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하고 집에 들어가던 길...
만복이와 젖소를 위해 미나리와 양상치를 두손 봉지 가득 들고 집으로 터벅터벅 걷던 중이였습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던중...
동네 아이들 10여명이 한곳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모여 있는게 보였고,
호기심에 저게 뭘까.. 싶어 저는 은근슬쩍 가다가 가만히 고개를 디밀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건...
작은 박스안에 담긴 새끼고양이 한마리였습니다.
너무 이쁘고 귀엽기만 한 녀석이 배가 고픈지 힘이 하나도 없는 채로 비틀거리며,
아이들이 내는 소음에 있는 힘껏 소리치며 나름대로 경계를 하더군요.
제일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한 여자아이에게 (많아야 8살쯤?) 가만히 물어보았습니다.
"고양이 버려진거야?"
"네. 아까 어떤 오빠가 버리고 갔어요. 병걸린 애라고요.
다른곳에서 대려왔는데, 3명이나 병이 옮았대요. 언니도 만지지 마세요."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고, 단지 배가 고파 힘이 없어 보이기만 하였기에,
아기고양이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한가득 올랐습니다.
그냥 두고 갈까.. 싶기도 하였는데,
꼬마아이들중 장난기 많은 한 아이가 아기고양이를 들어 올려 바닥에 내려놨습니다.
아기고양이는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제정신이 아니였고,
그런 모습을 보니 더 맘이 아팠습니다.
당장 기니피그 먹이 살 돈만 가지고 집에서 나온터라 주머니엔 돈한푼 없었고...
결국 저는 8살정도의 여자아이에게...
"언니가 지금 집에 빨리 갔다 와서 고양이 병원 대리고 갈테니까
한 20분만 고양이좀 돌봐줄래?"
그랬더니 여자아이는 흥쾌히 수락했습니다.
그길로 저는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가 봉지소리에 밥달라고 울어대는 만복이를
제껴두고 (ㅡㅡ;;) 서랍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신용카드를 집어들고 서둘러 집에서
달려 나왔습니다.
장소가 가까워 지자, 여자애가 같이 둥굴게 모여있던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했던지,
근처에서 저를 기다리던 꼬마애들이 "왔다!!!" 그러면서 저를 기다렸다는 듯한 소리를 내더군요.
여자아이에게 돌봐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한후 고양이를 안고 근처에 있는
보라매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자초지정을 이야기하고, 병걸린 아이라고 버려졌으니 검사해 달라고 하니,
의사샘께선 이런저런 전염성이느니, 백혈병이느니...
필요한 검사를 죄다 하셨습니다. (피검사 포함)
덕분에 저는 처음 만난 요 쪼그만 녀석에게 3일 일한 알바비를 모두 투자해야 했습니다.
정말 다행인건 요녀석이 아주 건강하다는 것입니다.
밥을 제대로 못먹어서 그러지 아주 건강하며 병하나 없다고 하시더군요.
허나 아주 많이 되야 겨우 1달 된 아이라 젖을 먹어야 할때라시며,
걱정이 된다 하셨습니다.
고양이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제게 이런저런 고양이 키우기에 대해 여러가지를
짧게짧게 설명 하시며 고양이 참치도 2캔이나 주셨습니다.
이제 남은건 제가 아이를 어떻게 돌보냐만 남아 있더군요.
아직 젖을 먹어야 할때라는 말에 우선은 집에 있던 고슴도치 잎뿌 영양식에 들어가던
강아지분유를 물에 타 접시에 담아 줬습니다.
아이가 핥아 먹을거라는 의사샘의 말씀에 그냥 접시에 줬는데 안타깝게도 아이는
아직 핥아 먹는걸 몰랐습니다.
배는 고픈데 얼굴만 내리면 코에 우유가 들어가자 괴롭다는듯 킁킁 거리며 계속
재채기를 하며 결국 우유를 제대로 먹지 못하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근처에 있던 펫샵에 가서 강아지분유통을 하나 사왔습니다.
배가 너무 고팠다는듯 아주 정신없이 먹어대는걸 보니 너무 딱하기만 하더군요.
다행히 아이는 저와 함께 2틀을 지내며 굶주린 배도 채우고,
사람을 따르는 법을 배웠나 봅니다.
제 옆에만 쭉 붙어 있다가 제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현관 앞에 가서 밖을 바라보며 울더군요. 하하.
저를 주인으로 인식해 버렸나 봅니다.
제가 집에 혼자 사는게 아니고 같이 사는 룸메 친구가 있는데 다행히 친구도
고양이를 예뻐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저희 집에는 기니피그2마리(젖소,만복이) 고슴도치 6마리(잎뿌와새끼4마리, 쪼모)
그리고 고양이식구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녀석을 완전히 식구로 받을수 있을까 싶은데
만약 다른곳에 보낸다 하여도 우선 아이가 젖을 떼고 조금이라도 커야 될듯 싶어
당분간은 제가 대리고 있기로 하였습니다.
(그것도 걱정이네요. 정이 많아 새끼를 낳아도 다른곳에 절대 못보내는 저인데..)
이사진은 제가 자고 있는데 요녀석이 제 품에 와서 이러고 자고 있더랍니다.
모습이 너무 이뻐 친구가 사진을 찍어 놨다네요.
이만큼이나 저를 따르기 시작한 천사같은 녀석...
당분간이 될지 평생이 될지 모르겠으나, 이녀석의 이름은 "오야"입니다.
아이가 야옹~ 하고 울면 제가 "오야~" 하며 대답을 해주다 보니 그게 지 이름인줄 아는듯
싶어 그냥 오야라고 불릅니다.
