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년간의 진료 경험상 현재 생산되고 있는 항정신병약물로 조현병의 치료에서 최단 기간에, 최적의 상태로 돌아가서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조건들을 얘기하고자 한다.
1~2주 이내에 조현병이 발병하기 전의 원래 상태로 돌아가서 자기 일(공부)을 하는 것이다. 이는 치료자가 약물조절에 적극적이며 환자들 또한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면 80%는 단기간에 원래의 생활로 복귀가 가능했다. 치료자는 늦어도 2개월 아니, 1개월 이내에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지 못하면 이에 대해서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애당초 건강한 원래의 일상으로 복귀가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하는 치료자는 빨리 그 곁을 떠날수록 유리하다. 이를 이루기 위한 조건을 열거하자고 한다.
1. 약물의 선택이 역가가 높은(high-potency) 항정신병약물(리스페리돈, 피모자이드, 로나센, 아빌리파이, 할돌, 몰린돈)이어야 한다. 설혹 잠을 못 자고 난폭한 언행이 있어서 진정 작용이 강한 항정신병약물(클로르프로마진, 클로자핀, 쿠에타핀, 솔리안, 자이프렉사, 젤독스)을 선택하거나 병용했더라도 호전을 보이는 즉시 졸리는 부작용이 덜한 항정신병약물(리스페리돈, 피모자이드, 로나센, 아빌리파이, 할돌, 몰린돈, 설피라이드)로 교체되어야 한다. 진정 작용이 강한 항정신병약물을 유지용량으로 선택한 환자들은 대부분 수면시간이 10시간을 넘기고도 졸려하고, 식탐이 과해서 비만이 오며 게을러져서 거구의 체형으로 변하기 쉽다. 흔히 불면을 동반하는 환자가 아니면 클로르프로마진, 클로자핀, 쿠에타핀, 솔리안, 자이프렉사, 젤독스를 유지약물로는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치료 첫 날부터 치료적인 범위 내의 용량을 투여하여 빠른 호전을 기대함이 옳다. 이는 지난 31년간 일관되게 해왔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방법임에도 임상 의사들은 제약사의 약물 사용지침에 따라 치료적인 범위에 도달하는 데에 벌써 1주일을 허비한다. 천천히 효과를 보게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정신병적인 상태의 환자도 힘들고 병동을 지키는 근무자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아니다. 전혀 신중한 방법이 아니다. 오로지 환자의 빠른 회복만이 일상으로 곧 돌아가게 하여 휴학이나 휴직의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빠른 호전만이 항정신병약물을 빨리 감량하여 일상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게 유도할 수 있다.
2. 주치의가 최소의 유지용량을 찾는 데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의사이어야 한다. 최소 유지용량을 찾는다는 것은 단약 상태가 아니어도 재발 증상이 올 수 있다는 위험이 항상 있다. 재발이 두려워서 리스펜 3~6mg(피모자이드 3~6mg, 로나센 6~16mg, 아빌리파이 7.5~20mg, 할돌 6.5~10mg, 몰린돈 50~75mg)에서 감량을 멈추는 치료자를 피해 다닐 줄 알아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용량을 계속 처방 내는 의사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은 과용량 처방을 일삼아 앞으로 환자로부터 피소당할 날이 오리라 본다. 본원에 내가 주치의를 맡기 전에 리스펜 6mg을 2년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했던 처녀가 있었다. 내가 주치의를 맡은 날 리스펜 1mg으로 줄였고 퇴원하여 현재 22개월이 지났어도 재발이 없다. 만일 이 여성에게 지연성 운동장애가 이제 심각하게 와서 보행 장애가 올 정도의 신체장애인이 된다면 과연 법정에서 필요 이상의 약물을 2년간 여섯 배나 지속적으로 처방 낸 전문의들에게 책임 소재를 묻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양산된 변호사들이 우리나라에서도 광고를 하며 정신과 약물치료 후 지연성 운동장애가 나타난 환자들을 찾아다닐 날이 올 것이며 그 배상액은 상상을 초월하리라 예견된다.
또한 리스펜 1~2mg에서도 머리가 멍하다, 생각이 단절된다는 표현을 자주 듣게 되면 더 감량이 필요한 환자가 아닌가를 의심해봐야 한다. 실제 리스펜 0.5mg(피모자이드 0.4mg, 아빌리파이 2mg, 할돌 0.75mg, 몰린돈 10mg)에서도 충분한 예방효과가 있는 분들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체구가 작은 여성이었지만 체격이 건장한 남성도 제법 있었다.
