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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미래 반도체 혁명 주도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
-SW와 함께 떠오르는 분야 '반도체' 석·박사 등 더 많은 고급인력 필요해져
국가와 기업의 생존, ‘고품질 시스템반도체 기술’ 선점 여부에 달려
최근 몇 년간 IT 분야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를 들자면 단연 ‘4차 산업혁명’이 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관련 분야 핵심 기술들이 개발되고 또 이들이 상호 융합되어 초고속, 초지능화 되면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앞 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자율자동차, 바이오·의료, 로봇, 5G 네트워크와 같은 민간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자율 주행 도로 인프라와 같은 교통 분야, 지능형 검침 인프라 등 에너지 분야, 범죄 및 재난 방지 시스템 구축 분야, 국방 분야 등 공공부문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
초고속·초연결 시대에는 모든 사물의 물리적, 전기적 데이터를 수집ㆍ가공ㆍ처리하여 전송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또한 대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처리 속도가 빠르면서 저(低)전력을 요하고, 높은 수준의 지능화가 가능한 반도체가 필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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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것들이 시사하는 바는 비교적 간단하다. 사회 변화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품질의 시스템반도체를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 먼저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해당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강국에서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5대 추진과제를 발표하고, 10년간 R&D 예산 약 1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민간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 5천 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설계 분야가 아닌 위탁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사업 영역에서 삼성전자(2위)와 DB하이텍(11위)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기는 해도, 분업화된 산업 구조와 생태계 측면에서 봤을 때 우리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파운드리 중심의 대기업 위주로 편향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팹리스 기업의 출현이 필요한 시대다. 첨단 반도체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선도하고 반도체 산업의 기술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반도체 고급 기술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고,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대해 알아보자.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반도체는 기능에 따라 보통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한다.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기억하는 ‘D램’, ‘NAND 플래시’를 메모리 반도체라고 하고, ‘CPU’나 ‘AP’ 등과 같이 데이터의 연산, 제어 등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갖는 것을 비메모리 반도체라고 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시 ‘시스템반도체’ 그리고 LED처럼 각각의 회로를 구성하는 ‘광개별소자’로 구별되는데 비메모리 반도체의 80% 이상은 시스템반도체가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동일한 특성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장비 산업’의 특성이 있다면, 비메모리는 개발자의 능력에 의존하는 ‘주문형 사업’의 특성을 가진다.
시스템반도체 회사에는 삼성전자, Intel과 같이 설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도 있으나, 대부분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Fabless, 팹리스)과 이들로부터 생산 위탁을 받아 반도체를 제작하는 생산전문기업(Foundry, 파운드리)으로 분업화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퀄컴, nVidia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고, 대만의 TSMC가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파운드리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반도체 강국이지만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낮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1.5배 정도 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18년 기준으로 약 4,856억불 규모인데, 이 중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가 2,492억불로 5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로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1,638억불)의 약 1.5배 큰 규모인 거대 시장이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하며, 삼성전자 등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1% 미만이다. 글로벌 팹리스 기업 중 상위 50위 내에 드는 국내 기업은 LG 그룹의 자회사로서 LG전자 등 주문을 받아 납품하는 실리콘웍스 단 1곳뿐이다.
2018년 기준 국내 반도체 기업의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1위 실리콘웍스는 7,918억원, 2위 텔레칩스는 1,261억원, 3위 실리콘마이터스가 1,233억원 정도다. 그러나 글로벌 1위 팹리스 기업인 퀄컴의 매출이 164억불이고, 3위인 대만의 MediaTek이 79억불, 중국의 HiSilicon도 55억불로, 이와 비교해 보면 국내 기업인 실리콘웍스는 7억불 수준으로 19위에 불과한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약 70%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에 미래가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의 발달과 함께 5G 와 사물인터넷(IoT) 등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홈, 스마트팩토리에 핵심 기능을 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특히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시스템반도체 개발은 범용 인력보다는 고급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우리의 경우 보수가 낮고, 조로(早老) 한다는 인식이 깊어 청년들이 이공계 분야를 기피하고 있어 SW 등 필요한 고급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민간과 합심하여 고급 석·박사 인력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해 대규모로 양성해 갈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면 중소 팹리스들이 인력 유출을 우려하여 경기(驚氣)를 일으킨다는 얘기가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글로벌 팹리스 최대기업 퀄컴 본사에는 2만여 명의 직원 중 무려 1만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석·박사다. 당시 팹리스 3위 기업이었던 삼성의 인력이 100여 명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석·박사는 단 3명이었다는 사실이 이 분야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기업 ‘램리서치’ 국내에 R&D센터 설립
지난 2019년 9월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인 ‘램리서치(Lam Research)’가 반도체 제조공정의 핵심장비를 연구·개발하는 R&D센터인 ‘한국테크놀로지센터(가칭)’을 설립한다는 투자양해각서(MOU)를 경기도와 체결했다. 경기도는 이 R&D센터가 설립될 경우 반도체 장비 현지화가 촉진돼 국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300명 이상의 이공계 전문 인력 신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R&D센터 유치에 따라 경기도는 삼성전자(기흥·화성·평택)와 SK하이닉스(이천·용인)를 아울러 명실상부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램리서치는 지난 2011년부터 한국에서 제조시설을 갖추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업해 왔다. 앞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R&D 센터까지 모두 이전하기로 결정한 건데, 이 과정에서 자사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최대 75%까지 한국산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한다.
