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고교 동창회 홈페쥐에 썼던건데, 띰띰해서 옴ㄹ겨 본다 ------------------------------------------------------------
*** 남자 빤스를 고쳐바바라[1] **** 의류업계 동기들에게 고하노라. 의류업계에서 일하는 동기들은 이 글을 읽고 좋은 사업착상(아이디어)을 얻고, 사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장가 안간 동기들은 절대로 따라하지 말것이며, 이글을 읽어서도 안된다. 또 주의할 것은 아내들이나 여자친구들에게 보여줘도 곤란할 것 같다. 아내 그리고 애인과 ID/Pass를 함께 쓰는 친구들은 빨랑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얼마전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밖에서 땀좀 빼고, 샤워를 한 후에 아내에게 갈아입을 속옷을 달라고 했다. 왈, "지금 모았던거 세탁중이라서 당신꺼 없는데요. 급하면 내꺼라도 입을래요?".(정말 기발한 착상이다. 우리 가족은 정말 그럴싸한 제안을 잘한다. 장가 잘갔다. 부럽지?) 순간 나는 입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임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윽고 내 얼굴엔 야릇한 웃음과 "흐흐흐, 한번 줘 볼래요?"하는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우째 이런 말이.... 어찌하랴, 빤스가 없는데. 그렇다고 노빤스할 수도 없고.
- 중략(1), 다음에 더 쓸테니까 팬들은 조금만 참으시라. - 5/1, 노동절 - - 쪼끔, 더쓰자. 약속시간 30분 더 남았다.
동기들도 알겠지만 남자들이 빤쓰 안입는다는건 상상하기도 싫다. 여자들 이라면 몰라도. 빤스를 안입어서 좋은 일은 통풍이 잘 되는 것 외에는 거의 없다.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것을 생각하면, 애처롭기도하고, 때로는 불쾌하기도 하고. 그것을 즐기는 동기들이 있다면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나는 세모를 주로 입는데 그것은 어렸을 때 부터 모친께서 세모를 권해 주셨고, 효심이 지극한 심씨 가문에서 태어난 나는 아직도 그 뜻을 높이 받들고 있다(심씨들의 효심이 어떤지 "심청전"을 보라. 얼마나 효심이 지극했으면, 우리나라 옛날 소설에도 다 나오더냐?). 네모는 입으나 마나 해서 위에서 지적한 단점들이 나타나고, 또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네모를 즐기는 동기들은 빨리 바꿔라. 그러면 세모의 우수성을 적어 보자. - 작다. 세모니까. - 작아서 재료비가 경제적이다. - 제작시 수공이 적으므로 원가가 절감된다. - 작아서 세탁에 편리하다. - 환경친화적이다. <--- 작아서 세제가 적게 들기 때문. - 자연스레 자리가 잘 잡힌다. ㅁ는 어느쪽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 가벼워 착용감이 좋다. - 어려서 부터 입었으므로, 심적 안정감을 느낀다. - 효심을 키워준다. ---> 윗글 참고 바람. (어버이 날이 가까와 옵니다.) - ..... - .....
위에서 보았듯이 장점이 엄청나다. 지면이 좁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 중략(2), 약속 전화가 왔습니다. 조금만 더 참으시라. 5/1, 18:30 - 5/2, 08:45, 토요일에 과제 발표가 있는데 지금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내는 기어코 자기 빤스를 가져왔다. 순간 나는 여자 빤스의 모양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답던지 감탄사를 내뱉고야 말았다. “크아악~~~~”. 남자꺼 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고도의 미적 감각과 소재의 선택, 제조기법등 그야말로 프로패셔널리즘 + 아티스트들의 센스 그 자체였다.(요즘 TV 볼것 만드는 애들, 니네들 제목이 온통 영어말로 뒤범벅인데, 우리말 쓰면 시청률이 떨어지냐? 세종께서 굽어 보신다.)
옛날 궁민학교 때에, 옆집 누나(옥순이 아님)들이 세탁후에 말리려고 빨래줄에 널어 놓았던 이상하게 생기고, 야릇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키득키득거리며 “어디에 쓰는 물견인고?”하며 웃어대던, 그리고 약간은 흠모했던 누나가 입었던 빤스와 비슷게 생긴 빤스를 이렇게 가까이서 대하다니 실로 감개무량하였다. 그때 가끔은 구멍이 난것도 보였으니, 빤스도 제대로 살수 없었던 그 시절의 가난을 누가 탓하랴.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위대한 경제개발로 이땅에 가난을 물리칠 수 있다는 의지를 심어주시고, 이제는 구멍난 빤스 입지않고 품질 좋고 게다가 예술적 감각까지 살아 넘치는 빤스를 입을 수 있도록 이 나라의 "겡제"를 발전시켜 주신 (고)박대통령께 일동 묵념!
요즘 주병진 아저씨가 만드는 “좋은 사람들”에서 만드는 남자빤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아내 빤스는 가히 일품 아니 진품이었다. 좋은 사람들의 남자빤스가 잘 나가는 이유는 극성스런 여자들이 선물용으로 싹쓸이 하기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면에는 그동안 획일적인 사고와 단순한 디자인에 실망한 남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혜성과 같이 나타난 “굿디자인”상 받을 만한 남자빤스에 반하고, 지하철 전동차속에 붙은 야한, 그러나 남성적인(그 기준은 무엇인가?) 광고에 현혹되어 “나도 입으면 저렇게 멋있게 보이겠지”, 또는 “아내(또는 애인)가 좋아 할거야” 등 지맘대로 상상 속으로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에는 “좋은 사람들”의 고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진실(?)이 숨어있다.
이는 남자들의 보편적인 욕구인 “강한 남성"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여 상품을 구매하게 하는 지고한 상술의 표현이다.(으떠냐, 나으 심오한 분석이 놀랍지 않느냐? 그런데 글께나 배웠다는 학자들 대부분은 적절한 해석을 동원하여 지네들만 아는 말로 언제나 뒷북만 치기 일쑤이고, 실제 행동과는 거리가 멀다. 이상의 실현은 원래 어려운 거다.) 그러면 도대체 아내의 빤스(영어에 미친 애들은 “언더웨어”라고 할꺼다.)가 어떠했길래 나를 그토록 감탄하게 만들었는가?
아래 글은 제(2)탄에서 기대하시라. 좀 바빠서 한 일주일은 쉴꺼다.
1. 아내 빤스의 미적 감각과 그 표현에 대한 예술적 고찰 2. 빤스 소재와 입어 본 느낌에 대한 육감적 경험 3. 남자 빤스를 개선하라! 의류업계 동기들에게 충심으로 고함
제(1)탄 끝 --------------------------------------------------------
첫댓글 동창중에 자동차 공학박사가 있는데 그친구가 빤쮸박사로 이렇게 연구까정...ㅋㅋㅋ무역하는 친구에게 힌트를 주는거라면 남자의 속옷도 여자들 속옷처럼 예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네요 ㅋㅋ 마눌빤쮸 입어보구 느낀거라네요 ㅋㅋㅋ 담에 2탄올릴께욤 ㅎㅎㅎ
재미 있는데 얼굴이 좀 확끈거리네요...하..하...
ㅎㅎ 그렇군요 ㅎㅎ
ㅎㅎㅎ 확끈거리시긴요...총각두 안이 시면서요 ㅎㅎㅎ그친구 머리 좋아요..스노우 보드도 신개발 특허 낸친구여요.. 그런데 정교수 되면서 특허를 포기 하구...이젠 빤쮸 연구로...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