 반미좌파세력의 선동 때문이라고 치부할 일도 아니다. 그런 선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그런 선동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
그는 국민을 至高至善(지고지선)의 존재로 본다.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라’ 다음으로 많이 나온 충고는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말이었다. 국민이란 낱말에다가 모든 위대한 의미를 다 붙여 놓고는, 그리하여 국민을 우상으로 만들어 놓고는 대통령을 향해서 무조건 무릎을 꿇어 절하라고 충고하는 격이었다. 이런 글을 읽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쓰레기통으로 구겨 넣어 버리지 않았을까?
1951년 봄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抗命(항명)한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을 해임했다가 여론과 언론, 의회의 집중공격을 받아 고립됐다. 이때 트루먼은 말했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여론조사를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예수가 이스라엘에서 여론조사대로 설교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중요한 것은 여론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가이고, 지도력이다. 고집, 정직, 그리고 자신이 옳다는 믿음을 가진 지도력이 세계 역사의 轉機(전기)를 만들었다.”
李 대통령은 2년 전 필자를 만난 자리에서 “좌익과 대결하여 정권을 찾아오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찾아온 정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위기는 돌파될 것이다. 위기 때 지도자의 행동은 궁극적으로 死生觀(사생관)의 반영이다.
“대통령 각하, 지침을 내려주십시오”
지난 6월 9일 ‘조갑제닷컴’ 회원 토론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정말 MBC 보면 왜 그러나 싶다. 방송만 틀었다 하면 라디오고 텔레비전이고 이거 뭐 완전 반정부 투쟁하는 것 같다. 촛불시위는 무조건 미화, 폭력시위는 절대 보도 안 함. 시위대를 경찰이 밀어 넘어져도 경찰의 과격시위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운운. 대통령에 대한 온갖 조롱과 내일 촛불에 가자며 장소와 시간까지 자세히 알려주는 친절함. 사태를 해결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든 정부와 시민들 간의 갈등을 키워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敵意(적의)까지 보임.”
50대 후반의 중소기업 대표는 “아내가 방송 뉴스를 며칠 보더니 정부 욕을 마구하는 것이었다. 큰일 났다 싶었다”고 말했다. 한 보수 성향의 기자는 “어머니는 골수 반공인데, 미국산 쇠고기가 정말 위험하다고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한 시간 동안 방송이 선동하고 있다고 설명해도 납득하지 못하셨다. ‘왜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정부가 가만히 있는가’라고 반문하시는 것이었다.”
‘반박되지 않는 거짓말은 사실로 통용된다’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이런 글이 선량한 국민들의 답답함을 요약한다.
“이명박 대통령 각하!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지침을 주십시오. 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긴 한 겁니까. 아니면 당신의 통솔력을 의심해야 할까요. 악한 정부보다 무정부가 더 나쁘다고 하던데, 지금 우매하고 순진한 군중들이 선동세력에 세뇌되어, 직접 인민민주주의, 길거리 인민재판 하겠다는데, 이렇게 국가전복 기도 행위를 하며 헌정질서 무너뜨려도 비상계엄 검토 안 하시는지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MBC의 거짓선동을 반박하지 않았다. 죄인이 되어 있어야 할 MBC는 勝者(승자) 행세를 하고, 피해자인 정부는 죄인이 됐다. 진실을 지키는 데 실패하니 정의가 뒤집어진 것이다. 다음엔 자유가 날아갈 차례다. 도대체 MBC는 무엇을 어떻게 보도했던가?
MBC의 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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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방송된 MBC‘PD수첩’의 광우병 프로그램. MBC는 정부의 소송 제기 방침에도 5월 13일 후속보도를 방송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이 방송에 대해 정정보도 취지의 보도문을 방송하라는 직권결정을 내렸다. |
“언론중재위원회는, 비틀거리며 일어서지도 못하는 소를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화면과 실제 광우병으로 죽었다는 20대 미국 여성을 등장시킴으로써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국민 공포를 불러일으켜 전국적 시위의 도화선을 만들었던 MBC ‘PD 수첩’ 내용의 핵심 두 가지가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MBC에 이를 시청자에게 알리는 보도문을 내보내도록 결정했다. MBC는 온 나라에 불을 지르고는 ‘(언론중재위 결정에) 따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MBC는 시인할 건 시인하고 사과할 건 사과할 줄 아는 언론의 기초상식을 회복해야 한다.”(조선일보 사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 규모가 크면 인류문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방송이 이런 낮은 가능성을 무시하고,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때의 위험성만 집중적으로 보도하게 되면 세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다. 나치 선전상 괴벨스가 발전시킨 선동술의 한 원칙은 ‘많은 거짓말에다가 사실 하나를 집어넣으면 전체를 진실로 포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MBC는 많은 시청자들을 속이고 국론 분열을 조장한 보도에 대해 아직 사과, 교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언론 사상 최악의 왜곡 보도로 기록될 지난 4월 30일자 MBC―TV 저녁 뉴스에서 신재원이란 기자는 아래와 같이 단정하고 있다.