이렇게 천사같이 이쁜 아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동물을 키울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이 왜 동물을 키운다며 나서서 무작정 아이를
대려와 결국 아이에게 아픈 기억을 남겨주는건지...
정말 슬프고 맘아픈 현실입니다.
오야는 저를 만나 그나마 정말 다행이지만,
제 주인을 만나지 못한 버려진 다른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요.
젖소와 만복이는 아기고양이를 보더니 허겁지겁 도망 가더군요.
아기고양이는 기니피그에게 관심이 굉장히 많은데...^^
아기고슴도치 4마리는 어느새 다 커버려서 어미 아비만큼 크기가 커져 버렸습니다.
아기고양이가 관심을 보이자 모두다 한번에 가시를 세워 버리더군요.
아기고양이 "오야"는 기니피그에게도, 고슴도치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하네요.
그래서인지 제 주위를 떠나지 않나 봅니다.
천사같은 눈망울의 이쁜 아이 오야...
2006년 9월 22일 금요일...
오야는 버림을 받은 날로...
그리고 저를 처음 만난 날로 기억할 것입니다..
p.s.
고양이에 대한 상식이 없어 공부를 하려 고양이 카페에 들어가니
등업을 해야 게시물을 볼수가 있도록 되어 있고, 등업도 가입후 1달이 지나야 될수 있다는등
가입조건이 무척 까다롭더군요.
당장 아기 고양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기본 상식 몇가지만이라도 알려 주세요.
수유와 배변은 제가 하는게 또 필요한게 뭐가 있을지...
분유는 월욜날 주문해서 화욜쯤에 고양이분유로 바꿔줄 예정입니다.
제일 궁금한건 배변인데... 쉬는 유도를 하겠는데, 응가를 안싸네요.
분유를 4번이나 먹었는데 응가를 한번도 안해요.
응가 유도방법은 쉬 유도방법과 다른가요?
저는 그냥 수건으로 생식기를 슬슬 문질러 줬는데...
첫댓글 아..고양이 참 가엽게두... 이쁜 냥인데.. 그래두 양원님 만나서 다행이네요,.
아이가 기운을 완전히 차리고 젖을 뗄때쯤 고양이의 종류같은거 안따지고 그저 하나의 생명체로 이쁘게 돌봐줄 사람이 나타난다면 분양할 예정입니다.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요..병없는데 철업는 꼬마애가 버린것같네요.. 잘되길 바래요 ㅜㅜ
그러게요. 추측으론 동네 도둑고양이가 새끼 낳은걸 이뻐서 한마리 대려갔다가 2틀정도 대리고 있었는데 먹이도 안먹고(젖먹을때니 당연히 못먹죠) 그러니 내다 버린거 같습니다.
고양이가 너무 어린듯.... 가여운 눈빛을 하고있네요. 밑의 만복이 얼굴보고 (웃음 'w') 진짜 귀여워요~.
만복이는 한쪽코에 있는 복점이 매력이예요. 하하. 오른쪽의 커다란 아이는 젖소.. 코에 쉬가 묻었네요. ㅡㅡ;;
엇 큰아이가 젖소? 전 그 아이가 만복인줄알고~ ^^ 무튼 젖소 볼이 너무 복스럽습니다~
젖소는 우량기니피그 입니다. 하하. 지금은 밖에 나온다고 철장을 물어 뜯는데.. 철장이 흔들립니다. ㅡㅡ;; 철장을 물고 돌아 다닙니다. 엄청난 힘입니다. ㅋㅋ
디씨의 고양이 갤러리에 가 보시는 게 나을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보는게 좋겠네요. ^^
금요일날 바뻐겠네요 ^^ 행복하셨을같고.. ^^ 용기라고 생각되네요~ ^^
토욜날 정모에 나갔으면 아마 저녀석도 대리고 갔을 겁니다. ㅎㅎ
정말 착하시네요 천벌받을 말이지만 저두 쌔끼고양이가 자동차에 치여서 목뼈가 보일정도로 다쳤는데 병원에 갈까하고 망설이기만하고 결국 그냥 간적이있거든요
제가 어렸을적.. 유치원다니던 시절이니까 20년전이네요. ^^;; 그때 친구네 집에서 새끼 고양이 여러마리를 보고 예뻐서 대리고 논다는게 집어 던졌어요. 그게 그당시에 예뻐한다고 하던 행동이였나봐요. 왜그랬는지 지금은 이해가 안가는데.. 어린애들이 되고 안되고의 정도를 몰라 잔인하면 더 잔인하다는 말이 왜 있는지는 알것 같아요. 그때 아기고양이 한마리가 피를 토했어요. 그리고 던지는걸 그만 뒀죠. 그리고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그때 그 행동이 잘못이였다는게 어린 마음에 인식 되었었나 봅니다. 그뒤로 제가 작은 동물이여도 생명 하나하나에 굉장히 민감해 졌어요.
이렇게 이뿐아가를버리다뉘.... 나쁜사람들... 어쨌건 오야 이뿌게 잘 키우세요..^^
저도 고양이 키우는데..그렇게 아깽이는 안 키워봐서... 어린 아깽이는 몇일 변 안 볼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냥 배변 유도 시키다 보면 어느땐가는 변을 본다고 하네요..^^;;
답글을 쓰다보니 벌써 5일이나 지난 글이군요.. ^^ 이제 잘 하시고 계실꺼 같네요..^^;; 혹시나 궁금하신거 있으시면 물어봐 주세요..^^;;
네. 아주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답니다. 감자도 자주 캐야되고, 맛동산도 집어내야 되고..^^ 너무 잘먹고 잘싸서 아주 고맙기만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