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말에서 아름답다는 뜻을 지닌 말이 제법 많다.
그 가운데 '아름답다'라는 말이 가장 낫다고 본다.
예쁘다, 착하다, 참하다, 멋지다, 좋다 등의 뜻을 지녔기에.
아름답다라는 말로 된 문구가 무척이나 많다.
'아름다운' 뒤에 숱한 단어를 붙일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 아름다운 이별,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산하,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지구,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우주, 아름다운 별, 아름다운 바다, 아름다운 이웃, 아름다운 모습,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커피, 아름다운 시합, 아름다운 카페, 아름다운 동행 ... 등'
이 가운데 '아름다운 동행'이란 문구가 정말로 좋다.
더불어, 모두 다, 같이의 뜻으로서 한데 어울려서 함께 움직이기에.
나는 지금 만나이 69살, 내년이면 70에 들어서기에 집나이는 일흔 살을 넘었다.
사회활동 영역이 줄어서 이제는 세대간 끼리나 어울린다.
내 경험이다. 직장생활 50대가 되면서 무엇인가 꺾이는 마음이 들었다.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다소 우울해져서 혼자서 걸기 시작했다. 수도권 산, 서해안 갯바다, 섬 여행등을 다녔다. 서울에 있으면 아내와 함께. 시골 고향에 혼자 내려가면 종일토록 해변가, 들판 등을 쏴질러다녔다.
60대 초에는 직장 떠나서 시골로 내려갔다.
텃밭에서 60대를 몇 년 보내면서, 아흔 살의 늙은 어머니와 아들이 하나뿐인 내가 살기 시작하면서 내 60대에는 이렇게 지나갔고, 내년부터는 만나이 70에 들어선다.
이 카페에는 5670 노년에 이르고, 새로운 노년이 한데 어울린 놀이마당이기에 정이 간다.
나는 얼마 전에 가입했고, 얼마 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새내기이기에 '아름다운 동행'이란 카페 이름이 반가워서 빙그레 웃었다.
내 나이와 엇비슷한 5670대이고, 동질의 삶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에.
'아름답다'는 말 뒤에 숱한 단어들이 붙는다.
그 가운데 나는 '동행(同行)'이란 말이 좋다.
이해하고, 협력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다독거리고, 나눠주고,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등을 해서 함께 앞으로 나가는 행동 그 자체를 뜻하기에 '동행'이라는 용어가 구수하다.
나는 생일이 섣달 말쯤이기에 일주일만에 한 살 먹었고, 지금은 나이가 제법 많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적아서 자꾸만 앞날이 걱정이다.
올해 아내는 나보고 '미리 유언해 두세요'라고 말했다.
'알았어. 내 통장 거래 은행은 하나뿐이여.'
'저도 거래 은행 한 군데여요.'
그러면서 아내는 말을 보탰다.
'우리 나이가 있기에 얼마만큼의 돈은 있어야 해요.'
그 말 속에는 예상되는 우리 내외의 병원비, 장례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자식들한테 부담을 덜 주려는 속셈이 들어 있다고.
이런 아내와 함께 살기에 나와 아내와의 생활(삶)도 '동행'이라고 해석한다.
아름답다는 말 뒤에는 숱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 가운데 '동행'을 좋아한다. 함께 한다, 움직인다는 실천행동이 들어 있기에.
마음은 있으되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마음보다는 실제로 걸어가고, 만지고(만들고), 먹고, 사용하는 그런 행동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더불어, 함께, 모두 다 등으로써.
함께 살던 늙은 어머니를 흙속에 묻고는 3년 전에 서울로 되돌아온 나.
날마다가 휴일, 날마다가 일요일, 날마다가 쉬는 날, 날마다가 노는 날인이기에 자연스럽게 사이버 세계로 들어오서 내 연배 전후 사이에서 함께 어울리고 싶다.
'5670 아름다운 동행'이란 카페 이름이 좋다. '동행'이 들어 있기에.
나는 놀 줄 모른다.
어리석고, 수줍고, 못나서 남 앞에 나서지 못하기에 카페의 숱한 방 모임에 참가하지도 못하고는 그저 '삶의 이야기'방에서 글을 읽고, 나도 잡글 하나씩 올린다.
특별히 가입한 모임이 없기에 '곰띠'라고 억지 피우면서 12띠방 모두를 기웃거리면서 재미있는 글을 읽고 각 모임 방에서 올리는 유익한 사진 등을 보는 재미에 빠졌다.
새내기이기에 차차로 정이 들면 어디엔가 한 곳 쯤에 끼어서 함께 동행하고 싶다. '아름다운 동행'이기에.
오늘 오후에 서울 송파구 잠실역 8번 지하에 있는 중고서점에 들렀다.
'시골 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산문집이 눈에 띄었다.
박경철 의사는 위 산문집 1, 2권을 냈고, 최근에는 '아름다운 사람들' 책도 냈다.
삶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름다운 세상은 어떤 곳일까?
아름다운 동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훗날 나그레 되어 혼자서 가는 길이지만 먼 곳으로 가기 전까지는 모두 다 함께 해야겠다.
'아름다운 동행'으로...
1.
간밤은 2018. 8. 24.
1960년대의 가수인 최희준 씨가 향년 82살로 작고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분은 '하숙생'이란 노래로 히트를 쳤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노랫말과 쉰듯한 목소리가 왜그리 우리의 마음을 적셨는지.
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어린시절인 1960년 봄에 어머니, 누이들과 헤어져서 객지로 전학 갔다.
고향이 그리울 때면 일본집 2층에서 서녁하늘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나즉히 부르면서 서글퍼진 마음을 달랬다.
하숙생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 없이 흘러서 간다
'하숙생' 노랫말 전문이 카페에 떴기에 임의로 퍼와서 여기에 올렸다.
혹시 지적소유권에 해당되어서 혼날까 싶기도 하고...
2018. 8. 25. 토요일.
첫댓글 우리네 신중년연대 다들 비슷한 삶을 살아온 생활환경으로
노는것에 익술치 않지요 그래서 모임을가도 숫기가 없고 한쪽에
얌전히 앉아 있다오곤 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수필적인글 잘 보고 갑니다^^
예.
댓글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님의 댓글이 더 아름답습니다.
'동행'
정말로 좋은 뜻이네요.
동감이 가는 글에 잠시 폭 빠져 있었답니다~~♡
감사 합니다~~♡
아직은 초안인데...
댓글 고맙습니다.
동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서로 이해, 양보, 협력,
배려하겠다는 결심이 없다면요~
독불장군이나 마이웨이를 고집하며 동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해, 협력, 양보, 배려라는 용어를 썼군요,
위 용어는 제 글에 끼어넣어야겠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저와 비슷한 공감대가 있어
실감나게 읽었습니다
우리카페"5670 아름다운 동행"에서
오래토록 인연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예.
댓글 고맙습니다.
5670 아름다운 동행' 카페 이름이 정말로 잘도 지었더군요.
동행이라는말,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한말입니다.
곰내님과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하는것은 대단히 소중합니다.
최희준씨의 명복을 같이 빌어봅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날 되길 바람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최희준씨의 노래가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저는 젊은날 그분의 노래를 좋아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