“큰 문제는 한국인이 全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략)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상 프리온 유전자는 세 가지 종류인데, 지금까지 확인된 180여 명의 인간 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94%가 바로 MM형 유전자를 갖고 있습니다. 38%인 영국사람, 50%인 미국사람보다 두 배 세 배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문제는 한국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광우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는 단정은 과장이고 오보이다. 그런 유전자를 가진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없다는 것이 유력한 反?(반증)이다. 인간 광우병이 많이 발생한 영국에서 살았던 한국인 중 한 명도(金大中 전 대통령도 포함해서) 인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 MBC의 보도는 “金氏가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고 억지를 부리는 수준이다.
정부의 무대응
광우병 선동 사태의 주무부서인 농림수산식품부는 4월 29일 MBC PD 수첩 광우병 1탄에 대해서만 언론중재를 신청했을 뿐, 시청률이 높았던 5월 13일 PD 수첩 2탄과 광우병 선동의 진앙에 해당하는 4월 30일 MBC 뉴스 데스크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도 마련치 않고 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상당수 보수적인 사람들까지 위험물질로 여기게 된 것은 MBC, KBS의 왜곡 방송과 친북반미세력의 조직적 괴담 퍼뜨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1. 정부의 가장 큰 홍보기관은 대통령의 입이다. 그 입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그는 거짓말 사령부 KBS, MBC에 대해 한마디 반격을 하지 않았다. 대처나 레이건이 이런 꼴을 당했다면 그들은 매일 몇 차례씩 기자회견을 하면서 두 방송을 말로 죽였을 것이다.
2. 정부의 두 번째 홍보기관은 청와대 대변인이다. 그는 광우병 선동사태에 관한 한 사실상 실종상태였다. 무슨 약점이 잡혔는지 선동방송의 거짓말에 대해 한마디 유효한 펀치도 날리지 못했다. 노무현의 청와대 대변인은 진실을 보도하는 조선, 동아일보를 상대로 악랄하게 공격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삼았는데 왜 이명박의 대변인은 거짓말을 하는 방송에 대해서 침묵했는가?
3. 정부 대변인은 따로 있는데, 문화부 장관인지 누구인지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 광우병 선동 사태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정부 대변인 입을 통해서 나온 적이 없다.
4. 국무총리의 입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5. 한나라당은 식물인간화되었다.
6. 정부가 위기에 빠졌을 때 대통령을 도와야 할 여당의 지도자들, 예컨대 박근혜 의원 같은 이는 침묵함으로써 사실상 선동세력 편을 들었다.
7. 李東馥(이동복) 전 의원의 지적대로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애국우파 세력에 대해 “도와 달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8. 청와대 비서관들과 장관들은 집단적으로 약점 잡힌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재산공개 때 언론의 비판을 받고 겁을 먹었는지 오보한 기자들에 대해 항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9. 이렇게 되니 이명박 정부의 조직 전체가 밟아도 꿈틀댈 줄 모르는 무생물이 되어 버렸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겁을 집어먹은 모습인데 말단 공무원들이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울 순 없다. 장수가 항복했는데 졸병들이 싸울 순 없는 것이다.
이념을 포기한 代價
한국의 민주주의는 1987년부터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의 관례를 확립했다. 이제는 민주주의의 내용인 법치주의의 확립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1987년 이후 법치를 파괴한 세력은 민주란 망치를 썼다. 소위 민주투사들과 從北(종북)세력과 인기영합주의자들과 기회주의자들은 다같이 민주, 민의, 민심이란 말로 법질서를 훼손시켰다. 최근 金大中(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법 촛불집회를 ‘위대한 직접 민주주의의 실험’이라고 평했다. 민주란 이름으로 불법을 옹호한 셈이다.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는 법치를 진실과 정의의 기초 위에 세워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인에게 진실은 정직이란 말이다. 李明博 대통령은 정직한 만큼 싸울 수 있다.
좌파정권이 키운 선동세력이 요지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진실의 선전기관이어야 한다. 李 대통령이 선동방송의 ‘광우병 위험성 과장보도’에 대해 홍보전으로 맞섰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고 MBC는 거짓말쟁이라고 믿도록 했더라면 사과도 양보도 개각도 필요하지 않았다. 촛불난동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李 대통령이 한 번도 “MBC는 거짓말하고 있다. 국민들이 속아선 안 된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수 국민들이 속지 않겠는가? 왜 李 대통령은 거짓 앞에서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는가? 스스로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의 위기는 취임사 때 이념을 버리겠다고 선언했을 때 예약된 것이었다. 선동·난동세력의 무기는 좌경이념인데, 이들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와야 국가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대통령이 진실의 무기인 보수이념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여 저들의 기습을 부른 것이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기회주의성을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던 정통보수 세력이 그가 위기에 빠지자 가장 열심히 선동세력과 맞서 싸웠다. 李 대통령을 ‘장돌뱅이의 실용 노선’으로 몰고 갔던 기회주의 세력은 일패도지했다. 前者는 이 대통령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 사람들이고, 後者는 국가보다 대통령을 더 아낀 이들이었다.
