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간지루니
"아스날을 대비한 맞춤형 수비 전술 : 수비 전술의 대가 조세 무리뉴 "
프리미어 리그 15라운드 빅매치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격돌했다. 아스날은 맨체스터 유나
이티드를 잡아내면서 4위권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기 위한 아주 중요한 경기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맨체스터 시티의 독
주를 막기 위해서 무조건 아스날을 잡아내며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다.
분명한 것은 아스날의 최근 홈 연승 기록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는 결코 쉬운 경기가 아니라는 점
이다. 그리고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 그리고 알렉상다르 라카제트의 폼이 많이 올라온 아스날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 역
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수비적으로 임할 것이라 예상되었다.
경기는 의외로 경기 초반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너무나도 손쉬운 득점으로 시작되었고 아스날은 경기내내 이 흐름을 뒤집기
위해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조세 무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너무나도 단단했고 최후방에는 다비드 데 헤아라는 월드 클
래서 골키퍼가 존재했다.
이 경기에서 조세 무리뉴가 보여준 전술은 수비 전술도 보는 눈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물론 팬들 입장에서는 애가
탔겠지만 철저히 아스날의 최근 흐름을 분석하고 아스날에 맞춰진 수비 플랜은 한 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것들
이었다.
조세 무리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필 존스, 에릭 바이라는 주전급 센터백들을 부상으로 잃은 상태였고 크리스 스몰링과
이제 부상에서 돌아온 마르코스 로호 그리고 적응이 더 필요해 보이는 빅토르 린델로프가 백3 조합을 이뤘다. 하지만 경기를
진행하면 할수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다양한 수비 전술을 토대로 다양한 대형들을 보여줬다.
그 핵심에는 바로 빅토르 린델로프와 제시 린가드가 있었다. 우선 린델로프를 무리뉴가 어떻게 활용했는지 확인해 보자.
그동안 린델로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허더스필드전에서 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린델로프였다.
그정도로 린델로프의 수비력은 불안했고 계속해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며 리스크를 내줬다.
그러나 무리뉴는 린델로프의 이러한 불안감을 오히려 린델로프에게 후방 걱정 없이 아스날 선수들을 압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다.
(린델로프가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모습)
(위장면)
(린델로프가 산체스에게 압박해서 미드필더 진영까지 올라가는 모습)
(린델로프 압박 모습)
(린델로프 압박 모습)
전반전 빅토르 린델로프는 백3의 인원이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뒷 공간에 대한 부담 없이 상대방을 압박하려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의 마법과 같은 플레이를 애초에 막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아스날은 파이
널 서드에서 우선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볼이 외질과 산체스에게 가고 거기서부터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
에 무리뉴의 선택은 이지역에서 외질과 산체스가 편안한 움직임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포그바와 마티치만으로는 버거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린델로프는 미드필더 처럼 거침없이 이들을 압박했다. 그렇다면
아스날은 린델로프의 빈 공간을 노리면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간단한 답이 나오지만 무리뉴는 여기서도 발렌시아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수비와 수비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며 백4 시스템을 만들며 린델로프의 빈자리를 커버했다.
이 중심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크리스 스몰링 사이의 엄청난 의사소통이 있었을 것이고 발렌시아는 매번 린델로프가 전진
하는 상황에서 스몰링의 과의 간격을 좁히며 백4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스날이 중앙으로 이동해 오면서 만들어 가려고 하면
어김없이 린델로프는 전진했고, 아스날이 측면으로 이동해가면 다시 발렌시아가 윙백의 위치로 돌아오고 린델로프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아주 체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린델로프의 압박은 외질이 전반전에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거의 안
보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상황에서 린델로프는 어떤 움직임을 보였을까?
위 장면만 봐도 일반적인 백3 시스템으로 보기는 힘들 것이다. 백3 시스템이라고 보기보다 백4 시스템에 가까운 형태다. 린델로프
는 오른쪽 풀백으로 이동하며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전진을 최대한 도왔다. 지공 상황에서 유나이티드는 제시 린가드가 완벽한 프
리 형태의 움직임을 가져가고 발렌시아가 윙 처럼 움직이며 마샬은 언제나 왼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거나 영이 더 높은 위치로 올
라오면 언제든지 중앙으로 이동하는 형태를 갖췄다.
린델로프는 유나이티드가 볼을 잃었을 때를 대비해 너무 높은 위치까지 전진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팀의 밸런스를 유지하
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다시 수비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렇게 린델로프의 중요한 움직
임을 통해서 아스날의 상황 상황마다 다른 수비형태를 보여줬다.
(아스날의 지공 상황에서의 전체적인 대형은 4-5-1 그러면서 린델로프와 발렌시아 스몰링 역할이 중요)
(린델로프의 영리한 움직임 산체스에 대한 압박을 나가려다가 발렌시아와 스몰링간의 거리가 너무 먼 걸 느끼고 더이상 쫓아가지 않고 자신의 뒷공간을 노리는 선수들을 막으려 물러나는 선택)
(아스날이 측면으로 볼을 돌리자 완벽한 백5 시스템)
(아스날의 역습 상황에서의 유나이티드 수비 대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는 정말로 철저하고 계획적이었다. 아스날의 대형 그리고 선수들의 공간 이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에 대한 모든 부분을 알고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산체스와 외질을 막는데 있어서 그 어느때보다 철저한 준비를 했다. 상황에 따라
4-5-1, 2-3-5, 4-4-2 상대가 압박을 해올 때, 상대가 뒤로 물러설 때 매순간마다 백4와 백3 그리고 변칙적인 운영등을 통해서 아스
날을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스몰링과 로호는 언제나 간격을 유지했고 린델로프는 자신의 임무를 그리고 스몰링과 발렌시아는 린델로프가 나갔던 공간 커버에
대한 이해를 서로 소통하며 잘 유지했다. 상당히 리스크가 큰 운영이었고 한 순간의 실수로 수비 블록에 구멍이 날 수 있는 선택이
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훌륭히 해냈다.