기존의 항정신병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treatment-resistant schizophrenia)에 달리 방법이 없어서 2차 약물인 클로자핀을 선택했더라도 50~100mg으로의 감량 시도는 필수적이어야만 한다.
3. 환자 스스로 조현병이 다 나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예방약만 한두 알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한다. 자꾸 ‘조현병이 아닐 것이다’는 생각을 하거나 ‘약물이 필요 없다’는 생각을 가지면 모든 일상이 짜증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종국에는 단약까지 하여서 또 재발을 거듭할 뿐이다.
설혹 조현병의 잔여증상들이 남아 있더라도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존 내쉬를 보라. 조현병을 이해하면 병을 다스릴 줄 알게 된다. 모든 것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자신이다. 이는 정신과의사로서 현재와 같은 삶을 이어가는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동료 정신과의사들이 이런 글을 쓰는 나에게 뭐라고 하겠는가? 이단아나 매니아라고 하면 점잖은 표현이고 아예 미친 정신과의사(미친 놈)라 한다. 나는 그들을 사람으로 이해하고 넘을 수 있어도 그들은 결코 나를 사람으로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창조주의 눈으로 보면 진짜 제정신이 아닌 의사는 그들임을 나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정상생활로 나아간 무수한 환자들과 그 부모들이 나에게 감동과 눈물로 증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정신과의사에 의해서 과량의 약물로 망가져가는 많은 젊은이들을 보며 이런 글조차 쓰지 않는다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창조주가 함께하시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인간을 뛰어넘으면 더 큰길이 보이기 마련이고, 심지어 하늘나라의 일들이 보인다.
실제 이런 3박자가 잘 맞아 들어가는 경우가 첫 발병이면 80%를 상회한다. 그러니 이런 카페를 지키고 있고, 책을 보고 천 리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오밤중이어도, 당직이 아니어도 내가 병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내가 창조주를 경외하는 신앙인이 아니다. 얼마나 절박한 다급함을 그들이 가지고 있는데……. 내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데……. 그들이 오랜 기도 끝에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셨다는데……. 내가 응하지 않는다면 창조주는 벼락을 내려서라도 나의 생명을 먼저 거두실 것이다.
생명이 허락하는 한 창조주가 나에게 주어진 소임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미 고교생 시절부터 창조주는 이런 길을 가게 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나이에도 건강과 동안을 허용하고 계심을 알고 있다. 출판했던 두 권의 수필집을 자세히 읽은 분들은 간증집이라고까지 했었다. 너무도 뚜렷이 메시아를 경외하는 일관된 모습이 있다. 사람을 찾는 모습이고 사람을 사람다운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으려는 열망이었다. 이는 창조주의 뜻이었다.
오늘의 이 글은 앞으로도 급성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생각나면 수정 보완하고자 한다. 부디 나를 밟고서라도 건강히 일어서시라. 조현병을 떨치고 정신과의사인 나를 뛰어넘어 가시라. 젊은 그대들에게 조현병이 있을지라도 존 내쉬보다 더 찬란한 길이 열려져 있다. 분명히 창조주가 지켜주고 계신다.
2012.6.16. 오후 10:05
24세에 서울공대를 졸업하자마자 초발한 환자와 그의 모친을 생각하며…
첫댓글 수진님께 정신과약도 호르몬 조절제로 도움을 조금 받을 수도 있습니다만, 안 먹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바에는 힘들거나 하면 수면제나 먹고 주무세요.
약은 그냥 포기하고 차폐막이나 만들생각이에요^^ 돈이 좀 많이 들긴하지만..
미소님 만날때는 괜찮았는데 다른사람들 앞에 서면 전파공격을 심하게하고 긴장감을 유발시켜서 힘들게 하네요
저는 이제 일을 해야해서 어떻게든 공격을 줄여야하니까요
@이수진 true tone 8hz써보셨나요? 알파파에요. 정확히 8hz에 거의 무음으로 작동되는데, 신체 증상에 이완효과가 좋습니다. 저는 가끔씩 쓰는데 괜찮은데요. 인체 고유주파수와 유사하고, true tone에서 쓸 수 있는 슈만공명 발견 당시 주파수 7.83hz와 가장 근접한 주파수. 긴장감 완화에 도움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5분 이내에 편안해져요. 지속적으로 계속쓰면 다른 공격이 오지만, 가끔 상태 안좋을때마다 쓰는 것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전에 다른 피해자들이 언급한 적이 있어서 알고 계실 수 있지만, 혹시나 도움될까 몇자 적어둡니다.
약을 삼갑시다.
수진님 일 하실때 수도권에서 하세요. 일자리 구하실때 서울이나 수도권 근교로 오세요. 창원은 너무 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