▣ 확률로 본 인간광우병
미국産 쇠고기 먹고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100京(경)분의 2
풀꽃향기라는 필명을 가진 의사가 ‘조갑제닷컴’에 올린,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 계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영국의 경우 : 영국의 모든 인구가 1980년대 초부터 1996년까지 광우병 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1996년 이후 광우병 때문에 殺(살)처분된 소는 18만 4000마리이고, 그 이전까지 영국인들 뱃속에 들어가 사라진 광우병 소 숫자는 대략 40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영국 인구가 5500만 명 정도 된다. 이 중 현재까지 인간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밝혀진 사람은 163명이다. 혹 아직 잠복기인 잠재 환자가 있을지도 모르니 200명으로 치자. 그렇다면 인간 광우병에 걸린 확률은 200/55000000=0.00000364, 즉 대략 0.00036% 정도다. 이건 10년간 5500만 명이 광우병 소 40만 마리를 먹었을 때의 확률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변형 프리온에 장기간 노출되더라도 種間(종간) 장벽 때문에 감염 확률은 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미국산 소 : 현재까지 미국산 소가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사례는 없다. 과거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두 마리 생긴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미국 쇠고기를 수입 금지했다. 그 이후 유전자 검사 결과 두 마리 모두 캐나다産(산) 소로 밝혀졌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 USDA는 20만 543마리의 소를 표본 조사했다. 이것은 95% 신뢰 수준에서 100만 마리당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생겨도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조사법이다.
최근에는 국제과학자문위원회와 하버드 대학교 부설 위험분석센터의 지원 아래 기준을 더 강화하여 통계적, 지리학적 모델링을 통해 26만 8000마리를 표본 조사한다고 한다. 이는 99% 신뢰수준에서 1000만 마리당 한 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3. 위험물질 제거 : 하버드대의 조슈아 코헨 박사에 따르면 30개월 이상 된 소에서 SRM을 제거할 경우 광우병 위험 물질은 11/3800(0.0028947368)로 떨어진다고 한다.
4. 미국산 쇠고기 수입 : 미국에서 1년에 도축되는 소가 3500만 마리가량 되며, 여기서 1200만t의 고기가 나온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1만 8100t을 수입했다. 따라서 연간 수입되는 미국 소의 두수는 61만 마리로 계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250만 마리의 소가 소비된다.
이상의 수치를 근거로 한국인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을 계산한다. 우선 한 해에 광우병에 걸린 미국산 소가 한 마리씩 수입될 경우를 가정한다. 지난 10년간 미국산 소가 한 마리도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나게 높게 잡은 수치다.
1. 연간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계속 수입된다고 할 때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0.00000000909091%, 1000억 분의 9다. 한국인 100억 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한국인은 약 5000만 명이다. 200년 만에 한 명씩 걸린다는 뜻이다.
2. 실제로는 이 한 마리의 광우병 소가 미국 내 검역과정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 광우병에 걸린 미국 소 한 마리가 검역을 통과할 확률은 0.00001%이다.
3. 30개월 이상 된 소에서 SRM을 제거했을 때 광우병 위험 물질은 0.28947368%로 줄어든다.
*이런 조건을 대입하면 한국이 2003년처럼 미국 소를 무제한 수입할 경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0.000000000000000000002631578947, 확률로 환산하면 0.000000000000000000263157894737%가 된다. 100京(경) 분의 2다.
1경은 兆(조)의 만 배다. 한국인 5000만 명이 수천만 년을 살아가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린 사람을 한 사람도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30개월 이상의 소를 미국 내에서는 햄버거용으로 사용한다. 햄버거를 즐겨 먹는 미국인 2억 명 및 재미동포 200만 명 중 인간 광우병 발생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거의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산 소를 ‘한국인들이 걸리기 쉬운 위험물질’이라고 선동하여 이런 혼란을 부른 MBC, 이런 날조를 효과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명박 정부, 이런 과장에 넘어가 거리로 몰려나온 국회의원들, 날조된 정보를 어린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패륜적 교사들, 이런 선동·난동세력에 눌려 대한민국의 심장부를 매일 밤 깽판세력에게 넘겨주고 물대포도 쏘지 못하는 경찰, 이것이 2008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심각하게 말하면 백주의 암흑이고 국제적 기준에선 희대의 코미디다.
대한민국이 문명국가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근 두 달간 이런 깽판을 연출한 KBS, MBC, 좌익조직을 법적으로, 여론적으로,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응징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당하는 이유는 이런 과학적 진실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대통령이 거짓에 항복하는 나라에서는 하나님이 나서도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의 문제’ 같은 말장난에 빠지지 말고 이런 자료를 가지고 국민들 앞에 나아가서 10시간이라도 토론을 하여 잘못된 생각을 돌려놓아야 한다. 이런 국민 설득이 개각보다 더 중요하다. 과학과 진실과 헌법이 대통령 편인데 무엇이 두려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