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들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3시 밤시간이다.
난 특별한 사유(?)로 일찍
잠에서 깨어 일어나 앉곤 한다.
기도할까? 하지만
염불ㆍ독경을 소리내야만
기도할 수 있는 습성상
이 시간대에 공동주택에서
기도할 수도 없다.
곧 있으면 모든 절에서는
예불이 시작될 것이다.
불광사.
유튜브로 방송되는 불광사의 아침예불은
바라밀 도량 답다.
한글 예불문,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
아! 마하반야바라밀 염송.
그리고 가사를 벗어놓고 이어지는
어느 스님의 108배.
1080일 동안 이어질
불광사의 아침 예불 모습이다.
1080일 기도.
그 긴 여정의 기도 발원 내용은 무엇일까.
기도의 목표는
명확해야 하고
진리에 토대해야 이루어진다고
광자 덕자 큰스님께서는
설파하셨다.
말하자면 발원의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나와 남에게 이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르고 순수하고 선한 목표여야
그 기도 성취를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그 1080기도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발원이
영 민망하고 불편하다.
내용만 들이대면
삼척동자도 그 옳고 그른 내용을
판별할 수 있는 불광상황.
그에서 옳지않은 내용을 성취시켜달라는
기도 아닌가.
기도 성취의 원리에 어긋나는
그 기도가 어찌 성취될 수 있을까
해서인지 그 기도가
겨우 200일 고개를 넘어가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창고문을 막아 헌다공양을 못하게 하고
공양간 사용을 자기네만 하게 하고
시설 사용 제한에 대한 대자보를 붙이고
온갖 양태의 법회 방해 행위를 하고
3년여만에 개방된
사무국 사무실 철수를 요구하고
급기야는 순례법회까지 훼방놓는
일면 거칠고 흥분된 행동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무얼 말할까
무엇 때문에 기도중 벌떡 일어나
비상식적인 행동을 취할까.
기도가 길을 잃은 것이다.
애초에 그른 내용의 성취를 목표로 했으니
기도가 수렁에 빠진 것 아닌가.
계속 이어갈 동력을 상실한 게 아닌가.
불자로서
왠지 연민의 정과 더불어
서글픈 생각까지 든다
비록 그른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지만
진실을 담아 깊이 기도한다면
옳은 방향으로 인도되는게
불법이고,그렇게 이끌어 주시는 게 부처님의 자비다.
그러므로
어차피 매일 이어지는
불광사 아침기도의
그 마하반야바라밀 염송과
그 스님의 108배 기도가
영험이 있었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기도는 결국 바라밀의 토대 위에서
바라밀로 필경 성취될 것이므로.
나무 마하반야바라밀