사실 제시 린가드에 대한 이야기도 뺄 수 없다. 골도 골이지만 제시 린가드의 성실함은 과거 박지성에게 느낄 수 있었던 향수를 조
금이나마 불러 일으켰다. 제시 린가드는 미드필더 전역에서 포그바와 마티치를 도왔다.
(램지를 막는 린가드)
(혼자 압박하는 린가드)
제시 린가드는 거의 대부분 프리한 움직임을 공격 형태에서는 가져갔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아스날 미드필더들의
공간이동을 따라다니며 봉쇄하려 했고 이러한 부분은 폴 포그바의 부족한 수비능력을 커버하는데 충분했다. 미키타리안에게 부
족했던 것들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고, 후방에서 빅토르 린델로프가 보여주는 움직임 그리고 린델로프를 제외한 마티치 포그바까
지 적극적으로 산체스와 외질에게 압박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린가드의 성실한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위 장면과 같은 문제점도 한번씩 노출되기는 했지만 그 공간을 활용하기에는 산체스와 외질이 전부 포그바, 마티치, 린델로
프에게 묶여있었기 때문에 큰 리스크는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격쪽에서도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마샬과 루카쿠가
투톱으로 있을 때도 제시 린가드와 루카쿠가 전진해 있고 발렌시아와 마샬이 윙에 있을 때도 있었고 역시 이 모든 부분들이 후방
에서의 전술적 변화에 따라 유기적으로 전방까지 전해졌고 이들의 변화는 역습 형태에서도 다양한 공격 작업을 만들어 낼 수 있
었다.
철저하고 또 철저했던 조세 무리뉴의 아스날전 플랜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수비 축구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디에고 시메
오네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보여줬던 수비 만큼이나 조세 무리뉴가 보여준 아스날전 수비 방식은 수비 축구도 보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분명 아스날이 못해서 진 경기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스날은 자기 자신들만의 플레이로 꾸준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공략했고 볼을 점유하며 계속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90분내내 수비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긴 어느팀이건 힘들다. 라카제
트의 득점 처럼 단 한순간에 라인이 무너져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스날의 모든 기회를 차단해버린 슈퍼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이번 경기에서 조세 무리뉴의 수비
방식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P.S
간만에 휴가라 진짜 간단하게 글씁니다 ! 긴 리뷰쓰던 시절이 그립네요 다들 12월달 잘 보내세요 :)
첫댓글 근데 수비는 벗겨 내는데 성공했는데
데 헤아가 사기
와 진짜 간만에 보네요 늘 좋은 칼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만 수비전술이 좋았던 것 치고는 아스날에게 너무나 많은 기회를 주었고 데헤아가 아니었으면 져도 할 말 없는 경기였기에 마냥 칭찬만 하기 아쉬운 부분이 있네요~
본문에 써 있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은 굉장히 잘했어요. 때문에 본문 마지막에도 데 헤아라는 슈퍼 골키퍼 때문에 전술이 더욱 빛을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실 전 수비 대형이나 운영 방식을 정말 좋게 봐서 슈팅을 많이 내줬던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간 지 루 니 넵 말씀하신 것처럼 수비 대형이나 운영방식은 축구를 잘 모르는 저도 정말 좋다고 보여집니다.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이 굉장히 잘한거였다고 생각을 해야겠네요~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무리뉴가 지나치게 내려앉아 너무 기회를 많이 준것이 아니냐, 오히려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다는것도 봤지만 무리뉴의 버스 세우기는 데헤아가 있어서 가능했고, 그런 키퍼가 있으니 (+제법 훌륭한 수비진) 시도해봄직했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는 골이 많이 터지고 지나치게 일방적인 공격형세가 되긴 했지만, 경기방향 자체는 무리뉴가 원하는대로 흘러간것이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었어요.
잘봣습니다.
혹시 따로 칼럼 올리시는 곳있는지 궁금해요 블로그나 등등
슈팅을 많이 허용했지만 중거리에서 때린것도 많았고 우리는 데헤아가 있어서 그런건 안먹힌다는 자신감도 있었기에 가능한거죠. 수비전술보다는 데헤아덕분? 근데 데헤아도 맨유의 수비입니다. 최고의 선택이였음
그런데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기회를 허용하지 않앗나요?? 풀경기에서 거의 봉쇄가 제대로 안됐다고 느꼈거든요. 솔직히 데헤아 선방 아니었으면 그리고 전반 초반 상대팀 실수로 인한 득점이 아니었다면 매우매우 어렵게 진행됐을거 같아요. 딴지는 아니고 수비 전술이 제대로 작동한건지 궁금해서 여쭙고 싶네요!
본문을 잘 읽어보셧다면 제대로 돌아갔고 아스날도 너무 잘햇다는 게 결론이에요. 유나이티드의 수비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게 보셧다면 그런거구요! 린가드 압박이 특별햇다는 게 아니고 린가드의 미드필더 포지셔닝에 대한 이야기가 특별햇다는겁니다. 그부분까지 글에 언급하려 했으나 자제한거고요. 램지의 침투를 컨트롤 못했다? 램지의 영향력이 얼마나 있었나 생각하게 되네요. 숫자빨이라 하셧는데 리버풀전과 비교해서 유나이티드가 마냥 수비만 하고 아무것도 못했는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중거리슛제외 라카제트장면 산체스장면 빼고 얼마나 아스날이 박스에서 찬스를 얻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거 같습니다. 의견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