램리서치가 한국에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것은 다음 세대에도 한국의 반도체 지배력이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외국에 의존했던 많은 반도체 산업기반이 국내사로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반도체 인력은 더 많이 필요해지고 산업은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랩리서치 외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에 직접 연관성이 있는 소재기업, 장비기업, 팹리스 해외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전자전기 분야의 각종 신기술과 융합하여 첨단 반도체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선도하고 반도체 산업의 기술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반도체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반도체 산업 기술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 및 공학지식을 함양하고, 창의적 사고력 배양과 체계적 연구, 개발 방법 습득을 위한 교육을 하며 첨단 반도체 산업체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을 시행한다. 반도체 관련 지식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이외에 전기정보공학부, 재료공학부 및 화학생물공학부 등에서도 배울 수 있다.
대학교의 전자공학과에서는 수학, 물리학 등 반도체공학에 필요한 기초과목을 비롯해 전자회로, 제어공학, 계측공학, 반도체소자 등의 관련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공부한다. 전자공학과 전기공학은 서로 중복되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하나의 학과나 학부로 통합해 개설하는 대학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2006년 성균관대와 삼성전자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어 계약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전자와 손잡은 연세대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예고한 데 이어 고려대도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육 내용
반도체의 기본개념과 원리, 실험, 기술, 등의 기초학문 분야와 결정성장, 소자공학, 등 다양한 응용분야를 공부함으로써 반도체 관련 과학과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일반물리학 및 실험1, 2, 일반화학 및 실험1, 2 등과 같은 기초교양, 반도체물리학, 반도체공학, 응용수학 등의 반도체 관련 기초, 반도체소자, 반도체공정 및 실험 등의 반도체 관련 전공 심화 교육, 반도체센서, 나노기술개론, 태양광재료개론, 현장실습 등의 반도체 관련한 것을 배운다.
반도체공학기술자가 하는 일
반도체공학기술자는 냉장고,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과 의료기기, 컴퓨터, 휴대폰 등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기술적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기능과 성능을 갖춘 반도체를 개발한다. 반도체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적 지식을 활용해 반도체의 제조, 조립을 위한 공정별 최적조건(온도, 압력, 시간, 사용량, 처리방법 등)을 설정한다.
반도체공학기술자가 되기 위해서는 2~3년제 대학 및 4년제 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전기공학, 통신공학 등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구·개발업무 종사자 중에는 대학원 이상을 졸업하고 진출하는 경우도 많다.
적성 및 흥미
반도체와 전기공학 등 반도체설계 및 전자공학, 공학과 기술,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분야에 재능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고, 전자제품이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기기를 다루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또한 새로운 기술습득과 꾸준한 실험과 연구를 하는 데 강한 인내심이 필요하며 분석적 사고, 정밀성, 정확성, 꼼꼼함이 필요하다.
실험이나 실습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므로 논리적인 사고 능력과 탐구정신,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매사 호기심을 가지고 돌발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관찰력이 뛰어날수록 유리하다.
졸업 후 진로와 희망
반도체 관련 취업분야는 굉장히 넓다. 우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 등 반도체 생산업체나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으며 반도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주변 산업체에 진출할 수 있다. 아울러 전기공학 기술자나 재료공학기술자, 시스템소프트웨어개발자, 시스템운영관리자,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 컴퓨터보안전문가, 통신공학기술자 등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기업체 반도체 재료 및 소자, 제조 공정의 개발 엔지니어, 집적 회로 설계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초고주파 통신 분야의 개발 엔지니어, 반도체 공정 산업체(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LG LCD, LG이노텍, LG화학기술연구소 LG필립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ENC, 현대전자, 나리지온, 서울반도체, 에피플러스, 에이프로시스템스 등) 등
정부 및 공공기관 전자, 전기, 반도체, 세 정부 및 공공기관 라믹 관련 민간·국가 연구소 (ETRI, 광기술원 등) 등
반도체 관련 학과 개설대학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건국대 양자상 및 소자전공,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부, 반도체과학전공 등 관련학과가 개설되어 있으며, 이 외에도 전기정보공학부, 재료공학부, 전자공학, 전기공학, 통신공학과를 갖고 있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반도체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